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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스토리의 시공마저 뒤튼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인기 캐릭터

작성일 : 2020.02.29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작품 속 캐릭터들도 대부분 죽음을 맞이한다. 이들은 스토리 상으로 늙거나 병들어서, 혹은 적에게 공격을 받아 죽는 경우도 있지만, 작품 외적으로 게임사 사정에 의해 개발이 중단돼 죽음으로 처리되는 일도 있다. 캐릭터의 죽음은 캐릭터 자신뿐만 아니라 작품 내러티브에 현실성을 부여해 이용자들이 게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일부 캐릭터의 경우 죽음에서 돌아와 다시 한번 작품에 등장하는 일도 있다. 특히 몇몇 캐릭터의 경우 독보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어 개발사가 죽음을 번복하고 이후 작품에 등장시키는가 하면 아예 캐릭터가 살아있는 시기를 다룬 프리퀄 형태로만 후속작을 출시하는 사례도 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게임은 전작에서 분명 죽은 것으로 묘사됐지만 그 넘치는 인기로 후속작에 다시 등장한 캐릭터와 그 작품이다. 게임의 주인공부터 조연, 악역까지 그들이 어떤 형태로 죽음에서 돌아와 게임에 모습을 드러내는지 살펴보자.

■ 기스 하워드

대전격투 게임의 명가 SNK는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용호의권'과 '아랑전설', '킹오브파이터즈' 등 굵직한 작품에 두루 등장한 캐릭터가 있으니 그가 바로 '기스 하워드' 되겠다.

사실 기스 하워드를 모른 상태에서 그를 처음 본다면 웃음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 거대한 금발 사나이가 일본 전통 복장을 입었으니 그 부조화는 이루 말할 수가 없고, 기술을 쓰면 '떡을 내뿜게!'라고 외치니 개그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지사. 게다가 작품 내에선 사우스타운을 지배하는 암흑가의 보스다보니 대체 왜 이 캐릭터가 인기 있는지 모를 수 있다.

그런데 이 남자,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기스 하워드는 아랑전설에서 '테리 보가드'에게 패배해 기드 타워에서 추락한다. 이후 내레이션을 통해 병원에 실려간 지 3시간 만에 사망했다는 문구가 뜬다. 하지만 후속작에서 부활, 다시 한번 테리 보가드 앞에 등장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저 일본 문화에 과도하게 빠진 개그 캐릭터가 재활용된 건가 싶었지만...


보스는 죽을 자리도 호쾌하게 정하신다

'리얼바웃아랑전설'에서 예전과 마찬가지로 테리 보가드에게 패배한 기스 하워드는 자신을 구하려는 테리의 손을 뿌리치고 호쾌하게 웃으며 죽음을 택한다.

이 장면 하나에 수 많은 팬이 기스 하워드에게 빠져들었다. 물론 이전에도 암흑가 보스 다운 품격에 팬이 된 이용자도 많았지만, 전과 다르게 적의 손을 뿌리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이 장면으로 기스 하워드는 작품을 넘어 SNK의 보스로 등극한 것이다.

이후 기스 하워드는 평행세계라고 할 수 있는 '킹오브파이터즈' 세계관에서 살아 있는 것으로 등장해 최신작인 킹오브파이터즈XIV까지 출연 중이다. 심지어 옆 동네 반다이남코의 '철권7'에도 출연해 그 카리스마를 자랑하기도 했다. 같은 회사의 '루갈 번스타인'이 '킹오브파이터즈2002' 이후 사실상 자신의 고향인 격투 게임 시리즈에서 출연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죽음마저 뛰어넘어 여러 시리즈에 등장하고 있는 기스 하워드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 미시마 헤이하치

철권7이 나온 김에 철권 얘기도 해보자. 우연하게도 철권 역시 추락사로 묘사됐다가 다음 편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철권의 대표 캐릭터 '미시마 헤이하치'.

사실 미시마 헤이하치는 알고보면 불쌍한 캐릭터다. '데빌'이라는 존재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어린 아들 '미시마 카즈야'까지 자신의 손으로 절벽에서 떨어뜨린다. 이후 살아남은 미시마 카즈야가 미시마 헤이하치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 철권1의 메인 스토리. 결국 미시마 헤이하치는 자신이 아들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미시마 카즈야의 손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끝난다.


카즈야는 헤이하치를 밖에 놓아주었다! 바이바이 헤이하치!

독특한 머리 모양과 비극적 스토리로 모든 이용자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미시마 헤이하치는 결국 2편의 주인공으로 돌아온다. 아들인 '미시마 카즈야' 역시 아버지에게 질세라 날이 갈수록 힘을 키워 대립한다. 근데 어째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이 부자는 비극적인 면모보다 개그 캐릭터의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1편에선 상술한 대로 아들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후속작에서 생환, 아들을 확실히 죽이기 위해 용암에 던진다. 여기서 끝난 줄 알았는데 이번엔 손자란 애가 찾아와서 공격을 한다. 심지어 죽은 줄 알았던 미시마 카즈야는 살아남아 복수에 도전한다. 그러나 또 한 번 생존. 심지어 아들에 손자에 이어 생면부지 숨겨둔 자식이 총까지 쏜다.

결국 메인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7'에선 결국 용암에 빠져 죽은 것으로 처리됐지만,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 엔딩을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죽음의 문턱에서 탭댄스를 추다 돌아온 캐릭터다 보니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기대하는 팬도 있는 모양이다.

■ 나코루루

다시 SNK로 돌아와보자. 기스 하워드가 그 높은 인기로 다른 세계관에서 생존한 경우라면 '사무라이스피리츠'의 '나코루루'는 작품을 자꾸 과거로 보내는 전대미문의 캐릭터가 되겠다.

우리나라에선 해외판 이름인 '사무라이쇼다운', 줄여서 '사쇼'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진 '사무라이스피리츠' 시리즈는 말 그대로 일본의 무사인 사무라이가 대거 출연해 싸움을 벌이는 대전 격투 게임이다. 사무라이뿐만 아니라 닌자나 수도승, 무녀같이 왜색이 짙은 캐릭터가 등장하다 보니 출시 당시 국내에선 SNK의 다른 시리즈보다 평가가 박했다.

그러나 사무라이스피리츠를 좋아하지 않는 이용자의 시선마저 사로잡는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무녀 캐릭터인 '나코루루'다. 청순한 외모와 무녀 복장, 특히 이 무녀 복장은 일본에서도 소수 민족으로 분류되는 '아이누'의 전통 의상이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역시 신비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많은 팬을 모았다.

이처럼 수많은 팬을 보유한 나코루루는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진사무라이스피리츠:하오마루지옥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정확히 말하면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망가진 자연을 되살리고자 자신을 희생한 것이다.

문제는 나코루루의 인기가 상상 이상이었던 것. 그녀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많은 팬은 나코루루가 다시 한번 시리즈에 참전할 것을 원했다. 그런데 SNK가 내놓은 참전 방식이 또 걸작이다. 바로 나코루루를 스토리에서 살리는 것이 아니라 나코루루가 살아있던 과거 이야기를 신작으로 낸 것이다.

물론 외전이나 평행 세계를 다루는 작품에선 나코루루가 생환하는 스토리가 전개되기도 하지만, 메인 시리즈 후속작은 물론 최신작인 '사무라이쇼다운'까지 과거 이야기로 출시됐다. 이처럼 나코루루의 사망은 그 인기로 인해 작품 출시 방향성마저 바꿔버리는 유례없는 결과를 이끌어내 많은 이용자를 놀라게 했다.


어찌 보면 기스 하워드보다 더 대단한 캐릭터

■ 알렌 오닐

물론 대전 격투 외에도 인기 때문에 계속 살아남는 캐릭터는 존재한다. 횡스크롤 슈팅 게임 명작 '메탈슬러그'에는 주인공보다 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알렌 오닐'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알렌 오닐은 '메탈슬러그1'부터 등장한 최고참 캐릭터다. 게다가 메탈슬러그 시리즈 대부분의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는 몰라도 '기관총 든 빡빡이 캐릭터'를 기억하는 이용자는 많을 것이다. 특히 등장 시 들리는 특유의 웃음소리와 온몸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모습으로 주인공을 도륙 내는 모습은 이용자들에게 최종 보스 이상의 압박감을 심어줬다.

사실 메탈슬러그1까지도 스토리가 음성 대사나 자막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적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확언하긴 힘들었다. 그러나 후속작인 '메탈슬러그2'에선 무려 범고래가 알렌 오닐을 잡아먹고 뼈까지 뱉어냈기 때문에 죽었을 것이라고 여겼다. 


이게 산다고?

그러나 우리 빡빡 병장님은 당당히 죽음에서 귀환, 3편은 물론 4편과 7편까지 등장한다. 특히 3편에선 마지막 미션의 중간 보스 중 하나로 등장해 주인공을 가로막지만, 우주로 나가 외계인들과 상대할 땐 아군으로 등장해 적을 상대한다. 물론 보스로 등장할 때보단 약한 상태지만 그 호쾌한 웃음과 기관총 모션이 든든하게 느껴지게 된다.

이러한 부활로 알렌 오닐은 상관인 '모덴 원수'와 함께 메탈슬러그의 최고 인기 캐릭터임을 입증했다. 모덴 원수의 경우 해당 작품에서 생포돼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보니 범고래에 로봇 개조까지 겪은 알렌 오닐이야말로 그 인기 덕분에 메탈슬러그 최고의 불사신이 됐다고 할 수 있겠다.

■ 무라딘 브론즈비어드

이번엔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가보자. 블리자드의 유명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워크래프트' 시리즈엔 다양한 종족과 영웅이 등장한다. 드워프 마운틴킹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도 그중 하나다.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는 드워프 왕가인 브론즈비어드 집안의 둘째였으며, 아이언포지의 왕 '마그니 브론즈비어드'와 탐험가 동생 '브란 브론즈비어드'라는 든든한 형제가 있었다. 또한 드워프 왕가의 인물인 만큼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는 인간 왕국의 왕가와 친분이 있었고, 그중에는 리치왕으로 유명한 '아서스 메네실'의 모국 로데론 왕국이 있었다.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는 아서스 메네실을 만난 순간부터 스승이자 친구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특히 스컬지의 창궐로 인해 자신의 손으로 국민들을 불태우고, 스승 '우서'와 연인이었던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에게 외면당했을 때도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복수심에 가득 찬 아서스 메네실이 사악한 룬검 '서리한'을 뽑아들고, 그때의 여파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기존 '워크래프트3'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시된 '워크래프트3:리포지드'에서도 무라딘의 행방을 묻는 부하에게 아서스 메네실은 '무라딘은 죽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죽는가 싶었지만, 장장 6년 만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 '리치왕의분노'에서 사실은 살아있었고, 기억 상실 상태라는 형태로 다시 등장하게 된다. 결국 다시 기억을 되찾은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는 얼라이언스에 귀환, 리치왕 타도에 앞장선다. 드워프 영웅 중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만큼 많은 얼라이언스가 그의 귀환에 환영했지만, 호드, 특히 워크래프트3 당시 썬더클랩 한 방으로 구울꽃을 예쁘게 피웠던 언데드 이용자는 다시 등장한 무라딘 브론즈 비어드의 모습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현재 무라딘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드워프 수장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히어로즈오브스톰'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냈단 말인가...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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