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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이오하자드 RE:4 원작 팬도 충분히 만족할 리메이크

작성일 : 2023.03.27

 

지난 24일 캡콤에서 자사의 대표 서바이벌 호러 게임 '바이오하자드4'의 리메이크 버전 '바이오하자드 RE:4'를 발매했다. 원작 바이오하자드 IP(지적 재산권)는 서바이벌 호러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지만, 바이오하자드4 원작이 발매되기 직전까지도 비슷한 시스템과 스토리로 인한 피로감때문에 기대감이 많이 떨어지는 게임이었다. 여기에 발매직전 게임큐브 전용이라고 발표했다가 플레이스테이션도 이식한다는 경영적 판단미스가 더해지면서 많은 지탄을 받은 게임이기도 하다.

다들 알다시피 바이오하자드4 원작은 그런 우려 속에서도 발매했음에도 지금까지 나온 모든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중 가장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다른 장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스토리, 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면서도 바이오하자드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적절히 섞어 전혀 새로운 재미를 가진 게임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바이오하자드4 원작은 2005년 당시 게임큐브와 플레이스테이션2를 지나 20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도 플레이스테이션5 등 최신 콘솔과 PC까지 계속 이식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바이오하자드 RE:2가 발매됐을 당시부터 리메이크가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 불리던 바이오하자드 RE:4가 드디어 발매됐다. 바이오하자드 RE:4는 과연 우주 대명작이라 불리는 원작을 얼마나 잘 구현했을까? 또, 원작의 명성을 넘을만한 리메이크가 될 수 있을까? 게임조선에서 직접 확인해봤다.


미남씨 뭐 잊은거 없으십니까?

 

<본 리뷰는 최대한 자제했으나 스토리 언급 및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본 리뷰는 게임 특성상 일부 잔학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본 리뷰는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 좋은 것은 세련되게, 낡은 것은 과감히...

바이오하자드4는 여러 의미로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 큰 족적을 남긴 게임이다. TPS(3인칭 어깨 시점 슈팅 장르) 시점을 도입해 시야와 액션성을 강조하고, 총기에 레이저 사이트를 활용한 수동 조준 방식, 취향에 따른 무기 선택과 개조,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간결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보물 찾기와 인벤토리 정리 등 동일 시리즈는 물론 당시 모든 게임을 기준으로도 보기 어려웠던 획기적인 요소가 많이 도입된 게임이다.  

바이오하자드 RE:4도 원작에서 호평이었던 부분을 대거 채용했다. 한정된 가방을 통한 인벤토리 정리, 취향에 따른 무기 선택 및 개조, 각종 무기를 들고 떼거지로 몰려오는 적, 기괴하면서도 독특한 매력과 공략법을 가진 보스 등이 그대로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리메이크에 걸맞는 변화가 있었지만 그 근본을 바꾸지 않았기에 원작과 동일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나름대로 밝고 호쾌한 액션을 보여줬던 원작


리메이크에선 일부 구간이 랜턴 없이 한 치도 보이지 않을만큼 전체적으로 어둡다

 

특히 그래픽은 최신 기기에 걸맞게 일취월장했다. 사이비 교주에 빠져 초토화된 마을과 주민들, 그들에 의해 황폐화된 마을, 고성, 외딴 섬의 배경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일부 실외 구간이 아니면 온통 어둠이 깔려 있어 한 치앞도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곳곳에 널려있는 시체와 폐기물들은 피비린내가 느껴질 정도다. 모든 배경은 원작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아~ 여기가 원작 여기서 나왔던 곳이구나'라고 알 수 있음에도 최신 그래픽과 광원 표현으로 훨씬 리얼하게 묘사돼 있어 반가움과 위화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특히 기존 리메이크에서도 되도록 표현하지 않았던 신체 소실 연출도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총을 쏘고, 각종 무기를 다루고 있으니 혈흔 표현은 기본, 머리를 뚫고 나오는 플라가 특성상 머리가 사라지는 연출은 어쩔 수 없


그리고 일부 구간에선 깜짝 놀랄만큼 고어성이 강하다

 

반대로 낡았거나 비현실적이라 판단되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쓸데없이 긴장을 유도하던 이벤트 중 QTE(Quick Time Event)가 사라진 것. 모든 이벤트는 패드를 내려놓고 온전히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게임 중에는 일부 적의 공격을 회피하거나 막아내는 용도로 쓰이지만 그 빈도가 확연히 적어졌다. 맵 구성 부분에서 다소 비현실적인 부분이 제법 많이 삭제되거나 대체됐다. 예를들어 원작 마을의 곤돌라 지역, 고성의 용암 지역 및 전차 지역, 외딴 섬 U-3(초거대 벌레) 보스전과 불도저 파트 등이 삭제됐다. 


시대에 흐름에 따라 없어진 이벤트 중 QTE

 

변경된 부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인 레이저 사이트 조준법 대신 기존 바이오하자드 RE 시리즈처럼 중앙 조준 가이드 방식을 채택한 것. 일정 이상 겨누면 조준점이 조준이 쉬워짐과 동시에 적이 비틀거릴 확률이 높아지게 변경됐다. 맵도 하나로 이어진 어드벤처 구조로 변경됐다. 마을, 고성, 외딴 섬 세 파트로 나눠진 지역은 해당 지역에 있을 경우 시작지점부터 끝까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해졌다. 이는 후술할 보물 찾기와 상인 퀘스트 등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레이저 포인트가 사라지고 조준선 가이드 방식으로 변경됐다
단, 일부 핸드건은 파츠를 통해 레이저 포인트 사용할 수도 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원작에선 단순 보조 근접 무기 수준으로 취급되던 나이프가 엄청난 활용도를 가진 종결급 아이템으로 거듭난 것. 나이프는 단순히 적을 공격하는 수단과 함께 적의 공격을 튕겨내거나, 적을 암살해 한방에 쓰러뜨리거나, 각종 보스들의 공격도 막아내는 다용도 아이템이 됐다. 대신 내구도가 생겨 망가질 경우 관련 시스템을 모두 쓸 수 없게 되니 상인을 통해 적절히 수리해줘야만 한다. 내구도 관리만 잘 해준다면 게임의 난이도를 대폭 낮출 정도로 큰 변화다.


그야말로 범용성 최강 병기로 격상된 나이프
단, 내구도 관리가 필수다

 

 

◆ 흥미와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신규 시스템

새로 추가되거나 대폭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상인의 의뢰'로 원작에서 15개의 파란 메달 맞추기를 대폭 업그레이드 한 것. 게이머는 상점 곳곳에 있는 다양한 퀘스트 의뢰를 받을 수 있다. 주로 파란 메달 부수기, 특정 적 처치하기, 쥐 박멸 같은 의뢰가 주어지고 완료하면 스피넬을 보상으로 받는다. 스피넬을 얻기 위해선 스토리 라인을 벗어나 다양한 곳을 탐험해야 하지만 페세타(화폐)로 구입할 수 없는 비매품을 얻을 수 있어 플레이 동기는 충분하다.


탐험과 보상 욕구를 충족해주는 상인의 의뢰

 

사격장도 대폭 변경됐다. 일부 상점 옆에 본편과 별도로 사격 미니게임을 한다는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스테이지 구성 및 보상이 대폭 변경됐다. 각 스테이지마다 사용해야하는 무기도 정해져있고, S랭크를 받기 위해선 다양한 사격 테크닉도 필요해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여기서 얻는 코인을 이용해 사격장 내 뽑기 머신을 돌리면 아타쉐 케이스(인벤토리)에 착용가능한 액세서리를 얻을 수 있다. 해당 액세서리는 등급에 따라 다양한 능력을 추가시켜 준다.

그 외에도 보물 아이템 조합법, 상점 개조 시스템, 각종 퍼즐, 탄약류 제작 시스템 등이 현대에 맞게 변경, 추가됐다. 하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는 수준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녹여져 있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아주 어려워진 사격장
대신 짭잘한 보상을 준다


아타쉐 케이스 좌하단에 있는 피규어가 사격장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하 부분은 스토리를 언급하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민감한 분이라면
최하단 총평으로 이동하길 권장합니다.

 

 

 

 

 

 

 

 

◆ 세세하게 변경된 스토리. 호불호 갈릴 수도?

바이오하자드 RE:4의 기본 스토리는 스페인의 한 가상 마을에서 새들러라는 사이비 교주가 플라가라는 기생충을 이용한 세계 정복 수단으로 대통령의 딸을 납치했고, 이를 구출하기 위해 극비 임무를 받은 주인공 레온의 악전고투를 다룬다. 1996년 부임 첫날 좀비 사태에 휘말린 언럭키 경찰은 6년의 지옥 훈련을 통해 언럭키 인간병기로 진화에 성공했고, 플라가에 감염된 주민 → 광신도 → 광솔저 1,000여명과 함께 새들러까지 처치하고 대통령 딸과 함께 무사히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바이오하자드 RE:4 역시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원작과 동일하다. 주요 등장인물인 루이스, 에이다, 크라우저, 새들러 등도 모두 등장하고, 그 흐름도 동일하다. 다만, 몇가지 세세한 부분이 변경되거나 삭제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른건 몰라도 애슐리 모델링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수준

 

대표적으로 루이스는 원작 기준 3-4챕터(고성 중간)에서 사망하는데 비해, 리메이크는 고성 최후반부까지 살아있다. 게다가 고성 지하 파트에 동행하면서 NPC로써 동행하는 부분도 있다. 엘 히간테 두 마리와 싸우는 부분과 광차를 타고 이동하는 부분을 같이 진행하는 것이니 4-2와 4-3챕터를 같이 진행하는 셈이다. 게다가 크라우저와 첫 조우할 때 최후에 도와주는 인물이 에이다에서 루이스로 바뀌었으니 비중 면에서 원작 대비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인물이다.

레온과 애슐리를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게 되면서 원작에서 본의는 아니지만 엄브렐러에 동조하게 된 것을 후회했던 루이스의 서사는 더 공고하게 됐지만, 결국 죽게될 캐릭터 서사를 위해 굳이 시리즈 최고 조연 중 하나인 에이다의 활약을 빼면서까지 넣어야 하냐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에이다는 향후 DLC로 발매할 확률이 높은 '에이다 디 어나더 오더'의 서사까지 바뀌어야만 하기 때문에 원작 스토리에 민감한 유저라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다 파트가 일부 없어지고...


루이스 파트가 대폭 늘었다


야! 내가 임마! 루이스랑 엘 히간테도 잡꼬! 
광차도 같이 타고! 다 했어 임마!

 

그 외에도 원작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아쉽거나 부족했던 부분도 있다. 이는 고성 지역에서 특히 심한데 고성의 8대 당주 '라몬 살라자르'는 백작가 당주답게 마지막 보스전을 제외하면 항상 고풍스런 행동과 말투를 사용한다. 다만 이는 원작과 비슷하지만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다.

원작도 말투는 아주 예의바르지만 귀족임에도 비아냥과 열등감이 묻어나는 저급한 대사가 특징인 캐릭터였기에 캐릭터성이 밋밋해진 느낌이 강하다. 원작 기준 등장 횟수가 적고, 그에 따라 대사도 적어지니 충분한 캐릭터 생성이 되기 전에 쓰러진 느낌이 강다. 약간 더 보태자면 원작 기준 라몬과 결합해 보스가 된 통칭 '왼팔'의 존재는 어디로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원작에서 충분히 이해됐던 부분이 모호가게 넘어간 부분도 있다.


라몬의 캐릭터성이 변화된 것도 세세한 변경점 중 하나다


반대로 마을 촌장의 경우 원작을 계승하면서도 더 멋지게 표현됐다

 

주인공인 레온과 애슐리의 성격적 부분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원작의 레온은 어떤 경우에도 여유를 잃지 않고 아메리칸 조크를 남발하며 탈인간적인 액션을 보여주는 유쾌통쾌한 주인공이었는데 리메이크는 플라가에 감염 해결과 에슐리 구출, 스승(크라우저)의 배신까지 알게 돼 항상 고뇌하고 피폐해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애슐리는 반대로 겁에 질려 늘 수동적으로 레온을 쫒던 원작과 달리 이 지옥도에서 나름 긍정적이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며 때때로 레온에게 대놓고 대쉬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물론 바뀐 두 주인공의 모습은 게임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볼 때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이지만 어디까지나 원작이 존재하는 리메이크 작품인만큼 원작과 괴리감이 생기는 부분이 자주 발생했다.


긍정 요정 애슐리, 틈만 나면 레온에게 추파를 던진다


물론 잡혀갈거 같으면 '암'슐리로 변하는건 똑같다

 

 

 

 

 

 

 

 

 

◆ 명작을 리메이크 한다는 독배. 캡콤은 훌륭하게 마셔보였다.

바이오하자드4, 그야말로 전설을 쓴 게임이고 지금도 즐기는 유저가 있을 정도로 대단한 게임이다. 이때 적용된 아이덴티티는 최근작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와 바이오하자드 RE:3에 이르기까지 적용됐으니 그야말로 바이오하자드라는 IP의 20년을 책임진 게임이고, 앞으도 향후 몇 년은 그 영향력을 버리기 힘든 게임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마스터피스였고, 그 영향이 현재진행형인 우주 명작이란 의미다. 그런 게임을 리메이크한다는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전작 바이오하자드 RE:3가 평단의 혹평을 듬뿍 받은 상태였기에 더더욱 그 부담감은 컸으리라 생각된다. 

단순히 똑같이 만든 것도 아니다. 현대에 그래픽, 스토리, 시스템을 도입했고 잘라야 할 부분도 바꿀만한 부분도 과감하게 선택했다. 그에 따른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삭제된 부분은 어느정도 납득 가능한 수준이고, 바뀐 부분은 새로운 재미를 제공했다. 기자 역시 주말동안 식음을 삼가고 엔딩까지 단숨에 달릴 정도로 물입했던 게임이다.

원작을 즐겼던 유저라면 꼭 즐겨보길 권한다. 그만한 추억과 재미를 담은 게임이라 확신한다. 원작을 즐기지 않은 유저라면 이 기회에 바이오하자드 RE:4에 입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충분히 즐겼다면 이런 게임의 바탕이 된 원작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바이오하자드 RE:2 이후로 꽤 오랜만에 원작도 리메이크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게임이 나왔다. 기자는 4월 7일 무료 배포될 용병 모드를 기다리며 원작을 다시 플레이해볼 예정이다.


아마도 DLC로 나올거라 생각되는 '에이다 디 어나더 미션'이 벌써 기대된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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