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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선한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질서 악 성향 캐릭터들

작성일 : 2019.04.27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엔드게임에서도 최종 보스로 나오시는 그분의 존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끝판왕으로 불리는 빌런 '타노스'는 일반적인 악당과 달리 확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목표는 자신의 모성 타이탄처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원 고갈 등의 이유로 전 우주에 멸망의 징조가 찾아오는 것을 막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그가 선택한 수단이다. 일반적으로 자원 고갈로 인한 위기의식을 느낀다면 취할 수 있는 왕도적인 선택지는 지금의 자원을 대체할만한 다른 자원을 찾거나 개발하기, 혹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절약하기 정도가 있겠지만 타노스는 자원을 소모할 수 있는 전 우주 모든 생명체의 개체 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말도 안 되는 규모의 대량학살을 입안하고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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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반반 갈라 먹기 핑거 스냅

보통의 악당은 자신 또는 주변 사람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 거나 단순히 쾌락을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의 목적은 나름대로 당위성도 있고 방향 자체는 옳은데 수단이 너무나도 엇나갔다는 점에서 타노스는 단순한 악당이라고 보기엔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 이렇게 옳은 가치를 추구하되 방법이 잘못된 캐릭터를 '질서 악'으로 분류하곤 하는데 이렇게 의도가 좋지만 수단과 방법이 영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게임 캐릭터는 누가 있을까?

※ 주의

이 기사는 각 게임의 핵심 스토리를 누설하고 있습니다.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이거나 플레이를 계획하는 데 있어
스토리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내용이 대거 나올 수 있습니다. 

만약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스크롤을 내리지 않길 권장합니다. 


■ 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바이러스로 인류를 대통합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먹이사슬의 정점

프로토타입 시리즈의 캐릭터 '알렉스 머서'는 1편까지만 해도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생존을 위해 처절한 투쟁을 하는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후속작인 2편에서는 먹이사슬의 최정점에서 모든 인류를 블랙 라이트 바이러스로 감염시켜 개개인의 통제권을 약탈하고 하이브 마인드의 통솔 아래 분쟁과 갈등을 근절하려는 악역으로 턴힐한다.

물론 1편의 극후반부에서 깨달은 자신의 정체성이 가치관을 완전히 뒤틀어 놓을 만큼 충격적이기도 했고 2편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각지를 떠돌며 선행을 베풀던 그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때리는 인간 말종들이 적지 않았다.


알렉스 머서로 맞이한 첫 죽음-부활부터 다시 눈을 감기까지의 두 번째 일생은 뒤통수와 배신으로 점철된 역사다

그래서인지 1편을 플레이해봤던 게이머들 중 일부는 그의 사상과 계획에 공감하며 지지 의사를 표현할 정도 알렉스 머서는 안타까운 사연과 배경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가 사용하려는 수단인 바이러스가 일단 감염되는 순간 인간성을 말살한다는 점에서 정당화는 힘들 테지만 말이다.


■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화, 설득을 빙자한 세뇌와 인체 개조 실시


반은 푸르고 반은 붉은 기묘한 변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캐릭터 '길'은 시열대에서 가장 마지막에 해당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3 프랜차이즈의 최종 보스이자 아직까지도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비밀결사의 수장이다. 

길의 목표는 세계정복이며 세계를 정복해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다른 게임에서 마음만 먹으면 세계를 한 입에 꿀꺽할 초월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정복한 뒤에 지배하고 관리하면서 스트레스 받기 싫다고 그냥 세계를 막장으로 치닫게만 한 최종 보스에 비하면 훨씬 근면하고 성실한 것 같다.

실제로 그는 3편 이후 다시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게 되자 무려 한동안 코빼기도 안 비치다가 20년이 지난 5편에 가서야 악의 조직 샤돌루의 궤멸과 그 총수 베가의 몰락에 일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 이쯤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던 악의 집단을 잡은 안티 히어로로 봐야 하지 않는 수준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상을 설파할 때도 보통 상대가 어이없어 하면서 먼저 덤벼올 뿐 먼저 생명에 위협을 가하진 않는다. 오히려 패배한 상대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평화주의자다. 물론 그 설득이 정상적인 대화보다는 세뇌 내지는 인체 개조에 가깝다 보니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지만 말이다. 
   

'무지몽매한 우민들아 날 따라와라' 대략 이런 느낌이다

■ 인간의 지배로부터 포켓몬을 해방하기 위해 남의 포켓몬 강탈, 무력을 통한 강제집행


몬스터볼 없이 포켓몬과 동등한 선에서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캐릭터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대표적인 화제 중 하나는 아직도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은 미지의 생명체 포켓몬과 교감하며 우정을 쌓고 공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아주 가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포켓몬이 나오지만 일반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구체적인 악의를 가지고 있기보다는 스스로가 가진 강대한 능력 때문에 존재 자체가 걸어 다니는 자연재해에 가까워서 생기는 일이고 거의 대부분의 경우 포켓몬은 인간의 둘도 없는 친구로 묘사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과 포켓몬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몬스터볼을 통한 포획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부분을 친구가 되기보다는 주종 관계의 서열정리라 생각하고 포켓몬 배틀을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학대라고 생각하는 인물이 바로 5세대의 라이벌에 해당하는 캐릭터 'N'이다.

사실 그의 말을 곱씹어 들어보면 틀린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을 하고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건 배틀 위주로 진행하건 플레이어들은 항상 포켓몬의 서열을 정리하고 필요 없으면 냅다 방생해버리고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신 싸움을 시킨다. 

악당 소리까진 듣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기적이거나 배려가 없는 포켓몬 학대범 소리는 충분히 들을 법한 인간 군상이 게임 내에도 현실에도 넘쳐나는 것이다.


후속편에서도 N과 비슷하게 이러한 부분을 꼬집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따라서 포켓몬을 인간으로부터 해방하여 야생에서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자는 그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그러한 목적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포켓몬을 강탈하다시피 떼어놓아 정말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트레이너와 포켓몬을 생이별 시키고 자신의 포켓몬을 싸움의 도구로 쓰는 이율배반적인 행보만 빼고 본다면 말이다.


■ 세계를 위협하는 데빌 인자와 아자젤 근절을 위해 무차별 세계 전쟁


반항아 기질 충만한 재벌 3세 도련님

'카자마 진'은 3대에 걸쳐서 서로 으르렁대며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하는 막장 일가의 손자다. 철권 시리즈 3편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그래도 할아버지나 아버지보다는 훨씬 나은 인간성을 가진 이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면서 증오의 연쇄가 끊어질 것을 기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할아버지와 아버지라는 작자들이 자신의 힘을 탐내며 목숨을 노렸지만 진은 그저 가족의 연을 끊고 두들겨 패더라도 목숨만은 부지하게 두는 자비를 보여줬고 시도 때도 없이 사악한 데빌 인자가 튀어나오는 것을 경계하며 주변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섬세함까지 가지고 있어 철권 팬들은 성능도 인간성도 훌륭한 참된 주인공이라며 한동안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6편부터 등장한 캐릭터 미겔은 카자마 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원한을 품은 대표적인 피해자

그러나 6편에서 갑자기 미시마 재벌의 총수가 되어 난데없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정신 나간  행보를 보이면서 평가가 안 좋은 방향으로 뒤집혔다.

물론 나중에는 그러한 그의 갑작스러운 이상행동이 세계를 위협하는 데빌 인자의 원흉, 아자젤을 예상보다 빠르게 부활시켜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치하려는 것임이 밝혀지면서 역시 주인공은 어디 안 간다는 소리를 다시 듣게 됐다.

하지만 아자젤을 깨우기 위한 과정에서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많은 피해를 입혔기에 카자마 진이 수단을 잘못 선택한 전쟁범죄자라는 꼬리표는 시리즈가 종결될 때까지 쭉 따라다닐 가능성이 높다.

■ 불타는 군단 격멸, 아제로스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지속적 분쟁을 유도로 강한 군대 만들기


생김새만 보면 마왕 뺨치는 포스를 보여주지만 일단은 선역에 가까운 인물

블리자드의 게임 프랜차이즈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멀쩡하던 영웅을 타락시키거나 극악무도한 악당에게 당위성을 부여하는 등 새로운 설정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 '래시온'은 첫 등장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의도는 좋지만 방법이 고약하다는 쪽으로 한결같이 입체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래시온의 목표는 1차적으로는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위해 자신이 두 발을 내딛고 서 있는 아제로스를 지켜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대격변부터 군단에 이르는 4개의 확장팩 내내 온갖 위협으로부터 아제로스를 지켜내기 위한 강한 군대를 만들려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규합에 실패하면서 단순한 훈련이나 이상만으로 강한 군대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극단적인 사상은 그의 수단을 악화시킨다. 바로 지속적인 분쟁을 유도하여 강한 자만이 살아남게 하는 것이다.


이때 가로쉬가 래시온의 의도대로 줄만 잘 섰어도 겉바속촉 꼴은 안 났을 텐데

실제로 그가 이러한 논리로 전쟁범죄자인 가로쉬 헬스크림을 탈옥시켜 강철 호드가 구성됐지만 정작 가로쉬는 그 총구를 다른 곳으로 돌렸기에 아제로스는 불타는 군단이 아닌 강철 호드라는 또 다른 세력의 위협을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실제로 게임 내에서 모든 세력이 래시온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거나 적대하는 묘사가 등장한다. 정작 당사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말이다.

게임 밖에서 거시적으로 스토리를 보는 플레이어들에게 래시온의 대의는 정당하기 그지없다. 일단 살고 보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 출발하긴 했어도 결국에 그는 불타는 군단을 몰아내고 세계 평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선역이 맞다. 다만 효율과 속도를 너무 중시한 나머지 다른 이들과 대화를 포기했기에 독재자의 횡포로 나타났을 뿐...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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