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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장 스튜디오의 새로운 시도, 순한 맛 핵 앤 슬래시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작성일 : 2020.06.01

 

지난 26일 모장 스튜디오의 신작 '마인크래프트 던전스(이하 던전스)'가 정식 출시됐다. 던전스는 독특한 그래픽과 끝없는 자유도로 사랑받은 '마인크래프트' IP를 사용한 게임으로 원작과 다르게 '핵 앤 슬래시'를 택한 것이 특징이다.

핵 앤 슬래시란 '자르고 벤다'는 말 그대로 무수히 많은 적을 처치해 장비를 모으고, 그 장비로 더 많은 적을 처치하는 전투에 집중한 장르다. 즉, 던전스는 맨땅에서 흙과 나무를 채집해 도구를 만들고, 점차 자신의 터전을 넓혀나가는 '샌드박스' 형 게임인 원작과는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 전혀 다른 두 장르가 만난 만큼 이용자들의 관심은 장르의 조합에 초점이 맞춰졌다.

던전스를 시작한 직후 이용자들을 반기는 것은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네모난 그래픽이다. 처음 등장하는 프롤로그 영상은 각종 몬스터와 건축물, 지형, 스토리의 핵심인 '지배의 구슬'까지 반듯한 정육면체의 집합으로 구성돼 이 게임이 마인크래프트의 한 작품임을 강하게 주장한다.


자기 주장이 강한 네모난 '구슬' = 게임조선 촬영

이용자들이 조작하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원작인 마인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정육면체 머리와 3등신 체형, 특유의 움직임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던전스를 모르는 이용자에게 이 게임이 마인크래프트의 모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래픽에 한해선 고집이 느껴질 만큼 철저하게 마인크래프트의 외형을 계승했다.

등장하는 적들 역시 원작 팬이라면 반가움을 느낄만한 몬스터들로 구성됐다. 우선 스토리의 최종 보스는 원작의 주요 적이었던 '우민'이 맡고 있으며, 본격적인 모험에 나서면서 만나게 되는 좀비나 크리퍼, 중간 보스 형태로 등장하는 엔더맨과 소환사 등 원작의 몬스터가 던전스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누가봐도 마인크래프트 캐릭터 = 게임조선 촬영


정겨운 친구들도 그대로 등장한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진행 방식은 핵 앤 슬래시의 골자를 그대로 따른다. 이용자는 스토리에 따라 지역을 개방하고, 그 중 한 곳에 도전해 장비를 얻는다. 그리고 좋은 장비로 더 강한 적을 처치해 더 높은 등급의 장비를 얻는다. 게임에 따라 장비 제작을 지원하는 핵 앤 슬래시도 있지만, 던전스는 전투 후 장비 습득을 고집한다. 마을에서 에메랄드를 사용해 무작위로 장비나 유물을 얻을 수 있지만, 에메랄드 습득 방법은 던전에 도전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전투의 핵심이 되는 캐릭터와 장비는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인크래프트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무기 수는 대폭 증가했으며, 다른 핵 앤 슬래시 게임에 비해 육성 방식은 간소화됐다.

던전스의 캐릭터는 다른 RPG처럼 처음부터 직업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무기에 따라 공격 방식이 변한다. 또한 근거리 무기 하나와 원거리 무기 하나를 동시에 착용하며, 강력한 폭발이나 적의 이동을 방해하는 등 특별한 효과를 가진 유물을 세 개까지 사용할 수 있어 자유로운 육성이 가능하다.


전사, 궁수, 법사... 장비만 있다면 마음대로 육성 가능 = 게임조선 촬영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검과 도끼, 활, 석궁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같은 검이라도 공격 속도가 극단적으로 빠른 쌍검과 공격력이 높은 대검, 찌르기만 가능한 단검 등 다양한 종류가 마련돼 상황에 따라 알맞은 무기를 적을 공략할 수 있다. 다만, 방어구는 원작과 다르게 투구와 갑옷, 바지, 신발이 합쳐져 단일 방어구가 됐지만, 재질과 별개로 근접 캐릭터용 강화 갑옷과 비늘 갑옷, 원거리 캐릭터용 헌터의 방어구 등 플레이에 맞춘 특화 요소를 첨가했다.

각 장비에는 무작위로 최대 세 가지 효과가 부여된다. 이용자는 캐릭터 레벨을 올리고 받은 포인트를 장비의 효과에 부여해 장비를 성장시킬 수 있다. 원작의 마법 부여를 바탕으로 RPG식 캐릭터 육성법을 구성한 것이다. 다른 핵 앤 슬래시의 경우 캐릭터 능력치와 기술, 장비의 등급과 고유 능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던전스는 캐릭터 레벨 향상과 장비 등급, 부여 효과만 보면 되기 때문에 육성이 훨씬 쉽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캐릭터 레벨과 장비 등급은 시간에 비례해 자연스럽게 상승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장비 부여 효과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단, 모든 부여 효과는 무작위로 등장하기 때문에 운에 민감한 이용자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겠다.


원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운에 맡겨야하는 것이 최대 단점 = 게임조선 촬영

전투 지역은 '크리퍼의 숲'부터 '흑요석 첨탑'까지 총 아홉 곳이다. 각 지역은 인스턴트 던전 방식으로 생성돼 보스를 처치하거나 달성 조건을 충족시켜 공략하는 형태를 따른다. 지역마다 적게는 두 개, 많게는 여섯 개 난이도로 나눠졌으며, 이와 별개로 기본, 모험, 아포칼립스로 나뉜 모험 난이도를 조절해 적들의 세기와 보상 수준을 고를 수 있다. 

다만, 지역별 난이도 책정은 다소 불합리한 점도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지역의 최고 난이도는 권장 능력 수치가 같지만, 체력이 낮고 느린 좀비가 주로 등장하는 크리퍼의 숲과 높은 공격력과 수많은 원거리 적이 등장하는 흑요석 첨탑의 체감 난이도는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인다.


권장 난이도에선 나름 학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보상은 몬스터와 상자, 이벤트로 등장하는 장비와 각 지역을 공략한 후 얻는 유물로 나뉜다. 도전하고자 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에서 등장하는 아이템 목록을 볼 수 있으며, 만약 다른 지역이나 구매를 통해 해당 지역의 아이템을 미리 습득했다면 구체적인 아이템 종류까지 드러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유일 아이템을 얻기 위해 한 지역만 집중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도 원하는 무기를 저격할 수 있어 파밍 난이도는 생각보다 낮다 = 게임조선 촬영

이처럼 던전스는 기존 마인크래프트 작품들보단 다른 핵 앤 슬래시 작품에 가까운 게임이다. 특히 쿼터뷰 시점과 인스턴스 던전, 장비의 중요도 같은 부분은 고전 핵 앤 슬래시 게임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일부 이용자는 이 게임을 단순히 마인크래프트의 스킨을 씌운 전혀 다른 핵 앤 슬래시일 뿐 '마인크래프트'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특히 마인크래프트의 핵심인 '마인'과 '크래프트', 다시 말해 채집과 제작이 누락된 것에 큰 아쉬움을 표한다.

'핵 앤 슬래시' 게임으로선 평이한 편이다. 캐릭터 육성 요소는 적지만, 그만큼 다양한 장비와 부여 효과로 도전 욕구를 높였고, 키보드를 내리칠 정도로 어려운 적도 없다. 몬스터 분포 역시 한 번에 모아서 학살할 수 있도록 배치돼 핵 앤 슬래시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핵 앤 슬래시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에겐 흔하디흔한 작품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이용자, 혹은 마인크래프트 주 이용층인 저연령대 이용자에겐 입문작으론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다.

게임 외적으로는 개발사인 모장 스튜디오에게 있어 큰 의미가 있는 게임이다. 마인크래프트 IP를 활용한 자체 개발 게임 중 처음으로 샌드박스 형태가 아닌 새로운 장르로 출시됐으며, 저난이도 핵 앤 슬래시라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동안 마인크래프트 IP를 사용한 게임이 원작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던전스라는 시도가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과연 던전스가 모장 스튜디오의 새로운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장 스튜디오의 새로운 시도,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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