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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TFT 프로게이머, APK 백기사 '정태현'을 만나다

작성일 : 2020.05.06

 

리그 오브 레전드의 오토배틀러 장르 파생작인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가 3번째 시즌인 갤럭시 도입과 더불어 모바일 이식판을 출시하며 흥행하고 있다.

양대 마켓에서 1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비시즌 기간 중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선수들 또한 TFT를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으며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도 이벤트성 대회인 인비테이셔널, 갤럭시 챔피언십을 론칭하는 등 e스포츠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 출전하고 있는 프로 구단 중 하나인 'APK 프린스'는 발 빠르게 움직여 TFT 프로팀 창설과 1호 선수 영입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는데 게임조선에서는 국내 최초 TFT 프로게이머인 '백기사' 정태현 선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정태현 선수의 모습 = 게임조선 촬영

Q. 기사를 통해 처음 만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PK 프린스의 TFT팀 소속 '백기사' 정태현이라고 합니다. 입단하기 전에는 2000명 내외의 실시간 시청자 수를 가진 인터넷 방송인이었는데요. APK에 입단하면서 한국 최초의 TFT 프로게이머가 됐습니다.

Q. TFT는 아직 정규 리그가 없는데요. 어떻게 팀이 창설되고 입단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개인 방송을 진행하던 도중 채팅창에서 저에게 혹시 TFT 종목의 프로 선수가 될 생각 있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기자님께서 말씀드렸듯이 아직 정규 리그가 없는지라 유명한 프로 구단들도 TFT 팀을 아직 만들지 않고 있어 저는 해당 발언이 흔한 어그로 유저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여 '하고는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구단주가 아니면 힘들 것 같은데요.' 라고 다소 무례하게 받아넘겼는데 그게 실은 진짜로 APK 프린스의 스태프였습니다.

그래서 얼마 후에 TFT 프로팀 창설과 함께 영입 제안이 정식으로 왔을 땐 굉장히 놀랐습니다. 

Q. 입단 후에는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이미 프로 생활을 겪은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스케줄이 훨씬 빠듯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널널한 편입니다. 아직 스크림과 같으 본격적인 연습 체계가 없어서 아침 8시에 기상한 후 점심 식사 전까지 스트리밍을 하고 저녁 6시까지 매칭을 돌리고 이후 시간은 지난 경기를 복기하며 분석, 연구하며 공부합니다. 

TFT 정규 리그가 없다 보니 일단은 프로팀에 소속된 스트리머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TSM에 소속된 前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인 '킨' 장래영 선수가 TFT로 전향하면서 저와 비슷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하스스톤 프로게이머들도 대체로 비시즌 중에는 사실상 스트리머 생활을 하고 있으니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입단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다른 종목 선수진이랑 크게 친해지지는 못했는데요. 롤 팀의 '시크릿' 박기선 선수가 호의적으로 대해줘서 적응 자체는 어렵지 않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TFT 팀 연습실을 사실상 개인실로 편안하게 사용하는 모습 = 게임조선 촬영

Q. TFT e스포츠가 빨리 활성화되어야 조금 더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리그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99.9퍼 확신하고 있습니다. 작년 E3 당시부터 루머가 있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TFT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특별 대회를 진행하는 등 밀어주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한국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를 시행하기 전에 실험 리그 격으로 선보인 '인비테이셔널'을 TFT 종목에서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롤과 같은 전철을 밟아 TFT 리그가 출범할 거라고 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코로나-19 등의 이슈가 있어 e스포츠 리그 출범을 발표하기 쉽지 않은 추세라서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현재 한국 최초의 TFT 프로게이머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요. 만약 다음으로 TFT 프로게이머가 나온다면 어떤 플레이어가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는 챌린저 랭커인 꼴픽, 띵땡, 바나나딸기초코가 가장 유력한 후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정식으로 리그가 론칭되면 프로게이머로 데뷔하여 저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라 보고 있습니다.

Q. 본격적으로 TFT 인게임에 대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게임을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TFT 이전에는 롤이나 오버워치 종목으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는데요. 어느 쪽으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여 결국 현역으로 입대를 준비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토 배틀러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호기심에 도타 2의 오토체스를 플레이하게 됐고 거기서 최고 등급인 '퀸'을 달성한 이후 TFT 출시 소식을 듣고 넘어와서 거기서도 정점이 되기 위해 열심히 게임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즌 3에서 랭킹 1위를 달성했죠.

그렇게 인기를 얻으며 방송 활동을 하다가 프로게이머가 됐습니다. 돌아서 가느라 시간이 꽤 걸렸지만 꿈을 이룬 셈이죠.


챌린저 티어가 열리기 이전인 3월 말 최고 등급인 그랜드마스터 랭킹 1위를 차지한 모습 = 게임조선 편집

Q. 최근 주로 사용하고 있는 덱은 덱은 무엇인가요?

챌린저 티어에서 유행하고 있는 덱 중 원빈 덱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빈쨩이라는 플레이어가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기존의 별 수호자-마법사 시너지 덱을 마나 관련 템으로 도배한 주유 소나로 보조하던 메커니즘을 살짝 개조한 콘셉트에요.

원래 별 수호자-마법사 덱에서 벨코즈 습득 이전 메인 딜러를 맡고 있는 아리를 빼는 대신 럭스와 조이의 스킬에 붙은 CC로 상대 원딜을 지속적으로 차단하여 딜로스를 만들며 오공 또한 회전격으로 어그롤 끌다가 빨리 터지는 게 일상인데 소나와 소라카의 무한 힐로 버티며 꾸준히 상대를 교란하는 방식입니다. 모자란 후반 딜은 벨코즈의 생물 분해 광선으로 벌충하죠.

주축은 여전히 주유소 역할을 하는 조화의 성배/조화의 성배/대천사의 지팡이를 들고 있는 소나지만 별수호자 시너지 단계를 낮추는 대신 8레벨 기준 2선봉대-2시공간을 추가로 가져갈 수 있어 후반을 도모하기 좋습니다.

Q. 무한으로 힐 스킬을 뿌리는 '주유 소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여신의 눈물 아이템이 4개나 필요하다는 어려운 조건이 붙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말씀해주신 것과 같이 여눈 4개는 쉬운 조건이 아니죠. 그래서 초반은 체력 30 선까지 버티며 살아남는 것에 집중합니다.

사실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기왕이면 최대한 적의 수를 줄이며 지더라도 잃는 체력의 양을 줄이고 연패를 쌓아 보너스 코인과 함께 특정 아이템을 확정으로 가져갈 수 있는 공동 선택 단계의 우선권을 챙기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렇게 초중반을 버티며 7레벨을 달성하고 오공, 벨코즈를 상점 새로고침(통칭 리롤)으로 빠르게 서치한 뒤 8레벨에 소라카를 조합에 추가하여 덱을 완성시키면 됩니다. 

Q. 빌드업 완료 시점까지 버티는 능력이 중요한 덱 같은데요. 초중반을 버티는 좋은 방법이 있나요?

별 수호자, 반군 시너지가 초중반 버티기에 유용합니다. 앞라인을 맡고 있는 챔피언 기물이 제법 단단한 편이며 싸움꾼-총잡이 시너지나 4코스트 챔피언 기물인 '진'이 아니면 뚫기 힘듭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원빈 조합을 가고 있다면 카운터로 상기한 조합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의 경우 최후의 숨결을 필수로 가져간 뒤 무한의 대검/수호천사나 무한의 대검/루난의 허리케인을 가져가면 어렵지 않게 뚫어낼 수 있습니다.


연패를 쌓으면서도 적절한 수준으로 체력을 관리하여 강한 후반을 가져가는 원빈 덱 = 게임조선 촬영

Q. 원빈 덱은 운영 측면에서 노련함이 좀 필요해 보이고 명확한 카운터도 존재해서 쉽게 쓸 수 있는 덱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번엔 낮은 티어에 속한 유저들을 위해 등급 올리기 쉬운 꿀덱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꿀덱은 천상-저격수-검사 시너지 덱입니다.

5레벨 이전까지 1코스트에서도 손꼽히는 캐리력을 가진 자야를 중심으로 코스트 대비 고성능 챔피언 기물인 케이틀린-자야-자르반-피오라-쉔을 가져가고 6레벨부터 애쉬-라칸, 8레벨에 카사딘을 추가하여 덱을 완성하는 운영법입니다.

초반에 아이템이 부족하더라도 전투력 측면에서 모자람이 없으며 되려 캐리력은 차고 넘치는지라 3-1라운드 4레벨 경험치 8 시점에서 모아놓은 모든 돈을 리롤에 투자하여 자야-자르반-케이틀린을 3성까지 올리면 중반은 거져 먹을 수 있습니다.

만약 자야에게 필수 아이템인 최후의 속삭임/수은을 마련하면 후반도 문제없으며 시공간, 검사 시너지 덱을 운용하는 사람과 같은 큐에서 만나더라도 넘치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리롤을 굴려 먼저 조합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이 전혀 어렵지 않고 리스크 또한 낮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Q. 현재 TFT 밸런스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현재 상황이 그렇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장 심각한 게 현재 챌린저에서 유행하는 48리롤덱인데요. 아까 말씀드릴 천상-저격수-검사처럼 4레벨 경험치 8에 리롤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순위방어를 합니다.

48리롤의 중심이 되는 자야, 뽀삐, 트위스티드 페이트, 카직스는 코스트 대비 성능이 지나치게 강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최근 업데이트로 1코스트 챔피언 기물의 등장 확률이 상향조정 되면서 48리롤로 3라운드가 채 넘어가기도 전에 이 친구들로 3성을 찍어 판을 완전히 엎어버리는 케이스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48리롤이 강력하기 때문에 티어 올리는 데에는 좋지만 밸런스 측면에서는 좋은 현상이 아니라는 의견 = 게임조선 촬영

처음 패치노트가 나왔을 때에는 해당 1코스트 챔피언 기물로 먼저 2성 찍고 트럭을 몰고 다니며 교통사고를 내니까 누구나 1코스트 2성을 쉽게 찍어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거라 생각하고 다들 방향성에 대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겪고보니 운으로 3성을 2개 이상 띄우면 더욱 뚫기 힘든 난공불락의 요새가 완성되는 결과가 나왔죠.

오늘 PBE 패치노트에서 뽀삐,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너프 소식을 봤는데요. 여전히 자야는 성능이 그대로라서 아마 한동안은 초반에 3성을 달성한 자야가 득세하는 메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은하계 시스템에 대해서는 조금 미묘하다는 입장입니다. 아무래도 은하계 효과가 발생하면 상황에 따라 좋은 덱이 명확하게 갈리다 보니 밸런스가 쉽게 무너져버리는 감이 있어요. 특히 5라운드에서 팀 규모를 확정으로 늘려주는 초밀도 은하의 경우 4싸움꾼-4총잡이가 압도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변수가 너무 많아 실력보다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시스템이라서 아마 대회에서는 아무런 효과도 적용되지 않는 일반 은하계를 사용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Q. 그 밖에 초보 플레이어들을 위한 운영 관련 팁을 주실 수 있나요?

48리롤이 좋다는 이야기만 듣고 무작정 돈을 묵히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TFT는 돈보다 체력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돈을 묵힌 뒤 뽑기 운이 잘 따르면 3성을 많이 보유하여 1등을 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4등 안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 승리로 판정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살아남는 것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낮은 티어의 플레이어라면 소수의 3성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수의 2성 유닛을 가져가는 쪽이 체력 관리에도 유리하고 결과적으로 4등 안에 들어 랭크 점수를 올리기 좋습니다. 

질땐 지더라도 최대한 상대의 챔피언 기물 수를 줄여서 받는 피해량을 최소화하도록 합시다.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한 체력관리로 순위방어를 하면 적어도 4위 이내에 들어 점수를 잃진 않는다 = 게임조선 촬영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언제나 부족한 제 방송을 열심히 시청해주시는 팬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하던 시절처럼 별풍선 쏴주시는 팬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제는 어엿하게 월급 받으면서 방송 활동하는 프로게이머다 보니 과한 기부금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리그가 출범할 수 있도록 최대한 TFT와 프로 리그에 대한 니즈를 설파하는 쪽으로 활동해주신다면 더욱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정식 리그가 열리면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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