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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리뷰(스포있음)

icon_ms 템즈  |  2016-06-10 12:17  |  조회 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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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리뷰. 당연히 영화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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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워크래프트’가 마침내 세상에 ‘영화’로 재탄생됐다.

 

그 주인공은 던칸 존스 감독의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으로 이는 미국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워크래프트’ 프렌차이즈를 소재로한 영화다.

 

워크래프트는 1994년 11월 출시한 실시간전략 게임으로 당시 시대를 이끌던 듄2보다 이 게임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며 빠른 속도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블리자드사의 창업자이자 현 대표인 마이크 모하임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친할머니에게 1만 5000달러를 빌려 회사를 차렸고 초창기 어렵던 시절을 타개하기 위해 외주 게임을 제작하다 ‘워크래프트’로 대중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블리자드사는 그 여세를 몰아 다음 해 12월 후속작 ‘워크래프트2’를 출시하며 연이어 히트작을 배출했고 이어 숱한 게이머들이 인생게임으로 꼽는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다른 프렌차이즈를 개발한 뒤 7년이 지난 2002년 7월 세 번째 후속작인 ‘워크래프트3’를 출시한다.

 

3편은 앞서 두 편에 비해 서사적인 스토리가 한층 강화돼 골수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이 열기는 다른 흐름의 촉진제가 된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4가 아니라 게임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춰 PC온라인게임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영문 약자를 줄여서 와우로 칭함)’를 2004년 출시한다.

 

현재 여섯 번째 확장팩 ‘군단’ 출시를 앞둔 와우는 전 세계 가장 많은 게이머가 플레이한 온라인게임으로 2000년도 중후반 게임 역사의 중심에 있을 만큼 큰 족적을 남겼다.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은 그런 블리자드의 성장 과정의 중심에 있는 워크래프트1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시사회를 통해 미리 영화를 관람한 직후 극장을 나오며 든 생각은 하나였다.

 

‘블리자드 팬(일명 블빠)이나 워크래프트 팬에게는 최고의 영화이겠으나 (게임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물음표 투성이 내지는 보통잼(재미가 평범하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일수도 있겠다’

 

필자는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섭렵하지 않았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베타테스트 첫 날부터 확장팩 대격변까지 나름 ‘코어’하게 즐긴 게이머로 와우 오리지널 시절 PVP의 꽃인 명예시스템에서 장군을 찍었고 서버 최초로 달성한 업적(위업)도 몇 개 가지고 있다.

 

또한 와우를 즐긴 이들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퀘스트 공략을 작성했었고 게임 세계관에도 심취해 국내에 관련 자료가 거의 없던 시절부터 영문 사이트를 뒤져가며 익힌 골수 블빠다.

 

이를테면 살게라스나 고대신이 누구고 스랄의 어떤 성장을 거치며 자랐는지를 2박 3일은 이야기할 수준이고 나의 이런 배경 지식은 영화의 몰입도를 만들어줬다.

 

즉 게임 세계관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거나 와우를 즐겼던 이들이라면 영화를 아주 재미나게 감상할 수 있다.

 

반면 이 영화는 드라마로 제작해도 20부작은 족히 넘을 분량을 122분에 압축해 보여주는 만큼 영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들이 생략되어 있어 일반인은 영화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 글을 편견 없이 쓰고 싶어 아직 영화와 관련된 리뷰나 평은 읽어보지 않은 상태지만 아무래도 극과 극으로 나뉠 것으로 보이고 그 분기점은 바로 세계관이 될 것 같다.

 

이를테면 영화에 등장하는 그리핀은 와우 내 얼라이언스 진영의 도시 간 이동 시 이용하는 공중 탈것이다. 그래서 와우 유저는 아 그리핀이네라고 할 것이고 일반인은 ‘저 새는 무엇일까’ 싶을 거다.

 

그래서 보통의 영화에서는 지나가는 대사라도 “이 용맹한 맹금류는 쿠르드란 와일드해머가 스톰윈드 왕국에 선물한 것으로 공중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그 용맹함은 주인을 위해서라면 목숨조차 아끼지 않을 만큼…”이라는 말 한 번쯤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워크래프트에서 그리핀을 칭하는 대사는 딱 하나. 레인 국왕이 “내 새를 빌려줄게”라고 했을 때뿐이다.

 

로서 경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드워프들의 수도인 아이언포지가 나오는데 와우를 했던 유저는 ‘와 아이언포지’다라고 저절로 반응하지만 일반인들은 자막으로 표시되는 아이언포지를 보고 ‘저기는 뭐하는 동네일까’라고 궁금해할 법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아이언포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긍지 높은 드워프들의 자랑인 훌륭한 대장기술에 대한 설명 없이 일곱왕국과 드워프, 하이엘프 수장들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생뚱맞게 “우리의 갑옷을 지원할 수 없소”가 전부다.

 

그들의 대장 기술로 만든 무기와 갑옷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와우 유저만 아는 사실이다.

 

이렇듯 불친절하기 그지없으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투성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밌다.

 

“게임을 왜 하는가? 게임 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재밌으니깐 하는 거지”라는 훌륭한 이야기처럼 이 영화는 그냥 재밌다.

 

많은 이들의 청춘 혹은 한 시절을 함께 한 게임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개봉됐으니 그냥 재밌는 거다.

 

지인분에게 이쯤 이야기 하니 그가 말했다.

 

“와우가 아무리 대단한 게임이라도 한국에서 와우를 한 유저가 얼마나 된다고 그럼 이 영화를 보고 재미나게 느낄 사람이 너무 적은 거 아니냐, 그럼 영화 흥행은 어렵겠다”

 

글쎄 영화 흥행은 제작사와 배급사 그리고 블리자드가 걱정할 문제고 와우 유저들에게는 틀림없이 훌륭한 만찬이 될 것이고 와우를 안 해봤더라도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도 판타지 영화가 매력이 될 법하다.

 

그럼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모르는 일반인들은. 더러는 재밌고 일부는 취향에 안 맞을 수 있고, 대게는 물음표일 것이고.

 

영화를 보고 온 후배 기자가 내게 물었다. 그 기자는 게임은 모바일게임을 조금씩 즐기고 와우는 전혀 해보지 않았다.

 

세계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고 또 나는 진지빨며 열심히 답해줬다. 돌아온 그의 반응은 “음, 은근 재밌네. 와우나 해볼까?” 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비로소 머릿속의 하나 있던 물음표가 사라졌다.

 

블리자드사가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을 만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게임으로 충분히 돈을 열심히 잘 벌고 있는 그들이 영화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이 흥행 수준을 낮게 잡은 이유도 그럴거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게임과 그 바탕이 되는 세계관을 좋아해준 팬들에게 그냥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인 것 같다.


흔히 블리자드의 개발자들은 자신들을 지칭할 때 ‘geek(괴짜)’이라고 한다. 워크래프트와 와우의 세계관을 만든 크리스 멧젠 블리자드 수석 부사장은 자신들의 자체 게임행사인 ‘블리즈컨’의 무대에 올라 저 단어를 써가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긱은 괴짜란 뜻이고 속어로는 컴퓨터통이란 의미도 있다. 괴짜의 사전적 의미는 괴상한 짓을 잘하는 사람이다. 왜 학창시절 반에 한 두명은 이런 친구들이 있다. 컴퓨터나 특정 기기에 굉장히 능숙하고 강력한 추진력 내지는 몰입력을 지닌. 그렇다고 그게 이상한 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 유별난 정도.


그런 괴짜들이 모여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창업을 했고 그 결과물이 또 다른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이 열광이란 단어는 블리즈컨 행사장을 직접 가보면 아주 잘 체험할 수 있다.


블리즈컨은 매년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블리자드의 자체 게임 행사로 사전 티켓을 구매한 2만여명이 참석할 수 있다. 표는 판매를 개시하면 그 순간 매진될 정도로. 블빠의 최종 인증 정도라 하겠다.


블리자드는 이 행사를 통해 게이머들과 직접 소통하고 새로운 이슈를 발표하곤 한다. 이틀간 개최되는데 개최 전날부터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이 블빠들은 함성을 지르고(주로 포더호드, 포더얼라이언스 등) 행사 당일이 되면 먼저 입장하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서 앞뒤로 선 사람들과 게임 이야기를 나누고 코스프레를 하고 온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즐긴다. 열광적으로.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은 또 다른 블리즈컨인 셈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공대원에게 연락한 이도 있을 것이고 길드원, 게임을 함께 한 친구들과 맥주 한잔 들이키며 그시절의 추억을 이야기를 나누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그냥 게이머를 위한 영화. 흥행? 잘 되면 좋고. 안 돼도 일단 워크래프트는 서막을 열었으니 블리자드가 망하지 않는 한, 주주가 반대하지 않는 한 후속작들이 계속 제작이 될 듯하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결과가 좋으면 워크래프트 외 블리자드의 다른 프렌차이즈들의 영화화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는 와우를 좋아해 이 영화를 보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내 후배 기자처럼 영화를 봤더니 와우에 관심이 생겨 게임을 해볼 수도 있고 아니면 와우 배경 소설책을 사볼 수도 있고 인터넷에 블로그를 검색해 볼 수도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게임사가 가장 바라는 ‘행위’다. 게임을 접하는 행동에 동기부여가 되는 장치.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으로 그런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태초 우주에 타이탄이 있었다. 그들은 행성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곤 했는데 아제로스는 그런 행성 가운데 하나다.


드워프와 트롤부터 시작해 생명체들이 아제로스에 자리 잡길 시작했고 나중에 인간도 등장한다. 인간들은 영화의 중심이 되는 스톰윈드를 비롯해 일곱왕국이 있다.


또 다른 행성인 드레노어에는 드레나이와 오크들이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오크는 타락한다. 영화에서는 죽음마법이라고 나오는데 그 죽음마법은 타락에서 출발한다. 참고로 블리자드는 타락이란 소재를 많은 게임에서 (매우 빈번히 잘) 이용한다.


타락의 중심에는 살게라스라는 타락한 타이탄이 있고 그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불타는 군단이라 부른다. 오크의 타락 배후에는 이 불타는 군단이 있다.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수호자 메디브의 타락 역시 불타는 군단이 배후다. 함튼 타락한 오크는 드레노어에서 어둠의 문을 열어 아제로스로 침공한다.


영화의 핵심 줄거리는 바로 이 오크의 아제로스 침공. 전투. 그리고 영웅들의 이야기다. 영웅은 마법사 카드가, 스톰윈드 총사령관 로서, 혼혈 오크 가로나, 레인 국왕, 서리늑대부족장 듀로탄, 오크 타락의 핵심 인물 굴단 등이 중심 인물이다.


워크래프트1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로부터 수 십년 후를 다루는 와우에서 해당 인물들은 퀘스트나 이야기 등에 간혹 등장하지 사실 와우 유저에게도 낯선 인물들이다.


물론 모든 호드 유저가 존경해 마다치 않는 스랄(고엘)도 나온다. 아기로. 크앙~(영화 보신 분들은 이해할 대사)


스톰윈드의 바리안 국왕도 잠깐 나온다. 왕자로 스치듯.


또한 영화는 와우저들의 기대와 달리 모든 종족들이 등장해 전쟁을 펼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워크래프트1의 부제는 ‘오크와 인간’이다.


그래서 영화의 핵심은 오직 오크와 인간들 뿐이다. 드워프와 하이엘프도 스치듯 나오고. 타우렌이나 트롤, 고블린 등은 나오지도 않는다.


오크와 인간의 전투를 다루는 내용을 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그러면서 후속편을 예고한다.


바로 아기 스랄이다. 아무래도 후속작은 블랙무어의 노예로 성장하는 스랄의 이야기와 오크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두 번째 전쟁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여기부터는 좀 더 다양한 종족들이 등장할 것이고 전투도 더 치열하고 재밌어질 전망이다.


이 영화가 일반인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바로 선과 악을 구분 짓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마치 인간이 선인쪽인 것 같지만 영화는 오크를 악으로 그리지도 않는다.


그들은 타락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명예를 중시한다. 로서가 블랙핸드와 맞짱에서 이겼을 때 굴단은 오크들에게 그를 죽이라고 하지만 모든 오크들은 수장의 말을 거역한다. 대결의 승자를 해하는 것은 전통에 어긋나고 명예롭지 못한 일이라고 한다.


훗날 오크(더 나아가 호드)는 얼라이언스와 반목과 동맹을 반복한다. 아제로스를 위협하는 강한 적이 등장하면 그들은 휴전하고 공동의 적에 맞선다. 명예를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그것이 주는 감동은 (와우 유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나는 한 번쯤 보는 것을 추천한다.


* 영화에서 게임 세계관 일부는 수정됐다. 마블 영화가 원작 만화와 기본 세계관만 공유하고 일부 내용이 변경되는 것처럼. 예를 들어 로서는 대머리가 아니였고! 블랙핸드가 로서에게 죽는등.


* 개인적으로 후속편이 워크래프트2를 다루고 3편이 워크래프트3를 다룬다면 아서스가 나오는 3편은 반지의제왕 3편급 이상의 전투씬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또 워크래프트의 프리퀄 격인 고대의 전쟁도 꼭 영화로 제작되길 기대한다.

 

* 포더 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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