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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 고전파를 거쳐 구단주가 되기까지, 발자취를 돌아보다

작성일 : 2020.02.22

 

지난 18일,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T1이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3년 재계약과 함께 공동 구단주 '파트 오너' 자격 획득 사실을 알리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계약 사실이 확정되기 전까지 T1을 응원하는 많은 팬은 그의 거취에 관해 관심이 높은 상황이었다. 특히 중국 선수단이 보여준 공격적인 영입 태도로 인해 팬 사이에선 이상혁 선수가 중국행을 선택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상혁 선수가 자신의 친정팀인 T1과 계약을 3년이나 연장한 데 이어 구단주 자격을 획득하면서 시즌 초부터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줬다.

한국 최초로 프로게이머 출신 구단주에 등극한 페이커 이상혁. 데뷔하기 전부터 은둔 고수로 이름 높았던 '고전파' 이상혁 선수가 페이커를 거쳐 구단주가 되기까지 많은 화제를 낳았던 그의 선수 생활을 되짚어 봤다.

■ 2013년 무명의 고수 고전파, 화려한 등장

리그오브레전드가 한국에 진출한 후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12년 시즌 2 당시 천상계 이용자 사이에서 '고전파'라는 아이디가 큰 화제로 떠올랐다. 당시 고전파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챔피언 '르블랑'과 '신드라'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다른 이용자를 압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용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많은 이용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고전파는 프로게이머의 부계정, 혹은 해외 프로게이머일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으나 무명의 아마추어 선수로 밝혀졌다. 이후 고전파는 신생 SKT 팀에 입단하면서 우리가 잘 아는 '페이커'가 되어 본격적인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페이커하면 떠오르는 제드 일기토

프로리그에 처음 등장한 페이커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모든 챔피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실력, 심지어 단일 챔피언 장인으로 불리는 선수들보다 더 높은 기량을 보여주면서 페이커라는 이름은 프로리그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제드로 상대 풀피 제드를 잡아내는 모습은 많은 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데뷔 첫 시즌부터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준 이상혁 선수는 2013년 시즌 이후로 '앰비션' 강찬용과 '래피드스타' 정민성의 뒤를 잇는 국내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떠올랐다.


경기전 하품은 승리의 전조라는 독특한 징크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2016년 데뷔 이래 최고의 커리어

이상혁 선수의 전성기를 논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시즌이 있다면 바로 2016년일 것이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경기력을 회복하고 국내 경기는 물론 해외 경기에서까지 그야말로 상대를 박살내면서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군림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가르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세계 최고의 미드 그 자체. 페이커의 대표 챔피언이었던 신드라와 라이즈를 앞세워 모든 선수들을 압도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잘 사용하지 않는 챔피언을 기용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등 기발한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타워 안에 있는 적을 일방적으로 잡아내거나 혼자 떨어진 적을 단숨에 잡아내 SKT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렸다.

시즌 말에는 그 해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리그오브레전드 올스타전' 참가 선수 투표에서 무려 82.6%라는 지지율을 받으며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였으니 당시 그의 인기와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겠다. SKT에서도 최고의 선수에 걸맞는 최고 수준의 계약을 제시하면서 이상혁 선수는 그야말로 SKT의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2016년은 최고의 성적과 역대급 계약으로 이상혁 선수에게 가장 멋진 한해가 됐다

■ 2018년 롤드컵에 이은 최악의 슬럼프

2017년 말 베이징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이전과 다르게 떨어진 기량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우승을 놓치는 모습에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캐릭터 선호도 및 조합 변화, 팀의 부재 등 외부의 영향도 컸기 때문에 더욱더 아쉬운 시즌이었다.

월드 챔피언십의 여파 때문일까? 이어지는 2018년 역시 이상혁 선수에게 있어 최악의 시즌이 됐다. 그래도 전 세계 최상급 미드라이너인 만큼 여전히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줬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를 거듭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등 심한 경기력 기복을 보여줬다.

그러나 슬럼프를 맞이했을 때 휴식기를 가졌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이상혁 선수는 묵묵히 연습을 이어가면서 승리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2017년 월드 챔피언에서 눈물을 흘렸던 모습과 다르게 어떤 결과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며 팬들 역시 이상혁 선수를 계속해 응원했다.

그 결과 다소 부진했던 시즌 성적을 딛고 2018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리그오브레전드 올스타전'의 한국 대표로 당당히 선발되며 재도약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열렬한 지지로 보답했다

■ 2019년 화려한 부활

지난해 부진이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2019년 한 해는 그야말로 '페이커의 해'였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전성기 당시 모습을 방불케하는 컨트롤을 선보였으며, 경기마다 미드라이너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장면을 보여주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2019년 시즌 경기 외적으로도 이상혁 선수에게 중요한 해였다. 당시 친정팀인 T1은 팀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T1은 이상혁 선수를 주장으로 기용하며 '페이커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성공. 개인 기량 회복에 더해 새롭게 구성된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국에서 열리는 2019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두 개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린다. 세계 대회에서 성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선수 생활이 끝날 것으로 점쳐졌던 2019년 시즌을 오히려 부활의 신호탄으로 삼으면서 자신은 물론 T1을 최고의 팀 자리에 올렸다.


그리고 이 말은 현실이 됐다


다른 프로게이머와 마찬가지로 페이커 이상혁 선수 역시 데뷔 이래 약 8년간 우여곡절이 많은 프로 생활을 해왔다.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슬럼프를 겪고, 부활하는,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굴곡을 보여줬다.

이상혁 선수는 프로 생활 동안 국내 프로 대회 우승 8회, 월드 챔피언십 우승 3회, 올스타전 우승 4회 등 우수한 성적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기량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일궈낸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노력하는 천재'라는 이미지는 많은 팬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이상혁 선수가 가진 인기는 단순히 그의 기량과 성적만으로 얻은 것이 아니다. 이상혁 선수는 데뷔 후 첫 슬럼프, 2017년 월드 챔피언십 당시 부진, 2018년 최악의 해까지 많은 고난 속에서도 항상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해왔다. 또한 높은 인기와 지위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항상 팬과 팀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많은 팬이 지지하는 것이다.

2020년 새 시즌을 팀 내 최고참 선수이자 주장으로 시작한 페이커 이상혁. 이제 T1의 구단주가 되면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게 됐지만, 오랫동안 그를 지지해온 팬들은 이번 시즌 역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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