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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삼진 에바로 기각하고 싶은 저질 게임 광고

작성일 : 2019.06.01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금 이 시간에도 무수히 많은 개발자가 피땀 흘려 만든 수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는 처지에 있다.

게이머들에게 완전 신뢰받는 개발사의 완전 신뢰받는 스타 개발자가 개발할 것을 선언한 완전 신뢰받는 AAA급 타이틀이 아닌 이상 그 어떤 게임도 아무리 잘 만들어봤자 결국 플레이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진가를 알아보고 주변에 입소문이 퍼뜨리는 사람 또한 나오지 않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츄라이 츄라이 정신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이 바닥에서는 정론이라는 것이다.


뭐 이 게임도 확실히 광고 하나는 기똥차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해보긴 했었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게임의 흥행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그에 수반하는 여러 가지 방향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게임은 게임의 이름값이 부족해서 막대한 지출을 통해 겁나 유명한 탤런트 불러다가 홍보모델로 써서 광고를 찍고 어떤 게임은 있는 돈 없는 끌어다가 알바를 풀어서 각종 커뮤니티에 게임을 홍보하고 있으며 어떤 게임은 다른 IP의 유명세에 묻어가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한다.

백번 양보하여 위와 같은 이유를 광고를 하는 것까지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유독 어떤 게임들의 광고는 매우 잦은 빈도로 등장하여 우리의 두 눈에 린치를 가하고 있다. 대체 왜 어떤 게임들의 어떤 광고가 아직까지도 퇴출되지 않은 채 인터넷 세계를 지저분하게 하고 있는 것일까?

■ 당신 작품의 판권료, 무단 사용으로 대체되었다


상상도 못한 후배들의 정체

걸스 레볼루션은 니껀 내꺼, 내꺼도 내꺼라는 도라에몽의 등장 캐릭터 '퉁퉁이 정신'으로 무장한 게임 되시겠다. 미소녀를 주제로 한 양산형 서브컬처 게임 중에 단 한 점 부끄럼 없는, 허위 광고 없는 작품을 찾아보기가 힘든 현실이지만 이 게임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이름 좀 날렸다 하는 각종 만화, 애니메이션, 타 게임의 여성 캐릭터는 깡그리 몽땅 무단 도용되어 자기 게임에 출연하는 것마냥 온갖 장소에 광고를 때려 박고 있는데 그 덕분에 광고 내에서 등장 캐릭터의 그림체는 둘째치고 인터페이스나 조작 버튼조차도 중구난방 그 자체이며 심지어 자기들처럼 표절과 도용으로 논란이 된 다른 게임의 일러스트까지 끌어다가 2차 폭격을 가하고 있다.

만약 백번 양보해서 실제로 해당 캐릭터를 콜라보로 출연시켰고 원작의 그림체를 존중해줬다고 생각하려고 해봐도 그 판권료가 도저히 일반적인 회사가 감당할만한 수준이 아니며 실제 인게임에 해당 장면들이 없다는 점에서 이 광고는 삼진 에바로 기각을 줘야 할 것 같다.
 

■ 단 하나뿐인 절대밴-쥐-


참고로 중간계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힘의 반지' 개수는 총 20개다, 진짜배기 원작 팬이라면 낚이지 않았을 것

한국에서 반지, Age of Ring이라는 이름으로 퍼블리싱 되고 있는 이 녀석은 중국 본토에서 영향기원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외산 게임이다.

사실 이 작품은 게임성만 따지면 잘 만든 것은 아니지만 뭐 굳이 비판할 가치거리도 없는, 도장 찍기로 만든 전형적인 중국식 양산형 RPG다. 물만 주면 알아서 크는 화수분처럼 적당히 세워놓으면 알아서 몬스터와 사람들을 썰면서 캐릭터가 성장하며 돈을 들이부으면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큰다.

솔직히 이런 것을 게임으로 부르기도 좀 그래서 그냥 넘어가려고 하니 처음 출시했을 때 내놓은 광고가 아주 기가 막혔다. 아무리 봐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J.R.R. 톨킨의 명작 소설이자 영화였던 가운데 땅 이야기 '반지의 제왕'을 연상케했기 때문이다.


반지 게임 광고

대놓고 중간계에 내려온 악마를 언급하고 암만 봐도 만렙 법사 간달프를 연상케하는 할아버지가 분위기 잔뜩 잡고 등장해서는 절대반지(The One Ring) 대신 이상하게 꼬인 발음으로 밴-쥐-를 말하던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심지어 TV 광고를 보지 않고 버스 내지는 지하철에서 이 할아버지가 그려진 포스터를 보고 진짜 낚여서 게임을 설치한 사람이 저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다. 참고로 필자의 이야기는 아니다.
 

■ 거짓말은 하지 않았습니다(쑻)


솔직히 광고의 퀄리티만 따지면 굉장히 준수한 편이다

때로는 광고를 너무 잘 만들어도 문제다. 모바일 스트라이크는 10점 만점에 12점인 진짜 싸나이, 터미네이터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기용한 광고로 화제가 된 게임이다.

사실 다른 사례들과 비교하면 광고의 퀄리티는 정상적이다 못해 매우 준수하다. 제대로 각 잡힌 군인들이 나와서 그럴듯하게 구축된 진지에서 현대전을 펼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그런 거창한 시뮬레이션을 모바일 기기로 한다는 점이 살짝 모양 빠지긴 하고 반대로 뒤집어 생각하면 모바일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시뮬레이션의 연출이 훌륭한데 딱 이 부분에서 해당 연출은 게임 내 영상이 아닌 광고임을 딱 잘라 말하고 있으며 인앱 결제에 대한 주의사항도 말해준다.


TV 광고에서 까놓고 돈 많이 쓰면 이기는 페이 투 윈(P2W) 계통의 게임이라는 것을 환기시켜주는 것이다

그렇게 유저 기만이 없는 착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플레이했던 사람들은 말한다. 잘못된 인게임 정보 제공, 이미 돈을 팍팍 부어놓아 썩어버린 고인물과 같이 겁나게 높은 진입 장벽과 때문에 다른 사람의 진영에 손대는 전쟁놀이는커녕 방어에만 급급하다가 얼마 안 가서 본진을 털리고 게임을 접었다고.
 

■ 사랑하는 후궁, 낙태약을 마시거라


무려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 순위권에 있으신 분이다

왕이 되는 자라는 이름으로 악명(?)이 높은 이 게임은 사실 예전에는 좀 퀄리티가 낮은 게 문제일 뿐 그렇게까지 비판받는 광고를 쏟아내고 있지는 않았다.

초기 광고는 미천한 신분을 가지고 있던 플레이어가 관직에 오르고 서품이 올라 끝내 왕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왕후장상의 씨가 정해져 있어 역성혁명이라도 일으키지 않는 한 일반인이 왕이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이 역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경천동지 할만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그나마 왕이 되는 과정이 수레에 치인 동물을 구하고 납치당하는 아이를 부모에게 데려다주며 공명정대한 판결을 통해 덕망을 쌓고 선정을 펼친다는 교훈적인 내용인지라 원래대로라면 그저 그런 광고일지는 몰라도 믿고 거를만한 광고는 아니었다.


초기에는 비교적 정상적이고 합당한, 권선징악스러운 내용으로 관직을 올리는 내용이 주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왕이 되어 버린 주인공이 권력의 맛을 보고 타락한 것인지 광고 내에서 이전까지와는 달리 파천황스러운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의심 가는 사람은 무조건 족치고 후계자 문제로 골치가 아프기 싫으니 후궁에게 스스로 낙태약을 먹을 것을 권유하며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시전하고 있다.


여러분 권력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이런 자극적인 소재에 눈독을 들이고 게임에 접속하면 놀랍게도 광고에서 보여준 내용들은 온데간데없는 그냥 일반적인 SRPG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물론 측실 막 들여서 애를 펑펑 낳고 시집, 장가보낸다는 것은 나름대로 파격적인 설정이긴 하다.

그런데 필자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야한 광고를 보고 영 좋지 않은 목적으로 게임을 설치한 사람들이 그들이 원하는 그렇고 그런 장면을 보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에 정착하여 과금을 해서 꾸준히 10위권의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를 유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 그것이 레벨! 내가 추구하는 힘


하도 찍어낸 광고가 많아서 2019년에 나온 광고만 모은 영상(...)

안 그런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 레벨은 곧 단적으로 플레이어의 강함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고 있다. 나가는 돈도 많아지지만 들어오는 돈도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며 더 위험하지만 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다.

마피아 시티는 이런 레벨의 구조를 아주 잘 꼬집어서 설명해주는 영상을 만들었다. 만약 이게 천편일률적인 비디오 게임의 구조를 풍자할 목적으로 만들었다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했겠지만 이들은 자사의 모바일 게임을 홍보하는 것이 목적이며 똑같은 레퍼토리로 300개가 넘는 광고를 양산해내는 업적을 달성했다.

내용은 모두 똑같다. 쪼렙 Crook(양아치, 사기꾼)인 주인공이 어떤 계기로든 돈을 벌거나 삐까뻔쩍한 장비를 맞춰 레벨을 올린 뒤 Boss(패거리의 우두머리)가 되고 자신을 멸시했던 녀석들에게 복수하고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레벨이 올라가는 효과음, 레벨이 오른 직후 나오는 BGM, 그리고 전혀 호탕하지 않은 허탈한 웃음소리까지 무엇 하나 달라지는 요소가 없다 보니 광고를 보다가 짜증 내던 사람들도 끝내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는 심정으로 이런저런 패러디물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 게임의 제작사는 또 자기들 게임과 광고가 잘 만들어져서 그런 줄 알고 이를 억지 밈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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