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수표

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창간21] 님 카드 멀녹선? 시대를 풍미한 '수집형 카드 게임' 4선

작성일 : 2020.09.12

 

창간 주제인 '미래'를 정하고 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20세기 끝자락에서 상상한 미래의 전화기는 화상 통화가 가능한 수준에 그쳤지만, 현재 우리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당시 상상했던 전자기기들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변화를 만들어냈는데 전자기기 발달과 함께 발전해온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게임의 변화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트레이딩 카드 게임'에서 파생된 '수집형 카드 게임(Collectible Card Game)'이다. 수집형 카드 게임은 스마트폰의 큼지막한 화면과 높은 해상도를 십분 활용해 양질의 일러스트가 담긴 카드로 이용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그 결과 수많은 국가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예쁜 일러스트 카드를 얻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재화를 투자하는 모습은 이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이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초기에는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나 마이티 크래프트의 '확산성 밀리언 아서' 같은 일본 출신 게임이 대세였으나 '소녀전선', '벽람항로', '명일방주' 등 미소녀 요소를 강조한  중국발 게임이 성황을 이뤘다. 한국에서도 Live 2D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스티니 차일드'나 어반 판타지를 표방한 '카운터사이드' 등 다양한 수집형 카드 게임이 등장했다. 이처럼 수집형 카드 게임이라는 장르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성장했으며, 이제는 모바일 차트 순위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성을 갖추게 됐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각각의 작품들은 카드를 수집한다는 기본 틀 위에서 장르의 변주나 새로운 일러스트 기술의 도입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들 게임은 과연 어떤 요소로 수집형 카드 게임이라는 장르를 선도할 수 있었을까?

■ 태초에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가 있었다

수집형 카드 게임 중 한국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것은 이후 설명할 '확산성 밀리언 아서'지만, 이 장르를 논할 때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이하 바하무트)'를 빼놓을 수 없다. 바하무트는 수집형 카드 게임이 아니라 트레이딩 카드 게임에 속하지만, 이 게임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둔 덕분에 소셜 게임과 카드 게임을 합친 작품들이 대거 출현하게 됐다. 즉, 모바일 트레이딩 카드 게임과 모바일 수집형 카드 게임의 교두보 역할을 한 게임이라고 하겠다.

바하무트는 카드를 수집하고, 성장시켜 자신의 덱을 만들고, NPC 및 PC와 대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력 카드에 다른 카드를 합성시켜 레벨과 스킬을 성장시키는 수집형 카드 게임의 기본 방식을 따르며, 다른 트레이딩 카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카드 거래와 카드 뽑기 시스템을 지원한다. 게임 방식만 놓고 본다면 트레이딩 카드 게임 방식에 카드 성장이라는 RPG 요소를 더한 수준으로 특별한 눈에 띄는 부분이 없어 보인다.

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요인은 게임 시스템이 아니라 일러스트 퀄리티 덕분이다. 희귀 카드는 물론 저등급의 흔한 카드까지 미려한 일러스트를 제공했으며,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얻기 위해 수 십,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 특히 '다크엔젤 올리비에'는 거래 불가 카드로 친구 초대 및 사전 예약 외에는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사전 예약 코드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바하무트의 전무후무한 성공은 일러스트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고, 이후 수많은 소셜 카드 게임 등장의 신호탄이 됐다. 현재 바하무트는 일본에서만 서비스 중이며, 일러스트는 '섀도우버스'에서 활용되고 있다.


바하무트는 죽어서 일러스트를 남겼다 = 섀도우버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님카멀녹선! 희대의 명언을 남긴 '확산성 밀리언아서'

바하무트 이후 등장한 수집형 카드 게임 중 국내에서 가장 유명했던 게임은 역시 '확산성 밀리언아서'일 것이다. 외적으로부터 브리튼을 지키기 위해 '엑스칼리버'에게 선택받은 백만 명의 '아서'라는 독특한 설정을 선보인 이 게임은 '괴리성 밀리언아서'와 '반역성 밀리언아서', '교향성 밀리언아서' 등 다양한 후속작을 남기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나친 신작 남발은 오히려 독이 되어 콘텐츠 부족을 야기했으며, 이 상황에서 기사단 콘텐츠 실패와 개발자 이탈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등장 3년 만에 그 막을 내렸다.

확산성 밀리언아서는 짧고 굵게 등장했다가 사라졌지만, 이후 등장하는 수집형 카드 게임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시스템을 사용해 장르의 틀을 잡았다. 대표적으로 메인 화면에 게임 캐릭터의 스탠딩 일러스트가 등장하는 부분과 가로형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많은 수집형 카드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양식이다.

한국에서는 '감사형 춘향'과 '특이형 석탈해', '설화형 심청' 같은 고유 카드가 만들어지는 등 공격적인 운영을 진행했으며, 일본 서버가 종료되는 와중에도 반년을 더 서비스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낮은 능력치 때문에 꽝 카드로 분류됐던 '예언형 멀린'과 '녹색의 기사', '선발의 기사'를 묶어 상대를 저주하는 '님 카드 멀녹선', 혹은 '님카멀'이라는 희대의 유행어가 생기기도 했다.


녹기는 얼굴이라도 예쁘지 나머지 둘은... = 확산성 밀리언아서 위키 갈무리

■ 457788! 남다른 인기를 자랑한 '소녀전선'

바하무트와 확산성 밀리언아서의 바톤을 이어받은 것은 웹 브라우저 게임인 '함대컬렉션 칸코레(칸코레)'였다. 당초 모바일로 제작될 예정이었던 칸코레는 웹 브라우저 게임으로 노선을 바꿔 출시됐다. 이후 일러스트 게재 사이트인 '픽시브'와 SNS '트위터' 등지에서 '그리면 나온다'라는 유행과 함께 캐릭터 '시마카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칸코레는 확산성 밀리언아서의 시스템을 발전시켜 수많은 미소녀 캐릭터들과 이를 이끄는 주인공, 작전 구역과 원정, 자원을 투자해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식 등 기틀을 정립했다. 

칸코레는 일본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게임이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 제국 함대를 활용한 만큼 국내에선 일본 서브컬쳐 팬들에게조차 외면받았다. 이후 칸코레와 수집형 카드 게임의 빈자리는 의외로 일본이 아니라 중국에서 메꾸게 되는데 그 게임이 바로 '소녀전선'이다.

소녀전선은 칸코레로 인해 기피 요소로 취급받았던 '함선'에서 벗어나 '총'을 주제로 삼았고, 이는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을 접하게 되는 20대 전후의 남성 이용자에게 있어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한국군의 제식 소총 중 하나인 K-2를 비롯해 다양한 한국 무기가 등장하면서 뭇 군필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기존의 수집형 카드 게임과 다르게 캐릭터 모델링이 별도로 마련돼 전투를 진행하는 부분도 소녀전선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상륙한 소녀전선은 중국 서버 업데이트 일정에 맞추기 위해 기존 일정에서 1/3로 단축된 일정으로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한국 이용자들은 이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서 해외 서버 이용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또한 이후 등장한 이용자 간 경쟁 이벤트에선 해외 서버보다 훨씬 치열한 양상을 보여주면서 '코리안 난이도'의 위엄을 다시 한번 알렸다. 


비행기 도색은 소녀전선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소녀전선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과감한 Live 2D로 눈길을 끈 '데스티니 차일드'

수집형 카드 게임의 시작과 전성기를 연 일본과 중국 게임을 봤으니 이번엔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소셜 게임에 주안점을 둔 일본의 수집형 카드 게임과 미소녀를 앞세운 중국의 수집형 카드 게임과 다르게 한국의 수집형 게임은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 같은 RPG 요소를 강조한 게임이 대세를 이뤘다. 그나마 카드 게임의 방식의 게임을 찾아보자면 '시프트 업'에서 운영 중인 '데스티니 차일드' 정도가 있겠다.

데스니티 차일드는 세로형 인터페이스나 하단에 표시되는 아군 캐릭터 카드, 일러스트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등 바하무트를 비롯한 초기 수집형 카드 게임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창세기전' 시리즈의 원화가 '김형태'와 확산성 밀리언아서에서 춘향 시리즈를 그린 '꾸엠' 등 유명 원화가가 참여해 이슈가 된 것도 유사하다고 하겠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당시 사용 사례가 드물었던 Live 2D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있다. 현재는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지만, 당시에는 Live 2D를 지원하는 게임이 많지 않았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모든 캐릭터 Live 2D 지원이라는 과감한 시도는 출시 전부터 많은 이용자의 관심을 모았고, 수집형 카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Live 2D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특유의 움직임은 이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편 = 데스티니 차일드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성수안 기자의

SNS
공유

댓글 3

  • nlv230_0201 검마르
  • 2020-09-15 06:14:29
  • 수집형 게임은 확산성 밀리언아서 이전 이후로 나뉘어 진다고 봅니다.
    확산성 밀리언아서 이후 이런 류의 게임들이 많이 나왔죠.
  • nlv87 사사라
  • 2020-09-15 23:41:41
  • 4개다 해본 내 인생이 레전드 ...ㅜㅜ
  • nlv213_0123 민블리
  • 2020-09-17 12:51:32
  • 그냥 보기만해도 재미없어보이네
  • nlv237_0257 천룡파미s
  • 2020-09-20 14:42:51
  • 카드게임은 사실 제 취향은 아니라서 하다보면 왜하는지 모르겠음 ..
  • nlv26 딱밤개때리기
  • 2020-09-20 18:57:56
  • 댓글수가말해주듯이 카드게임은...?원카드말고는 해본게없네요
  • nlv36 델리알리
  • 2020-09-20 22:15:48
  • 던파하시느분들이 좋아할꺼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