
울펜슈타인과 둠, 퀘이크 등 초창기 FPS 게임을 정립한 '존 카멕'은 "게임의 줄거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스토리는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 정말로 게임에서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을까?
네온스튜디오의 박범진 실장은 이 질문에 대해 "Yes"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는 그저 형식적인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으로, 실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토리 텔링'은 게임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13(NDC13)'에서 네온스튜디오의 박범진 실장은 '게임내 스토리 텔링에 중요성'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박 실장은 "사람들이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을 동일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명확히 구분되야 한다"고 말한 뒤 "게임에서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지만 스토리텔링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스토리는 게임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고,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뜻한다. 예를 들어 A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B를 물리치는 것은 '스토리', 해당 내용을 풀어내는 방식이 '스토리 텔링'인 것이다.
즉, 게임의 흥행을 위해선 어떤 줄거리를 가지고 있냐 보단 게이머들을 어떻게 해당 줄거리에 몰입시키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박범진 실장의 설명.

박 실장에 따르면 좋은 스토리텔링을 위해선 '공감대' 형성과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두 가지 요소를 기억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선행되야 하는 것은 '인간적인 캐릭터' 설정이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무조건 '선'을 추구한다던가 완벽무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싸우는 주인공 보단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하기 쉬운 것.
게이머가 주인공이나 등장 캐릭터에 감정 이입을 하기 시작하면 게임 속 캐릭터가 겪는 일들은 마치 자신이 겪는 경험처럼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 박범진 실장에 설명이다.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인 '이코'의 경우 주인공이 공주와 함께 성을 탈출하는 단순한 스토리로 진행되지만, 공주와 손을 잡을 때 사운드와 게임 패드를 통해 전해지는 공주의 심장 박동을 통해 게이머에게 실제 자신이 공주를 구출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흥행 대박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뜻하지 않는 반전 요소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 2시간짜리 영화의 경우 최소 3번 이상의 반전 부분이 들어가는 것이 기본일 정도로, 이는 게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한다.
점차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기대치를 높여가며 몰입시키다가 예상을 뒤엎는 전개는 게이머들을 열광하게 하며, 플레이 타임이 길어짐에 따라 찾아오는 지루함을 상쇄시키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다고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무모한 전개는 지양해야 하는 부분. 앞서 설명한 '공감'을 바탕으로 예상하지 못한 놀라움을 선사할 때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박범준 실장은 "막대한 자금력과 우수한 자원을 쏟아부어 대작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게임을 통해 유저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자신의 가장 아픈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야기만이 사람들의 공감과 눈물을 만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정기쁨 기자 riris84@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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