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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2020년 늦깎이 한글화 타이틀 어떤 작품이 있을까?

작성일 : 2020.08.30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하루에도 수십 가지 게임이 시장에 쏟아져 나옵니다. 어떤 게임은 뛰어난 그래픽, 또 어떤 게임은 신선한 스토리로 많은 유저에게 사랑받습니다. 그러나 이들 게임 중에는 인물 간의 대화나 내레이션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을 낳는 일도 있습니다.

물론 개발사가 준비한 언어를 습득한 이용자는 그 게임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겠지만, 2개 국어 능력자가 아닌 이상 번역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게임만 즐기는 것이 어렵습니다. 특히 RPG나 어드벤처 게임처럼 게임 속 세계관에 빠져들수록 재미가 배가 되는 장르의 경우 한글화의 부재로 인한 아쉬움이 한층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다행인 점은 의욕적인 개발사, 혹은 유통사가 뒤늦게나마 한글화 패치를 추가하거나 유저들이 만든 패치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여 게임에 적용하는 일이 종종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소개할 '옥토패스 트래블러'나 '킹덤 컴: 딜리버런스'가 이러한 예라고 하겠습니다.

명작, 혹은 숨겨진 수작으로 평가받지만, 한글화를 지원하지 않아 유저들의 아쉬움을 샀던 게임 중 올해 들어 뒤늦게 한글화를 지원하는 게임,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옥토패스 트래블러

서두에도 소개했지만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오늘 주제에 가장 알맞은 게임입니다. 2018년 스위치로 출시된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2D 도트 캐릭터가 돋보이는 게임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고전 게이머를 설레게 했습니다. 또한 '파이널 판타지'와 '성검 전설', '킹덤하츠' 등 뛰어난 RPG를 제작했던 '스퀘어 에닉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올드 유저들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고전 게이머를 벌떡 일어나게 만든 미려한 도트 그래픽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아름다운 아트워크, 구세대 RPG 형식의 전투 방식, 뛰어난 도트 그래픽, 감미로운 음악까지 무엇 하나 흠잡을 곳이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일본 RPG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는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손발을 신생아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만들었지만, 여덟 명의 캐릭터에게 각각 스토리를 부여하는 옴니버스 방식의 진행법은 신선함을 선사했습니다.


전투 장면만 보고 바로 구입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해외판으로 정식 출시돼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습니다. 1년 후 스팀 버전조차 미번역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은 이 게임을 한글로 만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짜잔 절대라는 건 없군요.

2020년 4월 '길티기어'와 '블레이블루'로 유명한 '아크 시스템 웍스'가 갑작스러운 발표를 내놓습니다. 바로 옥토패스 트래블러를 한글로 번역해 출시하겠다는 것. 심지어 기존 해외판 구입자에게도 한국어 패치를 지원하면서 닌텐도 스위치 유저들의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필자 같은 설정 덕후에게 더없이 행복한 패치

■ 제노블레이드 2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긍정적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한국 닌텐도가 일을 냅니다. 무려 '제노블레이드2'의 한글화입니다. 심지어 옥토패스 트래블러와 마찬가지로 기존 구입자에게 패치를 제공한다는 발표까지 합니다. 

제노블레이드2는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게임입니다. '제노' 시리즈 팬들조차 기존 디자인과 다른 모에 계열 애니메이션 같은 캐릭터 디자인에 큰 거부감을 느끼며 제노블레이드2를 사생아 취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오그라드는 스토리와 대사, 콘솔 게임 주제에 가챠 시스템까지 있어 거부감을 배가합니다.


캐릭터 디자인이 확 바뀌어 취향이 좀 많이 갈린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빼놓고 보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RPG 중 꽤나 즐길만한 게임에 속합니다. 우선 전작인 '제노블레이드'에서 한층 발전한 오픈월드는 단순히 여행하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요소죠. 일반 공격과 아츠, 연계기를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전투 시스템과 다양한 '블레이드'는 몇 백 시간 동안 게임을 해도 질리지 않게 합니다.


제노블레이드 특유의 드넓은 세계를 여행하는 맛은 여전하다

사실 이 게임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을 캐릭터 디자인이나 오그라드는 스토리가 아닌 영어 더빙입니다. 일본어 음성을 싫어하는 유저조차 오토튠을 떠올리게 만드는 어색한 영어 더빙에 황급히 일본어 음성 패치를 받게 만듭니다. 그리고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바뀐 캐릭터 이름과 각종 오역 덕분에 듣는 이로 하여금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 한글화 소식에 이 게임을 구매한 분들이라면 음성 패치를 꼭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곧 이 장면도 한글로 보게될 날이 온다!

■ 킹덤 컴:딜리버런스

닌텐도 스위치 게임만 연달아 소개했으니 이번엔 다른 게임을 살펴볼까요? 앞선 두 게임과 다르게 이번엔 유저 한글화가 정식으로 채용된 '킹덤 컴: 딜리버런스'입니다.

2018년 출시된 킹덤 컴은 15세기 보헤미아 왕국을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RPG입니다. 권력을 둘러싼 군주들의 싸움에 휘말린 중세 청년의 삶을 잘 표현한 게임이죠. 킹덤 컴은 기본적으로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오픈월드 게임답게 자유로운 행동이 보장됩니다.

중세와 오픈월드라는 키워드에서 위쳐나 스카이림, 마운트 앤 블레이드를 떠올리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킹덤 컴은 마법이 난무하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중세 사람들의 삶을 비교적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중세의 일상을 잘 담아냈다

주인공에게 몇 가지 비밀은 있지만, 드래곤의 영혼을 계승한 수준은 아니죠. 전쟁에 나가 영주님과 기사들에게 갈굼 당하고, 서러움을 무기에 담아 적들을 죽이다 보니 어느새 높은 자리에 앉게 된다는 낡은 영웅담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과정을 정정당당한 용사로 풀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권모술수로 헤쳐나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유저 마음대로입니다. 덕분에 여러 의미로 독특한 게임을 뜻하는 '요직'이 붙어 '중세 요직겜'이라는 별명도 간혹 보이곤 하죠.


처음에는 진짜 신나게 구른다....

킹덤 컴이 처음 나왔을 때는 그 독특한 게임성과 별개로 난무하는 버그와 고사양 컴퓨터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최적화에 실패해 비판을 받았지만, 거듭된 패치로 '할만한' 수준까지 고쳐졌습니다. 여기에 올해 5월에는 유저가 만든 한글화 패치를 개발사에서 공식으로 인정하면서 초반의 평가를 뒤엎고 한 번쯤 즐겨볼 만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플레이트와 체인 메일에 사족을 못쓴다면 꼭 한번 해보자

■ 레인 월드

달껄룩을 아십니까? 달팽이와 고양이의 은어인 떼껄룩을 합성한 이 단어는 '레인 월드'의 캐릭터 '슬러그캣'을 이르는 말입니다. 킥스타터로 시작된 레인 월드는 귀여운 캐릭터와 독특한 생물체, 그리고 이들이 만드는 생태계가 매력적인 생존 게임. 목표는 단 하나, 이 기묘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달껄룩 아십니까? 정.말.귀.엽.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슬러그캣의 삶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캐릭터나 도구를 성장시킬 요소가 없어 수많은 포식자들에게 대항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도망가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내리는 거센 비는 슬러그캣을 무조건 죽이지만, 지도를 봐도 아리송한 지형 때문에 피난처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귀여운 캐릭터와 신비로운 분위기에 끌려 이 게임을 택했다가 매콤한 난이도에 울상을 짓는 유저도 상당수죠.


살려주십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가 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잘 구현된 상호작용 때문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의 대표적인 포식자 독수리들은 독특한 가면을 쓰고 있는데 이를 뺏어서 착용하면 도마뱀 같은 하위 포식자들을 도망치게 할 수 있습니다. 가면을 뺏긴 독수리는 동족에게 무시받거나 심지어 공격까지 당하기 때문에 슬러그캣을 악착같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각 생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생생한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특이한 생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

레인 월드의 한글화는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소울워커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가 자사의 플랫폼인 '스토브'에 여러 인디 게임을 런칭하는 과정에서 한글화가 된 것입니다. 개발자 인터뷰까지 담아서 출시한 것을 보면 스마일게이트 내에 달껄룩 신봉자가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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