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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인터넷클럽, “게임이용장애, 질병보다는 사회현상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작성일 : 2019.06.03

 

(좌측부터) 이장주 소장, 김병관 의원, 박성호 사무총장, 정의준 교수, 곽성환 팀장, 김진욱 기자 = 게임조선 촬영

굿인터넷클럽은 3일 강남 인터넷기업협회&스페이스에서 '격동하는 게임시장, 봄날은 오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 행사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 주관하고,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이베이코리아, 우버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가 후원한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5일 세계보건기구 회의에서 '게임 이용 장애'의 질병 코드 분류가 포함된 ICD-11이 통과된 후 게임 업계는 현재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기조로 열렸다. 현장에는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사무총장,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정의준 교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곽성환 팀장, 스포츠서울 김진욱 기자가 자리했다.



이 소장은 “이번에 WHO에서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를 분류하면서 게임 산업은 격동기를 맞으려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다양한 패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며 토론을 개회했다.

게임 이용 장애의 질병 코드 분류가 국내 적용될 경우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정 교수는 “정신의학계의 중독 분류는 물질중독과 행위중독으로 나뉜다. 게임은 기존 물질중독으로 분류되었으나 연관관계를 증명하기 힘들어 ICD-11에서는 행위 중독으로 수록됐다. 그러나 행위 중독으로 보기에도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의학계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까지를 병으로 봐야 하는지 논의하는 계기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이번 질병 코드 분류가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건전한 토론이 열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위기 의식도 강하게 느껴진다. 이미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 나쁜 영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우려했다.

찬반 의견의 온도차가 가장 큰 부분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김 기자는 “역시 학업이다”라고 답했다.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찾는 부모의 대부분의 목소리는 '아이들이 게임을 너무 과하게 해 학업에 방해가 된다'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과거와 달리 게임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부모가 통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무총장은 규제가 게임이 활용되는 AR/VR 등의 분야에도 확장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게임 하나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학습이나 효율성의 대척점에 게임이 있다고 결론을 정해두는 것이 아니냐는 뜻이다. 이어 “휴식과 놀이를 좋아하면서도, 그런 문화에 대해서는 혐오하는 이중적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론 막바지 정 교수는 “해외와 달리 한국은 아직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 케이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청소년을 상대로 게임이용장애와 관련된 연구를 발표했지만, ICD-11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전세계 게임 이용자의 평균 연령대는 30대이기 때문에 전연령에 걸친 문제'라는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고등학생 자식을 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 아들이 게임에 빠진 것이 고민이던 친구는 어느 날 2달간 모든 저녁 약속을 취소, 집에 PC를 추가로 한 대 들여 함께 아들과 게임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2달이 지난 후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이 좋았다'며 다시 공부에 집중, 재수했지만 명문대에 진학했다”며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대처하기보다는 사회적인 합의와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이 마무리되고 참석한 인사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됐다. 이하는 일문일답이다.

대형 게임사들은 이런 이슈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데, 힘을 합칠 방안은 무엇인가?
김 의원: 게임사 대표들이 대부분 은둔형 경영자인 편이다. 나도 정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목소리를 내고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나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업계를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를 방어하는 목소리도 필요하다. 어떠한 논리든 방어하지 않으면 공격하는 사람의 입장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의 여론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김 의원: 사실 중-장년층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게임을 많이 하고 있다. '애니팡'이 그러한 케이스다. 유행했고, 중장년층의 커뮤니티 안에서도 애니팡을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기 마련이었다. 요는 이해의 부족은 아니라는 의미다.

단순히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해법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이러한 일이 큰 화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노출된 시기'의 문제라고 본다. 다른 국가는 적어도 4~50년간 게임이 존재해 왔기에, '주변에 있는 놀이문화'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한국의 중-장년층이 갖는 게임에 대한 인식도 이런 방향으로 바뀌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할 듯 하다.

이와 관련해 입법 준비 중인 내용이 있나?
김 의원: 사실 법적으로 게임을 규제하고 있는 내용은 거의 없고, 셧다운제 정도다. 자체적으로는 게임을 문화예술진흥법에서 규정하는 문화예술의 하나로 지정하는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과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만화 산업이 고사했던 것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화예술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에 주변 의원을 설득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하준영 기자 hjy@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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