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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게임보다 오래 남는 팬덤… 서브컬처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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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업계에서 서브컬처는 더 이상 일부 마니아만의 장르가 아니다.
 
매년 수많은 서브컬처 게임이 등장하고,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신작 라인업에 서브컬처 게임을 하나둘 추가하고 있다.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같은 대형 행사에서도 서브컬처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이제 서브컬처 게임은 캐릭터를 이쁘게 뽑아낸다고 사랑받는 시대가 지났다. 캐릭터 디자인은 기본이고 전투와 콘텐츠, 스토리, 음악, 연출, 캐릭터의 설정과 관계까지 자연스럽게 맞물려야 한다. 라이브 서비스라면 꾸준한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운영도 필수다.
 
서브컬처 게이머는 특히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바라본다. 캐릭터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설정이 얼마나 일관된지, 스토리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까지 관심을 갖는다. 개발사가 캐릭터와 세계를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다루는지도 금세 드러난다.
 
훌륭한 비주얼, 훌륭한 게임성, 훌륭한 운영.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이 세 박자를 제대로 맞춘 게임이라면 팬들은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애정으로 보답한다. 
 
그리고 그 열매는 아주 달콤하다.
 

게임의 성공이 게임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모든 게임은 성공하면 그 자체가 강력한 IP가 되고 팬덤이 생긴다. 
 
하지만 캐릭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서브컬처 게임은 게임의 성공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으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게임에서 좋아하게 된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등장할 수 있고, 음악은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팝업스토어나 콜라보 카페가 열리고, 팬아트와 코스프레 같은 이용자들의 2차 창작도 활발하게 만들어진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관련 상품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는게 아니라 게임 속에서 만들어진 세계가 현실에서도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다. 팬에게 캐릭터는 게임을 종료했다고 함께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다.
 
책상 위에 좋아하는 캐릭터를 세워두기도 하고, 게임 음악을 평소에도 듣는다. 행사장에서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과 만나고, 코스프레를 하거나 그림을 그린다. 
 
2차 창작이 공식으로 흡수돼 확장된 대표적 케이스인 '도로롱'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가 훌륭한 예시로 들 수 있다. 잘 만든 게임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변하고 오프라인으로 급속히 확장해갔다. 팝업 스토어가 더현대 서울에서 열릴 때마다 항상 긴 줄이 생길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이 응집한다. 
 
왠만한 규모의 캐릭터샵에는 어딜 가도 한 켠에 니케의 굿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악을 활용한 오케스트라 콘서트마저 만석일정도로 니케는 게임의 영역을 벗어나 거대한 문화가 됐다.
 
 
 
니케는 서브컬처가 오프라인으로 활발히 뻗어나가는 대표 IP중 하나다
 
'블루 아카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에서는 2025년 4주년을 맞아 마쿠하리 멧세에서 3일간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같은 시기 아키하바라를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 팝업과 각종 협업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2025년 11월 킨텍스에서 이틀간 4주년 페스티벌이 개최돼 14,000원이라는 제법 높은 입장료에도 모든 표가 10분만에 매진, 총 14,000명이 방문한 서브컬처 게임 기준 역대 최고 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코믹마켓에 무려 1887개의 부스가 참여한 블루아카이브는 팬들의 2차 창작의 좋은 예시
 
그리고 이런 열기는 2차 창작으로 번져 새로운 문화가 된다. 공식이 준 텃밭아래서 상상력을 품은 팬들이 재생산하는 2차 창작의 범위는 그야말로 한계가 없다. 기상천외한 굿즈와 상상력 넘치는 회지, 온갖 코스프레와 팬 자체행사는 다시 공식의 새로운 문화로 확대 재생산된다.
 
게임이 잘돼 팬들이 모이고, 이 팬들의 니즈에 맞춰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그 팬 중 일부는 2차 창작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새로운 팬이 유입되는 서브컬처 IP가 가진 독특한 선순환이 완성된다.
 
개발사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소비하는 관계를 넘어 팬 역시 게임의 세계를 자신의 방식으로 즐기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적합한 장르가 바로 서브컬처 게임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반복될수록 게임과 팬 사이의 관계는 점점 깊어진다.
 
압도적으로 높은 팬들의 충성도
 
사실 위에 설명한 내용은 크게 성공한 여타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럼에도 이 글이 서브컬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팬들의 충성도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서브컬처의 팬들은 위에 설명한 게이머로서, 오프라인 행사의 손님으로서, 2차 창작의 주체로서 다른 장르의 팬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훨씬 강력한 행동력을 자랑한다.
 
서브컬처 팬들을 위한 여러 이벤트와 행사가 많다는 것은 그 팬들이 더 열정적을 행사에 참여한다는, 즉 그 IP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한 활동 더 적극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은 마음을 여는 순간부터 게임과 관련된 모든 것을 향유하고 싶어한다. 이는 굳이 글로 구구절절 쓰지 않아도 각종 서브컬처 행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열광하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앙상블 스타즈!! 드림 라이브 투어 10th에 모인 팬들
 
 
최근 19살 생일을 맞이한 미쿠도 이 방면에 빠질 수 없는 대표 IP다
 
조금 오래된 게임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2024년 코나미는 '도키메키 메모리얼'이라는 게임의 30주년 기념 라이브를 개최했다. 1994년 PC엔진으로 발매된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콘서트는 키라메키 고교의 전설의 나무를 기억한 팬들이 도쿄 다치카와 스테이지를 가득 메웠다. 
 
코나미는 이듬해 2025년 더 큰 규모로 콘서트를 개최하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 리마스터 작품 '도키메키 메모리얼 ~forever with you~ 이모셔널'을 다시 발매하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팬들을 통해 나름의 인기를 구사해 곳곳에서 팝업 스토어까지 열리고 있는 중이다.
 
당시 도키메키 메모리얼 1편은 그 시대를 통째로 씹어먹을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 게임이지만 이후 동일 IP로 나온 게임은(그 후 후속편은 모두 캐릭터가 다른 별개의 게임이라 제외) 1999년 '도키메키 메모리얼 드라마 시리즈 Vol.3'가 마지막, 더 넉넉하게 잡아 모바일 이식판을 감안해도 2004년이 마지막 게임이었다. 
 
잘 만든 게임의 팬들은 20년도 기다려준다는 강력한 증거다.
 
도키메키메모리얼 30주년 콘서트 현장. 사진=TOKYO MX 이벤트 공식 X
 
 
20년만에 재회한 키라메키 고교 동창회. 사진=TOKYO MX 이벤트 공식 X
 
 
그 인기는 2026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처: TOKYO MX /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게임보다 오래 남는 팬덤
 
독일의 철학자 막스 셸러는 인간을 '사랑하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서브컬처 게임을 보고 있으면 꽤 절묘하게 들어맞는 말이다. 서브컬처 게임의 팬들은 단순히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캐릭터를 좋아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세계관 자체에 애정을 갖는다.
 
그리고 그 애정은 때때로 게임의 수명보다 오래간다.
 
게임은 언젠가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다. 새로운 게임기가 등장하고 그래픽과 유행도 수시로 바뀌는 세상이다. 하지만 한때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와 그 게임을 즐겼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득한 추억이 되어 팬들의 머릿속 한켠에 남는다.
 
1994년 등장한 후지사키 시오리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팬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오래오래 사랑받는 IP.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말이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이 목표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고 싶은 게임사라면 한 번 귀 기울여볼 만하다.
 
귀사의 게임이 세계인의 머릿속에 강렬한 추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길. 어쩌면 그 답 가운데 하나가 서브컬처일지도 모른다.
 
시유의 15주년 기념 부활 프로젝트도 결국 팬들의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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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nlv168_54364 포핸드
  • 2026-09-13 14:11:37
  • 서브컬쳐 게임이나 만화 잘모르는데 구 와우인 강쿠이사마덕에 매번 잘 보고있음
    팬덤은 지갑이 빵빵하다구!
  • nlv114_655846 Fellos
  • 2026-09-14 17:22:55
  • 서브 컬쳐 관련 행사 열리는 것들 보면 언제 이렇게 시장이 커졌나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