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국내 대표 게임 기업인 엔씨와 크래프톤 경영진을 잇달아 만난다. 이번 만남은 게임 산업의 기술 협력을 넘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인공지능(AI)과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 및 IT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번 주 서울에서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장태석 배틀그라운드 IP 총괄 등 주요 경영진과 단독 회독을 진행한다. 이어 7일에는 엔씨 김택진 대표와 별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의 핵심 키워드로 '피지컬 AI'를 꼽고 있다. 최근 젠슨 황 CEO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과 엔씨 역시 관련 분야 투자와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엔비디아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한 기업 중 하나다.
양사는 지난해 엔비디아 본사에서 로봇과 차세대 AI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후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활용한 CPC(Co-Playable Character)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해 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PUBG 앨라이(PUBG Ally)'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엔비디아 주최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도 해당 기술 사례를 공개하며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또한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적용된 '스마트 조이(Smart Zoi)' 역시 엔비디아 AI 기술 기반의 온디바이스 AI 활용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피지컬 AI 전문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업계는 이번 회동에서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와 휴머노이드 로봇 AI 학습 인프라 구축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씨 역시 엔비디아와 오랜 기간 기술 협력을 이어온 대표 게임사다.
엔씨 역시 엔비디아와 오랜 기간 기술 협력을 이어온 대표 게임사다.
지난해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개최한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엔씨는 유일한 게임 시연사로 참가해 '아이온2'와 '신더시티'를 공개했다. 당시 엔씨는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새로운 기술을 추구하며 엔비디아와 오랫동안 협업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더시티'는 독일 게임스컴 기간 엔비디아 행사에서 RTX 플래그십 타이틀로 소개됐으며, '아이온2'와 함께 엔비디아 DLSS 4, 리플렉스 등 최신 RTX 기술을 적극 활용한 작품으로 개발됐다.
최근에는 게임을 넘어 AI 분야 협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엔씨의 AI 전문 자회사 NC AI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과 산업용·국방용 로봇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과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젠슨 황 CEO의 방한 일정은 단순한 게임사 방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AI NPC와 휴머노이드 로봇, 엔씨는 게임 AI와 로봇 AI 플랫폼 구축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보유한 GPU 인프라와 AI 모델, 로봇 시뮬레이션 기술이 결합될 경우 게임 산업을 넘어 피지컬 AI 생태계 전반으로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젠슨 황 CEO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국내 대기업 총수, AI 스타트업, 연구기관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을 아시아 AI·로봇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으려는 엔비디아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김택진 대표와 장병규 의장과의 만남은 단순한 게임 기술 협력을 넘어, 엔비디아가 그리는 차세대 AI 생태계에 국내 게임사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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