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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1] 아이언 하베스트, 오랜만의 RTS 수작? 실정은 반쪽짜리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작성일 : 2020.09.09

 

한 때 게임계를 선도해나갔던 실시간 전략 게임 (Real Time Strategy, 이하 RTS) 장르. '스타크래프트' 이전에는 '커맨드 앤 컨커'와 '워크래프트'가 있었으며,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RTS 장르는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을 기점으로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수많은 RTS 게임이 앞다퉈 출시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타 장르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 게임 시장의 확대로 끊임없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물론 RTS 장르의 약세 속에서도 스타크래프트 및 워크래프트의 후속작과  '토탈 워' 시리즈,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등의 수작이 등장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게임계의 주류를 담당했던 장르가 이제는 일부 게이머만이 찾는 마니악한 장르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RTS 장르를 사랑하는 게이머는 해당 장르의 신작 게임 타이틀의 등장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RTS 장르의 신작이 가뭄에 콩나듯 등장하는 실정이기에, 새로운 실시간 전략 게임이 출시 예정 혹은 출시될 경우 많은 관심을 받는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RTS 작품으로는 '킹 아트 게임즈'가 개발한 '아이언 하베스트 1920+ (Iron Harvest 1920+, 이하 아이언 하베스트)'가 있겠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RTS 장르 마니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아이언 하베스트, 과연 게이머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작품인지 살펴봤다.

아이언 하베스트는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등장 병종과 구조물, 활용 전술, 전체적인 게임 진행 룰 등에 비슷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를 배제하고 설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단, 게임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에 있어서는 유사하면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데,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역사적 고증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에 반해서 아이언 하베스트는 제1차 세계 대전의 종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는 사이의 시대, 전간기를 배경으로 한다. 특히 단순히 실제 역사의 모습을 게임 내에 반영한 것이 아니라,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 고도로 발전된 과학 아래에서 다양한 메카가 등장하는 등의 픽션이 가미돼 있다. 

즉, 스팀 펑크와 디젤 펑크의 요소가 포함돼 있어 우리가 흔히 아는 탱크 등의 전투용 차량의 모습이 아니라 이족보행 혹은 사족보행을 하는 등의 로봇 병기를 만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장갑차와 유사한 형태의 병기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스타워즈에서 등장하는 장갑 수송 차량 'AT-AT' 및 'AT-ST'와 비슷한 전차도 등장한다. 또, 제1차 세계 대전이라는 소재를 스토리상에 활용했을 뿐, 등장하는 국가와 인물, 지명 등은 모두 허구로 구성됐다.

단순히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의 많은 부분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상황, 그리고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여했던 국가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롭게 해석하고 시나리오를 탄생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의 경우 '작센 제국'은 독일을, '폴라니아 공화국'은 폴란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스비에트 연방'은 소비에트 연방을 연상시킨다.

앞서 설명하기를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 등장하는 요소를 많이 차용했다고 밝혔는데, 전체적인 맵 디자인을 시작으로, 등장 병종과 건물, 커스텀 매치에서의 승리 방식 등 유사한 부분이 많다. 특히 보병을 이동할 때 담벼락이나 바위, 진지 등에 엄폐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은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똑 닮았다. 

건물을 건설하고 각종 병기를 수리할 수 있는 공병과 소총과 기관단총, 산탄총 등을 사용하는 일반 보병, 적에게 제압 사격을 가할 수 있는 경기관총병과 중기관총, 메크 혹은 전차를 상대하는 대전차병 및 야포, 원거리에서 곡사로 포탄을 발사해 피해를 주는 박격포까지 비주얼적인 측면만 다를 뿐 공격 형태나 운용 방식, 상성은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동일하다.

또, 자원 포인트를 점령해 자원을 수급하는 방식과 분대 형태로 구성된 보병,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유닛의 능력치가 상승하는 숙련도 시스템까지도 동일하며 지뢰와 철조망, 진지, 모래주머니까지 등장한다. 게다가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서 전차를 정면으로 향하게 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운용 방식마저 메크를 운용할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외에도 퇴각 시스템과 분대원 보충 시스템, 필드에 떨어진 무기를 노획해 장비하고, 해당 분대의 병종을 바꾸는 시스템마저도 고스란히 활용했다.

이렇게만 놓고보면 아이언 하베스트는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 등장하는 유닛 및 건물, 각종 병기의 스킨만을 바꾸고 능력치와 공격 형태만 손을 본 정신적 후속작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이언 하베스트는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의 다양한 부분을 차용하되, 곳곳에 자신만의 색깔을 뽐낼 수 있는 요소를 넣으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가장 먼저 영웅 시스템이다. 아이언 하베스트에서는 각 국가 별로 고유한 스타일을 가진 영웅이 등장하며, 이들은 캠페인 모드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물론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의 특정 캠페인에서도 영웅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스테이지 혹은 미션이 등장하지만, 아이언 하베스트는 영웅 캐릭터가 전면에 등장해 전투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게임을 이끌어나간다.

또, 인간과 전차, 야포 등의 병기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영웅들은 함께 전투를 펼칠 야수를 동반해 새로운 느낌을 준다. 폴라니아 공화국의 주인공인 '안나 코스'는 곰인 '보이테크'와, 작센 제국의 '군터 폰 뒤스부르크'는 두 마리의 늑대 '타그' 및 '나흐트'와,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스비에트 연방의 영웅 '올가 로마노바'는 호랑이인 '한가'를 불러낼 수 있다. 

앞서 말한 메카, 즉 '메크'의 등장도 아이언 하베스트만이 가지는 매력이라할 수 있다. 각 진영 별로 각기 다른 특징의 메크를 보유 혹은 생산할 수 있으며 이들의 조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승리를 이끌어내게 된다.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서는 전차 한 대 생산하는 것도 매우 벅찬데 비해서 아이언 하베스트는 어느 정도 빠르게 테크트리를 구축할 수 있으며 다량의 메크를 생산해 본격 로봇대전을 펼칠 수 있다.

빠르게 테크트리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은 게임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는 캠페인이든, 멀티플레이든 매 경기가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는 반면에 아이언 하베스트는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어, 피로도가 적다. 

숙련도 시스템의 경우는, 유닛이 진급할 때마다 고유의 스킬을 활용할 수 있게끔 했으며, 덕분에 유닛의 생존시키고 RPG 장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각 병종 간 상성을 구상해야함과 더불어, 단순히 메크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초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보병을 적절히 섞어서 전략 및 전술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구조다. 

강철 슈트를 입은, 마치 아이언맨과 같은 병사가 등장하는 것도 아이언 하베스트의 특징. 이들은 엑소슈트라 불리우며 추진 로켓을 이용해 점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갑 덕분에 보병 분대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병종으로 색다른 전략을 구사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아이언 하베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캠페인 모드다. 3개의 진영으로 플레이하면서 각국의 상황과 특징, 그리고 중심 인물들 간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각 캠페인은 매우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으며, 아이언 하베스트의 알파이자 오메가로써의 역할을 한다.

사실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너무나 비슷한 나머지,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더 높은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가 플레이하고 싶도록 만드는 흠이 있다. 다행히도 캠페인 모드를 진행하면서 스토리를 살펴보는 재미 덕분에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됐다.

하지만 캠페인이 끝. 전체적인 완성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임에 따라 그 이상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지만 여러모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서 차용한 부분이 많아, 게임 플레이 내내 비교를 하게 만든다.

게임 내내 발생하는 무수한 버그 뿐만 아니라, 화려했지만 현실성과 동떨어진 물리엔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어딘가 나사 빠진 듯한 CPU의 인공지능 수준은 게임을 지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했으며, 인물 간 대사 중간 중간에 보이는 어색한 말투와 오타는 게임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시점을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지만 줌인 했을 때 나무와 건물에 가려지는 시야와 다소 답답한 시야각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더욱이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처럼 경험치를 쌓아 자신만의 테크트리를 구축하는, 즉 특화 중대 선택과 같은 기능이 없어서 너무 뻔한 전술과 전략으로 게임을 풀어나가게 된다. 

그래도 시도는 좋았다. 폴라니아 공화국의 메크 'PZM-11 워프차'는 작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해당 스킬을 사용하면 근거리에서 적 메카의 정수리에 작살을 박아넣는다. 그리고 그 작살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은 비주얼적으로 많은 신경을 썼음을 반증한다. 메크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매우 정교하며, 이들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과 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흐믓하다.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의 특징과 장점을 흡수하면서 색다른 모습의 RTS 게임을 보여주려했던 아이언 하베스트. 오랜만에 등장한 RTS 기대작이었으나, 그 기대를 100%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현재 스팀에서 아이언 하베스트를 61,000원에 판매 중인데, 과연 그 값어치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이 글에는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한다.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아이언 하베스트는 게임 플레이 내내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하는 작품이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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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nlv110_6876 김듀님
  • 2020-09-10 00:06:30
  • 갓겜출시좀
  • nlv148_65225 손나은태연
  • 2020-09-10 09:18:07
  • 6만천원은 비싸군요
  • nlv239_0259 엉털이
  • 2020-09-10 18:13:01
  • 너무 섞어놓아서 호불호가 갈릴거 같네요
  • nlv204_0104 에카
  • 2020-09-10 18:43:52
  • 오랜만의 RTS네요
  • nlv103_54587654 비범벅
  • 2020-09-10 23:10:18
  • 천공의성 라퓨타가 생각나네
  • nlv193_456 뀨꺅
  • 2020-09-11 01:11:36
  • 손이 느린편이라 플레이하기는 힘들거 같고 보기에는 재밌어 보이네요
  • nlv230_0201 검마르
  • 2020-09-12 06:17:27
  • 한글화라서 좋긴한데...그냥 할만하다고 느껴습니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6만원 RTS 게임으로 가치가 있나...그것은 아니거든요.
  • nlv9 jj133
  • 2020-09-15 00:38:40
  • 쟁쟁한 게임들 사이에서는 글쎄요...
  • nlv213_0123 민블리
  • 2020-09-17 12:49:21
  • 이런겜하는사람들은 이런겜만하던데
    저같은피충이는 생소하네요
  • nlv237_0257 천룡파미s
  • 2020-09-19 16:56:55
  • 좀 복잡할것같지만 이런 게임이 은근히 끌리더군요 해보고싶네요
  • nlv24 엽떡녀
  • 2020-09-19 23:49:31
  • 재밌어보아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