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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다람쥐 멸종위기! '바람의나라:연'의 첫 날 풍경은?

작성일 : 2020.07.15

 

서비스를 지속한 햇수로만 스물을 훌쩍 넘긴 장수 MMORPG '바람의 나라'가 모바일로 돌아왔다.

'바람의 나라:연'은 바람의 나라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올드 게이머들을 겨냥한 넥슨의 모바일 신작으로 그래픽이나 구성면에서는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되 플랫폼을 옮긴 단순 이식에 그치지 않고 레벨 디자인이나 인터페이스 등의 시스템은 현 추세에 맞게 가다듬었다는 발표만으로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정식 오픈 이전 진행한 2번의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아쉬운 면도 있었고 당장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도 적잖게 있었다. 심지어 정식출시를 발표하는 온라인 쇼케이스에서도 개발팀이 이를 시인하고 고치겠다 말할 정도였으니   완벽한 게임성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정식 출시 당일 플레이해본 바람의 나라:연은 어떤 부분에서 달라진 것일까?



4서버에서도 이 정도의 대기열을 기록하고 있었다 = 게임조선 촬영


왕초보사냥터는 다람쥐와 토끼가 멸종 직전이다 = 게임조선 촬영

100만 이상의 사전예약자를 기록했다는 게 허언은 아니었음을 증명하듯이 이른 시간부터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렸다. 근본 서버라 불리는 연이나 무휼은 캐릭터 생성이 진작 막혔고 그나마 증설된 추천 서버인 유리, 해명도 대기열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당연히 초반부 사냥터는 몬스터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 진행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왕초보사냥터의 토끼와 다람쥐는 여전히 부족했으며 NPC는 넥슨에게 다람쥐를 더 뿌려야 한다고 생토하는 개그 멘트까지 치고 있었다.

그나마 성장과정은 옛날 바람의 나라보다는 훨씬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이런저런 패키지의 힘을 빌어 빠르기 치고 올라가는 유저들과 그렇지 않은 유저들이 분리되면서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자 수월하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제서야 조금 여유 있게 주위를 돌아보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도적은 99레벨 이전까지 오로지 투비로만 사냥한다고 생각했는데 = 게임조선 촬영


기존보다는 비교적 이른 타이밍에 손쉽게 배우는 다양한 기술들 = 게임조선 촬영

본격적인 레벨업에 돌입하니 아주 예전에 즐기던 바람의 나라와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현역으로 바람의 나라를 즐기던 때와 달리 나이 들고 게을러진 필자는 이 나이에 몹을 4마리씩 당겨와서 신수 마법'첨으로 몰이사냥하고 쉴새 없이 공력증강과 기원으로 체마를 리필하자니 부담을 느꼈는데 이 때문에 전직 과정에서 투명-비영승보라는 패턴으로 초중반을 날로 먹기 위해 도적을 선택했다.

그런데 웬걸 30레벨도 채 되지 않아 온갖 유틸기는 물론 도적의 중반부를 책임지는 일격기 '필살검무'까지 습득하는 식으로 기술 배치가 달라졌으며 한 번 쓰면 체력과 마력이 거덜 나던 소모값도 5% 정도로 대폭 줄어들었다.

심지어 매번 직업 길드에 가서 재료를 주고 기술을 배울 필요도 없이 일정 레벨이 되면 스킬 창을 열고 일정량의 금전을 주면 기술의 습득은 물론 승급도 가능했다. 즉, 기술 체계는 예전 바람의 나라보다는 접근성이 훨씬 좋아진 지금 바람의 나라 시스템인 '기술연마'를 채용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격세지감을 느낄지언정 결과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수정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규 유저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게임의 흥행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자동 사냥 켜놓고 캐릭터가 죽지 않게 잠깐씩 체크만 해주는 모바일 환경일지라도 99레벨을 넘기고 승급 기술을 배울 때까지 초반 주력기 몇 개로 한없이 우려먹는 단조로운 사냥 패턴은 문제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자기가 의도한 대로 딜 사이클을 만들어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비교적 초반부에 많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바뀐 레벨 디자인 때문인지 자동 사냥 시스템도 꽤 잘 다듬어져 있었다. 기술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 기술 사용의 빈도수까지 4단계로 나눈 덕분에 설정을 굉장히 세밀하게 가져갈 수 있었으며 별도의 쿨타임 없이 3개의 슬롯을 모두 넘나들며 스킬을 활용할 수 있어 버프와 디버프의 관리도 굉장히 유연했다.

사실, 도적의 경우 상대의 뒤를 잡아 공격하면 피해량이 대폭 늘어나는 시스템 때문에 널리 알려진 투명-비영승보 순서로 기술을 반복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투비' 루틴을 타는 것이 훨씬 좋기에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자동 사냥 커스터마이징이 될까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바람의 나라에서 이런 식의 다이나믹한 전투가 가능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 게임조선 촬영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면 적당히 스킬 쿨타임도 벌고 회복도 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올드 유저 입장에서 바라보니 던전 콘텐츠에서도 신선함을 찾을 수 있었다. 옛날 보스는 기껏해야 열심히 공격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필살기가 들어올 것 같으면 맵을 벗어났다가 돌아가는 것이 공략의 전부였지만 바람의 나라:연은 비교적 짜임새 있는 보스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

넓지만 직관적으로 범위를 표시하여 충분히 파해 가능한 공격 패턴, 일정 수준 체력을 잃으면 맵을 이동하여 잠시 정비할 시간을 주는 대신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퍼즐 패턴은 한 방에 죽지 않는 스펙을 갖추고 회복약 마시고 기원을 외우며 버티는 게 주였던 전투의 패러다임을 다채롭게 바꿔놓았다.


요새 누가 이런 식으로 불편한 거래를 할까 싶었지만 되긴 되더라 = 게임조선 촬영 

바람의 나라:연은 첫날은 기대 이상이었다. 맵의 구조나 주요 NPC와 역할 수행, 퀘스트는 비교적 옛날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머드 게임의 명령 체계인 일반 채팅을 통한 상호작용과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남아 있어 올드 유저들은 추억에 젖을 수 있는 한편, 게임성을 잘 가다듬어 놓은 덕분에 바람의 나라를 전혀 모르는 신규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당장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수가 많지 않고 바람의 나라는 99레벨 이후가 진정한 시작인 만큼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를 국민 게임의 자리에 올려놓았던 예전의 장점을 고스란히 간직하되 뜯어고칠 것은 과감하게 뜯어고친 결정은 분명 바람의 나라:연이 흥행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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