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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오랜만에 나오는 후속작, 부활의 신호탄 vs 관짝에 못 박기

작성일 : 2019.07.20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영화나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관용어구 중 하나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종처럼 나오기 힘들다'라는 것이다. 정말 잘 만든 작품이 있다면 후속작을 아무리 평균 이상의 작품으로 내놓아도 전작의 후광 때문에 빛을 보기 힘들 수 있고 조금만 엇나가면 전작의 명성에 먹칠을 한 똥게임으로 분류되어 시리즈가 중간에 멈추는 것은 부지기수다.

최근에야 리부트와 같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편법(?)으로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도 결국 흥하는 게임이 있고 망하는 게임은 있는 법

이번 포스트의 주제는 장기간에 텀을 두고 발매된 후속작이 게임 시리즈 전체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후속작의 빛과 그림자다

 

■ 레인보우 식스 : 시즈 vs 매스 이펙트 : 안드로메다

레인보우 식스 프랜차이즈는 현시점에서는 어쌔신 크리드와 함께 황숙유비소프트의 간판 타이틀로 취급되고 있지만 유비소프트에 인수되기 전 레드 스톰 엔터테인먼트에서 직접 제작하던 무인편-로그 스피어 수준의 인기는 끌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베가스에서 멈춰버린 듯한 레인보우 식스의 시곗바늘은 2014년 E3에서 정식 후속작 <레인보우 식스 : 시즈> 통칭 레식 시즈가 발표되면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레식 시즈의 초기의 반응은 그렇게까지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늘 그렇듯 문제투성이였던 감자 서버는 오랜만의 후속작을 반기고 돌아온 레식의 팬들이 귀큰놈소프트라는 멸칭을 부르짖게 만들었고 콘텐츠는 부족한데 핵은 넘쳐나는 세기말스러운 운영을 하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종 장르에서 경쟁 상대가 될 만한 작품이 없을 정도로 빼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부정적인 이슈에 대한 대처능력이 함양되자 평가가 반등하더니 지금의 갓겜 위치에 놓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대비되는 작품은 <매스 이펙트 : 안드로메다>다. 전작과의 텀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 개발진이 이전 시리즈와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는 공통 이슈가 있기 때문인데 결정적인 차이점이라면 원작을 최대한 존중한 후속작이었는지 그리고 개발사가 얼마나 많은 삽질을 했는지다.

레식 시즈는 앞서 언급했듯 영 좋지 못한 출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 측에서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고 문제를 꾸준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매스 이펙트 : 안드로메다는 거꾸로 개발사 EA에서 제작 스튜디오에게 한창 개발이 진행되는 와중에 게임의 방향성에 맞지 않는 엔진을 사용할 것을 강제했고 여기에 다소 타이트한 일정만을 제공했다.

심지어 결과물이 성에 안 차니까 개발 예정이던 DLC 사업을 모두 접고 스튜디오와 게임 시리즈의 관짝에 대못을 시원하게 박았다. 책임을 지고 고치려고 한 회사와 책임을 회피하고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온 회사 덕분에 게임 시리즈의 명운은 이렇게 갈리게 됐다.

 

■ 툼 레이더 리부트 vs 반조-카주이 : 너트 앤 볼트

2013년 발매된 <툼 레이더 리부트>는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댕기머리, 두꺼운 입술, 핫팬츠, 쌍권총으로 '라라 크로프트'를 기억하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여기서는 라라 크로프트가 본격적으로 이곳 저곳 들쑤시고 다니며 깽판을 치는 모험가의 길을 걷기 전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덕분에 초중반까지는 인듀어런스 호의 난파 때문에 온갖 위기 상황을 맞이하는 자신의 처지에 비관하고 벌벌 떠는 현실적인 면모를 주로 만나볼 수밖에 없어 오리지널 시리즈를 즐기고 왔던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터프한 여전사의 이미지와 대비되는 리부트작의 괴리감 때문에 이 게임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었다.

하지만 방향성을 선회한 것은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 툼 레이더 리부트는 흡입력이 끝내주는 스토리 전개와 지나친 QTE만 뺀다면 원작과 비교해봤을 때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액션 구조 덕분에 전작들과 비교해봐도 꿇리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꾸준히 발굴됐고 이윽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됐다.

심지어 툼 레이더 리부트는 2017년에 1000만 장을 넘기는 판매량으로 엄청난 성과를 기록했는데 이는 오리지널을 포함한 모든 툼 레이더 시리즈를 통틀려 가장 잘 팔린 기록이다. 아마 이 작품의 성공이 없었다면 2개의 후속작이 나올 수 없었을 확률이 높다. 비록 리부트 첫 작품 이래로 나온 후속작들의 상태는 썩 좋지 않지만 적어도 첫 단추만큼은 제대로 꿰맨 것이다.

반조-카주이는 툼 레이더와 비슷하게 변화를 꾀하다가 시리즈가 몰락한 케이스다. 사실 개발사인 '레어'는 동키콩 컨트리를 통해 충분히 좋은 게임을 만들 능력이 있음을 검증받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전작 반조-카주이와 반조-투이는 같은 플랫폼에서 흥행한 슈퍼 마리오 64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 플랫포머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었지만 동키콩 컨트리에서 선보였던 2인 1개조의 특수 조작과 다양한 액션 매 월드마다 콘셉트가 극단적으로 바뀌는 재미난 퍼즐 요소 덕분에 나름대로의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작에 관여한 뒤 나온 후속작 <반조-카주이 : 너트 앤 볼트>는 이야기가 다르다. 사실 해당 작품은 게임성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까지 문제가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납치된 여동생을 구한다거나 세계 정복을 꿈꾸는 마녀의 사악한 음모를 분쇄하는 등 큰 틀에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전작들과 달리 카트를 타고 다니면서 마을 사람들의 잡일거리나 해결하는 것을 반복하는 맥 빠지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줬고 미니게임과 커스터마이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시스템적인 변화 때문에 어드벤처 특유의 맛이 거진 다 사라지다시피한 것이 시리즈의 팬들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카트를 활용한 레이싱 미니 게임의 파트는 유별나게 비중이 높아서 본편을 모두 즐기지 않고 중간중간 지켜본 사람들은 레이싱 게임인 줄 알았다고 했을 정도니 이 정도면 말 다 한 셈이다.

전작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도중에 장점이 약해지는 것은 어느 게임 시리즈에서나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 중 하나다 단지 툼 레이더는 새롭게 선보인 것들이 이런 단점을 덮을 정도로 뛰어났고 반조-카주이는 그렇지 못했을 뿐이다. 그나마 최근 스매시 브라더스 참전으로 인지도를 다시 넓히고 있으니 회생의 가능성이 없진 않을지도...

 

■ 둠 리부트 vs 어둠 속의 나홀로 리부트

2016년 발매된 <둠 리부트>는 앞서 소개한 툼 레이더 리부트와 굉장히 비슷한 개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개발자 또는 팀이 제작에 크게 관여하고 있지 않아 게임의 성격이 크든 작든 오리지널 시리즈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고 오픈 베타 당시의 평가도 썩 호의적이지는 않았으며 실제 타이틀이 나온 뒤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것까지 전부 말이다.

원래 둠 리부트는 사실 오리지널 시리즈의 4편으로 제작이 예정되어 있다가 퀄리티가 맘에 들지 않았던 제작사에 의해 아예 리부트 형식으로 다시 만들어졌다는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데 그놈의 퀄리티에 얼마나 한이 맺혀 있던 건지 12년 만에 돌아온 이 정식 후속작은 제대로 쩔어주는 작품성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

스토리의 비중은 여전히 크지 않지만 충분히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수준의 마지노선을 지키며 찢고 죽이는 액션은 두 말할 필요 없었다. 둠 리부트는 가장 성공적으로 프랜차이즈의 부활을 선언한 대표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지나치게 퀄리티 업에 집착하다가 망한 케이스도 있긴 하다. <어둠 속의 나홀로 리부트>가 이에 해당하는데 전작인 2, 3편의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초대작에서 보여준 '현실적인 공포'를 강화한다는 것은 선택을 했다.

처음 이 게임을 만난 사람들은 퀄리티에 놀라면서 이들이 틀리지 않은 선택을 한 것처럼 여겼다. 하지만 이들은 그 '현실적'이라는 수식어에 무언가 제대로 씌기라도 했는지 모든 동작은 번거로운 진행 과정을 거치게 만들었고 행동반경에 주변 구조물이 들어가게 되면 높은 확률로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끼여 기절하기 일쑤였으며 상대의 체력은커녕 내 체력조차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게임적 허용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 지나친 현실성은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에게 공포보다 짜증을 크게 각인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이 됐어야 할 후속작이 몰락의 결정타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 밖에도 이 게임을 발매한 플랫폼이 '마법의 빨간 고리'로 유명한 지존엑스박스360으로 나온 점도 부진에 한몫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도 간혹 보이긴 한다.

 

■ 데빌 메이 크라이 5 vs 듀크 뉴켐 포에버

데빌 메이 크라이는 시리즈 전체의 설정을 리부트하는 작품인 DmC : 데빌 메이 크라이를 내놓았다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성 때문에 콘텐츠 전체가 끝장날 뻔한 위기를 맞이한 적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본가 프랜차이즈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던 4편이 모바일 이식판, HD 리마스터판으로 무려 7년 동안이나 사골을 우려먹으면서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었고 그 덕분에 10년 만에 정식 후속작인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발매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5편은 리부트작과는 달리 팬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작품이었다. 예산과 시간이 부족해서 네로로 지나갔던 길을 단테로 되돌아오는 괴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던 4편과는 달리 제대로 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세팅을 언제 어디서든 바꿀 수 있는 자유도를 쥐여주며 온전히 익스트림 액션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니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던 것이다. 5편의 성공을 기반으로 시리즈가 완벽히 부활했으니 이제 세대교체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후속작만 나오면 되는 것이다.

이에 대비되는 작품은 <듀크 뉴켐 포에버>다. 전작인 듀크 뉴켐 3D 이후 개발사를 3번이나 갈아치우며 장장 15년 5개월의 무지막지한 개발 기간이 소요된 작품이다.

본래대로라면 대략 3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게임 자체는 거의 다 만들어놓은 상태였지만 몇 주 안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이식 작업을 마치겠다고 야심찬 선언을 했더니 그 작업에 무려 몇 년을 더하는 시간이 소모됐고 그렇게 이식 작업이 끝나고 빛을 보내나 했더니 새로운 기술이 또 나와서 더욱 완벽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알아서 다 만들면 내놓겠다는 거만한 태도를 견지했다.

결국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나온 작품은 세월을 못 따라가는 그래픽에 버그투성이 그리고 시리즈의 특유의 색채마저 잃은 실망스러운 물건이었다. 쓸데없는 장인 정신으로 완벽한 게임을 만들겠다더니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나왔고 이는 듀크 뉴켐 시리즈의 명줄을 끊어놓은 결정타가 됐던 것이다.

 

■ 록맨 11 vs 소닉 포시즈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파란 슈퍼 파이팅 로봇 '록맨'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 그 혼을 계승한답시고 나온 작품은 시궁창에 돈을 흩뿌리는 것과 동급이라는 페퍼로니 피자였고 아무도 록맨의 부활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캡콤은 그것마저도 실제로 일어난 일로 만들어냈다. 비록 40명 내외의 소규모 인력으로 게임을 개발해야 했고 대단한 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환경에 놓여있었지만 록맨의 팬심으로 가득했던 개발진은 이를 <록맨 11>이라는 현실로 만들었고 클래식 시리즈뿐만 아니라 X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인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편 비슷하게 파란색 캐릭터로 고인 취급을 받는 소닉 시리즈는 어떤 의미로든 정 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제대로 된 지원사격을 받을 수 없었던 록맨과는 달리 소닉은 여전히 세가에서도 대표 프랜차이즈로 좋은 취급을 받고 있는지라 지원이 충분히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고 아예 구작 소닉의 감성을 원하는 인디 개발자들이 뭉쳐 소닉 매니아라는 걸작을 만들어 내며 충분한 시간과 모법 사례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렇게 돌아온 결과물은 구멍이 송송 난 스토리 발전은커녕 퇴보한 게임성으로 사운드 빼고는 건질 게 없는 <소닉 포시즈>였다. 이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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