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리니지2레볼루션’과 ‘리니지M’으로 뜨거웠다. 그간 기기 한계로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가 두 게임의 유례 없는 성공으로 이젠 대중적인 장르가 됐다.
MMORPG는 이용자가 아바타를 생성해 길드, 파티 등 다른 플레이어와 상호작용 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 장르다. 여기에 이용자 간 규범 같은 사회적 특징이 나타나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MMORPG 장르를 구현하려는 시도는 피처폰 시절부터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 이후 진화를 거듭, 지금의 게임성을 갖추게 됐다. 모바일 MMORPG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게임조선 창간 18주년을 맞아 살펴봤다.
◆ 태초에 ‘피처폰’이 있었다
▲ 컴투스의 ‘아이모’
지금처럼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웠던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MMORPG 개발에 대한 노력과 수요는 있었다.
2003년 5월, 모바일 MMORPG 선발주자로 꼽히는 ‘티비아마이크로에디션(이하 티비아ME)’가 출시됐다. 온라인게임 ‘티비아’를 모바일로 옮긴 이 게임은 제한된 기기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1만건 이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2D 모바일게임으로 이용자는 전사나 마법사 중 한 직업을 골라 퀘스트를 수행하며 수수께끼를 풀고, 여러 지역의 보물을 찾는 게임이다. PvP(이용자 간 대결)나 파티 던전 등 MMORPG의 기본적인 요소를 갖췄다.
그리고 국내에서 2006년 컴투스가 2년에 걸쳐 개발한 ‘아이모:The World of Magic(이하 아이모)’가 첫 상용화 MMORPG로 출시됐다. ‘아이모’는 다수 이용자의 동시 접속, 실시간 채팅, PvP, 거래, 던전, 파티사냥 등을 구현한 모바일게임이다.
전사, 마법사, 레인저 3종류 직업이 있으며 이용자는 두 왕국 중 한 곳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2006년 7월, 월 4만9000원 정액제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50여일 만에 가입자 2만명을 넘어서는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 스마트폰의 발달, 3D MMORPG 시대 개막
▲ 게임로프트의 오더앤카오스온라인
2007년-2009년 경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바일 MMORPG 개발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2010년 4월, 3D 그래픽의 MMORPG ‘포켓레전드’가 출시됐다. PvE(이용자-환경 간 대결)와 PvP 등 기본적인 MMORPG 요소를 포함하면서 플레이 시간은 짧게 구성했다. 과금 모델도 기존 월정액제가 아닌 부분유료화(스테이지 개방)로 서비스하면서 PC나 콘솔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듬해 4월 출시된 ‘오더앤카오스온라인’은 이 시기 가장 주목되는 성과를 거둔 게임이다. 던전 레이드나 PvP, 2500여가지 스킬 등 방대한 게임 세계를 담아냈다.
iOS와 구글플레이에 각기 출시되던 게임은 2013년경부터 둘 모두에서 플레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게임으로 발전했다. ‘아바벨온라인’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보기 드문 필드형 사냥터를 갖췄으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지원한다.
2014년 위메이드의 야심작 ‘아크스피어’가 공개됐다. 모바일 플랫폼에 맞춘 핑거 스킬 조작을 비롯해 채집, 제작 같은 부수적인 콘텐츠를 구현했으며 2011년부터 제작했다고 밝혀 상당히 앞서간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 2015년 틀 갖춘 MMORPG, 이젠 대세 장르로
▲ (위) 리니지2레볼루션과 (아래) 리니지M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과제는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 조작의 불편함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PC를 차용한 복잡한 키 배치는 모바일 플랫폼에 맞지 않았다.
2015년에 접어들어 현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의 모바일 MMORPG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퀘스트 지역으로 손쉽게 이동하는 퀘스트 라인 기능과 조이스틱 이동 조작 등 편의성이 강화됐다. 특히 RPG류 하드코어 장르가 득세한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2015년 4월 출시된 웹젠의 ‘뮤오리진’, 이듬해 6월 출시된 룽투코리아의 ‘검과마법’ 등은 1~2년이 지난 지금도 앱마켓 매출 순위권 내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리니지2레볼루션’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모바일 MMORPG는 더욱 대중화된 장르로 떠올랐다. 온라인게임 ‘리니지2’ IP(지식재산권)‘을 사용해 개발된 이 게임은 출시 첫 달 2060억원 매출을 올렸고 6개월 간 앱마켓 최고매출 순위에서 1위를 지켰다.
지난 5월에는 ‘리니지M’이 모바일 MMORPG 돌풍을 재현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게임성을 모바일에 옮긴 ‘리니지M’은 현재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2017년 하반기, 대작 출시로 아성 잇는다
▲ 개척형 MMORPG 야생의땅:듀랑고
‘리니지2레볼루션’과 ‘리니지M’이 포문을 연 가운데 대형 MMORPG 신작 다수가 대기 중이다.
넥슨이 하반기 중 서비스 예정인 ‘야생의땅듀랑고’는 공룡 시대로 워프해 온 이용자들이 원시 환경을 개척해 가상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바일 MMORPG다. 탐험, 사냥, 건축 등 남다른 콘텐츠가 특징이다.
아울러 넥슨은 지난 17일 대규모 모바일게임 ‘액스(AxE)’의 정식 출시일을 9월 14일로 발표했다. 이용자는 한 진영에 소속돼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필드 PK, 대규모 RvR(진영전) 등이 가능하다.
온라인게임 ‘테라’를 활용한 ‘테라M’이 넷마블게임즈 신작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탱커, 딜러, 힐러의 역할군을 명확히 해 기존 MMORPG와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이밖에도 넷마블은 ‘세븐나이츠MMO(가칭)’와 ‘블레이드앤소울M(가칭)’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온라인게임 IP를 다시 한 번 모바일에 이식한다.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게임이 차기작이 될 전망이다. 게임빌은 하반기 ’로열블러드’와 2018년 ‘탈리온’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플랫폼에 맞는 게임성을 구축해 인기 장르로 자리 잡은 모바일 MMORPG는 앞으로도 활발히 출시될 전망이다. 경쟁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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