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시청광장에서
커피덕후들에게 패(敗)하고 왔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오전 회의를 마친 후 편집장님을 포함한 기자들과 회사 인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서울시랑 스타벅스에서 종이컵 10개를 모아오면 텀블러로 교환해주는 환경캠페인을 오늘 시청광장에서 진행한대"

라는 이야기가 나와 당장 자리를 박차고 사무실로 복귀했습니다. (네, 게임조선은 시청광장에서 도보로 5분도 채 되지 않은 지척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곤 회사 동료들 책상에서 다 먹은 종이컵을 수거했습니다. 종이컵 10개쯤 모으는 건 식은죽 먹기죠^-^)v 헤헷, 준비 완료! 출똥이다!

행사시작 시간은 오전 11시. 지금은 오전 10시50분, 시간은 여유롭고, 선착순 5천명한테 준다고 했으니까 선착순 안에 드는 것도 문제 없네^^

그런데 웬걸 0_-

이럴 순 없어.....멀리서도 한 눈에................. 줄이 으어~~~~~~~~엄청나게 긴게 '뙇' 보임 -_ㅠ

또르르....울컥...........내 텀블러.............
텀블러 들고가면 커피 한잔도 준댔는데...ㅜㅅㅜ
이미 3천명은 족히 될 것 같은 인파가 우글우글....
심지어 지나가던 외쿡인들도 '깜놀'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남녀노소 구분없다는 말은 바로 이곳에 딱 어울리는 말인 듯 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청년부터 하이힐을 곱게 신은 아가씨, 인근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뛰쳐 나온(?) 것 같은 직장인들, 백팩을 멘 학생들, 아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유모차부대 어머니들... 행사시간이 출출한 점심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탓인지 편의점표 소세지, 어묵 등을 들고 있는 분들도 간간히 보이더군요....

'디아블로3' 발매 행사 당시 왕십리를 그 유명한 '헬십리'로 만들었던 겜심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어요. 오히려 다양한 연령층을, 한창 다들 직장에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불러 모았다는 점, 게다가 오늘이 평일이라는 점들을 생각하면

'스타벅스 좀 짱인듯, 짱인듯, 짱인듯, 짱인듯, 짱인듯, 짱인듯..........'

이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여 ㅠㅠ훌쩍

물론! 전 텀블러에 큰 욕심이 있는건 아니었어요^^
그냥 회사 앞에서 공짜로 준다니까, 그리고 그 텀블러 가져가면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도 채워 준다니까, 한 십여분만 기다리면 '당연히' 받을 줄 알았었으니까, 평일이고 시간도 시간인 만큼 많아 봤자 50여명 정도 밖에 없을 줄 알았었는데...ㅠㅠ

죄송합니다, 커피덕후님들. 몰라뵜어요 ㅠㅠㅠ
이렇게 빠른 응집력과 결속력을 갖고 있는 줄 ㅜㅜㅜ

힁, 저는 이따가 제 돈 주고 사먹을게요....저도, 커피 좀 마실 줄 아는 사람이니깐 ㅠㅠ

힁, 힁, 힁 아쉽다 텀블러 ㅜㅜ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