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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Not In My Game! 만나고 싶지 않은 콜라보계의 사신들

작성일 : 2020.04.24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평화로운 무인도생활을 즐기는 둠슬레이어와 지옥도에 떨어져 무쌍을 찍고 있는 여울

3월 중순에 발매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둠:이터널>은 각각 '49,800벨의 채무를 지고 시작하는 평화로운 무인도 개척기'와 '모든 악마 죽인다맨의 피튀기는 막장 액션 활극'을 다루고 있어 성향이 극과 극을 달리는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처음에 새운 발메 계획이 틀어져서 출시일을 연기했고 하필이면 연기한 출시일이 겹친다는 공통점 때문에 은근슬쩍 콜라보처럼 엮어서 언급하는 유저들이 많죠.

모동숲과 둠이터널의 잘못된 만남(?)은 일단 공식으로 인증받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각 게임사 단위에서는우호적인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팬들의 반응이 좋은 덕분에 현재로서는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콜라보의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말)

하지만 두 게임이 서로를 홍보해주려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콜라보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도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특정 게임 브랜드 내지는 캐릭터가 콜라보하여 이득을 취하기는 커녕  일부는 감당할 수 없는 파괴력에 휘말려 망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죠.

굳이 따지면 끼워맞추기식 징크스, 기담에 가깝지만 이번 조선통신사는 바로 콜라보 하면 게임에 망조를 깃들게 한다는 게임업계 파괴신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 '초음속'으로 망한게임과 콜라보하러 달려갑니다


앗, 이게 아닌가?

소닉은 故닉이라는 굴욕적인 별명과 함께 왠지 모르게 망한 게임 시리즈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지만 망작뿐만 아니라 명작을 많이 배출해낸 게임 프렌차이즈이기도 합니다.

다만 다른 게임과의 콜라보는 정말 더럽게 복이 없는 것인지 이미 망헀거나 망해가는 프렌차이즈랑 엮이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망겜 판독기로 불리고 있는 처지입니다.

실제로 가장 대표적인 콜라보 대상인 록맨은 파란색 주인공, 매드 사이언티스트 악당, 빨간색 카리스마 라이벌이라는 구성 면에서 소닉과 공통점이 많았던 데다가 이 둘이 한창 엮이던 시기까지만 해도 마지막 발매작들이 처절하게 망한 이력 때문에 소닉은 록맨과 달리 꾸준히 신작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하게 오와콘(수명이 끝난 콘텐츠 취급)여기는 사람들이 많았죠.


소닉 포시즈만 아니었어도...

심지어 록맨과의 콜라보 이후로도 소닉이 파견나간 작품이 하필이면 러브라이브, 뿌요뿌요 퀘스트처럼 사장세에 접어든 친구들이어었기 때문에 소닉은 억울하게 망겜 판독기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작년 발매된 <마리오와 소닉 AT 2020 도쿄 올림픽>은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요? 코로나19 이슈 때문에 원전에 해당하는 2020 도쿄 올림픽은 최근 개최를 1년 미룬다는 발표까지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파견나간 근무처 중에서는 스매시 브라더스 쪽이 잘 나가고 있긴 한데 거기선 정작 소닉 본인의 성능이 잘 쳐봐야 중위권일 정도라서 앞으로도 당분간은'소닉과 콜라보 해서 흥했다'라는 말을 듣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우린 가망이 없다, 와서 파돌리기나 해라 '미쿠'


파를 돌려주세요

연식으로만 따지면 무려 13년차인 '하츠네 미쿠'는 보컬로이드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리듬 게임 이외에는 활약할 구석이 없어 보이는 캐릭터지만 의외로 콜라보 방면에서는 엄청나게 폭넓은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직접적인 전투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보통 콜라보를 하게 되면 특수한 이벤트와 관련된 NPC로 나오거나 코스튬과 같이 외형 정도만 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껏해야 힐러와 같은 보조형 캐릭터로 등장하는 게 고작이죠.


미쿠의 비주얼이 사실 어딜 가더라도 꿇리지 않긴 합니다

문제는 하츠네 미쿠가 다녀간 게임은 대부분 망조가 깃든다는 징크스인데요.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 크래시 피버,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등 숱한 게임들이 미쿠와의 콜라보 이후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고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데스티니 차일드, 영원한 7일의 도시 등 한 때 흥행가도를 달리던 게임들도 미쿠 콜라보를 전후로 수개월간을 없데이트 상태로 연명하거나 위기를 맞이한 기록이 있죠.

굳이 따지면 미쿠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실제로 미쿠는 콜라보를 시행한 게임이 한 두가지가 아닌지라 망한 게임도 많지만 여전히 잘 먹고 잘사는 게임도 많고요.

다만 앞서 말했듯 캐릭터의 구성이 인게임 콘텐츠나 밸런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형태가 아니므로 보통은 비주얼만 믿고 가져가는 콜라보가 되는데요. 미쿠와의 콜라보는 곧 만성적인 콘텐츠 부족을 미쿠의 팬덤을 일시적으로만 끌어다 써서 타개하는 근시안적인 운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원치 않게 파괴왕의 칭호가 따라붙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일본에서는 소닉, 미쿠 이상의 파괴신 '넵튠'


일본 벽람항로 커뮤니티에 올라온 스레드 중 하나, 전부 넵튠 콜라보 이후 섭종한 것을 두고 '콜라보계의 사신'이라 표현했다

미쿠와 소닉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마이너하지만 일본 모바일 게임 쪽에서는 콜라보 파괴신하면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의 잉여신 '넵튠'을 주로 꼽습니다.

이 분도 전적이 위의 사례 못지 않게 화려한데요. 진군 디스트로이, 확산성 밀리언 아서, 하이스쿨 DxD 뉴파이트, 로드 오브 버밀리언 아레나, 모험 퀴즈 킹덤, 쉐도우 이스케이퍼가 넵튠 콜라보를 기점으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전부 사라졌죠.

사실 후속작 출시 이후 버려진 자식 취급 받기 전까진 나름대로 큰 인기를 누렸던 확밀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게임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작품들이고 확밀아조차도 넵튠 콜라보를 하던 시점에서는 한참부터 전 업데이트가 끊긴 상황이었기에 다른 게임과 사정이 크게 다를 바는 없었습니다. 굳이 넵튠 콜라보를 하지 않았어도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타이밍이었죠.


메가드라이브는 불세출의 명작 콘솔이었지만 망한 주변기기 '32X'와 하나로 합친 세가 넵튠은 진짜 세상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넵튠의 모티브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미출시 상태로 사라져버려 망한 게임기의 대명사가 된 '세가 넵튠'이었기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게임의 팬들은 넵튠의 망조가 콜라보를 통해 깃들어 안 망할 게임이 망해버렸다고 '명예로운 죽음(?)'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벽람항로를 제외한 모든 게임이 넵튠과의 콜라보 이후 사망 판정을 받았고 넵튠 시리즈 본편마저도 후속작 전개는 하지 않은 채 리메이크와 외전작 발매로 산소호흡기만 달고 연명하는 처지인데요. 만약 넵튠이 먼저 사라지고 벽람항로가 계속 살아남는다면 '잉여신의 저주'는 자연스럽게 잊혀질지도 모릅니다.


뭐 양측 게임의 팬들은 둘 중 누구도 죽는 것을 원하지 않겠지만 말이죠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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