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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서버종료, 한국은 CBT. 네시삼십삼분 '가디언 프로젝트' 체험기

작성일 : 2020.05.20

 

한국의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에게 '코레류 게임'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함대컬렉션 칸코레'에서 비롯된 이 장르는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콜렉팅 카드 게임(CCG)의 일종이다. 다만, 코레류로 분류되는 게임은 다른 콜렉팅 카드 게임과 다른 뚜렷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의인화된 사물'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시초 격인 함대컬렉션은 미소녀로 의인화한 함선, 혹은 함선을 다루는 미소녀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이후 무수한 작품이 총과 검, 요리, 신 등 다양한 개념을 귀여운 캐릭터에 접목시켜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네시삼십삼분이 준비한 '가디언 프로젝트'도 코레류 게임이다. 2019년 5월 중국에서 '초차원대해전'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지난 4월 서비스 종료한 이 게임은 미소녀와 함선의 조합, 작전 진행 방식, 함대 운용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함대컬렉션의 자취를 느끼게 만든다.

코레류 게임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미소녀와 함대 조합을 꺼내든 가디언 프로젝트. 자칫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를 과연 어떤 식으로 담아냈는지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통해 미리 살펴보겠다.

■ 어디서 많이 본 시스템들의 집합

기본적인 시스템은 다른 코레류 게임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제조 및 뽑기, 자원을 모아 거대 함선을 조종하는 미소녀 '가디언'과 각종 장비를 얻고, 가디언을 육성해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함대컬렉션을 즐겼던 이용자라면 튜토리얼을 진행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

우선 자원의 경우 크게 제조 및 작전에 사용하는 물자, 연료, 철재와 뽑기 및 아이템 구입에 사용하는 유료 재화인 다이아로 나눌 수 있다. 물자와 연료, 철재는 하우징 시스템인 '항만'의 시설을 통해 한계치까지 얻을 수 있으며, 자원 수집 및 퀘스트를 통해 한계 이상으로 비축할 수 있다. 모든 자원이 고르게 수급되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특별히 자원 부족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코레 게이머에겐 익숙한 UI = 게임조선 촬영

캐릭터 획득 방식은 제조와 뽑기를 모두 채용했다. 눈여겨볼 방식은 바로 제조다. 제조는 다른 코레류 게임과 마찬가지로 물자와 연료, 철재를 조절해 원하는 함종의 함선을 만드는 방식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자원 투입량에 따른 각 함종의 제조 확률이 그래프와 백분율로 즉시 나타난다는 것. 특정 캐릭터를 만들 때 굉장히 유용해 보이는 기능이지만, 결국 범용식과 확률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실제로 대다수의 이용자는 특정 캐릭터를 노리는 저격식보다 범용식을 주로 돌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입 자원에 따라 확률이 즉각 반영되는 부분은 신선 = 게임조선 촬영


그러나 나중엔 결국 범용식만 돌리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이렇게 뽑은 캐릭터는 레벨업과 강화, 장비로 더 강한 캐릭터로 육성할 수 있다. 레벨업은 전투와 경험치 아이템을 투입해 올릴 수 있으며, 능력치는 잉여 캐릭터 카드로 강화한다. 칩셋은 스킬 레벨과 능력치를 동시에 올리는 방식으로 펄라이트와 아이기스 등의 재료가 소모된다.

전투 및 제작, 뽑기로 얻는 장비는 캐릭터의 공격력과 공격 유형을 결정하는 무기와 방어력 및 회피 수치를 높여주는 기타 장비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무기의 경우 다른 게임과 달리 함선 3D 모델링에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함선의 외형을 꾸미는 아이템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장비가 실제로 표션되는 부분은 시각적으로 큰 만족을 준다 = 게임조선 촬영

이상의 시스템을 살펴보면 기존 코레류 게임들과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를 꾀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자원 투입량에 따라 캐릭터 등장 확률이 즉시 표시되는 기능은 편의성뿐만 아니라 가디언 프로젝트만의 참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참신한 요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었다.

■ 3D 해전은 칭찬해

가디언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전투다. 수집한 함선으로 편대를 만들고, 각 지역에 출격해 전투를 진행하는 것은 여타 게임들과 동일하다. 그러나 중요한 전투 부분은 코레류 게임이 아닌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하는 방식을 택했다.

작전 구역을 나타내는 방식이나 특정 지역에 진입하기 위해 '구축함 1대 이상 편성', 혹은 '경항모 2대 이하 편성' 등 고정 조합이 필요한 부분은 함대컬렉션과 똑같다. 다만 자동으로 진로가 결정되는 함대컬렉션과 다르게 가디언 프로젝트는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어 능동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적어도 고정 편성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확률 놀음으로 인해 샛길로 빠져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능동적인 작전 수행은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 게임조선 촬영

전투에 들어가면 3D 모델로 구현된 함대가 이용자를 반긴다. 기본적으로 모든 함선을 동시에 조종해 함대를 지휘할 수 있지만, 원한다면 함선을 하나씩 선택해 개별 조종도 가능하다. 즉, 주로 선형 구조의 전투를 택한 여타 코레류 게임과 다르게 360도 전방위 전투를 구현해 실제 해전에 가까운 전투를 맛볼 수 있다.


전투 하나는 기가 막히다 = 게임조선 촬영

전투 중 함선 파괴와 회복 방식은 굉장히 너그러운 편이다. 지역 공략 과정에서 캐릭터의 체력이 소모돼도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면 체력이 모두 회복된 상태로 투입된다. 심지어 체력이 다한 캐릭터는 이후 전투부터 사용하지 못할 뿐이며, 지역에서 빠져나오면 체력이 가득 찬다. 즉, 캐릭터가 부상을 입어도 따로 회복할 필요가 없다.

대신 가디언 프로젝트는 일종의 피로도 개념인 '에너지'라는 요소를 도입했다. 에너지는 캐릭터가 전투할 때마다 소모되며, 일정량 이하로 떨어지면 캐릭터의 능력치가 저하된다. 캐릭터가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정비실이나 자연 회복으로 에너지를 회복시켜줘야 하지만,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도 출격은 가능해 부담 없이 출격할 수 있다.


대파 침몰이 없어 부담 없는 플레이 가능 = 게임조선 촬영

■ 캐릭터 게임인데 개성이 없네?

코레류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캐릭터다. 코레류 게임을 즐기는 대다수의 이용자는 마음에 든 캐릭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얻은 캐릭터를 최고의 캐릭터로 육성하기 위해 시간과 재화를 아끼지 않는다. 가디언 프로젝트 역시 이를 강하게 의식한 듯 '미소녀 함대 배틀 콜렉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중요한 캐릭터들에게서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장르를 즐기는 많은 이용자는 캐릭터와 모티브 대상 간의 유사성에서 캐릭터성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신격의 바하무트'나 '확산성 밀리언아서'와 마찬가지로 캐릭터 수집형 카드 게임으로 시작한 함대컬렉션이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끈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함대컬렉션 명성의 시발점이 된 '시마카제'의 경우 그 독특한 패션과 별개로 모티브 함선의 특징인 '가장 빠른 구축함'글 캐릭터 성격으로 구현해 많은 이용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함대콜렉션을 말 그대로 견인한 '시마카제' = 게임조선 촬영

한국 역시 '소녀전선'의 'K2'로 비슷한 사례를 엿볼 수 있다. K2가 들고 있는 총기는 많은 군 전역자들이 애용한 K2 소총을 그대로 묘사했으며, 게임 내 설정 역시 K2 제작 당시 비화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서서 쏴'와 '앉아 쏴' 연상케 하는 캐릭터 스킬 모션과 전투 후 탄피를 줍는 모션까지 구현하면서 한국 서버에서 K2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가디언 프로젝트에선 이런 코레류 특유의 캐릭터성을 거의 느끼기 힘들다. 특히 캐릭터 디자인 부분에선 다른 코레류 게임과 다르게 무기가 제거돼 미소녀와 모티브 간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함선을 내세운 여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배수량에 따라 구축함이나 경순양함은 어린아이, 전함과 항공모함은 성인 여성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모든 함선이 이 규칙대로 묘사된 것은 아니다. 즉, 캐릭터와 모티브 간의 연결점이 전혀 없기 때문에 캐릭터와 함선을 바꿔놓아도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다.


심지어 게임을 바꿔도 위화감이 없을 듯 하다 = 세븐스 드래곤 및 가디언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 버전은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국 버전의 아군 캐릭터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이나 별자리의 으뜸별, 적은 솔로몬의 72악마에서 이름을 사용했다. 반면, 해외 버전의 경우 '쿠싱'이나 '사이판', '마한' 같이 실제로 사용된 함선의 이름을 그대로 캐릭터 이름으로 사용한다. 다시 말해 해외 서버는 무기 일러스트가 없어도 캐릭터와 모티브를 잇는 이름을 통해 해당 캐릭터의 성격이나 특징을 유추할 수 있는 반면, 국내 서버는 이름과 캐릭터, 모티브 간에 어떤 유사성도 없기 때문에 캐릭터성을 느끼기 힘들다.


일러스트만 보고 이 소녀들이 무슨 배를 운용하는지 알 수 있는가? = 게임조선 촬영

물론 한국에서는 함대컬렉션 출시 당시 일본군 함선을 중심으로 큰 논란이 있었던 만큼 해당 함선에 대한 현지화는 어느 정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캐릭터가 이름과 일러스트, 모티브 세 가지 기호가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게임이 과연 수많은 코레류 게임을 거친 이용자에게 매력을 호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 결국 옆그레이드 함대컬렉션

CBT로 만나본 가디언 프로젝트는 '뛰어난 전투, 낭비된 캐릭터'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직진하면서 만나는 적을 일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바다라는 면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적과 싸우는 전투는 분명 이용자에게 다른 코레류 게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전략적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반면, 캐릭터의 경우 일러스트 완성도와 별개로 모티브가 된 함선과의 연관성이 옅어 몰개성한 캐릭터로 느껴진다. 단순히 일러스트만 놓고 본다면 이 게임의 캐릭터들이 다른 미소녀 게임에 등장해도 무리가 없을 수준이다. 가디언 프로젝트가 미소녀 함대 배틀 콜렉션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캐릭터에 대한 개성 부여는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다.

지난 4월 중국 서버 서비스가 돌연 종료되고, 일본 서버 역시 약 반년간 별도의 공지 없이 방치되면서 사실상 유일한 운영 서버가 된 한국 서버의 가디언 프로젝트. 열흘간의 CBT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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