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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노트] 한국식 호러 속 곁들여진 탐험과 퍼즐, 숨바꼭질! '아라하:이은도의 저주'

작성일 : 2020.01.08

 

4년 간의 개발 끝에 국내 인디 게임사의 한국식 호러 게임 '아라하:이은도의저주(이하 아라하)'가 6일 정식으로 발매됐다.

아라하의 개발사 '이니게임즈'는 2014년 동명의 모바일 호러 게임 '아라하'를 출시한 바 있으며, 인디 게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와 뛰어난 몰입감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스팀을 통해 PC 버전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스팀 그린라이트를 당당히 통과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더불어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PC 버전의 아라하는 모바일 버전의 아라하를 계승했기에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배경이 되는 폐원한 정신병원, 그리고 죽은 누나의 유품을 거두기 위해 해당 병원을 방문했다는 점, 더 나아가 미로와 같은 곳을 손전등 하나로 탐험하는 플레이 방식 등도 똑 닮아있다.

이렇게 보면 단순히 모바일 원작 게임을 PC 플랫폼으로 이식한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겠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원작인 아라하보다 더욱 진화하고 더욱 소름끼치게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모바일 버전에서는 스테이지 형식으로 진행했으나 PC 버전의 아라하는 특정 스토리 구간 외에는 로딩 없이 원테이크로 진행된다. 병원을 벗어나 법당, 공동묘지 등 이은도라는 저주받은 섬 전체를 플레이맵으로 하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또, 스토리의 볼륨을 한층 높인 것도 특징적인 부분. 모바일에서는 단순히 정신병원을 방문한 목적만 존재했다면, 이번 PC 버전 아라하에서는 폐정신병원의 이야기와 그곳에서 일어났던 모종의 사건들, 그리고 본격적으로 누이의 유품을 거두기 위한 전개로 이어진다. 

특히 게임 속 등장하는 다양한 단서를 통해 정신병원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는 재미가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더 풍부한 공포감을 조성한다.

아라하가 게이머로부터 관심을 얻은 이유는 '한국식 호러'이기 때문이다. 게임에는 다양한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돼 있는데, 병원 곳곳에서 우리 실생활에서 쓰이는 다양한 물품들이 배치돼 있으며 한글로 표기된 문구를 찾을 수 있다. 또, 우리나라의 민속 신앙인 '무속'이 결합되었으며 여기에 '불교' 신앙의 요소도 가미돼 더욱 더 한국스럽다. 실제로 게임의 타이틀명인 '아라하'는 불교에서 등장하는 명칭이다.

*아라하 : 온갖 번뇌를 끊어서 인간•천상(天上)의 중생(衆生)들로부터 공양을 받을만한 덕이 있는 사람. 부처님 십호(十號)의 하나. 아라한(阿羅漢)이라고도 함. [출처 = 한국고전용어사전]

우리 실생활에서 밀접한 요소를 적극 활용했기에 아라하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은 더욱 극대화된다. 여타의 유명 호러 게임은 국산보다는 해외 작품이 많기에 더욱 더 와닿는 부분이다. 또, 국산 명작 호러 게임으로 평가받는 '화이트데이' 또한 한국적인 요소를 잘 살려냈기에 높은 몰입도를 만끽할 수 있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어드벤처'와 '퍼즐', '숨바꼭질'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미로와 같은 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이은도에 얽힌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누나의 유품을 찾기위해 다양한 퍼즐요소를 해결해야만 한다. 또, 이 과정에서 병원을 돌아다니는 악령들로부터 몸을 숨기면서 목숨을 보존해야 한다.

악령들은 계속해서 병원을 돌아다니는데, 사운드를 통해서 주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사운드를 통해서 악령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다면 손전등을 끄고 숨어야 한다.

게임 진행의 주무대가 되는 병원 내부는 매우 어둡기 때문에 손전등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배터리를 게속해서 소모하므로 아껴서 쓸 필요가 있고, 배터리는 맵 곳곳에 숨겨져 있으므로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이는 특정 아이템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캠코더도 마찬가지.

악령은 한 종류가 아니다.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간호사 귀신부터 몸은 없고 머리만 둥둥 떠다니는 귀신 등이 등장하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손전등을 끄고 몸을 숨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계속해서 병원을 돌아다니며 누이의 유품을 찾아야하기에 위험을 무릅써야만 한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부적이 있는 곳에 양초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악령들은 부적이 있는 곳에 양초를 켤 경우 접근하지 못한다. 

미로와 같은 곳을 탐험하면서 각종 퍼즐을 계속해서 풀어야하고, 악령으로부터 몸을 숨겨야 하는 요소, 그리고 여기에 손전등에 의지해 어두운 곳을 돌아다녀야 하므로 공포감을 높였다. 미로와 같은 곳에서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악령, 캐릭터 사망 시 리셋되는 아이템의 위치 등, 계속해서 이용자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또, 그래픽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점수를 주기 힘들다. 과도한 광원 효과로 인해서 너무 인위적인 느낌을 주며, 손전등으로 창문 등을 비췄을 때 눈이 부셔서 사물을 분간할 수 없다.

시각적으로 매끄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블러 기능을 포함했는데, 이 또한 과도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블러 효과를 켜고 게임을 진행할 경우 자칫 멀미가 생긴다. 만약 멀미를 잘 느끼는 이용자라면 꼭 옵션에서 '블러' 효과를 끄도록 하자.

위에서 그래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준 높은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함인지 CPU의 사용량 또한 많은 편. 다시 말해서 최적화에 있어서도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 것 같다. 과도한 광원 효과와 블러 효과, 그리고 최적화의 실패는 아라하:이은도의저주의 크나큰 아킬레스건이다. 여기에 너무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 방식과 각종 이상현상, 너무 불친절한 가이드 등도 마이너스 요소.

물론 격려받을 만한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성우 더빙을 활용했다는 점과 한국식 공포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요소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인디 게임 개발사가 단순하면서도 독창성을 포기한 작품, 단기간에 개발할 수 있는 형태의 게임 등에 매진하고 있는 반면에, 4년 간 포기하지 않고 한국식 공포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달려왔다는 것, 그리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또,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있다는 것도 밝혔다. 아라하의 개발팀은 공식 SNS를 통해서 이용자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 게임 퍼포먼스 성능을 향상시키는 최적화 업데이트를 준비중이라고 전하는 한편, 게임밸런스를 소폭 상향 조정하고 게임 내에 가이드적인 요소를 강화해 불친절하다는 피드백을 해결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힌트를 추가하는 한편 게임 요소를 보완하고 추가적인 콘텐츠 도입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아라하:이은도의저주는 4년이라는 긴 개발 끝에 출시됐다. 하지만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다. 발매 이후 이용자의 피드백을 통해서 계속해서 게임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전한 만큼,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해나가리라 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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