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역을 나오자 평소 출퇴근 인파가 오가던 광장의 풍경부터 달라져 있었다. 콘솔 게임을 직접 즐기는 시연존부터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부스, 코스프레와 캐릭터 전시, 보드게임과 크리에이터 마켓까지. 건물 안팎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서로 다른 형태의 게임 문화를 차례로 만날 수 있었다.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산업진흥원과 게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GXG 2026(Game culture X Generation 2026)’이 11일 판교역 광장 일대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행사는 ‘게임, 문화로 즐기다!’를 콘셉트로 12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고 음악과 예술, 창작, 기술, 산업까지 연결하는 것이 행사의 방향이다.


올해 GXG는 프로그램을 크게 무대 ‘THE STAGE’, 체험 ‘THE PLAY’, 전시 ‘THE ART’, 산업·네트워킹 ‘THE FOCUS’, 외부 행사와 연계한 ‘THE FESTA’로 나눴다. 게임 플레이부터 코스프레, 인디게임, 음악, AI, 수출 상담까지 한 행사 안에 담은 구성이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하나씩 차근차근 직접 해보는 행사’라는 점이었다.
판교역 광장에 마련된 ‘GXG 플레이 라운지’에는 여러 대의 게임 시연 기기가 늘어섰다. 대형 원형 디스플레이와 레이싱 시트까지 준비된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자리에 앉아 게임을 즐겼고, 주변에는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플레이를 지켜봤다.




이는 올해 GXG가 강조한 ‘THE PLAY’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주최 측 역시 올해 체험 프로그램을 게임 플레이뿐 아니라 코스프레, 브랜드 이벤트, 대학생 개발작 등으로 확대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야외 공간에서는 게임 관련 기업과 기관이 꾸린 부스가 길게 이어졌다. 브롤스타즈 캐릭터를 활용한 대형 조형물은 멀리서도 시선을 끌었고, 매직빈게임즈를 비롯한 여러 참여 부스에서는 게임과 보드게임,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관람객이 머물렀다.

특히 텐트 아래 테이블을 가득 채운 보드게임 공간에서는 여러 명이 마주 앉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스크린 앞에 앉아야만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과 캐릭터, 사진 촬영까지 서로 다른 형태의 놀이가 한 공간에서 섞인 모습이었다.
올해 GXG에서 빼놓기 어려운 또 하나의 축은 코스프레였다.

판교역 중앙광장에는 관람객이 직접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GXG 코스튬 체험존’이 마련됐다. 의상 착용뿐 아니라 페이스 페인팅과 타투 스티커, 전문 촬영 등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게임 속 캐릭터가 되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새롭게 마련된 체험 콘텐츠 중 하나다.
그 옆에서는 스마일게이트와 RZCOS가 함께 꾸린 ‘GXG 코스튬 갤러리’가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전시 공간을 따라 ‘로스트아크’의 다양한 캐릭터 의상과 무기, 소품이 실제 크기로 늘어서 있었다.



게임 속 디자인을 화면에서 감상하는 것을 넘어 실제 제작물의 재질과 형태, 디테일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주최 측은 에스더부터 군단장까지 ‘로스트아크’ 세계관을 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이번 전시의 목표로 삼았다.
몰려든 인파를 이기지 못해 사진에는 모두 담기지 않았지만, 이날 코스프레 포토존 역시 상당한 존재감을 보였다.




RZCOS를 비롯해 에이크라운, 일러스타 파트너스, CSL, 코스텔라, 부산경상대학교 등이 참여해 각자의 코스프레를 선보이고 별도의 포토타임을 가졌다. 관람객들이 게임 캐릭터를 실제 인물의 퍼포먼스로 만나는 시간이 이어지면서, 코스프레는 부대 행사라기보다 이번 GXG가 ‘게임을 문화로 즐긴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주요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기능했다.
◈ [GXG2026] 에픽세븐 / 호반의 마녀 테네브리아 - M.항아
◈ [GXG2026] 니케 / 루피 - M.아무
◈ [GXG2026] 젠레스존제로 / 수나 오후의 티타임 - M.뮤
◈ [GXG2026] 리그오브레전드 / 세라핀 - M.아이
◈[GXG2026] 에픽세븐 / 에너제틱 메이드 클로에 - M.릴루
◈ [GXG2026] 리그오브레전드 / 아리 - M.은묘
[GXG2026] 에픽세븐 / 타마린느 - M.슈마
행사장을 판교 테크원 내부로 옮기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이곳의 중심은 ‘GXG 2026 × INDIECRAFT’였다.



건물 1층을 따라 수십 개의 소형 시연 부스가 촘촘하게 들어섰고, 작품마다 노트북이나 모니터, 컨트롤러를 배치해 누구나 바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자가 바로 옆에서 게임을 설명하거나 이용자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모습도 흔했다.
올해 인디크래프트에는 국내 부문 52개사와 챌린저 부문 20개사를 합쳐 총 72개사가 참여했다. GXG는 인디크래프트를 ‘THE FESTA’의 주요 협업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를 담은 국내 인디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한두 장르로 묶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양손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게임의 장르부터 아트 스타일까지 서로 다른 비주얼과 플레이 방식을 지닌 작품들이 이어졌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관람객의 연령과 게임 취향 역시 특정 부류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액션 게임 앞에서는 숙련된 이용자가 집중해 컨트롤러를 잡는가 하면, 밝은 분위기의 캐주얼 게임 부스에서는 어린 관람객이 가족과 함께 게임을 체험했다. 실험적인 내러티브 게임부터 액션, 캐주얼, 전략, VR까지 한 통로 안에 나란히 놓인 모습이 인디크래프트의 장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한쪽에는 브라질 게임 특별관도 별도로 자리했다. TUPI: The Legend of Arariboia 등을 비롯한 해외 인디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해 국내 개발작 중심의 공간에 또 다른 색깔을 더했다.









GXG가 올해 인디게임을 단순한 ‘전시 품목’으로만 다루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행사에서는 별도로 ‘Connect Fair K-Game 수출상담회’를 마련해 국내 인디게임 기업과 해외 퍼블리셔·바이어를 1대1로 연결하고, 퍼블리싱과 투자 및 글로벌 사업 협력을 논의하도록 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공간을 벗어나면 음악과 창작 콘텐츠가 그 자리를 채운다.
판교역 중앙광장에는 메인 스테이지가 설치됐고, 11일에는 지난해 GXG 사운드트랙 우승팀 ‘우주골치클럽’의 공연과 다이나믹 듀오의 축하 무대, ‘The 3rd GXG 사운드트랙’ 본선이 이어진다. 올해 본선에는 게임에서 받은 영감을 각자의 음악으로 풀어낸 6개 팀이 경쟁한다.

게임음악은 올해 GXG에서 단발성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GXG 사운드트랙 본선에 진출한 팀과 모티브 게임, 창작곡을 모은 별도의 아카이브 전시가 판교 테크원 2층에 마련됐으며, 12일에는 네오플 장애인 첼로 연주단 ‘앙상블 힐’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등이 참여하는 갈라 콘서트도 예정됐다.
여기에 일러스트와 굿즈를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마켓, 서브컬처 콘텐츠, AI를 활용한 게임 사운드 제작, 학생 개발작을 소개하는 캠퍼스 아케이드까지 더해진다. 신구대학교 게임콘텐츠과와 동서울대학교 메타버스게임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의 작품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현장에서 GXG 2026을 돌아보면 거대한 신작 발표회나 하나의 게임 시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반적인 게임 박람회나 동인 행사와는 인상이 다르다.
대신 판교역 광장과 주변 건물 사이를 걸으며 콘솔 게임을 해보고, 인디 개발자를 만나고, 실제 게임 의상과 코스플레이어를 보고, 보드게임을 즐기다가 무대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음악을 듣는 식이다. 하나의 게임을 깊게 보여주기보다 게임이라는 매체 주변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문화를 도시 공간에 펼쳐놓은 축제에 가깝다.
이는 올해 GXG가 전시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인디게임과 서브컬처, AI, 진로, 산업 프로그램까지 연결한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주최 측은 이를 통해 시민에게는 여러 형태의 게임문화를 경험할 공간을, 기업과 창작자에게는 자신들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협업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게임을 하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캐릭터를 현실로 옮기는 사람, 게임에서 받은 영감을 음악이나 굿즈로 다시 표현하는 사람까지. GXG 2026 현장의 가장 선명한 풍경은 이들이 판교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였다는 점이었다.
‘게임, 문화로 즐기다’라는 올해 슬로건은 그래서 현장에서 좀 더 구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만이 게임 문화를 즐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다. 이번 GXG는 그 주변에 이미 수많은 즐기는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판교역 광장 곳곳에 펼쳐 보이고 있었다.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승리의여신:니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