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게임즈의 차세대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RX'가 베일을 걷고 글로벌 이용자들과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니메 엑스포 2026'에서 첫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선보이며 전 세계 42만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일본 '도쿄게임쇼 2026' 참가까지 확정했다. 지난해 사내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여온 '프로젝트 RX'가 올해부터 글로벌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며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애니메 엑스포는 단순히 새로운 게임을 알리는 자리에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보여줬던 '캐릭터와 함께 살아가는 이세계'라는 프로젝트의 지향점을 실제 공간과 체험 콘텐츠로 옮겨놓으면서 '프로젝트 RX'가 어떤 경험을 추구하는 게임인지 처음으로 이용자들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로젝트 RX'는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넥슨게임즈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플레이어가 함께 살아가는 '이세계' 구현을 목표로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고품질 3D 그래픽과 캐릭터와 함께 즐기는 생활 콘텐츠,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젝트 RX'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이용자들과 만난 장소는 북미 최대 규모 애니메이션 문화 축제 애니메 엑스포였다. 로스앤젤레스 컨벤션 센터 메인 전시장 사우스 홀에 마련된 '프로젝트 RX' 부스는 게임 속 주요 공간을 모티브로 한 서양풍 저택 형태로 꾸며졌다. 지금까지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게임의 분위기를 실제 공간으로 옮겨놓은 셈이다.

부스의 핵심은 화려한 전시물보다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이었다. 관람객이 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캐릭터를 음성으로 부르면 캐릭터가 이에 반응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한 채 가위바위보를 즐길 수 있는 인터랙션 콘텐츠가 마련됐다. 단순히 화면 속 캐릭터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행동에 캐릭터가 직접 반응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미니에, 오하나, 샤미, 메를링 등 주요 캐릭터를 현실에서 재현한 코스플레이어와 저택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 이벤트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같은 콘텐츠가 단순히 행사를 위해 만들어진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민서 '프로젝트 RX' PD는 애니메 엑스포 패널 세션에서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서로 눈을 바라보며 가위바위보를 하는 '교감의 경험' 자체가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애니메 엑스포에서 선보인 체험 콘텐츠는 아직 구체적인 게임 시스템이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 RX'가 어떤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는 그동안 공개된 '프로젝트 RX'의 모습과도 연결된다.
지난해 공개된 인게임 티저 영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화려한 전투나 거대한 적이 아니었다. 응접실과 방, 정원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책을 읽고 요리를 하거나 서로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는 캐릭터들의 모습이었다. 작품이 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은 캐릭터들이 실제로 그 세계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같은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느낌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아직 실제 게임의 구체적인 시스템을 확인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과 이번 오프라인 콘텐츠를 관통하는 '프로젝트 RX'의 핵심 질문은 비교적 선명하다.
'프로젝트 RX'를 둘러싼 높은 관심에는 제작진의 이력도 빼놓을 수 없다. '블루 아카이브'의 한국 및 글로벌 서비스를 총괄했던 차민서 PD가 개발을 이끌고 있으며,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유나물(YutokaMizu)이 아트 디렉터로 참여하고 있다. 2024년 첫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을 당시부터 국내외 서브컬처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화제가 된 이유다.

이번 애니메 엑스포에서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프로젝트 RX' 부스는 '블루 아카이브' 부스와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됐으며, 두 작품을 함께 체험하는 스탬프 랠리를 비롯한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IP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RX'가 궁극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은 '블루 아카이브 제작진의 신작'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느냐다. 이번 행사에서 캐릭터와의 '교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그 첫 번째 답변으로 볼 수 있다.
프로젝트를 둘러싼 움직임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히 빨라졌다. 2024년 첫 티저 이미지를 통해 존재를 알린 뒤 지난해 인게임 티저 영상을 공개했고,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9월 사내 테스트를 진행해 얻은 피드백을 토대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올해 들어 공식 SNS 채널을 개설하며 이용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에 나선 데 이어 애니메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을 만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애니메 엑스포 종료 직후 공식 채널을 통해 "다음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프로젝트 RX'는 곧바로 오는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도쿄게임쇼 2026 참가를 확정했다.

북미 최대 서브컬처 행사에서 일본 최대 게임쇼로 무대를 옮기는 셈이다. 특히 일본은 같은 IO본부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해 대표적인 서브컬처 IP로 성장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프로젝트 RX' 역시 TGS를 통해 일본 이용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정보 공개의 단계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와 짧은 영상으로 프로젝트의 분위기를 전달했던 시기를 지나 사내 테스트를 거쳤고, 이제는 공식 SNS와 글로벌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직접 게임의 방향성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식 게임명과 구체적인 게임 시스템, 전투 방식, 서비스 일정 등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많지만, 적어도 '프로젝트 RX'가 본격적인 대외 커뮤니케이션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애니메 엑스포에서 '프로젝트 RX'가 보여준 것은 완성된 게임의 모습이 아니라 이 게임이 궁극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경험에 가까웠다.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캐릭터를 부르고,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가위바위보를 한다. 작은 경험이지만 '캐릭터와 플레이어가 함께 살아가는 이세계'라는 개발진의 설명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충분했다.
차민서 PD는 TGS 2026 참가에 앞서 "지금까지 '프로젝트 RX'에 계속 높은 관심을 보내주신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보내주신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 중이며, 앞으로 순차적으로 공개될 콘텐츠에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오는 9월 도쿄게임쇼로 향한다. 첫 글로벌 오프라인 무대에서 '프로젝트 RX가 추구하는 경험'을 보여줬다면, 다음에는 그 경험이 실제 게임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줄 차례다. 2024년 한 장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던 '프로젝트 RX'가 사내 테스트와 첫 글로벌 오프라인 공개를 지나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 중 하나로 향하고 있다. 아직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은 만큼, 도쿄게임쇼에서 그 베일이 얼마나 더 걷힐지 기대가 모인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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