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을 살펴보면 결코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 바로 '자동 전투 기능' 혹은 '반복 전투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이 PC나 콘솔 기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짬나는 시간에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플레이 환경을 바꿔놨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 또한 게이머가 게임 플레이에 크게 집중하지 않더라도 쉽게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 시스템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게이머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게임 내 캐릭터가 특정 행동을 반복하거나 알아서 길을 찾아서 이동하는 등의 편의 기능이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회복 물약을 알아서 사용하면서 몬스터와 전투를 하는, 자동 전투 시스템까지 갖춰지면서 이제는 게임 화면만 보고 있어도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최근 등장하는 모바일 MMORPG 혹은 캐릭터 RPG의 형태를 살펴보면 다른 이용자와 직접적인 전투를 벌이지 않는, 그리고 캐릭터 성장을 위한 주요 수단인 PvE의 경우엔 자동 기능을 적극 활용해 보다 쉬우면서도 간편한 육성 루트를 제공한다.

어찌보면 바쁜 사회 생활을 보내면서도 게임을 즐기고 싶은 현대인에게 자동 전투 기능 및 반복 전투 시스템은 매우 고마운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자동 기능에 기댄 게임 작품, 특히 모바일 RPG 장르의 게임의 경우는 점차 획일화된 게임 방식과 콘텐츠, 구성을 가지게 되면서 게임 발전에 저해된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리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컨트롤의 묘미, 그리고 손맛을 느끼기 어려워져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잃게 됐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올여름 이러한 '자동 전투 기능'과 '반복 전투 시스템'에 기대기보다는 손맛이 깃든 작품이 출시되면서 게이머의 여름을 더욱 더 뜨겁게 만들었다. 바로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 선보인 모바일 탐험 RPG '가디언 테일즈'다. 

가디언 테일즈는 컨트롤을 요하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함께 창의성과 추리력을 요하는 퍼즐, 그리고 다양한 숨겨진 콘텐츠 요소로 많은 게이머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또, 스토리에 있어서도 뭔가 뻔하면서도 궁금증을 더해주는 전개를 보여줘 몰입감을 높여준다.

물론 가디언 테일즈에도 자동 전투 기능은 존재한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인 작품임에 따라, 이용자 편의성을 위해 재화 던전과 같은 콘텐츠에는 반복 전투 기능을 준비해놨다. 

하지만 가디언 테일즈는 캐릭터 성장의 재미 외에도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진행하는 재미와 더불어 게임 내에 숨겨진 다양한 패러디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 게이머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스테이지 구성 및 부가 콘텐츠는 가디언 테일즈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과 단순한 사냥 및 전투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가장 큰 흐름인 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이용자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용자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각종 콘텐츠는 묘한 중독성을 일으킨다. 

탐험 요소도 가디언 테일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결코 어렵지는 않지만 예측하기 어렵도록 구성된 숨겨진 요소는 이용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발견하고 달성하는 재미를 부여하며 끊임없는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속성과 연계기 기반으로 자신만의 파티 덱을 구성하는 전략성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가디언 테일즈의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신규 메인 시나리오 챕터와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도전형 콘텐츠, 또다른 스토리가 펼쳐지는 라이브 이벤트를 기다리면서 즐길거리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다.

가디언 테일즈는 단순히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다른 이용자와 전투 혹은 경쟁을 펼치는 모바일 게임 작품의 틀에서 벗어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수동 조작 게임도 게임의 완성도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줬다.

가디언 테일즈에 이어, 완연한 가을이 시작되는 9월 말에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모바일 게임 작품이 등장해 게이머를 설레게하고 있다. 바로 미호요의 신작 '원신'이 그 주인공이다.

원신은 미호요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판타지풍의 오픈월드형 게임으로, 필드 곳곳에 숨겨져 있는 비경을 찾고 지형지물을 이용해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다. 즉 자동 기능을 활용하기보다는 이용자가 직접 발로 뛰면서 드넓은 필드를 탐험해야하며, 그 과정에서 숨겨진 요소를 찾고 발견하는 재미가 핵심인 것이다.

원신은 전투와 캐릭터 육성 콘텐츠에 자동 기능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이동부터 전투까지 모두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해야 하며, 이를 통해서 게임 내에 마련된 다양한 요소와 만나게 되고, 교류하게 된다. 특히 전투의 경우는 적의 공격을 예측하고 패턴을 파악하면서 미리 준비해야하며, 최대 4인의 캐릭터가 파티로 출전해 서로 태그하면서 각종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투 상황을 만들어가는 등 전략적 요소를 크게 가미했다.

또,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액션과 모션 등을 갖추면서 다양한 즐길거리와 함께 게이머로 하여금 컨트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알차게 준비해놨다.

특히 짜릿한 손맛을 위해서 액션 조작감에 큰 노력을 기울였음을 엿볼 수 있는데,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한손검과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오는 대검, 조작 편의를 위해 숄더뷰로 플레이하게 되는 활 등이 대표적이다. 게대가 공격 중에는 마법을 연계해서 사용하면서 컨트롤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사실 원신의 볼륨은 모바일 게임이라기에는 다소 방대하다. 이에 미호요는 원신의 모바일 플랫폼 뿐만 아니라 PC와 플레이스테이션4으로 동시 출시 예정이며,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준비중에 있다. 

게이머에게 컨트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관찰자의 시점이 아니라 게임 내 주인공으로써 게임을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가디언 테일즈와 원신은 게이머에게 게임 본연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 전투 혹은 반복 전투 기능에 기대기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로 게이머를 유혹하는 것이 두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단순히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콘텐츠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과정과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과정에서도 지루함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도록 한다. 

두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게임에 대한 본질적인 즐거움, 즉 게이머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에서 오는 짜릿한 손맛과 게임 내 숨겨진 다양한 요소를 탐색하고 살펴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