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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의 의미는 도전? 필요한 것은 열정! 네코포차 '박병용' 개발자

작성일 : 2019.04.08

 


이미지 = Kitten 제공

최근 게임 개발 환경이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물론 여전히 게임 개발이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말이다) 그에 따라 하루에도 몇 개씩 신규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인디 게임 개발사, 즉 1인 게임 개발자에도 적용되는 현상이다. 대규모 게임사 못지 않게 많은 1인 인디 게임 개발자가 작품을 출시하고 있다.

게임 개발의 시도가 늘어났다는 것은 분명 게임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나, 한편으로는 독창성있는, 그리고 아이덴티티가 결여된 작품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1인 게임 개발 = 도전'이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

게이머는 자신에게 익숙한 게임 스타일을 고수하기도 하지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독창적인 작품을 탐색하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분명 겉은 다르지만 알갱이는 동일한 작품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 개성넘치는 게임을 찾아내는데에 어려움이 있다. 

게임조선은 1998년부터 인디 게임 개발에 매진해왔고, 중간 중간에 휴식기는 존재했지만 여전히 1인 게임 개발을 통해 도전에 나서는, 그리고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박병용 (Kitten)' 1인 인디 게임 개발자와  1인 인디 게임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는 올드게이머라면 알 수도 있는, 과거 (비록 개발 중단된) '호루스캐논', '돈키호테 온라인', '옵서버 온라인' 등을 개발한 게임 개발자다. 최근에는 모바일 인디 게임 '네코포차'를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인디 게임 개발자가 온라인 지원을 목표로 도전하는 등, 그 당시에는 매우 선구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래는 '박병용' 개발자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A. 98년도에 1인 게임 개발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게임 개발자 ‘박병용’입니다. 과거 2004년 인디 게임 공모전에 ‘캐치 캣’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네코포차’를 출시했습니다.


20년이 넘도록 인디 게임 개발해온 '박병용' 개발자의 최신작 '네코포차' = 게임조선 촬영

Q. 1인 인디 게임 개발에 처음 발을 내딛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98년도에 서점에 들렀다가 성균관대에서 게임개발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한 번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컴퓨터 관련 잡지를 접하면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작은 희망도 있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인디 게임 개발에 매진해오고 있습니다.

Q. 꽤 오래전부터 인디 게임 개발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게임이 있나요?

A. 발프루기스나이트, 호루스캐논, 돈키호테 온라인, 블루오션 메신져, 옵서버 온라인, 괴도키튼, 네코포차. 외에 공개하지 않은 비공개 게임 10종 정도입니다. 

'호루스캐논'의 경우는 군대를 제대한 후에 휴대용 게임기용(GBA 기반) 4인 멀티 온라인 게임으로 처음 만들어본 작품입니다. 그 다음으로 PC 기반의 온라인 게임 '돈키호테 온라인' 개발이였는데, 그 때 커뮤니티 카페를 처음 오픈하게 되었죠.


GBA 기반 멀티 게임 '호루스캐논'의 홍보페이지 = Kitten 제공

Q. 과거 개발이 중단된 게임이 많은데, 중단 이유는 주로 무엇이 있을까요?

A. 개발을 중단하는 이유는 보통 플레이 유저가 거의 없을 때입니다. 저의 게임이 재미없어서 유저가 떠난 경우도 있으며 추가 컨텐츠 개발이 소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돈키호테 온라인같은 경우는 제가 추구했던 퀄리티로 추가 컨텐츠를 개발하기에는 1인 개발속도로는 따라갈 수 없었기에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목표로하는 퀄리티에 도달하지 못해 개발 중단된 '돈키호테 온라인' = Kitten 제공
 
Q. 게임 기획과 코딩, 사운드, 그래픽 등 모두 혼자서 작업하고 계시나요?

A. 맞습니다. 혼자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기 보다 주위에 같이할 사람이 없었고, 같이할 수 있는 환경일 때는 또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웠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과 같은 부분도 스스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욱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는 분들이 계시지만 연이 닿질 않았습니다. 


많은 인디 게이머의 관심을 받았던 '옵서버 온라인' = Kitten 제공

Q. 최근 네코포차를 새로이 출시했습니다. 네코포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를 키우기도 하는데, 복막염으로 인해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냈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고양이들만이 사는 행복한 세상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발했습니다.

또, 과거 개발했던 블루오션 메신저를 모바일로 재구성 한 측면도 있습니다.


네코포차는 과거 '블루오션 메신저'를 모바일로 재구현한 작품 = Kitten 제공

[관련기사 : 슬로푸드같은 작품 '네코포차', 고양이와 일본 감성을 느껴보자]
 
Q. 네코포차는 일본풍으로 꾸며진 게임인데, 일본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것인가요?

A. 게임을 만들고 소프트 런칭 개념으로 스토어에 올려놓고 지켜봤는데, 한국은 다운로드가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은 어떻게 알고 들어오는지 자연적으로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유입경로를 보니까 일본인들이 블로그나 웹진에서 리뷰를 한 5군대 정도가 작성을 했더라구요. 

그 이후로는 자연 유입이 생기고요. 누적 다운로드 1500명 정도일 때 인앱 구매 일매출이 25만원 정도 나오는걸 보니 컨텐츠 추가에 문제가 없다면 가능성이 있어보였습니다.

현재 일본 쪽 업체에서 네코포차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발매하자는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고양이와 고유의 일본 분위기가 잘 담긴 네코포차 = 게임조선 촬영
 
Q. 지난 작품들을 살펴보면 개성 넘치는 그래픽을 가지고 있는데요. 작품을 개발할 때 참고하는 작품이 있는 것인지? 혹은 어디서 영감을 받아 기획하는 것인지?

A. 참고하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어릴 적 플레이했던 고전게임들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어드벤처 장르의 북미, 일본 등 해외 게임들을 많이 즐겼었습니다. 예를 들어 킹스퀘스트나 인디아나존스 등이 있겠네요.

평소에는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게임들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Q. 다시 ‘옵서버온라인’, ‘호루스캐논’ 등과 같은 규모 있는 게임을 개발할 계획은 없나요?

A. 있습니다. 옵서버 온라인과 호루스캐논, 돈키호테 온라인은 현재 모바일로도 제작 중에 있고 프로토타입도 존재합니다.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면 분명 본격적이 될 것 같습니다. 호루스캐논의 경우는 과거 개발했던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며 돈키호테 온라인은 일부를 차용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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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스캐논 플레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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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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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서버 온라인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지금은 확실히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엔진과 툴, 환경, 마켓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진 것 같습니다.

1인 게임이나 인디 게임이라는 말이 20년 전에는 ‘도전’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 그런 느낌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네코포차를 모바일 게임 마켓에 런칭할 때, 주위에서 홍보를 위해 ‘1인 개발’이라는 말을 꼭 넣어야 한다며 진심 어린 조언들을 주셨습니다. 1인 인디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요즘은 도전이 아닌 다른 의미 같습니다. 도전보다는 마케팅 같다고나 할까요.

1인 개발이라고 검색해보면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인 개발이라는 용어가 과연 게이머에게 ‘도전’이라는 의미로 다가오나?” 라고 스스로 생각해봤지만 저 역시 그런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 것 같습니다. 1인 개발이 정말로 어려운 도전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사실 게임 회사에서 만드는 게임이나 소규모 게임 개발팀이 만드는 게임이나 큰 차이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을 통해 열정을 보여준다면 개인적으로 게임 회사이든 소규모 게임 개발팀이든 많은 관심이 갑니다. 게이머 또한 그 열정을 알아봐주실거라 믿습니다.

비상업적인 게임이나 저예산 개발 게임이 인디 게임은 아닐 것 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게임, 혹은 사람들에게 인기있을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보다는, 게임에서 나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한 게임이라면, 출시 후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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