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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3D FPS가 95KB? 외계인 고문 의심되는 저용량 게임들

작성일 : 2021.03.21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스팀에선 '발하임'이라는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일 출시된 이 게임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샌드박스 생존 게임입니다. 발하임은 수많은 콘텐츠와 뛰어난 자유도로 여드레 만에 100만 장, 보름도 안되어 200만 장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수많은 콘텐츠를 담은 이 게임의 용량이 불과 1GB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캐릭터는 다소 투박하지만, 뛰어난 오브젝트 퀄리티와 광원 효과, 전투는 물론 채집할 때도 박진감을 느낄 수 있는 타격감, 생존 게임의 필수 요소인 다양한 제작 물품까지 1GB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게임계에는 발하임처럼 당시 기술력으로 만든 게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용량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극한의 절약을 보여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1MB 안에 무려 게임 두 개 분의 지역을 넣은 '포켓몬스터 금·은', 3D FPS인데 용량은 95KB밖에 안되는 '.Kkrieger'가 있겠습니다.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닌텐도의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게임 시작 직후 물음표 상자와 굼바의 절묘한 배치, 달리기와 점프만 있으면 모든 스테이지를 공략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 다양한 기물 배치로 상승하는 난이도까지 플랫포머라는 장르에 길이 기억될 명작이죠.

게임 개발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용량은 무려 40KB. 게임보다 게임을 찍은 스크린샷의 용량이 더 큰 것으로 유명한 기적의 용량 다이어트를 자랑합니다. 잘 알려진 방법으론 색상 절약과 동일한 패턴 반복 등이 있습니다.

마리오 하나만 보더라도 세 가지 색만으로 묘사했고, 마리오에 사용된 색이 물음표 상자에도 사용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색상의 종류를 줄였습니다. 배경 패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밑 부분을 자르고 파랗게 칠해 여러 개를 땅 위에 배치하면 수풀이 됩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당시 게임들의 기본 소양에 가까웠지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처럼 기기 용량을 한계까지 쓰면서 정교한 그래픽을 구현한 게임은 드물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자주 쓰이는 색과 비슷한 오브젝트를 찾을 수 있다

■ 포켓몬스터 금·은

저용량 게임을 논할 때 이 게임을 빼놓을 수 없죠. 바로 8~90년 대 유저들의 추억을 담은 포켓몬스터 금·은입니다. 특히 한국 유저들은 한국어 버전으로 즐긴 첫 번째 포켓몬스터 게임이었기에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포켓몬스터 금·은은 출시 직후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100마리나 늘어난 포켓몬, 새로운 타입인 강철과 악, 요일과 시간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이벤트, 포켓몬 교배와 유아 포켓몬까지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됐습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가 열광한 것은 바로 전 버전의 무대인 '관동 지방'의 추가였습니다. 즉, 포켓몬스터 금·은은 한 게임 내에 두 게임 분량의 지역이 담긴 것입니다.

한 게임 안에 두 지역이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닌텐도의 전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의 실력 덕분입니다. 당시 HAL 연구소 사장이었던 이와타 사토루는  압축 프로그램을 개발해 포켓몬스터 금·은의 용량 문제를 해결해 줬으며, '포켓몬스터 적·녹'의 해외 버전 분석 작업, '포켓몬스타디움'을 위한 포켓몬의 전투 프로그램 해석까지 해내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다소 누락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전 버전과 거의 동일한 크기의 관동 지방과 많은 포켓몬 유저들이 추억으로 손꼽는 레드와의 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관동 지방 이벤트는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성도쪽은 재밌는게 많았다

■ .Kkrieger

비교적 최근 사례로는 2004년에 출시된 '.Kkrieger'가 있습니다. 독일의 개발사 '.theprodukkt'가 개발한 이 게임은 3D FPS지만 무려 용량이 95KB에 불과한 게임입니다.

이런 용량이 가능했던 이유는 게임 텍스처를 직접 저장한 것이 아니라 생성 이력과 코드를 저장했기 때문입니다. 게임 내 각 오브젝트는 코드에 따라 생성, 변형되기 때문에 매우 적은 용량으로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CPU에 많은 부담을 주지만, 출시 17년이 지난 시점에선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3D 그래픽뿐만 아니라 사운드까지 완벽하게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총 발사음부터 피격음, 점프 기합 소리, 배경 음악까지 갖출 것은 모두 갖췄습니다. 이것 역시 음악을 직접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MIDI 데이터를 읽어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방식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용량이 작은 만큼 콘텐츠 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이 게임 자체가 저용량을 위해 만들어진 만큼 본연의 목적을 훌륭히 달성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스크린샷이 270KB인데 게임이 95KB라면 믿어집니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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