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수표

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창간21] 그 거대했던 VR/AR 붐은 어디로? 그리고 미래는?

작성일 : 2020.09.18

 

2015년 시원했던 봄바람이 빠르게 잦아들고 초여름 날씨가 고개를 내밀던 때, 전 세계 게임계는 유튜브에 공개된 1분 남짓한 영상 하나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오큘러스(oculus)사에서 개발 중이라 밝힌 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는 화면과 시선이 동시에 움직이던 기존 디스플레이와 달리 화면과 사용자의 시선을 완전히 분리,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다른 시야를 제공하는 기기였다. 회사명을 바탕으로 '오큘러스 리프트'라 명명된 녀석은 지금까지 '게이머의 시선을 쫒아간다'라는 기능 하나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즉 VR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 VR이라는 것이 공개되면서 게이머들의 VR에 대한 기대는 가파르게 상승한다. 조금만 기다리면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가상현실 게임을 나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머리에 뒤집어쓰기만 하면 전투기 파일럿, 달 착륙선의 크루, 대마법사, 창공을 가르는 새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기대 말이다.

여기에 소니, 스팀 등 유수의 플랫폼 운영사들도 앞다퉈 VR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수많은 기업에 VR이라는 최신 기술에 투자를 시작했다. 각 게임사는 관련 개발팀을 신설해 노하우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예 기존 사업은 제치고 사활을 걸고 VR 사업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회사도 생긴다.

그야말로 '대 VR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몰입감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은 오직 VR 뿐이다.

 

◆ 2016년 베일 벗은 VR. 커져가는 실망감

2016년 드디어 VR 선도주자 오큘러스 리프트, 바이브, PS VR이 속속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디오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생긴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기대를 받았던 녀석들이라 그랬을까? 어떤 하드웨어도 게이머의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데는 부족했다.

VR 기술이 기존 게임의 틀을 뛰어넘는 신박한 개념이라는 것은 사실이었다. 게이머는 헤드 마운트를 쓴 순간 현실을 넘어 가상 현실로 넘어갈 수 있었고,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체험이 가능했다. 몰입감만큼은 다른 게임에서 받았던 그것과 확연히 차이 날 정도로 뛰어났다.


PS VR 초창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서머 레슨'

하지만 뛰어난 몰입감은 1세대 기기의 기술력 부족과 소프트웨어의 노하우 부족이 겹치면서 큰 걸림돌이 되어버린다. 먼저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었다. VR기기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기기와 소프트웨어까지 사려면 최소 100만 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했다. 여기에 센서나 주변기기를 구입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웬만한 일반인이 손쉽게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게이머들은 한동안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VR은 확실히 기존까지 없었던 새로운 개념이었고, 그 경험은 신선했다. 문제는 그 대단한 경험은 생각보다 빠르게 익숙해졌고, 반대로 단점들은 점점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기가 무거워서 장시간 플레이하면 목이 뻐근해질 정도이고, 통풍이 안 되는 구조로 10분만 플레이해도 땀범벅이 될 정도이고, 복잡한 배선은 몰입감 넘치는 순간에 걸리적거리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멀미를 유발한다는 것. 우리가 자동차, 비행기 등으로 경험했던 멀미는 시각 정보는 바뀌지 않는데 평형감각은 움직이고 있어서 생기는 것. 하지만 VR은 정반대로 시각 정보는 계속 변하는데 평형감각은 그대로이기에 생긴다. 이제껏 어떤 인류도 체험해보지 못했던 경험이어서인지 멀미를 느끼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VR멀미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출처=businessinsider]

이런 체험기들이 속속 퍼지면서 VR은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너무 비싸고, 콘텐츠는 부족한 데다가 단점도 많다'는 여론이 생긴다. 처음엔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던 녀석들은 서서히 판매량이 떨어지고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관심만큼이나 빠르게 식어버린다.

VR을 제약 없이 즐기기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발전이 필요했던 것이다.


걔 중엔 '비트 세이버'처럼 컬트적인 인기를 끈 게임도 있다.

 

◆ VR의 단점을 대체할 AR 등장

그렇다고 VR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혹은 확장 현실이라 불리는 AR이 등장해 그 계보를 잇는다. 현실에 가상 정보를 더해주는 AR은 완전한 가상 현실을 제공하는 VR과는 엄연히 다른 기술이지만 제공되지 않는 정보를 가상으로 보여준다는 점 때문에 항상 같이 언급되곤 한다.

VR의 고질적인 단점도 없고, 휴대폰으로도 구현할 정도로 대중적이다. 꼭 게임에 얽매이지 않고, 응용하기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는 AR은 순식간에 VR의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AR의 최대 장점은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 교육, 산업 전반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 부분에서 큰 기대가 된다는 점에서 VR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전 세계를 AR 열풍으로 끌어들인 '포켓몬고'

하지만 그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AR 기술 역시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발전 속도를 가지진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실과 완벽하게 대응하기 위한 AR 기술은 아직 어렵기 때문. 간단한 눈속임으로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여러 각도에서 동시에 봐도 위화감 없이 표현하는 기술은 아직 어렵다는 것이다.


 

◆ 그래도 VR/AR은 온다.

이렇듯 VR과 AR 기술은 세간의 기대를 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인력과 노하우는 부족하고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은 상황. 시장이 위축되니 투자는 줄고, 투자가 줄어드니 발전이 더뎌지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발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러면 VR/AR 시장의 미래가 암울하냐? 라고 한다면 그것은 아니다. 위에도 적었듯 이 기술이 게임계에 남길 수 있는 가능성과 확장성은 짐작이 어려울 정도다. 게임의 역사 50년을 뒤집을만한 획기적인 신기술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을 정도다. 말 그대로 가상 현실의 그 단어만큼이나 무궁무진하다는 것.

현재는 다소 주춤하지만, 미래 가치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도 많고, 그 중 '하프라이프 알리스'처럼 평가와 흥행을 모두 잡아낸 명작들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 중이다. 느려진 변화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산업은 조금씩이지만 발을 내디디고 있고, 어느 순간 그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다시금 붐이 오리라는 것. 그리고 결국 게임계를 이끌어갈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날이 결코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조만간 찾아올 새로운 콘텐츠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VR/AR 대중화는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았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배향훈 기자의

SNS
공유

댓글 0

  • nlv115_56468 AkeBoose
  • 2020-09-20 10:21:37
  • 차세대 콘솔에서는 다시 VR, AR 얘기가 없네요.
  • nlv237_0257 천룡파미s
  • 2020-09-20 14:55:36
  • VR/AR 대중화되면 참 좋을텐데...앞으로가 더 기대가되는 VR/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