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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이오하자드 RE:3',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놀라움을 던져주는 게임

작성일 : 2020.04.06

 

캡콤의 신작 '바이오 하자드 RE:3'가 4월 3일 발매됐다. 우리에게는 '레지던트 이블 RE:3'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 부분까지 따지면 글로벌 어른들의 복잡한 사정 얘기가 약간 포함돼야 하니 본 리뷰는 조금 더 익숙한 이름인 '바이오 하자드 RE:3(이하 바이오하자드3)'로 통칭한다.

캡콤은 자체 개발한 'RE엔진'으로 개발한 최근작 '바이오 하자드 7', '바이오 하자드 RE:2', 데빌 메이 크라이 5' 등이 평가와 흥행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만큼 바이오하자드3도 높은 기대를 받아왔다. 발매를 앞둔 상황에서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과 체험판 역시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데 큰 축을 담당했다.

이렇듯 유례없이 큰 기대를 받고 발매된 바이오하자드3는 어떤 게임일까? 96년 첫 작품부터 즐겨왔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광팬 기자의 눈으로 조목조목 살펴봤다.


1년이 살~짝 넘은 후 발매된 후속편 = 게임조선 촬영

◆ 이보다 화려할 순 없다.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펼쳐지는 최고의 연출

당연한 얘기겠지만 1999년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나왔던 구작을 리메이크 한 작품인만큼 그래픽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이미 전작 '바이오 하자드 RE:2'를 통해 새롭게 리메이크 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기본은 정립된만큼 그래픽적인 부분은 '딱 기대한만큼을 보여준다'고 표현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3는 여기에 사운드와 연출을 대폭 강화했다. 게임의 핵심 줄기는 압도적 강력함을 가진 네메시스의 집요한 추격에 계속 도망쳐야만 하는 질 발렌타인의 이야기다. 작 중 슈퍼 경찰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주인공이지만 '궁극의 생물 병기' 네메시스에게는 발악와 도망밖에 선택지가 없는 나약한 존재일 뿐.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 즉 폭발, 방화, 붕괴 등의 게임 내 연출이 실사풍 그래픽과 실감나는 사운드가 만나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한다. 그리고 그런 연출을 게임 시작부터 엔딩을 보는 그 순간까지 '이건 좀 과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갈만큼 꾹꾹 눌러담아 쉼없이 보여준다.

덕분에 게이머는 게임 시작부터 엔딩을 보는 순간까지 한 편의 잘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를 직접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집요하게 추격하는 네메시스는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 게임조선 촬영

◆ 공포는 좀 덜어내고, 액션성을 강화하고

원작인 '바이오 하자드3 라스트 이스케이프'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전작 '바이오 하자드 RE:2'에서 많이 언급됐던 신규 게이머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서였을까? '바이오하자드3'는 공포보다 액션을 더 강조한 게임이 됐다. 

전작은 경찰서와 하수구처럼 어둡고 좁은 지역에서 적을 상대해야만 하는 압박감, 팔다리 결손은 기본이요 내장도 서슴치 않고 보여줄 정도로 잔인한 연출, 조금만 낭비해도 클리어 불가능 수준에 이를 정도로 부족한 보급품 등 '공포'라는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었다. 

바이오하자드3는 이런 공포 요소가 과하다고 생각했는지 약간은 덜어냈다. 배경이 되는 장소가 라쿤 시티로 확대된만큼 보다 넓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밝은 곳에서 좀비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시리즈 특성상 잔인한 연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작에 비해선 상당히 순화된 수준. 후술할 긴급 회피 시스템 덕분에 탄환이 없어도 도망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도 하다.

물론 잔인한 연출은 약간 순화됐다 뿐이지 시리즈 특성상 피칠갑이 된 배경이나 여기저기 널부러진 시체 등 기본적인 고어 요소는 여전하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되 내용은 약간 순화한 수준 = 게임조선 촬영

전작과 비교했을 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긴급 회피' 시스템이 추가된 것. 긴급 회피 시스템 자체는 원작에도 있던 것이라 이번에 나오리라 예상하긴 했지만, 성능은 강력하면서도 사용이 쉬워 게임의 난이도를 대폭 낮춰주는 일등공신이 될 정도로 강력한 시스템이다.

어느 정도 연습하면 대부분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히는 것이 쉬운데다가 회피 후 타이밍만 잘 맞추면 몬스터의 약점을 자동 조준해주는 속칭 '블릿타임' 시스템도 있어 제대로 연습하면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주인공을 볼 수 있는 수준. 긴급 회피 시스템 단 하나가 추가됐음에도 공포 게임이라는 느낌보다 '다소 잔인한 맛이 있는 액션 게임'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바이오하자드3는 원작을 즐겨봤거나, 시리즈 전통 팬이었던 게이머들이 아닌 순수 신규 게이머들도 부담없이 입문할 수 있을만한 게임이 된 셈이다.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회피하지 못했을 때 사망률이 급격히 상승한다. = 게임조선 촬영

◆ 쉬워진 퍼즐과 단순한 맵 구성. 막힘 없이 진행되는 담백한 일자형 진행.

바이오하자드3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맵의 구성이 단순해지고 퍼즐의 난이도도 대폭 하락했다. 

전작의 경우 중요 아이템의 위치를 의도적으로 멀찍이 배치한데다 퍼즐 요소를 넣어서 동선을 복잡하게 구성했었다. 간단한 예로 게임 초반 경찰서 3층까지 이동해 다이아몬드 열쇠를 얻은 다음 다시 1층 로비, 2층 접견실 등을 돌아다니며 잠긴 문을 열어야 했다.

3종의 여신 동상처럼 스토리 진행에 필수로 풀어야 하는 퍼즐을 배치하고, 이 힌트를 얻기 위해 헤매는 부분까지 합한다면 주인공은 같은 지점을 반복해서 돌아다녀야만 한다. 이게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특유의 특징과 재미인 것은 사실이지만 친절한 설명과 일자형 진행에 익숙해진 초심자에게는 상당히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호불호가 강했던 전작

바이오하자드3는 그 '길찾기와 퍼즐'이라는 시리즈 전통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되 맵의 구조와 동선을 간소화시켜 길찾기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초반 시가지부터 후반부 연구소까지 모든 지역은 한 번 훑어보면 구조를 익힐 수 있는 수준으로 간단하게 구성했다. 게임 전체를 통틀어 3번 이상 지나가야 되는 길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 

퍼즐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퍼즐의 수를 대폭 줄이고 난이도도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스토리 진행을 위해 필수로 풀어야 되는 퍼즐은 아예 배제한 수준. 후반부 연구소 백신 농도를 맞추는 아주 단순한 퍼즐 외에는 모두 굳이 풀지 않아도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지장 없는 것들이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바이오하자드3의 흐름은 쾌적하고 호쾌하다.


금고도 새로 나온 것은 단 2개, 퍼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 = 게임조선 촤령

◆ 가격 대비 짧은 플레이 타임이 갖는 아쉬운

바이오하자드3가 일자형 구조를 택했기 때문일까? 플레이 타임이 대폭 짧아졌다. 노멀 난이도 기준 첫 플레이 시 클리어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5~6시간 내외.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10~15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짧다.

플레이 타임은 중간중간 나오는 이벤트까지 포함된 시간이다보니 실제 플레이 시간은 더 짧다. 지하철을 출발 시키고 후반부에 돌입했다고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엔딩이 나온다고 생각될 정도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생략된 지역도 많고, 그레이브 디거 (거대 지렁이)처럼 생략된 보스도 있어 더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캡콤도 이 부분을 의식했는지 5가지나 되는 난이도를 준비하고, 상점 시스템을 도입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다회차 플레이를 권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긴 했다.

그런데 다회차를 진행하고 싶어도 이벤트의 대부분, 특히 네메시스 추격전과 관련된 이벤트들은 게이머 조작과 병행하다보니 다회차부터 자주 이용하는 이벤트 스킵이 아주 불편하다. 간단한 예로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오프닝 스킵 - 꿈 스킵 - 깨어남 스킵 - 화장실 이동 - 스킵 - 스킵 - 전화기로 이동 - 네메시스 등장 스킵 - 옆집으로 이동 - 책장 스킵 - 아랫층으로 이동 - 재등장 스킵 - 이동 - 건물밖 스킵 - 이동 후 브래드 만남' 순서로 진행된다. 

즉 오프닝부터 브레드를 만나기까지 9번의 스킵과 플레이를 반복해야한다. 본격적인 게임 시작 지점인 지하철까지 이동하기 위해선 20번 내외의 스킵 버튼을 눌러야 한다. 첫 플레이 때는 몰입감을 높여줬을지 몰라도 시간이 갈 수록 같은 것을 보고 의미 없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플레이를 강요한다.


잦은 이벤트는 첫 플레이 몰입도를 높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지겨워지는 경향이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면 다회차 플레이 외 특별히 즐길 것이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전작의 경우 두 명의 주인공으로 플레이(비록 거의 비슷한 구조지만)할 수 있다는 점, 헝크 모드, 두부 모드라는 보너스 게임이 있다는 점 때문에 엔딩 이후에도 이런저런 즐길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바이오하자드3는 더 높은 난이도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매리트가 없는 수준. 특히 원작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나온 거의 모든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머시너리즈' 모드 없이 발매됐다는 점은 너무 아쉬운 부분.

바이오하자드3의 가격은 68,400원. 제아무리 놀라운 경험을 선사해주는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정도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게임이 7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적으로 용병 모드는 넣어서 나왔어야지... = 게임조선 촬영

◆ 여러가지로 놀라운 경험을 주는 게임

바이오하자드3는 여러 의미에서 게이머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더 커진 스케일과 집요하게 쫒아오는 네메시스, 더 강해진 액션과 재미있는 전투가 있다. 그리고 짧은 플레이 타임과 높은 가격에서 오는 놀라움도 존재한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광팬인 기자에게 있어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최소 10회 이상의 엔딩을 보는 것을 전제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에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기자는 참 오랜만에 순수한 팬심으로 즐겁게 플레이한 게임이다. 

하지만 바이오하자드 입문작으로 생각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숙고하라고 말하고 싶다. 장점이 뛰어난 게임이지만 자칫 플레이 타임과 빈약한 콘텐츠로 인해 시리즈 자체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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