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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기다림, 돌아온 팀 라르고의 미스테리 어드벤처 '베리드 스타즈'

작성일 : 2020.07.31

 

30일 출시한 라인게임즈의 '배리드 스타즈'는 검은 방, 회색도시 등 밀실감금과 탈출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 어드벤처 장르 게임으로 이름을 날린 '수일배' 전승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본작은 새로운 스타를 뽑는 서바이벌 오디션 현장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매몰되고 누군가의 살인예고에 맞서 매몰된 미래의 스타들(BURIED STARS)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시놉시스를 두고 제작팀의 전작들을 플레이해본 미스테리 어드벤처 장르 팬덤은 2017년 첫 발표 이래 꾸준히 많은 기대와 관심을 표출하는 것은 물론 몇 차례의 발매 연기가 있었음에도 한정판 예약을 시작하자마자 모두 매진시키는 등 엄청난 화력을 선보였다.

과연 베리드 스타즈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고 제작진은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끌어안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게임조선에서는 라인게임즈의 '팀 라르고'의 대표이자 시나리오 라이터 겸 게임 제작자 전승호와 함께하는 미디어 인터뷰 현장을 다녀왔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 전문이다.



게임의 핵심 요소인 가상의 SNS 시스템 페이터 = 게임조선 촬영

Q. 베리드스타즈를 기획하게 된 계기와 플룻을 준비한 과정이 궁금하다.

- 이 작품은 전작 '회색도시'를 만들고 회사를 나간 것이 주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에 나는 SNS를 꽤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었는데 타임라인에서 내가 안 좋은 방향으로 화젯거리가 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짜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발상을 전환, 베리드 스타즈를 만들게 됐다.

물론 실제 내가 겪은 일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해당 이유 때문에 게임 내에서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인 SNS '페이터'는 구성이나 이용방법 측면에서 페이스북, 트위터와 유사성이 있다. 

Q. 게임의 무대가 서바이벌 오디션이다. 어떤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 서바이벌 오디션은 경쟁을 전제로 하고 있는 포맷이다. 무대가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대가 온다는 약속이 있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초반 전개 이후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상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밝은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 어둡게 변모하고 트롤러처럼 보인 사람이 의외로 올바른 사람인 것처럼 감춰두고 있었던 본래의 성격과 오디션에서 만든 캐릭터, 대중이 만들어가는 이미지와의 괴리가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주제다.

Q. 스토리 텔링은 보통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가는지 궁금하다.

-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게임은 시나리오 라이터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플롯이 작성되곤 하는데 나는 보통 결말부터 만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전작들도 결말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만들어나간갔으며 베리드 스타즈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미 시놉시스 등을 통해 공개한 스토리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캐릭터의 설정이나 전개 방향일 텐데 처음에 아마 데스 게임으로 알고 찾아온 분들은 큰 차이를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똑같은 키워드로 몇 번이고 다른 인물들과 이야기해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Q. 텍스트 위주의 게임이지만 장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드벤처 장르에 대해 막연한 진입장벽을 느끼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들어갔는가?

- 우리 스튜디오 작품이 동종 장르 중에서도 글의 비중이 굉장히 많은 편에 속한다. 특히 본작은 타임라인 시스템의 존재 때문에 SNS 모양의 화면을 몇 번이고 연거푸 읽으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 부분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모바일 게임과 달리 돈을 주고 완전한 게임을 구매하는 단독 장편 타이틀이기 때문에 텍스트의 분량이 전작들에 비해 더 많아졌다. 그래서 최대한 가독성을 좋게 만들고 중언부언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그래도 대사 분량이 굉장히 많다는 점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인지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나의 키워드가 제시되면 5명의 등장인물과 대화를 해야 하고 읽어나가는 재미를 위해서 그리고 5명의 등장인물은 모두 성격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같은 화제라도 모두 다른 내용의 대화가 이뤄진다. 

게임 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키워드가 수백 단위인데 이는 단순 계산으로도 천 단위로 다이얼로그가 된다. 그래도 후반으로 갈수록 대화의 분량은 줄어들 것이다. 왜인지는 게임을 플레이하면 알 수 있다.

Q. 전작인 검은 방-회색도시도 어드벤처 장르의 팬들 사이에서 쭉 이슈가 됐다. 왜 계속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만 만드는지 그리고 이번 작품의 흥행에 자신이 있는지 궁금하다.

- 어드벤처 장르 게임만 만드는 이유는 스튜디오의 규모와 관계가 있다. 총원이 기껏해야 10명 내외인 회사에서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어드벤처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당연히 상업적으로 성공하길 바라지만 이건 내가 생각하는 것만으로 성공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저 어드벤처 장르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하길 바랄 뿐이다.

Q. 콘솔 게임을 만들 것을 결정한 계기는 무엇인가?

첫번쨰 이유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절박함 때문이었다. 회색도시의 결과를 보면서 작품성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는 좋았을지 몰라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우리 어드벤처 장르의 자리가 없었음을 느꼈다.

그래서 베리드스타즈를 처음 구상할 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콘솔로 개발을 하면 어떠냐는 제안이 들어오니 고민이 싹 사라졌다.

Q. 팀 라르고의 첫 콘솔 개발이라 느낀 점이 많을 텐데 들어보고 싶다.

- 단순히 국내에서 콘솔 타이틀을 개발했다고 한다면 사례가 즐비하지만 패키지와 한정판을 출시한 것은 아마 굉장히 드문 일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노하우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경험을 통해 패키지를 낼 때 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의 경우 게임 발매를 위해서 일본어 소통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콘솔 개발을 통해 얻은 것도 많았다고 = 게임조선 촬영

Q. 예전에는 모바일 플랫폼 개발만 주로 했는데 콘솔 개발을 해보니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

- 다른 점이 상당히 많지만 인터페이스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꼈다. 일부 콘솔이 터치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패드를 사용하는데 손으로 찍는 행동을 패드로 바꾸는 게 일견 쉬워보일지 몰라도 코딩 과정에서 문법이 상당히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려할 부분이 많다.

Q. 작년 지스타에서 처음 발표한 이후 시간이 꽤 지났는데 내용 측면에서는 어떤 부분에 변경점이 있었는가?

- 작년 11월, 지스타에서 첫 발표 당시 시연 가능한 버전을 공개했는데 거기서 이미 더빙이 들어간 부분을 제외하면 텍스트나 연출에서 전반적인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Q. 전작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전작들은 '방 탈출'이라는 공통의 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본작은 '방 탈출'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대화'가 게임의 중심을 가장 크게 잡고 있는 요소다.

대화가 단순히 이벤트를 유발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Q. 발매 플랫폼에 따른 차이점은 무엇이 있는가?

- 게임의 내용 자체는 발매 기종과 상관 없이 모두 같고 각 콘솔 퍼포먼스에 따라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다만, PSP비타의 경우 기종이나 개발 환경의 한계 때문에 한글 자막과 음성만 지원된다.

비타판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 베리드 스타즈를 공개했을 때 PS4판과 함께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당시 비타는 현역이라고 하기엔 오래된 기기긴 했어도 지원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었고 모바일 플랫폼과 가장 비슷한 환경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콘솔이어서 개발 과정이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지금 와서는 출시 플랫폼을 면밀히 검토하고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뱉은 말이 있으니 끝까지 개발을 진행했고 후회한다고 말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비타판 개발을 끝까지 끌어안고 간 것이 힘든 결정이었지만 도움이 된 부분도 많았다고 = 게임조선 촬영

Q. 4개 국어 지원이 특징이고 일본판은 별도의 성우가 배정되어 있다.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 전작들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어드벤처 장르 게임을 콘솔 패키지로 발매하여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라인게임즈와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다가 해외 음성과 텍스트를 탑재하고 글로벌 발매를 준비하게 됐다.

북미, 유럽은 자막 번역만 지원되고 일본어는 별도의 음성이 들어가는데 우리 쪽에서도 따로 원하는 캐스팅 보트가 있었지만 에이전시와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 물론 이는 일본의 성우 시장을 이해한다면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다. 한국 성우는 대부분 프리랜서지만 일본 성우는 소속사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과정과 절차가 조금 복잡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원한 방향으로 작품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것 같다.

Q. 스토리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 게임인데 스트리밍을 통한 스토리 유출이 치명적일 수 있다. 이해 대해 어떤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는가?

- 어드벤처 장르 게임이면 스포일러에 대한 우려가 항상 따라오기 마련이다. 사실 검은방 2 발매 당시에도 티저 영상을 배포했다가 출시 직전 체험단으로 선정됐던 누군가가 범인은 XXX라는 댓글이 달아놓은 헤프닝이 있어 우리도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스트리밍 자체는 게임을 즐기고 소개하는 한 부류의 문화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걸 우리가 막연히 금지하는 것이 효력이 있을지도 의문일 뿐더러 거스를 수 없는 시류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반의 핵심 내용은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 생방송으로만 노출할 수 있고 다시보기 클립 등으로 내용을 공개 배포할 수 없도록 하는 별도의 정책을 만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베리드 스타즈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스트리밍 정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수익창출 설정이 켜진 방송이나 클립 업로드를 금하고 있다 = 게임조선 촬영

Q. 스팀 발매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가?

-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당장은 모르는 일이다. 일단은 콘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

아직 콘솔 플랫폼에서의 성공 전망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팀 발매는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Q. 차기작에서도 플랫폼은 콘솔로 가져갈 것인지? 차세대 플랫폼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고 싶다.

- 첫 콘솔 개발에 대한 시행착오와 유통망에 대한 고민이 아무래도 개발 기간이 다소 늘어진 것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차기작도 콘솔 위주로 개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다만 PS5와 같은 차세대기가 나오면 스펙 차이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멀티 플랫폼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우리가 사용한 상용화 엔진이 차세대기에서도 얼마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아직은 아이디어 구상만 하는 단계다.

Q. 예약 구매 과정에서 한정판은 물론이고 일반판도 잘 팔려서 물량을 찾기 힘든데 흥행 청신호인지 아니면 일부러 물량을 적게 풀어낸 것인지 궁금하다.

- 나름 기대는 했지만 매진 행렬이 예상한 부분은 아니었다. 물량의 경우 부족하게 찍어내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팬분들이 잘 팔아주셔서 이렇게 된 것 같다.


아트북, 사운드트랙 등 다양한 특전이 담겨있는 한정판 서바이벌 에디션 = 게임조선 촬영

Q. DLC 계획은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구조적으로 최대한 DLC가 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자면 DLC는 확실하게 없을 것이다.

Q. DLC가 없다면 완성된 하나의 이야기만 밀고 나간다는 뜻인데 혹시 라이트노벨이나 드라마 등의 미디어믹스 전개는 없는가?

- 게임으로 나와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DLC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는 있을 것 같다. 결국 게임의 흥행이 중요한 부분이다.

Q. 2차 창작의 경우 어디까지 허용할 생각인가?

- 허용을 하고 말고는 우리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2차 창작자들이 베리드 스타즈 소재로 돈을 많이 버셨다면 우리와 파이를 나눠먹어야하지 않을까?(웃음)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완성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길고 어려웠으며 이를 팬들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을 거듭하다가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할까 싶어 막연한 두려움을 품은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나를 포함해 이 게임 제작에 참여한 모두가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길고 어려운 여정 끝에 발매한 베리드 스타즈가 게이머들에게 재미있고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서 말한 내용이지만 게임의 흥행은 우리가 원한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해 개발하고 평가를 받을 뿐이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 외에는 더할 말이 없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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