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글로벌 CBT가 시작됐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초반 시나리오와 전투, 캐릭터와의 교감을 비롯해 정식 서비스에서 반복적으로 접하게 될 기본적인 플레이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을 처음 켰을 때의 인상은 비교적 익숙하다. 캐릭터가 화면을 크게 차지한 채 대화가 이어지고, 장면 사이사이에 애니메이션풍 연출이 들어간다. 등장인물들은 말과 행동을 통해 빠르게 성격을 드러내며 플레이어는 특구청의 '주임'으로서 이들과 하나씩 관계를 맺어간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을 여러 편 경험했다면 초반 몇십 분만 놓고 봤을 때 크게 낯선 구성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진행하면 플레이의 중심은 생각보다 빠르게 전투 쪽으로 이동한다. 스토리를 따라가다가 자연스럽게 전투에 들어가고, 몇 차례 싸우는 동안 여러 캐릭터를 번갈아 사용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름부터 익숙하지 않은 기술과 아이콘이 한꺼번에 등장해 화면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투 흐름을 익히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지금 누구를 내보내야 하는가', '이 공격을 그대로 받아도 되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캐릭터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바꿔 쓰면서 각자의 역할을 파악하는 과정이 초반 플레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하면서 덕분에 몇 시간 정도만 플레이해도 아스오라가 캐릭터 감상과 전투를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함께 굴리는 게임이라는 점은 비교적 빠르게 드러난다.
이번 체험기에서는 이러한 초반 흐름을 중심으로, 전투가 실제로 어떤 감각을 주는지와 스토리 진행 방식, 캐릭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CBT 빌드의 첫인상을 가볍게 정리해봤다.

얼핏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흰색은 뭘 눌러도 내가 이기고, 노란색은 타이밍 맞추면 이기고
보라색과 빨간색은 맞는 선택지를 고르면 이기는 대신 쿨타임이 있다고 이해하면 편하다
아스오라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을 주고받는 구조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상대의 행동을 보고 이에 맞춰 대응하는 과정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적이 어떤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지가 미리 표시되고 이용자는 이를 확인한 뒤 공격하거나 캐릭터를 교대하고 방어하는 선택권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턴제 게임과는 다른 흐름을 지향하고 있다 보니 처음 접하면 어색함을 느끼고 당황할 수도 있지만, 플레이어 쪽에서는 선택지를 여러개 내밀 수 있고 그 중 유리한 것을 골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가위바위보 하나빼기'에 가깝다고 이해하면 쉽다.

스킬 모션과 연출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 선입력한 전투 스킬을 울티메이트 스킬로 바꾸는 등
매 순간 상황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판단 미스로 인한 리트라이 부담이 적다
당연히 이 때문에 전투 템포도 일반적인 턴제 RPG와는 조금 다르다. 한 캐릭터의 스킬을 순서대로 사용하고 다음 턴을 기다리는 방식보다는 상황에 맞춰 다른 캐릭터를 불러오거나 행동 순서를 조정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적의 공격을 끊어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책이 없으니 최소한 덜 아프게 받아내야 할지, 지금 자원을 털어내는 것이 맞을지를 짧게 판단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다만, 매 전투마다 오랜 시간 고민해야 할 정도로 무거운 구조는 아니다. 초반 스테이지에서는 정답에 가까운 대응이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되고 실패하더라도 무엇을 잘못 선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익숙해진 뒤에는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캐릭터를 편성할 것인지보다 전투 중에 누구를 언제 꺼내 쓸지가 더 눈에 들어왔다.

루나의 영지선언은 필드가 바뀌는 연출을 통해 그 효과가 직공계라기보다는
상호작용을 통해 부차적인 효과가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현재 빌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들은 외형뿐만 아니라 전투에서 맡는 역할도 비교적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직접 공격을 담당하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적의 공격을 받아내거나 아군의 전투를 보조하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때문에 단순히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한데 모아놓는 것보다는 서로 다른 역할과 상성을 적당히 섞는 편이 진행이 수월했다.
실제로 몇 차례 사용하다 보면 어떤 캐릭터가 공격에 강하고, 어떤 캐릭터는 위험한 순간에 꺼내기 좋은지 대략적인 성격이 자연스럽게 잡힌다. 튜토리얼과 초반 전투 역시 이러한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된 편이다.
이 부분은 캐릭터 수집형 게임으로서는 장점으로 느껴졌다.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을 때 능력치만 비교하기보다는 일단 한 번 전투에 넣어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게 된다. 캐릭터별 공격 연출과 교대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적어도 초반에는 여러 캐릭터를 돌려 쓰는 재미가 있었다.
반대로 앞으로 캐릭터 수가 크게 늘어난 뒤에도 이런 차이가 충분히 유지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비슷한 역할을 맡는 캐릭터가 많아졌을 때 성능 차이만으로 선택이 갈리는 구조가 될지 각자의 플레이 방식이 계속 유지될지는 정식 서비스 이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누가 봐도 천연계를 빙자한 음란마귀 캐릭터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쓰인 대사
메인 시나리오는 빠르게 사건을 몰아붙이기보다는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하나씩 소개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다. 초반에는 플레이어가 맡게 되는 '주임'이라는 역할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설명하고, 이후 사건을 따라가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형태로 진행된다.
대화 장면이 짧지는 않다. 캐릭터 간 대사가 이어지는 시간이 길고, 전투 전후로 이야기를 충분히 보여주는 편이기 때문에 스토리를 빠르게 넘기고 전투만 즐기려는 이용자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이야기에 제대로 몰입한다면 각 캐릭터가 어떤 성격인지 파악하고 게임의 배경이 어떤 곳인지 이해하기에는 충분한 시간과 정보가 주어지는 구성이다.

괴담연구회의 리더인 아키나는 밤 시간대에 인터넷 정보를 토대로 괴담의 실체를 확인하러 돌아다니고 있다
자유행동만 봐도 해당 캐릭터의 소속과 행동 경위가 매우 명확하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이 가진 특징적인 말투와 행동이 소위 말하는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장르에 익숙한 사람들은 스토리만 보는 것만으로 캐릭터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은 전투와 교류 콘텐츠를 비롯한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자유시간 콘텐츠에서는 특정 캐릭터와 시간을 보내면서 대화를 확인하거나 관계를 쌓을 수 있고 메인 시나리오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의 일상적인 면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전투를 진행함에 있어 캐릭터를 고르게 사용하는 것을 시스템적으로 권하고 있다 보니 전투에서 여러 캐릭터를 사용해본 뒤 관심이 생긴 인물을 다시 찾아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이 좋았다.
연출은 전반적으로 화려한 3D 컷신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방향보다는 일러스트와 캐릭터 표정, 대화 화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과거 비주얼노벨이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 많고 캐릭터 디자인 역시 같은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어 작품 전체의 분위기는 비교적 일관적이었다.

이런 식으로 상성 정보가 통일된 적을 상대하는 것은 그나마 쉬운 일이지만
만약 여러 종류의 적이 섞인 상황이라면 머리가 살짝 뜨거워질 수 있다
CBT 빌드에서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은 부분은 직관성이었다. 전투 중 적의 다음 행동과 아군의 상태 남은 행동 자원 등을 동시에 확인해야 하는데 이러한 정보들이 게임의 분위기에 잘 맞는 디자인으로 적절하게 분산 배치된 것과 별개로 장르 게임 측면에서 초심자에게 친화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속성과 상성 정보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아스오라의 속성과 상성은 캐릭터와 적이 하나씩 기본값을 가지고 유불리가 돌고 도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유불리 측면에서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타입 시스템과 유사하기 때문에 확실한 이해와 제반 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결코 친절하지는 않다.
물론 툴팁을 미리 확인하거나 캐릭터 체험 콘텐츠를 거쳐가면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게임 대부분은 획득한지 얼마되지 않은 캐릭터를 투입했을때 전투 중 인게임 UI를 길게 눌러서 스킬이나 상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간이 팝업이 제공되고 그동안 전투의 흐름이 멈추는 기능을 제공하여 숨을 돌리며 내가 어떤 부분에서 이해도가 부족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반면 아스오라는 전투 스킬을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서 연사나 차지 조작이 들어가고 실시간으로 전투의 흐름이 계속된다.
전투의 재미와 손맛은 확실한 만큼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조금 더 다듬으면 이용자들이 쉽게 아스오라식 전투에 이용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TE처럼 필요한 행동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주어지기 직관성 관련 아쉬움이 구성에서 기인하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전투의 흐름이 꽤 빠르고 박진감 넘친다는 장점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조금만 잘 다듬으면 될 듯 싶은

CBT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아스오라의 방향성은 꽤 분명하다. 캐릭터를 단순히 수집하고 감상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실제 플레이 안에서 계속 써보고 익히게 만드는 쪽에 가깝다.
전투가 생각보다 적극적인 판단을 요구하고 캐릭터마다 역할과 사용법을 나눠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토리를 통해 캐릭터를 알아가고 전투에서 직접 사용하면서 다시 인상을 쌓은 다음 자유시간과 교류 콘텐츠로 관계를 이어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개별 요소만 떼어놓고 보면 익숙한 부분도 있지만 이를 하나의 캐릭터 경험으로 묶어낸 방식은 아스오라만의 색으로 이어진다.
특히 전투는 현재 빌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적의 행동을 읽고 대응하는 과정과 캐릭터를 교체해가며 상황을 풀어가는 구조가 생각보다 손맛을 잘 살리고 있고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을 때 직접 써보고 싶게 만드는 동기도 충분하다.

물론 그만큼 처음 접하는 이용자가 알아야 할 정보도 많다. 속성과 상성, 스킬 조작, 전투 중 확인해야 할 요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다 보니 초반에는 직관성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이는 시스템 자체가 난해하다기보다 이미 만들어놓은 재미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아직 조금 더 다듬어질 여지가 있다는 쪽에 가깝다.
오히려 이런 부분만 정리된다면 아스오라가 가진 장점은 더 분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캐릭터를 보는 재미와 직접 사용하는 재미가 서로 따로 놀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는 현재 CBT만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테스트 단계인 만큼 세부적인 완성도나 장기적인 플레이 경험까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적어도 이번 CBT는 아스오라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색을 만들려는 게임인지는 충분히 보여줬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향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잡혀 있는 재미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정보 전달과 진입 과정을 다듬는 일이다. 그 부분까지 깔끔하게 정리된다면 아스오라는 캐릭터와 전투 모두에서 비교적 뚜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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