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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총기를 애인같이? 완전 가능! 병기 의인화 게임 모음

작성일 : 2020.02.22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모에의인화(萌え擬人化)'는 사람이 아닌 사물, 예를 들어 총이나 함선, 탱크를 인간 형태의 아름다운 캐릭터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모에화(萌え化)'로 사용되는 단어지만 모에화에는 아저씨를 미소녀로 바꾸거나 노인을 미형 캐릭터로 만드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겠다. 두 단어의 뉘앙스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아름다운 캐릭터'를 만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으며, 최근 모바일로 주로 출시되고 있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의 주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 서브컬쳐 속에서 모에화, 특히 병기 모에화가 수용자들에게 주목받게 된 것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시마다 후미카네'의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한 '스트라이크위치스'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다. "속옷이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습니다"라는 전무후무한 명언(?)을 남긴 이 작품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사용되던 항공 병기를 미소녀로 모에화한 작품이다.

이후 병기 모에화에 '신격의바하무트' 및 '확산성밀리언아서' 등 카드 수집 게임 방식을 얹은 '함대컬렉션'이 일본에서 전무후무한 대성공을 거두면서 모에화는 모바일 및 웹 브라우저 기반 게임에서 주류 장르가 됐다. 함대컬렉션에 이후 게임사들은 함선은 물론 총기, 탱크, 전투기, 심지어 일본의 오래된 성을 모에화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일본뿐만 아니라 이웃인 한국과 중국 게임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 해상 병기 - 함대컬렉션

카도카와 게임즈가 개발하고 DMM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함대컬렉션'은 모에화 게임의 본격적인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함대컬렉션은 2차대전 당시 사용됐던 함선을 모에화한 작품으로 모에화의 달인 시마다 후미카네를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해 화제가 됐다. 특히 토끼를 닮은 독특한 디자인의 캐릭터 '시마카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일본 최대의 오프라인 서브컬쳐 행사인 '코믹마켓'에서 몇 년 동안 함대컬렉션 캐릭터 상품 출품 수 1위를 달성하는 등 많은 이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함대컬렉션은 이후 등장하는 모에화 게임의 기초가 되는 전투와 원정, 제조, 수리 등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캐릭터는 이전의 캐릭터 수집형 게임과 마찬가지로 카드 형태로 등장하지만, 뽑기와 차별되는 자원 투입에 따른 캐릭터 제조를 통해 차별화를 보여줬다. 또한 부상당한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변하거나, 사망에 이르러 전투 불능이 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함대컬렉션 붐을 일으킨 바로 그 구축함

이처럼 함대컬렉션은 모에화 게임을 논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안 좋은 인상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현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소련, 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의 함선이 등장하는 게임이지만, 출시 초기에는 일본의 함선이 주류를 이뤘다. 또한 게임 내에서 일본제국의 상징인 '욱일기'나 전쟁 범죄 관련 대사가 등장하기 때문에 군국주의의 피해자인 한국에선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이야 비슷한 작품이 많이 출시됐고, 함대컬렉션 내에도 연합군 함선이 대거 추가되거나 구체적인 설정이 생겨 이런 논란은 소강된 상태지만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역사 왜곡을 위한 게임'이라는 초기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다.

2020년 현재는 함대컬렉션을 활용한 만화 애니메이션, 극장판 영화 등 미디어믹스 활동이 줄어들었지만 코믹마켓에서 여전히 상위권 출품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DMM 게임 중 가장 오랫동안 서비스되는 등 원조 '코레류 게임'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 개인 화기 - 소녀전선

화약은 과학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전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에서도 총으로 대표되는 개인화기의 보급은 냉병기에 기초한 기본적인 전술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군필자라면 한 번쯤 들어본 '총기는 애인같이'라는 말이 나타내는 것처럼 개인 화기는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선 함선보다 더 익숙할 수 있는 총기를 소재로 하여 '총기를 애인같이'라는 격언을 그대로 실현해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엑스디글로벌이 서비스하는 '소녀전선' 되겠다.

특히 한국군의 주력 화기인 'K2'가 정식 캐릭터로 채용되면서 "K2라면 내 옆에서 자고 있어요"가 가능해진 점이 인상적이다. 이후 K3와 K5, K11까지 추가돼 장교와 사병 가릴 것 없이 군필자라면 한 번쯤 다뤄본 총기를 게임 속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한편, 한국 서버는 중국 서버 콘텐츠 출시 속도에 맞추기 위해 이벤트와 이벤트 사이의 크게 간격을 줄였는다. 보통 6개월에 한 번 있는 이벤트를 2~3개월마다 낸 것이다. 그런데 이미 불지옥 악마조차 6시간 만에 퇴근시킨 한국 서버 지휘관들은 소녀전선이 출시되자마자 빛의 속도로 콘텐츠를 밀어버렸고, 코리안 게이머, 혹은 코리안 난이도라고 불리는 한국 이용자 특유의 힘은 모바일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죽하면 개발자가 이를 직접 언급했을 정도.

뿐만 아니라 소녀전선 서비스 1주년 기념으로 항공사와 컬래버레이션를 실시, 비행기에 공식 로고와 캐릭터를 그려 넣는 그야말로 클라스가 다른 홍보를 보여줬다. 서브컬쳐의 인상이 좋다고 할 수 없는 한국이다 보니 초기에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으나 그만큼 소녀전선의 인기를 반증하는 예로 재평가 받기도 했다. 


플라잉...

■ 냉병기 - 도검난무

병기 모에화 게임에는 미소녀 게임만 있는가? 물론 절대 그렇지 않다. 니트로플러스가 개발하고 DMM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도검난무'는 미소년과 미청년이 가득 등장하는 게임이다. 다른 모에화 게임과 마찬가지로 캐릭터를 수집하고 전투를 진행하는 일반적인 캐릭터 수집형 게임지만 특이한 부분이 있다면 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냉병기인 '검'을 모에화 했다는 점이 있겠다.

미소년 캐릭터와 검이라는 조합으로 많은 여성 팬에게 어필한 도검난무는 여성향 함대컬렉션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특히 칼이라는 무기가 가진 멋진 이미지 때문인지 다수의 남성 팬을 확보하는 등 미소년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남녀 모두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도검난무에 먹구름을 드리운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개발자 중 한명인 '시바무라 유리' 대동아 공영권 발언되겠다. 시바무라는 2015년 일본의 동영상 플랫폼인 '니코니코동화' 생방송에 도검난무의 시나리오 담당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당시 방송에서 시바무라는 도검난무의 콘텐츠 제작을도검난무를 공영권, 대동아공영권으로 비유한 것이다.


일본에서조차 헛웃음이 나왔을 정도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팬덤은 당연히 마른하늘에 핵폭탄이 터진 상황이 됐고, 생방송을 지켜보던 일본 팬덤마저 당황할 정도로 대동아공영권 발언은 큰 이슈가 됐다. 당시 국내에선 일부 캐릭터가 임진왜란 당시 침략 무장이 사용한 칼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도검난무를 향한 시선이 안 좋았는데, 이 사건 한 방으로 팬덤 전체를 불태울뻔한 것이다.

이후 개발사인 니트로플러스가 특정 사상과 관련 없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표명한데 이어 자신의 의견엔 잘못된 것이 없다고 버티던 시바무라까지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대동아공영권 사건은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결국 도검난무 팬덤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았으며, 도검난무는 특정 정치 성향의 게임이라는 멍에를 지게 됐다.

■ 지상 병기 & 항공 병기 - 애쉬암즈

'애쉬암즈'는 비교적 최근 나온 병기 모에화 게임 중 하나다. 각양각색의 미소녀부터 병기의 일부를 따온 장비까지, 애쉬암즈의 첫인상은 다른 병기 모에화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애쉬암즈의 진가는 바로 전투에 돌입해야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른 병기 모에화 게임과 마찬가지로 실제 병기를 모티브로 한 애쉬암즈의 캐릭터는 육상 캐릭터와 항공 캐릭터로 나뉜다. 즉, 한 전장에서 육군과 공군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는 것. 항공 공격은 이미 함대 컬렉션에서도 등장한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 전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보조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병기 모에화 게임이 함선이나 총기처럼 단일 병기의 모에화에 집중한 반면 애쉬암즈는 탱크와 전투기를 동시에 모에화 시켰다는 차이점이 있다.

물론 전투 자체는 적과 공방을 주고받는 여타 캐릭터 육성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육군과 공군이 동시에 등장하는 이중 구조의 전장은 다른 게임에 비해 시각적으로 뭔가 전략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애쉬암즈는 포화 상태에 이르러 사실상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어진 최근의 캐릭터 수집형 게임에서 미소녀 그림체가 아닌 독특한 전투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상군과 공군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역시 전투의 꽃은 공군 아니겠습니까?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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