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콘텐츠는 하늘의 궤적 the 2nd 챕터 6까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니혼 팔콤 최고의 인기작 '하늘의 궤적 the 2nd'이 돌아왔다.
2006년 출시되었던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는 아직까지도 많은 팬에게 회자되는 인기작이다. 전작의 충격적인 결말에서 이어지는 전개, 에스텔을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 잘 짜여진 전투 시스템, 음반 회사 팔콤이라는 별명다운 BGM까지 JRPG의 정수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20년의 시간을 넘어 '하늘의 궤적 the 2nd'라는 한층 더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그래픽. SD 체형에 꼬물꼬물 다니던 캐릭터들이 세련된 그래픽으로 한층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말풍선과 CG로 처리되던 이벤트는 캐릭터들이 직접 움직이는 시네마틱 컷신으로 바뀌면서 보는 즐거움이 대폭 상승했다. 여기에 전투 시스템을 다듬고,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처음 해보는 게이머는 물론 원작을 수없이 플레이 했을 게이머에게도 신선함을 안겨주는 게임이 되었다.
체험판만 약 15시간, 본편 엔딩까지 수십 시간을 즐겨도 손에서 뗄 수 없었던 하늘의 궤적 the 2nd. 그 모습을 함께 확인해 보자.

한없는 고점을 위해 끝없는 저점에서 시작하는 하늘의 궤적 the 2nd = 게임조선 촬영

궤적 팬이라면 익숙한 그 화면 = 게임조선 촬영

전작과 마찬가지로 원작을 초월한 리메이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 = 게임조선 촬영
이러니 저러니해도 원작과 이 게임의 가장 큰 의의는 '에스텔과 요슈아' 이야기의 대단원일 것이다. 모든 것이 해결되나 싶었던 시점에 갑자기 요슈아가 이별을 고하고 사라지는 결말은 예나 지금이나 충격 그 자체였다. 에스텔도 게이머도 제정신으로 기다리기 어려울 결말이다. 전작의 결말을 이렇게 냈으니 누구라도 다음 이야기를 애타게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전작의 이야기가 '에스텔과 요슈아의 모험'이라면 이번작의 이야기는 '뒤늦게 중2병 온 남친 찾는 에스텔의 모험'이다. 요슈아의 비극적인 서사를 '중2병'으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하단 반론은 듣지 않겠다. 제대로 설명도 안하고 떠나놓곤 마지막까지 에스텔의 마음을 외면한채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려던 사내에겐 값싼 질책이다. 불만 있으면 다음 궤적 시리즈에서 에스텔과 결혼으로 사내다움을 증명하면 된다.
다행히 두 사람의 이야기가 원작과 이 게임에서 훌륭하게 마무리 되었고, 이번엔 기다림이 좀 더 짧았다. 1년 만에 돌아온 하늘의 궤적 the 2nd은 기다림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고, 20년 치 기대를 완벽히 충족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층 현대적으로 바뀐 그래픽은 이야기 몰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것에 일희일비하는 에스텔의 표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게임이 즐겁고, 그냥 지나치던 이벤트에도 감정을 담아 캐릭터와 함께 울고 웃게 된다.
특히 요슈아가 등장하는 장면은 개발진의 사심이 느껴질 정도다. 부품 좀 튀고 끝났던 원작과 달리 산산조각 나는 복제 요슈아, 꿈 속에서 요슈아의 머리를 들고 오열하는 에스텔, 에스텔과 비교되어 감정 기복이 더 적은 것처럼 느껴지던 요슈아가 마침내 흘린 눈물까지, 에스텔을 버리고 사라진 죄를 연출로 대신 값는 느낌이다.

너 같은 놈한테 우리 에스텔은 못준다! = 게임조선 촬영

하 우리 에스텔이 이런 표정을 짓다니 = 게임조선 촬영

너 이런 게임 아니였잖아... = 게임조선 촬영
당연하지만 새로운 그래픽은 에스텔과 요슈아의 이야기 밖에서도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나 전투 컷신이 그렇다. 그레이트 합체를 방불케하는 6단 합체 야양이나 갑자기 다 함께 일어나 삼바 춤을 추게 만드는 디바인 펭구를 위해서라도 차이스 서브 퀘스트는 꼭 다 수행해 보자.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은 장면은 바로 6장에 등장하는 달모어 시장의 전 비서 길 모씨. 개발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본작의 분위기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주인공들에게 치여 심하게 구른 길버트에게 공감한 것인지 개발자들이 힘을 모아 만든 듯한 가벼운 연출이 일품이다.
전작에서도 호평받은 전투 컷신은 이번에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기본 기술인 크래프트와 아츠는 물론 합동 기술 체인과 버스트, 그리고 필살기인 S크래프트까지 하나같이 눈이 즐거운 연출을 보여준다. 원작 팬이라면 상투스 노바의 인상적인 연출이나 상태 이상에 따라 카드가 바뀌는 저지먼트 카드 같은 연출에 감개가 무량할 것이다.

게임 분위기가 무겁다고 웃기는 장면에서 힘을 빼진 않았다 = 게임조선 촬영

우리 공주님 너모 예쁘게 나왔고 = 게임조선 촬영
다만, 그래픽이 현대적으로 바뀌었다고 하여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주로 쿼터뷰로 진행했던 원작과 달리 활동 반경과 시야가 입체적으로 변하면서 일부 퀘스트와 길 찾기 난이도가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물건 찾기와 사람 찾기 계열 퀘스트 들이다. 두 가지 모두 시각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늘어나면서 사전 지식 없이 해결하기 어려운 서브 퀘스트가 되었다.
예를 들어 '여덟 눈의 강철 괴물'은 '강철'인 물체도 많은데 '여덟' 개 무늬가 있는지 없는지 하나하나 찾아야 하고, 10년 전 가족을 찾는 퀘스트는 그 넓은 보스 시에서 사진 한 장 가지고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걸어봐야 한다. 공간이 평면에서 입체로 바뀐 만큼 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크게 늘어나 관찰에 자신 없는 게이머라면 나이트메어 전투보다 더 막막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실 그래픽 변화로 인한 정보량 증가는 전작 하늘의 궤적 the 1st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이번작에서 유독 길 찾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메인 퀘스트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일 것이다. 서브 퀘스트와 달리 필수 퀘스트니 피해갈 수도 없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괴도 블 모씨와 렌에게 분노가 쌓이게 된다.

내가 하늘을 쳐다볼 생각을 못해서 이걸 못봤네! = 게임조선 촬영

10년 못봤으면 그냥 남 하자 = 게임조선 촬영
전투 시스템은 원작을 기반으로 최근 궤적 시리즈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준다. 즉, 심볼 인카운터 형태에 일반 공격과 크래프트, 브레이브 러시를 섞은 퀵 배틀로 상대의 체력을 줄이거나 기절 상태로 만들고, 그대로 커맨드 배틀로 넘어가 브레이브 어택을 발생시켜 추격과 체인, 버스트로 전술적 우위에 서는 식이다. 물론 커맨드 배틀로 넘어가지 않고 퀵 배들에서 계속 피해를 누적시켜 전투를 끝낼 수도 있다.
아군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전투가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레이지 부스트'와 '레기온 부스트'가 게이머를 막아선다. 쉽게 말해 보스급 적들은 한 번에 쓰러지지 않고, 심지어 아군과 마찬가지로 S크래프트를 발동해 행동 순서를 무시하고 아군을 박살내기도 한다. 후반에 만나는 결사 멤버의 경우 높은 난이도에서 생각없이 아군을 배치해두고 마무리를 날렸다간 이어지는 레기온 부스트 발동에 S크래프트를 맞고 다 이긴 전투를 헌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자연스럽게 게임 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활용하게 된다. 캐릭터의 크래프트와 어빌리티에 맞춰 쿼츠를 배치하는 것은 기본, 모든 의뢰를 수행해 좋은 보상을 획득하고, 요리 보너스를 쌓아 능력치를 높이고, 리벨 왕국의 모든 물고기를 다 낚는 수준이 된다. 이쯤 되면 에스텔과 요슈아뿐만 아니라 게이머 자신이 A급 정유격사가 되는 기분이 든다.

크아악 살려다오 = 게임조선 촬영

다시 돌아온 테트리스 타임 = 게임조선 촬영

마법 공격 상태 이상 돌려돌려 돌림판 = 게임조선 촬영
하늘의 궤적 the 2nd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리메이크로 사례로 손꼽힐 것이다. 아니, 이 게임은 20년에 시간을 넘어 드디어 완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시절 우리가 상상하던 리벨 왕국, 그리고 에스텔과 일행들의 모험이 마치 현실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 울고 웃는 에스텔과 요슈아의 모습은 추억 이상으로 감동적이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전작 하늘의 궤적 the 1st를 먼저 해볼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에스텔의 감정, 요슈아의 감정, 리벨 왕국에서 반겨주는 동료들과의 만남은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 경험과 비교하면 찾기 퀘스트의 난해함이나 고난도 전투의 불합리함은 사소함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꼭 하늘의 궤적 the 1st와 the 2nd 연작을 플레이하길 바란다.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FC와 SC론 부족하다. 하늘의 궤적 the 1st와 the 2nd를 플레이하길 바란다. 하늘의 궤적이 왜 지금까지 회자되는지, 게이머들이 왜 클래식 JRPG에 감동하게 되는지 충분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하궤 리메이크의 가치는 역시 에스텔의 다양한 표정 = 게임조선 촬영

따님 제게 어머니를 주십쇼 = 게임조선 촬영

저는 에스텔이랑 티타 키워야해서 이만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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