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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보드게임이 있다? 1인 보드게임 베스트3

작성일 : 2020.09.27

 

코로나19 이슈가 발생하면서 게임계는 극과 극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집에서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의 대표주자인 만큼 역대급 매출을 찍으며 승승장구하는 게임사가 있는가 하면 오프라인 행사가 제한되면서 홍보 수단이 마뜩잖은 게임사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기도 하죠. 그래도 대부분 게임은 어디서든 혼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유용한 취미 생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직접 만나서 함께 즐기는 보드게임 시장은 제법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국내 최대 보드게임 행사인 보드게임 콘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대부분의 행사는 취소가 됐습니다. 보드게임은 직접 현장에 가서 플레이를 해보고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프 행사가 막힌 현재로서는 보드게임 시장은 큰 악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 오프라인 행사뿐 아니라 보드게임을 즐기는 소모임 등도 제동이 걸리면서 보드 게이머 입장에서도 플레이에 제약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모여야 게임을 하는데, 모일 수 없는 상황 때문이죠.

 그런데 재미난 점은 이른바 '보드게임 덕후'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보드게임의 손을 놓지 않습니다. 바로 1인 보드게임이 있기 때문이죠. 부루마불이나 젠가, 할리갈리 정도의 보드게임을 알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보드게임을 혼자 한다고?"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올 수 있는데요.

많은 보드게임이 2인 이상부터 지원을 하는 것이 맞지만, 근래 들어 보드게임은 1인 플레이까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게임이 '2~4인용', '3~6인용'과 같은 형태로 나왔다면 요즘 게임은 '1~4인용'과 같은 방식으로 출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드게임 최대 포럼인 '보드게임 긱'에서는 플레이어로부터 특정 게임을 즐기기 가장 좋은 인원수를 투표로 추천받는데, 1인 플레이가 가장 추천받는 게임도 존재하니 놀랄 노자입니다.

그럼 국내 보드 게이머들이 즐기는 1인 보드게임은 어떤 것이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 덱빌딩 RPG의 진수 판타지 테마 보드게임 '메이지 나이트'

비디오 게임계에는 유명한 게임 개발자가 있습니다. 코지마 히데오처럼 네임드화 된 것 게임 개발자가 그 예죠. 보드게임 업계에서도 유명한 게임 작가가 존재합니다. 그중 그야말로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블라디 크바틸입니다.

보통 게임 개발자는 자신이 주력으로 만드는 장르에서 강세를 보이기 마련입니다. MMORPG를 만들던 사람은 MMORPG를 잘 만들고, 스포츠 게임을 잘 만드는 사람은 스포츠 게임으로 후속작을 많이 하죠. 그런데 블라디 크바틸은 출시하는 게임마다 전혀 다른 결로 유명합니다. 어떤 때는 파티 게임을 만들다가도 어떤 때에는 극한의 RPG, 어떤 때에는 실시간 협력 게임을 만들어냅니다.

블라디 크바틸의 대표작이라면 문명 테마의 보드게임 '쓰루 디 에이지스'가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이 바로 메이지 나이트입니다. 마법사 기사라는 기묘한 네임의 이 보드게임은 판타지 테마의 보드게임입니다. 전 세계 최대 보드게임 사이트인 보드게임긱에서 현재 2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으로, 게임 자체는 1~4인용이지만, 1~2인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메이지 나이트는 플레이어는 하나의 영웅 캐릭터를 붙잡고, 시나리오의 엔딩을 보는 형태의 게임입니다. 기본 진행 방식이 덱빌딩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PC 게임인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유사한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신, 맵이 있고 각 지역마다 고유의 몬스터들이 튀어나오고, 이동, 몬스터 속성, 공성 공격, 속성 공격, 원거리 공격에 아티팩트라는 특수한 기물, 전투를 돕는 용병까지 부릴 수 있어 덱 구축의 재미와 탐험의 재미가 뛰어난 게임입니다.

또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다수 있고, 등장하는 카드들이 매번 바뀌면서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 새로운 전략, 새로운 탐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레벨업을 하면서 캐릭터가 점점 강해지기 때문에 육성의 재미도 충분합니다.

다만, 세세한 룰이 많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 것이 메이지 나이트의 단점입니다. 첨부된 게임 설명서를 전부 합치면 50페이지 정도의 분양이 되는 만큼 룰적인 압박이 큰 편입니다. 비디오 게임에서는 자동으로 계산해 주던 수치를 직접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가 나올 수도 있어 보드 게이머 사이에서도 '에 러플 없이 하기 힘든 보드게임'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룰을 익히면서까지도 도전해볼 만한 게임인 것은 확실합니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정직하게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기 때문에 숙련자 2인이 플레이해도 최소 2~4시간 걸리며, 3인 이상이 가면 5시간 이상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 지치기 때문에 보통 혼자서 시나리오 엔딩을 보는 방식으로 플레이하거나 2인 플레이 정도가 인기가 많습니다.

모든 확장을 포함한 메이지 나이트 얼티밋 에디션 한글판을 앵그리 라이언게임즈가 발매했으며, 1쇄 당시에는 펀딩을 통해 1억 원 이상을 찍으며 인기를 입증했으며, 현재 1쇄의 오류가 수정된 2쇄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 카빨망 주빨망 어드벤처 게임 '로빈슨 크루소: 저주받은 섬의 모험'

메이지 나이트가 판타지 테마의 모험이라면, 보다 피아의 '로빈슨 크루소: 저주받은 섬의 모험(이하 로빈슨)'은 극한의 생존기를 다룬 보드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서 47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게임은 기본 1~4인 보드게임인데, 베스트 인원이 표기가 되지 않은 흔치않은 게임입니다. 1~4인까지 매번 상황이 급변하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해 주기 때문에 모든 인원의 추천 수가 비슷한 게임입니다.

앞서 언급한 메이지 나이트가 전략적인 게임이라면, 로빈슨은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카빨망과 주빨망이 핵심인 보드게임입니다. 조난당한 섬에서 움막을 치고 동물을 사냥하고, 식량을 모아가며 생존하는 이 게임은 당연하게 카드를 통해 시련이 닥쳐오고, 주사위를 통해 성공과 실패 여부를 체크하는 등 극한의 운 요소가 담겨 있습니다.

재미난 점은 특정 카드를 사용해 특정 행동을 하면 그게 후에 나비효과가 돼 어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움막을 허술하게 지어두면 후에 비가 올 때 이벤트가 발생해 움막이 무너지며 체력이 깎인다거나, 상한 음식 카드를 사용하면 즉시 체력은 회복하지만 후에 식중독이 일어나는 등 마냥 즐겁지 않은 치열한 현실성을 보여줍니다.

한편, 로빈슨은 시나리오에 따라 극과 극의 분위기를 내는 것도 하나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평범한 조난기 시나리오가 있는가 하면 오컬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해적 시나리오도 있고, 화산 분화구가 폭발하는 시나리오도 있어 게임의 리플레이성을 올려줍니다. 물론 리플레이성은 둘째치고 폭발하는 카드와 주사위로 엔딩을 보기도 힘들지만 말이죠.

로빈슨은 1인 플레이 시 프라이데이와 개라는 추가 NPC가 플레이를 도와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때문에 1인 플레이 시와 다인 플레이 시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로빈슨은 보드 피아에서 국내에 한글판으로 정식 출시했습니다. 1판의 경우 오래전에 절판이 났고, 2판의 경우 올해 펀딩을 통해 판매됐습니다. 현재 중고거래 외에는 구할 방법이 없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네요.

◆ 무한 증식하는 인간을 막아라! 디펜스 보드게임 '정령섬'

마지막으로 손꼽히는 1인 보드게임은 '정령섬'입니다. 

앞선 게임이 인간을 조종해 시나리오를 보는 형태의 게임이었다면, 정령섬은 반대의 구도를 가지고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정령 섬의 정령이 되어 문명을 발달시키고 섬을 오염시키는 인류를 벌하는 형태의 게임입니다. 끊임없이 인구를 늘려가며 쳐들어오는 인류를 막는 디펜스 형식의 보드게임으로 1~4인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긱 순위는 현재 13위로 베스트 인원은 2인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1~4인이 즐겨도 동일한 재미를 선사해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다른 보드게임이 돌아가며 플레이를 하기에 인원이 늘어날수록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는데, 정령 섬은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 진행을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간의 논의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플레이 타임이 확연하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미친 듯이 몰아치며 자연을 오염시키는 인간의 충격적인 행태(?)를 확인할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페이즈가 딱딱 구분이 돼 있어 계획적으로 인간을 몰아내고 섬을 정화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게임오버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체계적인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다인 플레이 시에는 플레이어 간의 연계 콤보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1인 플레이 시에는 자신의 정령 효과만으로 공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정령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식과 전혀 달라지는 것이 정령 섬을 혼자 즐기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령섬은 작년 보드엠에서 발매한 후 완판되면서 현재 중고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올해 정령섬 확장인 가지와 발톱을 비롯해 원판까지 재출시가 예고돼 있어 작년에 정령섬을 구하지 못한 보드 게이머들이 출시일 만을 손에 꼽고 있습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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