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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기획] 설명절 동안 '완다와거상'을 즐겨야 하는 네 가지 이유는?

작성일 : 2020.01.24

 

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날은 게이머에게 있어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무릇 설 명절은 가족과 친척, 그리고 고향 친구를 만나고 새해에 대한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빠르게 돌아가는 바쁜 사회 속 직장인과 하루가 부족할 만큼 스케쥴이 꽉찬 학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제공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만약 이들이 게이머라면 '게임'이라는 취미를 통해 리프레쉬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설 명절은 총 4일. 설 동안에 그간 자신이 즐겨오던 작품을 이어서 플레이하는 것도 좋겠지만, 4일 내에 '갓겜' 하나쯤 진득하게 붙잡고 엔딩까지 마무리한다면 더할 나위없는 설연휴가 될 것. 

설 연휴 동안, "많은 게이머가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무엇을 추천해야할까"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선제 조건인 4일 내에 엔딩을 볼 수 있는지 여부, 즉 하루 4~5시간씩 플레이했을 때 플레이타임이 20시간을 넘지 않는 작품을 택하기로 했다. 또, 지루한 성장 구간이 없는, 육성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은 피했으며,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작품, 비주얼적인 완성도가 높아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게임을 찾고자 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기에 딱 들어맞는 작품이 하나 문뜩 떠올랐다. 바로 '완다와 거상(Shadow of the Colossus)'.

완다와 거상은 2005년 플레이스테이션2 플랫폼으로 발매된, 어쩌면 이제는 고전 게임 축에 드는 작품이다. 하지만 많은 게이머의 뇌리에 깊게 새겨질 정도로 명작으로 여겨졌으며, 덕분에 2011년 플레이스테이션3 플랫폼으로 리마스터 버전이 출시되었으며 2018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으로 리메이크작이 만들어졌다. 무려 플레이스테이션 3세대에 걸쳐 출시될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한 것이다.

우에다 후미토 디렉터가 '이코(Ico)' 시리즈 3부작을 준비했고, 완다와 거상은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당연히 최초작인 이코와 세계관을 공유하며, 프리퀄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서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는 것.

그리고 '스토리'가 완다와 거상의 첫 번째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뻔한 스토리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코와 세계관을 공유함과 더불어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기에 그 어떤 작품보다도 탄탄한 구성을 가졌다. 특히 결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이코 시리즈만의 감성을 잘 나타낸 것이 스토리다. 

주인공인 '완다'는 제물로 바쳐져 목숨을 잃은 소녀 '모노'를 살리기 위해 그녀의 시체와 함께 금단의 땅에 발을 들인다. 금단의 땅에서 미지의 존재 '도르민'과 조우하게 되고, 그로부터 16개의 거상을 파괴하면 모노를 부활시켜주겠다는 거래 제안을 받는다. 완다는 모노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거래에 응하게 되고, 전설의 검을 들고 거상을 찾아 떠나게 된다. 이후의 스토리에 대해서 언급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완다와 거상은 전작인 이코와 스토리가 이어진다. 단,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엔딩까지 확인을 해야만 한다. 

두 번째 매력포인트는 바로 '그래픽과 사운드'다. 완다와 거상 리메이크를 통해 역대급 그래픽을 선사하면서 많은 게이머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사실 원작 완다와 거상 또한 실사와 같은 비주얼적 완성도로 주목받았다. 리메이크작을 좀 더 살펴보면, 들판의 풀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 거상의 등장에 놀라 날아가는 새들, 잔잔한 강물의 파동, 그리고 거상의 몸 여기저기에 난 털이 한올한올 찰랑이는 모습 등 사실적인 묘사의 끝판왕급이다.

게다가 푸르른 초원과 황량한 사막, 깍아내린 듯한 절벽의 질감, 물안개가 자욱한 강가 등을 보고 있자면 이것이 액션 게임인가, 아니면 한 편의 영화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완다와 거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감성 넘치는 사운드가 한데 어우러져 절정을 이룬다. BGM은 거상을 찾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닐 때는 출력되지 않는다. 덕분에 말발굽 소리와 풀을 헤치며 나가는 소리 등을 방해없이 감상 가능. 완다와 거상의 BGM은 거상과 전투에 돌입하면 그제서야 흘러나온다. 웅장하면서도 비장한 음악은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그리고 거상을 쓰러뜨렸을 때엔 신비로우면서도 슬픈 BGM이 등장하면서, 게이머의 가슴 한 켠을 자극하면서도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암시한다.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하나 더 끼워넣자면 '시네마틱 컷신'이 있다. 완다와 거상의 시네마틱 영상은 한편의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하며, 실제 게임과의 괴리감도 없다. 

다음으로 설명할 완다와 거상 매력포인트는 '육성의 불필요'다. 이 특징이 어쩌면 완다와 거상을 대변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데, 여타 게임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성장 구간이라는 것이 없다. 졸개 몬스터가 등장해 계속해서 주인공을 귀찮게 하거나 하는 경우가 없다. 다시 말해서 장비를 획득할 필요도, 그리고 몬스터를 처치해 경험치를 얻고 캐릭터를 레벨업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성장 요소가 있다면 도마뱀과 과일을 수집하는 정도. 스테이지는 모두 16개의 거상을 부수는 것이 끝이다. 물론 드넓은 오픈 맵에 숨어있는 거상을 찾는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오래된 작품인 만큼 공략 정보는 매우 풍부하다. 거상을 찾는 것부터 거상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면 공략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16개의 거상은 그들마다 고유의 패턴을 가지고 있고 약점 부위가 다르다. 또, 거상을 타고 올라가 약점을 공격하기 위한 선제 행동도 제각각이다. 다시 말해서 거상, 즉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는 그 어떤 작품보다도 깔끔하면서 알차다. 간혹 너무 흔들어대는 거상 때문에 이것이 등반 게임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때도 있지만.

다시 성장 구간 여부로 돌아오자. 대다수의 게임 작품이 성장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채택한다. 이는 완다와 거상 같은 액션 어드벤쳐 게임도 마찬가지다. 성장의 재미라는 이유 하에, 육성 콘텐츠를 통해서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과도한 성장 구간 때문에 오히려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곳에서 막혀,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완다와 거상은 성장 구간을 과감하게 배제시키고 보스전 스테이지만을 배치함에 따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게임 작품이 됐다.

완다와 거상을 플레이해야하는 이유, 마지막 매력포인트는 바로 '감성'이다. 전작인 '이코'와 이코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더 라스트 가디언(The Last Guardian)에서는 우에다 후미토 디렉터만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세 편 모두 고유한 게임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몽환적이면서도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는, 굳이 전투를 치르지 않아도 충분히 힐링이 될만한 작품이다.

특히 게임 내에는 작지만 세심한 것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는데, 가닥 가닥 바람에 흩날리는 거상의 털에서는 현실감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 현실 세계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언어로 대화하는 게임 속 인물들을 보며 신비로우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자신보다 월등히 큰 거상을 상대하면서 지친 완다를 보여주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처럼 완다와 거상은 독특한 게임 디자인과 섬세한 감성, 높은 비주얼 완성도, 전작과 연결된 세계관 등으로 게임계의 걸작이라고 칭해질만하다. 실제로 많은 게이머가 그렇게 여기고 있을 것. 물론 완다와 거상은 어쩌면 성장 구간이 결여되고 뻔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라고 여기는 게이머도 있을 수 있겠다. 

완다와 거상은 분명 게임 작품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고, 색다른 스타일과 분위기를 선보였다. 그 어떤 게임 작품도 가지지 못했던 감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으며 단순히 치고받으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의 분위기로 매료시킨다. 게이머가 한 편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들어가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감성 가득한 작품이다.

죽기 전에 꼭 플레이해야하는 게임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완다와거상'일 것이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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