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수표

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조선통신사] 3월은 액션이 풍년이었지! 익스트림 액션 게임 특집

작성일 : 2019.04.06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2019년의 3월은 왠지 모르게 액션 게임이 풍년이었다. 특히 게임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은 쾌재를 부르짖고 있는데 11년 만에 리부트 후속작이 아닌 본가 시리즈의 후속작을 내놓은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나 그 악명 높은 소울 시리즈를 만든 프롬 소프트웨어의 신규 프랜차이즈인 <세키로: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이하 세키로)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 2010년 이후 발매한 3D 액션 게임 대다수가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연출 위주로 작품을 구성했기 때문에 다소 하드하고 이런 부류의 게임은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유독 열광 받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스트리밍이 발달하면서 스포일러 등에 민감해진 플레이어나 난해한 스토리에 질려버린 플레이어들은 머리를 비우고 캐릭터에 몰입하며 컨트롤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익스트림 액션 게임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액션의 극(極)을 추구한 이런 게임들을 이 시점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소울이란? 고난이도 3D 액션 게임의 동의어


'또' 죽을 준비는 되셨는지?

소울 시리즈는 프롬 소프트웨어가 간판 시리즈로 '아머드 코어'의 하향세로 주춤하고 있던 시기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3D 액션 게임 명가 타이틀을 달고 재도약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작품들이다.

이전부터 난해하고 우중충한 게임을 쭉 만들어왔던 프롬 소프트웨어의 노하우가 폭발하며 지금은 이 게임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타사의 작품들에게 게이머들이 소울라이크라는 타이틀을 붙일 정도로 소울 시리즈는 게임 업게에 있어 유례없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소울 시리즈를 논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하드코어한 난이도'지만 사실 소울 시리즈의 난이도는 대놓고 플레이어를 물 먹이기 위한 어려움보다는 플레이어의 실력과 숙련도를 시험하는 어려움에 가깝다.


뭐... 가끔씩은 물 먹이려는 악의가 대놓고 넘쳐나는 구간이 있지만

플레이하는 사람의 재능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플레이한 시간에 정비례하여 공략의 진척도가 올라가게 되며, 레벨 업과 장비 수집으로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를 강화할 순 있지만 결국에 대적하는 상대의 패턴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파훼법을 내놓을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클리어의 성패가 결정된다.

평균 이하의 장비로 손쉽게 상대를 공략할 수 있을 수도 있고, 평균 이상의 장비로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자주 만나게 될 유다희는 플레이어가 발전하는 일련의 과정을 상징하는 성장통에 해당하는 셈이다.


'유 다이드'는 '게임 오버'와 마찬가지로 다른 게임에서도 종종 쓰이는 관용어구지만 소울 시리즈에서의 활용이 특히 눈에 띈다

그 덕분에 소울 시리즈는 B모 회사의 게임 모토와는 반대로 가는 느낌을 준다. 처음 적응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지만 만약 그 환경에 적응한다면 마스터하는 단계까지는 금세 나갈 수 있다.

당연히 그러기 위해선 적의 공격 타이밍과 패턴이 튀어나오는 속도 그리고 사정거리를 줄줄이 꿸 수 있을만한 수준의 반복 플레이가 수반되며 이러한 경험이 무수히 많이 쌓인 이들은 방어와 회피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고 다소 불합리하다고 생각됐던 함정 배치마저 코웃음치며 한 번에 건너가는 망자가 된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회피 수단인 구르기로 대화를 시도하는 평화주의적인 망자들

■ 스타일리시란? 개그를 품은 멋짐의 동의어


이 세계관의 악마들에게는 꿈도 희망도 있을 수 없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3D 액션 게임에서 겉멋과 개그 요소에 모든 것을 걸어버린 특이한 구성으로 유명하다. 붉은 코트를 펄럭이며 악마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는 복마전을 누비는 주인공 단테는 설정상 절대 죽지 않는 세계관 최강자이며 트레이드마크인 대검과 쌍권총을 비롯한 모든 무기의 스페셜리스트다.

그의 눈앞에 서 있는 모든 악마는 결국엔 쓰러져 죽는 것이 정해진 운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테를 조종하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멋지고 화려하게 악마를 도륙 낼지만 생각하며 플레이하면 된다.

특히, 플레이어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스타일리시 랭크는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좀처럼 점수가 오르지 않지만 맞추기 어렵고 멋진 연출을 가진 기술일수록 가산점을 부과하는 독특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적의 공격은 다 피해 가면서 빈틈을 노려 소위 말하는 뽕이 차오르는 기막힌 콤보를 먹여줘야 하는 것이다.


체조 경기 심사 받는 것처럼 가오가 사는 멋진 콤보가 높은 포인트를 따내는 데 도움이 된다

유혈이 낭자하고 잔인한 묘사가 심심찮게 등장하지만 이 게임의 분위기는 전혀 무겁지 않다. 주인공인 단테부터가 악마를 때려잡고 새로운 무장을 얻을 때마다 오만가지 생쇼를 펼치는 기인이며 심심하면 칼에 꿰뚫리면서 복부에 거대한 바람구멍이 생기는 것은 예사다.

심지어, 고액의 보수를 받는 악마 퇴치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면서 도박에 가산을 탕진하고 코와붕가 거북이 마냥 피자에 환장하여 항상 알거지 신세를 면치 못하는 글러먹은 아저씨다. 이런 아저씨가 주인공인 게임의 분위기가 무거울 턱이 있을까?


데빌 암즈 '루시퍼' 를 획득하자 공중제비를 돌며 댄스를 추고 하트 모양으로 봉인석에 구멍을 낸 뒤 입에 꽃을 물고 폭파하는 모습

한편, 데빌 메이 크라이를 처음 만든 캡콤의 디렉터 카미야 히데키는 데메크에서 호평받은 스타일리시 액션, 막 나가는 개그 스타일, 경파스러운 연출로 점철된 또 하나의 명작 시리즈인 베요네타를 만들어내면서 자신의 선구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베요네타의 주인공은 알몸에 갑옷 대신 머리카락을 옷처럼 두르고 다닌다는 정신 나간 배경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싸울 때는 데빌 메이 크라이처럼 멋지고 아름답게 천사를 박살 내지만 위키드 위브 기반 기술로 피니시에 들어갈 때마다 스트립쇼를 벌이고 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게임들을 즐길 때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에 위축되기보다는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감탄하며 온전히 액션에 집중할 수 있다.


베요네타의 명장면 중 하나인 치천사 죠이와의 섹시 포즈 배틀(...)

■ 닌자란? 더럽고 치사하고 졸렬함의 동의어

슈퍼 닌자와 그냥 닌자

사실 닌자를 소재로 한 액션 게임 중에서는 소울 시리즈를 상회하는 악명 높은 난이도의 '닌자 가이덴'이 가장 유명하지만 골수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천주 시리즈 또한 이에 못지않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닌자가 주인공인 만큼 대개 이런 게임들은 잠입의 요소를 넣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적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기습하여 단번에 목숨을 끊는 암살이 가능하다.

그런데 다른 게임들은 이러한 암살이 어디까지나 게임 진행에 유용한 선택지의 일환인 반면 천주는 대부분의 적을 은밀하게 죽이는 인살(忍殺)이 시스템적으로 권장되며 실제로도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지 않고 정면승부를 걸면 클리어 시간이 배는 느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닌자들은 어찌 보면 첩보원이라는 닌자의 본질을 가장 잘 살린 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첩보원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은밀한 기동을 기반으로 한 정보 수집 능력이지 높은 전투력은 아니다. 

보스전과 같은 특수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적에게 인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씩 차례로 적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이러한 환경은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요소야말로 천주가 다른 닌자 액션 게임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컨트롤이 좋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기는 하지만 용검 하나만 들고도 초현실적인 기술을 구사하며 정면에서 적에 맞서 무쌍을 찍는 것이 가능한 슈퍼 닌자 류 하야부사와 달리 천주의 주인공들은 온갖 닌자 도구를 활용하여 최대한 현실적으로 조용하고 신속하며 졸렬하게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당하는 이의 분노가 유정천이 되도록 더럽고 치졸한 닌자의 노 아너 정신으로 플레이하자

이러한 천주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 바로 최근 출시된 세키로: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다. 애초에 세키로를 제작한 프롬 소프트웨어는 천주의 저작권을 인수하여 4편을 제작한 바 있으며 인터뷰 등을 통해 세키로가 천주의 후속작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게임을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인지 세키로는 정면 승부를 최대한 피해야 하며 만약 전투에 돌입하면 적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치는 패링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소울 시리즈처럼 회피 위주로 갉아먹는 플레이로는 진행이 매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세키로는 소울보다는 천주의 후계자에 더 가까운 게임인 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고 목숨줄을 확실하게 끊는 인살을 해야 한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신호현 기자의

SNS
공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