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는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출시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까지 다른 게임들이 리그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본격적으로 e스포츠를 대중 문화로 발전시켰던 것에는 스타크래프트의 역할이 컸다.하지만 자생적으로 발전을 거듭한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는 2013년 블리자드의 자본을 앞세운 간섭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블리자드 간섭 이전에 자연발생적 콘텐츠로서 스타크래프트의 가치를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IMF라는 시대상이 반영되면서 더욱 돋보이게 됐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PC방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당대 최고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그 사이에 스타크래프트를 유통한 한빛소프트는 한국 최고의 게임회사로 우뚝 서기도 했다.
산업이 발전해가는 사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승패를 결정짓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됐고 신림동과 신촌 등 대학가와 각 지방 PC방 밀집지역에 고수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이들의 대결을 지켜보는 팬들이 생겼다. 한국 e스포츠는 이렇듯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 블리자드 "e스포츠…, 뭐?"
PC방에서 이뤄지던 고수들의 대결은 투니버스의 한 PD(전 온게임넷 황형준 국장)의 머리를 번뜩이게 만들었고 방송 콘텐츠로 제작돼 스타리그로 발전을 거듭, 임요환, 홍진호, 김택용, 이제동, 이영호 등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때까지 블리자드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들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미 한국에서 세계 시장의 절반이나 되는 스타크래프트 패키지를 팔았고,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된 게임 대회(이때까지 e스포츠라는 용어도 정립되지 않았다)에 대해서는 게임의 인기를 유지해주는 이벤트 정도로 여겼다.
블리자드 직원들이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보고 "우리 게임을 저렇게 플레이하네"라고 감탄만 하고 있는 사이 한국의 e스포츠는 단순 대회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 산업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고 유명 프로게이머들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가수나 배우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게 됐다.

◆ 기업들의 참여 러시…블리자드 전략 수정
이때 블리자드가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e스포츠가 한 단계 더 도약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인수, 창단하며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 거대 산업군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최초의 프로게임단 KTF(현 KT롤스터)는 2004년 마케팅 효과 보고서를 발표하며 5년간 홍보효과를 470여 억으로 추산했다. 그 뒤를 이은 SK텔레콤이나 CJ 역시 프로게임단 창단 후 마케팅 효과로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까지도 거뒀다.(e스포츠 10년사 참조)
e스포츠의 주요 소비층은 10대에 쏠렸다. 이를 간파한 기업들은 미래의 잠재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e스포츠의 인기에 편승해 기업 홍보에 역량을 쏟았다. 대표적인 예가 신한은행으로, 신한은행은 프로리그의 메인 후원사로서 프로리그 통장을 발급하는 등 청소년 고객들을 유치하는데 e스포츠를 적극 활용했다.

막대한 자금이 오가고, 산업군으로 스타크래프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이때부터 블리자드는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방관으로 일관해오던 자세를 바꿔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직접 e스포츠를 언급하며 국내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로 점철된 e스포츠 시장의 헤게모니를 블리자드가 장악하고 이후 출시할 예정인 스타크래프트2로 스타크래프트 팬들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도록 하며 자사 게임의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이미 2007년 스타2에 디해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e스포츠로 성공할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며 "종족간의 균형 등 멀티 플레이 활성화에 초점을 뒀고 싱글 플레이가 주된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2007년이라면 국내에서 모든 프로게임단이 창단을 완료하고 프로리그와 스타리그, MSL 등으로 스타크래프트로 활용되는 e스포츠의 최전성기였으나 이미 블리자드는 스타2를 염두에 둔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때부터 한국 e스포츠와 블리자드의 관계는 팽팽한 대립과 반목이 생겨났고 스타2의 출시 이후 게임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 기사 게재 순서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1)간섭기-길 잃은 스타2 '혼란만…'
[블리자드와 한국 e스포츠](3)대립기-e스포츠 패왕 LOL에 내주다
[블리자드와 한국 e스포츠](4)스타2 e스포츠 상생이냐 공멸이냐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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