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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리뷰] 일령계획, 앙상한 뼈대 위 부각된 '전략성'과 혹독한 신고식

작성일 : 2019.05.30

 

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오픈 첫날 큰 홍역을 치렀다. 먼저 개인정보 취급 방침 중 일부 중국계 게임회사들이 차용하는 정보 국외 이전 사항에 대한 반발이 가장 먼저 터져 나왔다. 게임 시작부터 괜히 뽑아보라고 시키더니 갖고 싶으면 33,000원 내라고 하는 유료 선별 소환도 반향이 컸다. 여기에 해외 서버와 국내 서버 간 게임 내 유료 재화 결제 비율부터 월 정액 보상, 출석 보상 등에 차이가 있고 성장 구간 역시 다르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사태는 점입가경. 하루 종일 들끓는 여론에 국가별 서비스 버전과 국제 환율까지 꺼내며 해명 공지를 올리기에 바빴다.


결과적으로 29일 오후, 아닌 부분은 아니라 밝히고, 재조정할 것은 재조정하고, 보상할 것은 보상한다 밝히며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이제 게임 소개 해야지. 게임의 형태는 독특하다. 이차원 캐릭터 RPG 와 디펜스 장르를 결합한 '일령계획' 이다. 이런 류는 주로 삼국지 IP의 디펜스 게임에서 자주 보는 형태인데 최근 잘 먹히는 미소녀 게임인지라 유튜브/SNS 광고 등으로 입소문을 탔다.




핑거탑의 SYM스튜디오에서 개발, '룽투코리아'가 국내 서비스 담당했다. 일령계획이란 이름은 '모든 것이 일에서 시작해 령으로 회귀한다'라는 의미라고 함. 세계관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하는데 아직 초반까지는 알 수 없는 선문답처럼 들림.


 

오프닝 다즈비 노래 좋아 일령계획은 뭔가 진지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얼마든지 배드엔딩일 수 있다는 느낌을 팍팍 풍긴다. 실제로 캐릭터가 막 죽어나감. 주인공이 정신을 잃고 있다가 눈을 뜨고 누군가와 마주치는 전개는 뭐 흔히 쓰이는 전개니까. 주인공은 미소녀들로 이루어진 '윙즈'라는 아인 부대의 단장. 이 게임의 주인공은 적극적인 편. 맡은 대사가 많다. 주인공은 이따금 다른 차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로비'도 이러한 차원 중 하나로 설정했다. 나름 참신한 설정.


게임 진행 도중 선택지가 자주 등장하고, 그때마다 비교적 넓은 범위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초반에는 실 없는 농담 위주라서 주고받는 대화와 캐릭터의 반응들만 조금 달라지는데 나중에는 스토리에도 영향을 준다고.



여성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선택지가 자주 등장한다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은 스테이지 난이도에 따라 스토리가 조금씩 변화한다. 일반에서는 사망하거나 작전에 실패하는 스토리로 진행된다고 하면 절망 등 상위 난이도에서는 캐릭터가 살아남거나 작전에 성공하는 등의 스토리로 바뀐다거나 아예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게 된다. 게임 자체가 다차원을 다루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러한 교차 진행이 추후 큰 떡밥이 될 것으로.


이렇듯이 전체 스토리 기획이나 구성은 괜찮은데 아쉬운 건 게임의 8할을 채우는 대사 부분. 이 게임의 만담 콤비는 서로를 철갑녀 세실리와 바보 안즈로 부르는 두 캐릭터 정도가 부각되는데 이 둘의 말싸움이 너무 인위적으로 주고받아 억지로 한 마디 끼워 넣은 듯이 잘 와닿지가 않는다. 기억나는 대사는 여주인공 니아의 상황 정리용 '윙즈 공격!' 과 벨라의 '하와와' 정도.



스토리 내내 '윙즈'가 괴짜 집단이라는 걸 너무 알려주고 싶어 한다 = 게임조선 촬영

 

전투는 디펜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테이지마다 본진과 적이 몰려드는 루트가 정해져 있고 본진으로 몰려 드는 적에 대비해 보유한 캐릭터들을 적재적소에 설치, 완벽하게 막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단 막기만 하면 스테이지 클리어는 되지만 최고 성적인 '트리플 S'를 받으려면 한 마리도 놓치지 말아야 하고, 출격 인원수 제한에 사망하는 캐릭터도 없어야 한다.


캐릭터마다 탱커와 딜러, 힐러 등 주요 포지션으로 나뉘고, 각각 등급에 따라 능력치와 스킬은 물론 전장 소환에 필요한 비용이 달라진다. 육성을 통해 소환 비용을 낮출 수 있더라. 조각 뽑기 방식 아님.



세부 직업은 상당히 다양하지만 크게 탱, 딜, 힐로 나눌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특히, 디펜스 방식인 만큼 캐릭터마다 기본 능력으로 가지고 있는 몬스터 블럭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탱커같은 전문 직업은 단순히 방어력만 높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한 번에 블럭할 수 있는 수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근거리 직업들은 각자 포지션과 캐릭터 고유 능력에 따라 블럭할 수 있는 머릿수가 정해져 있고, 원거리 직업은 공격이나 치유 및 버프에 주력한다.


디펜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하지 않으면 꽤나 어려운 편. 별 생각 없이 막 세워 넣다간 챕터1 진행 중에도 트리플S 받기가 쉽지 않으며 오히려 실패하는 일도 맞이하게 된다. 전략적인 면을 잘 살렸다.


보통 몬스터들은 정직하게 일 자로 오기보다는 몇 가지 루트를 갖고 교묘하게 섞여서 오기 때문에 동시에 두 곳 혹은 그 이상의 루트를 막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 캐릭터 블럭으로 확실하게 붙잡아 둘 것인지 쌓이기 전에 빠르게 처리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인 캐릭터 RPG 가 캐릭터 조합을 중요시한다면 디펜스인 만큼 이 게임은 조합에 덧붙여서 배치 전략도 중요하다. 자동 배치 없고, 자동 플레이 없다. 소탕 있다.



디펜스 게임 답게 팀 조합과 배치 전략이 중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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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특징과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에 소환 = 게임조선 촬영


아무리 전투 씬이 뻔한 디펜스라지만 전투 연출이 많이 빈약하다. 캐릭터도 우주 조그맣고 스킬을 사용해도 스킬 효과가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캐릭터가 기본 캐릭터라 그런가 했더니 5성 6성 캐릭터를 써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무수한 전략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임 특성을 가져가면서 캐릭터 성능이나 성장에 의한 미세한 밸런스는 잘 잡은 듯. 죽어도 안되던 것을 아슬아슬하게 클리어하는 맛을 살렸다. 배치 실수로 한두 마리 새어 나가면 도전 욕구 불태울 정도는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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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1 보스, '게인'과의 전투 = 게임조선 촬영


전투도 빈약한데 서브 콘텐츠도 빈약하다. 거대 보스와 싸우는 보스전도 있고, 기백 마리 몰려오는 걸 계속해서 막아야 하는 원정도 있고, 각종 성장 재화를 얻는 이런저런 서브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거대 보스전을 제외하면 전부 디펜스 모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거대 보스전도 보스 공격에 최대한 버티기 수준이라 감흥이 덜 하고. 기왕 캐릭터 RPG 개념을 섞었으면 우리 캐릭터들도 반대로 적 진형으로 쳐들어가는 콘텐츠가 있었으면 했으나 아직 못 찾은 건지 그런 콘텐츠는 없었다.



기대에 비해 임팩트가 없던 보스전 = 게임조선 촬영


UI 버튼이 버튼 같지 않게 생겨서 헷갈린다. 첫 시작했을 때는 글씨 딱 쓰여있는 거 아니면 이것저것 뭐가 누르는 버튼인지 헷갈려서 한참 헤맴. 업적 보상 화면에서는 뭘 터치해야 하는지, 특히, 쿠폰 등록하려고 한참 헤맸는데 설마 배경처럼 생긴 저 레벨 텍스트 부분이 프로필 입장 버튼인지 한참 후에 알았음. 알면 별것 아니고 당연해 보이지만 알게 되기까지 직관적이지 않다고 해야 하나? 딱 그 정도의 불친절함. 익숙해지면 크게 상관없을 듯.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에 비해 게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이벤트 보상이나 업적 달성 보상 등이 짜다. 전투 스테이지 클리어를 통해 캐릭터가 직접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스테이지에서 얻는 아이템을 소모하여 레벨업과 강화 등 직접 하나씩 선택하여 성장시키는 방식이라 전투에 들이는 수고 대비 만족 성장치가 낮다. 그렇다 보니 계정 레벨이 올라도 체력 회복 외에 별다른 느낌이 없다.


일러스트는 뛰어난 편이지만 일러스트 활용도는 낮다. 캐릭터마다 하나의 정해진 포즈가 끝이고 눈만 감았다 떴다. 표정만 살짝 변하는 수준. 스킨 시스템이 있어 스킨을 바꿔야만 비로소 색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한국형 영웅 '각시' = 게임조선 촬영


게임 자체도 잘 키운 아이가 혼자 다 때려잡는 구조도 아니라 선뜻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기에 난해한 부분이 많은데 초기 이슈가 커서 괜히 더 복잡 다난. 반대로 생각하면 웃지 못할 논란 덕에 미소녀 게임 장르 이용자들에게는 확실하게 어필은 한 것으로 보인다. 잘했든 못했든 오해였든 공식 입장을 하나 둘 내놓고 있는 만큼 이후 보상 체계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


개인정보 관련 이슈에 대한 입장 글이 13시에, 한국 버전 서비스에 대한 입장 글이 16시에 올라왔었으니 이에 대한 반응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적어도 이슈 덕에 공식카페는 흥했다.

 

Point.

1. 캐릭터+디펜스인데 캐릭터성이 떨어짐
2. 다즈비가 참여한 오프닝 노래 좋다
3. 오프닝 애니메이션 말고 애니메이션 볼 일이 없음
4. 전투 씬 연출이 빈약함
5. 디펜스 전략성은 잘 살렸음
6. 환율이고 버전이고 앞으로는 헬적화 논란되는 게임 없기를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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