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의 사전적 의미는 '모의 실험'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복잡한 문제나 현상 등을 해석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실제와 유사한 모형을 만들어 실험하여 그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라고 한다.
또한 게임의 장르에는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가 있다. 현실의 모의 실험이라는 것을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정도의 환경으로 조작하여 이용자의 재미를 극대화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접근하려했던 과도기를 지나 상업성에 치중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확고해진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거나 게임성이 취약한 시뮬레이션 게임은 큰 사랑을 받기 힘들다는 점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최고 장점은 아마도 대리 만족이 아닐까? 현실에서 차마 못이룬 꿈을 게임에서나마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세운 욕구계층이론에 따르면 소속과 애정, 존중, 자기실현 욕구를 '상위' 욕구에 해당한다고 한다. 가상에서나마 권세를 누린다는 것은 꽤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현대에서 이를 가장 쉽게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은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
◆ 개발사 맥시스의 전설적인 시뮬레이션 게임
▲ 좌 '심즈' 우 '심시티'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심즈'와 '심시티'를 만든 회사이다.
심시티 또한 게임계의 은어로 쓰일만큼 영향력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며, 심즈는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PC게임 시리즈이다. 심지어 심즈와 심시티의 '심'은 시뮬레이션(Simulation)의 앞글자를 따온 것이다.
윌 라이트가 개발한 최초의 심시티는 1989년 탄생했다. 자신의 뜻대로 도시를 만들고 경영할 수 있는 게임이다. 꿈꾸는 도시를 게임을 통해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를 창시한 게임이며,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장수했다.
심즈는 한 마디로 삶을 게임으로 옮긴 게임이다. 심시티의 윌 라이트가 디자인한 심즈는 2000년에 출시되었다.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장르를 가장 잘 설명하는 게임이며, 일례로 게임의 제작기는 사회학자들의 저서에도 간간히 등장 할만큼 충격적인 게임이었다.
각 심즈의 특성과 경험, 습관에 따라 개성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사회성을 가진 심즈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습성과 유사하게 개발되어 환경에 따라 이용자들의 의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 이스포츠의 시초, 스타크래프트
▲ 리마스터 된 '스타크래프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스타크래프트는 대한민국에서 단순히 오락으로만 취급받던 게임이 이스포츠로 발전하게 된 계기이자 큰 공헌을 한 게임이다. 아울러 얼마 전, 리마스터로 다시 출시되기도 했다.
가상의 우주공간 코프룰루 구역을 배경으로 인간을 포함한 세 종족이 벌이는 전쟁을 그려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특히 대한민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모니터를 넘어 실제 이용자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가지고 현실에 영향력을 끼치는 현상은 그동안의 게임사에 없었던 일이었다.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팩 브루드워로 열리는 마지막 스타리그인 '티빙 스타리그'이후로 협회가 인정하는 공식대회는 열리지 않았지만, 아직도 많은 팬들이 게임 내적인 이유와 별개로 이 게임의 재기를 원하고 있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현실에 큰 영향력을 가진 게임이 아닐 수 없다.
◆ 가상의 부모가 되다,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
▲프린세스메이커2
육성 시뮬레이션을 대표하는 게임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는 1991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존에 있던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와 유사하면서도 '레벨 업'이라는 요소를 떼어냈기에 새로운 장르로 취급받게 되었다.
이용자가 왕국의 은퇴한 용사가 되어 입양한 딸을 키워낸다는 스토리로 진행되며, 남녀노소 좋아할만한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가이낙스가 제작했으며, 회사가 도산의 위기를 이 게임의 시리즈로 극복했다.
이용자는 아버지지만, 전지적 시점으로 딸의 이야기도 지켜볼 수 있어 양 쪽의 입장을 이해해볼 수 있다. 성장을 위해 다소 모질게 딸을 대하거나, 과도하게 일을 시키면 불만이 쌓여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등 실제 자녀 육성과 어느정도 비슷한 과정이 존재한다.
지금껏 언급된 시뮬레이션 게임 중 타당성 부분에서 가장 동떨어진 게임이기도 하지만, 캐주얼하면서도 높은 게임성을 갖췄다는 점과 가족 관계를 쉽게 이해시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딸이 성인이 되어 이용자를 떠날 시간이 되면 어느새 아버지의 심정이 되어 작별하게 될 것이다.
▲ 미래엔 어떤 시뮬레이션 게임이 나올까
자신에게 맞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그 어떤 장르도 줄 수 없는 경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 아니라도 말이다. 또한 현실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것이 이용자들이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미래에도 VR 혹은 AR을 활용하여 현실적인 체험에 게임성의 기반을 둔 게임들이 출시될 것이다.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원하는 현실의 요구에 맞춰 게임업계는 앞으로도 발상을 뛰어넘는 발전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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