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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아아― 죽이는 『달』이다... 제목부터 '달' 게임

작성일 : 2021.02.07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필자는 '달빠'입니다. 달빠란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 게임을 좋아하는 '오타쿠' 사이에서도 '타입문'이라는 회사의 작품을 극렬하게 좋아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필자를 열광시킨 소식이 있었으니 바로 타입문의 초기 대표 작품인 '월희'의 리메이크였습니다. 월희는 어두운 분위기와 독특한 설정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달빠를 양산했습니다.

이 게임의 제목인 월희는 또 다른 주인공이자 달의 공주 '알퀘이드 브륜스터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알퀘이드는 사람의 피를 마시는 흡혈귀입니다. 달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월희뿐만 아니라 '월하의 야상곡'이나 '효월의 윤무곡' 같이 제목에 달이 들어가는 작품 중엔 흡혈귀와 관련된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제목에 달이 들어간다고 해서 꼭 흡혈귀가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달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 관측 대상 중 가장 가깝고, 삭월을 제외하고 매일 밤 볼 수 있기 때문에 작품 내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투 더 문'에서 달은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요소였죠. 이처럼 달은 다양한 게임 속에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나타내거나 작품의 핵심을 나타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이번 조선통신사는 월희의 리메이크를 기념해 제목에 달이 들어간 게임을 찾아봤습니다. 그중에서도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유명 게임 네 가지를 골라봤습니다.

■ 월희 -A piece of blue glass moon-

2020년 12월 31일 경자년의 마지막 밤, 전 세계 오타쿠들을 흥분시킬만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타입문의 대표 작품인 월희가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리메이크 된다는 것입니다. 2000년 출시된 게임이 무려 21년 만에 리메이크되는 것입니다.

사실 월희 리메이크는 오타쿠들 사이에서 일종의 웃음 요소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리메이크 제작 소식은 2008년 처음 나왔지만, 무려 12년이 지난 2020년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겨우 정식 출시가 결정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월희 리메이크는 비슷한 처지였던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의 애니메이션, '우마무스메' 정식 출시와 함께 이루어질 수 없는 오타쿠의 3대 꿈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가지 버섯의 한 마디가 전 세계 흩어진 달빠 마음에 불을 지폈다 = 트위터 이용자 '@mokkoritintin' 그림 갈무리

월희 리메이크는 그동안 공개된 정보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캐릭터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원작인 월희부터 첫 파생 작품인'진월담 월희', 외전 작품인 '카니발 판타즘', 격투 게임 '멜티 블러드'까지 20년 간 많은 작품에서 보여준 디자인이 드디어 바뀐 것입니다. 특히 흡혈귀 루트의 핵심 캐릭터인 알퀘이드와 '시엘'의 디자인은 원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알퀘이드의 의상은 기존의 보라색 긴 치마와 검은색 구두에서 검은 미니스커트에 롱부츠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보라색 치마는 촌스러운 월남치마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막상 월희 리메이크의 디자인이 공개되고 나니 너무 많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시엘의 경우 의상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디자인이 바뀌었습니다. 단발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엘의 가장 큰 특징인 이마가 드러나는 5:5 가르마가 사라지면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된 것입니다. 예뻐지긴 했지만, 시엘만의 매력이 사라져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밖에는 세계관이 확장을 고려해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원작의 경우 매장 기관의 다른 대행자나 사도 27조의 공석, 토오노 분가 등 매력적인 설정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팬이라면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츠키 붐은.... 온다!

■ 악마성 드라큘라 X 월하의 야상곡

달과 흡혈귀 하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메트로바니아의 시초로 불리는 '악마성 드라큘라 X 월하의 야상곡'이죠. 한국 팬에겐 해외판 이름인 '캐슬바니아 밤의 교향곡'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해 지나칠 수도 있지만, 악마성 시리즈는 이 월하의 야상곡부터 '효월의 원무곡', '창월의 십자가', '서클 오브 더 문' 등 달이 들어간 제목을 자주 채택했습니다.

월하의 야상곡과 기존 '악마성'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기본 주인공인 '알루카드'의 존재입니다. 우락부락한 근육에 채찍을 휘두르며, 바바리안 같은 야성미를 물씬 풍겼던 벨몬트 집안의 전작 주인공들과 다르게 알루카드는 미형의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게다가 드라큘라의 아들이라는 설정답게 첫 등장 땐 적을 일격에 해치우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근데 사신 때는 왜 그랬나요 알루카드씨

주인공이 바뀌면서 무기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알루카드는 벨몬트 집안의 상징 같은 채찍 대신 '알루카드 소드'라는 전용 무기를 사용합니다. 악마성 시리즈의 대표 사기 무기인 '발만웨'도 바로 이 작품에서 등장하죠.

게임 플레이 면에서는 선형 구조를 보여준 기존 작품들에서 벗어나 비선형 구조로 바뀐 부분이 눈에 띕니다. 초기 작품과 다르게 게임이 복잡해 아쉬움을 표하는 팬도 있지만, 무수히 많은 숨겨진 요소와 탐색의 재미, 다양한 아이템 등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에 많은 팬에게 여전히 최고의 악마성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 인기 덕분에 거치 콘솔부터 휴대용 기기, 모바일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됐다

■ 포켓몬스터 울트라문

'포켓몬스터'에도 달과 관련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7세대 작품인 '포켓몬스터 문'과 '포켓몬스터 울트라문'입니다. 

포켓몬스터 울트라문의 메인 전설 포켓몬 '루나아라'은 이름 그대로 달을 모티브로 한 포켓몬입니다. 이름인 루나아라는 라틴어로 달과 날개의 합성어죠. 이름뿐만 아니라 겉모습 역시 어두운 밤에 보름달이 뜬 배색을 하고 있으며, 에너지를 모아 풀문 페이즈가 되면 하얗게 빛나는 둥근 보름달 모습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또 다른 전설 포켓몬 '네크로즈마'와 합체했을 때도 유지됩니다.


이름부터 디자인까지 달 그자체인 루나아라

달과 직접 연관된 포켓몬은 아니지만, 달을 떠올릴만한 요소를 보여준 포켓몬도 있습니다. 바로 '루가루암'의 한밤중의 모습입니다. 한밤중의 모습은 '암멍이'를 밤에 진화 시켰을 때 포켓몬이며, 그 외형이 마치 달을 보면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처럼 포켓몬스터 울트라문은 달을 모티브로 한 전설 포켓몬, 하와이라는 독특한 배경, 개선된 포켓몬 육성 등 게이머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변질된 스토리, 사라진 전국 도감, 허울뿐인 레인보우 로켓단 등 개선점보다 부족한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출시 전 광고 문구 '더 이상 이곳은 당신이 알던 알로라가 아니다'와 정반대로 팬들이 알고 있던 그 알로라와 큰 차이가 없어 팬들을 아쉽게 만든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상대하다보면 부모님 안부를 물어보게 되는 그 적폐 때문에 더 열받는다

■ 투 더 문

마지막으로 살펴볼 작품은 '투 더 문'입니다. 투 더 문은 죽음을 앞둔 노인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그의 삶을 추적하고, 새로운 추억을 선사하는 게임입니다. 'RPG 만들기'로 만든 게임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으로 다양한 플랫폼에 이식됐습니다.

이 게임에서 달은 제목 그대로 노인이 가고 싶어 하는 장소이자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요소로 등장합니다. 처음 이 게임을 접한 게이머는 게임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은 '달에 가고 싶다'는 노인의 소원에 당황하게 되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노인의 삶을 되돌아본 후엔 먹먹한 가슴을 움켜쥐게 됩니다. 비단 이 소원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배치된 복선 덕분에 플레이 내내 놀라움과 긴 여운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러 번 할수록 여운이 남는 작품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게이머의 개입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이나 퍼즐 요소가 지나치게 단순해 어드벤처 게임 특유의 탐사하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안해도 훌륭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음악, 뛰어난 연출 덕분에 다시 한번 플레이하게 되는 매력이 넘쳐납니다.

투 더 문은 PC버전 첫 출시 이후로 모바일과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됐습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새로 만들어졌고, 한국어까지 지원해 한층 더 깊은 여운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전미가 오열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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