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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리뷰] 덴신마, 팬심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웹툰 마케팅의 한계

작성일 : 2019.04.03

 

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이니 신작은 계속 나오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이 게임을 리뷰하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했다. 세 가지 사실을 뇌리에 심고 또 심었다. 먼저 '덴마', '신도림', '마왕이 되는 중2야' 세 가지 인기 웹툰 캐릭터들이 귀여운 도트 그래픽으로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이 게임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고부터 3개 웹툰이 하나의 모바일 게임에서 만난다는 것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것. 그 부분은 틀림없다. 기자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게임은 캐릭터 수집을 모토로 하는 방치형 RPG다. 보통은 말 그대로 자동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플레이어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몇몇 서브 콘텐츠와 캐릭터 강화에 치중해 있다. 이 장르의 게임이 갖는 콘텐츠 볼륨은 사실 진행 방식과 한계가 명확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보다 나은 세련됨을 찾아 한둘 장착하여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장르이기도. 일단 볼륨이 작을 수밖에 없는 장르의 특수성을 단점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의 원작 웹툰 전부 쿠키 구워가며 보고 있는 열혈 팬인 기자는 사실 '덴신마 with NAVER WEBTOON' 의 인트로를 지나자마자 큰 배신감을 느꼈다. '신스타임즈'는 도대체  웹툰 주요 등장인물을 도트 캐릭터로 만들어 추가한 것 외에 이 게임의 어느 부분을 웹툰 기반 게임으로 봤기에 타이틀부터 딱 부각시켰을까? 그렇다고 그렇게 쓰고 끝낼 수 없으니 원작 팬의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지점을 찾기 위해 플레이를 계속해봤다.
 
 
시작과 동시에 오프닝에서 뜬금없이 삼국지 사마의가 적으로 나타나 용으로 변하는 아스트랄한 전개가 벌어지더니 주인공과 픽셀 공주를 도우러 온 마왕 명성준이 '마왕자의 일격'을, 다이크가 '연사 치환'을 사용하는 장면이 지나간다. 물론 실제 이후로는 이 게임에 컷인 연출이 있긴 있나 싶을 정도로 핵과금러 아니시면 당분간 이런 장면 보기 힘들다.
 


뒤에 졸졸 따라오기만 하고 정작 주인공만 싸우는 던전 모드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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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졸졸 따라오기만 하고 정작 주인공만 싸우는 던전 모드 = 게임조선 촬영

 
덴신마 3종을 떠나 이걸 다 도트로 찍어낸 게 신기할 정도로 왠갓 잡캐가 날아든~다. 애초에 이 세계는 덴신마 뿐만 아니라 삼국지에, 초한지에, 서유기에, 힌두교, 일본 요괴들에, 아더왕과 멀린, 신데렐라와 백설공주, 여기에 뉴턴, 셰익스피어 같은 전기 위인들까지 저작권 없는 캐릭터는 모조리 불러와 등장시켰다. 끌어다 쓴 규모만 보면 덴신마 캐릭터들 없었어도 될 듯. 같은 등급일 때 덴신마 캐릭터들이 조금 더 좋은 것 같다는 의견들이 있긴 하더라.
 
주 배경이 되는 픽셀 세계에 불길한 기운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복제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복제인간들은 사람들을 향한 공격성을 내비치고 도저히 수습이 되지 않자 픽셀 공주가 창세신에게 빌어서 다른 웹툰 세계, 동화 세계, 삼국지 세계 등 각 계의 영웅들을 데려왔단다. 덴신마는 각각의 세계에서 픽셀 세계로 소환된 영웅들 중 일부인 셈. 주인공은 그중에서도 창세신이 예언한 구세주란 설정. 가이아가 남긴 전설의 무기 11종을 모아야 하는 사명을 지녔다.
 
스토리가 그렇다니까 그런 줄 아는 거지, 실제 하는 행동 보면 흩어진 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세력 찾아가서 설득할 생각도 없이 다 때려 부수고 막을 테면 막아봐- 하고 빼앗는 떼강도 수준.
 


논리도 없고 그야말로 막무가내인 주인공 = 게임조선 촬영

 
복제인간 설정 탓에 적으로 천둥도 나오고, 덴마도 나오고, 가래떡도 나오고 아군이나 적이나 같은 애들이 수도 없이 반복되어 나온다. 콘텐츠 소모 방식도 마주 보고 단체로 싸우는 장면만 있다 보니 일단 누구든 만났다 치면 무조건 싸운다. 적이면 당연히 싸우고, 대화를 할래도 무조건 싸우고 본다. 그 사이 유머 코드라 명명된 실 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식.
 
 
RPG 임에도 스토리도, 캐릭터성도 전무하다. 나름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덴마의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야와' 나 '란'과 같은 웹툰 원작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의미 없이 그냥 마주쳤다. 그래서 싸웠다- 정도. 단순 잡몹이나 전투 한번 벌여야 할 적으로만 등장하거나 이따금 주인공과 주고받는 대사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그들의 원작 캐릭터성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스테이지 진행을 위한 작위적 대사가 빗발친다 = 게임조선 촬영

 
한 마디로 원작의 인기 캐릭터가, 굳이 이들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곳에 등장하여 마찬가지로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대사만 주고받을 뿐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예 뭔가 오리지널 스토리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워낙 띄엄띄엄 한 토막씩 오랜 호흡을 두고 진행되어 없다시피하다. 그냥 레벨업을 하려면 돈을 모아야 하니까 던전 돌고, 진급하려면 이 재료가 필요하니까 저걸 하고, 이거 하면 보상 더 주니까 이거 하고 수준의 콘텐츠 나열이다.
 
심지어 캐릭터마다 별다른 이펙트도 없다. 주인공 캐릭터 한 명 빼고는 나머지는 그냥 뿅 하고 칼 들고 다가가서 번쩍하는 제2차 슈퍼로봇대전 수준의 전투 모션이 전부. 최고 등급인 LG 등급 캐릭터 정도 되면 뭐가 달라지나 싶지만 일단 바로 아래 단계인 SSR+ 까지는 똑같다.
 
캐릭터 스킬 쿨타임이 20턴, 30턴씩 하길래 말이 되나 싶었는데 한 번의 전투에 수십 턴씩 공방을 주고받는다. 어차피 전투력 차이가 많이 나서 무조건 이길 싸움인데도 그냥 일단 오래 싸운다. 다행히 전투는 5초 뒤 스킵 가능. 5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스킵하려면 역시나 VIP 등급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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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 가능하다지만 단조로운 전투가 길기까지 = 게임조선 촬영

 
어쨌든 유료 과금을 하거나 게임 내에서 상당한 시간을 들여 수집해야 하는 캐릭터들이건만 도트 외형 차이 약간, 성능 차이 약간 외에는 다른 캐릭터성을 느낄 수가 없다. 픽셀세계라는 별도의 월드에 여러 세계관이 합쳐진 결과라고는 하지만 원작 붕괴에 가까운 설정은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메인이 되는 던전만 3000 여 개 제공된다고 하는데 방치형 게임에서 배경 그림만 조금씩 달라지는 던전의 개수가 사실 의미가? 그나마 주사위 굴려서 정해진 보상 및 이벤트를 파악하는 원정대 모드, 직접 블럭 단위로 파괴해가면서 이것저것 재료 아이템을 캘 수 있는 탐험 모드가 존재하는데 이조차도 일일이 돌아다니는 것이 금방 귀찮아져서 자동으로 재료 캐오는 작업대만 돌리는 자신을 보게 된다.
 
계정 레벨에 따라 콘텐츠가 하나씩 개방되는 식인데, 유료 재화를 사용해 1시간어치 보상을 당겨주는 시간 단축을 쓰지 않으면 계정 레벨 업 텀이 무지하게 길다.
 
사실 이 게임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웹툰 모드'. 25레벨에 개방된다고 해서 그쪽에선 원작 스토리를 즐겨볼 수 있을까 싶어 무슨 수를 써서든 거기까지 해보고 싶었는데. 하루 꼬박 플레이하고 방치형이라 자면서도 돌아갔을 텐데도 지금 이 시간 전체 랭킹 뒤져봐도 딱 12명 개방했다. 과감하게 포기. 기자와 같은 덴신마 팬들을 최소 이틀은 잡아두고 싶어서 그랬나 싶을 지경. 저 포도는 분명 실 거야.
 

UI 구성부터 남다른 웹툰 모드는 저 멀리에 = 신스타임즈 제공
 
 
이 게임은 VIP 시스템이 존재한다. 혜택이 어마어마하다. 그럴 만도 하다. 충전한 유료 재화로 VIP 혜택을 단계적으로 개방해서 최대 15단계까지 올라가는 구조. 일단 지르기만 하면 SR 이나 SSR 이 아니라 무려 LG 등급 캐릭터나 장비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당연히 단순 지급 보상 외 완전히 다른 게임 하는 수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 밖에도 '아니, 방치형이라면서 이걸 왜 이렇게 귀찮게 만들어놨지?' 싶은 건 죄다 사실 편의 기능이 있지만 VIP 등급을 필요로 하거나 높은 계정 레벨을 요구한다. 다만, 당장에 하고 싶은 모드도 못 하고 있는데 그보다 높은 레벨을 달성할 엄두가 안 나니 사실상 지르란 소리.
 
여러 세계관이 합쳐진 만큼 캐릭터가 많은 것은 알겠다. 플레이하면서 이래저래 얻을 일 많은 SR, SSR 등급은 사실상 국민 등급에 가깝고, SSR+ 부터는 사실상 과금 외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시피 한 수준. 한 푼 두 푼 모아 얻은 뽑기 재화로 확률을 뚫고 운 좋게 뽑을 수 있다면 사실상 그게 거의 유일하다. 오픈 첫날 거의 모든 이벤트를 달성해가며 했지만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다이아가 턱없이 부족해서 10회 소환은 한 번도 못해봄. 소환령 조각을 모아 단일 뽑기로 SSR 몇 개 얻었다.
 


그나마 뽑기 가치가 있는 SSR 명성준이 조각 6천개 필요 = 게임조선 촬영

 
시스템적으로는 영웅의 길이나 영웅 신전에서 캐릭터 조각을 파밍 하거나 캐릭터 교환을 할 수 있게 해놓고 꾸준히 플레이만 하면 누구나 캐릭터를 얻을 수 있게 해놓은 것 같지만 직접 플레이하며 구할 수 있는 재료 수급량을 생각하면 얼마나 터무니없는 수량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 게임의 타이틀명이 덴신마일 이유가 없다. 그냥 전형적인 방치형 RPG 에 덴신마 캐릭터들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등장하는 정도. 캐릭터 외형을 가져오고 원작에서 파생된 스킬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
 
이 게임은 방치형 RPG 로써는 적당한 볼륨을 가진 게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덴마', '신도림', '마왕이 되는 중2야'가 합류한 것이 게임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탄탄한 기획 하에서 진행됐는가-는 정말 의문. 그저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이용했다는 극단적 평가도 감수해야 할 것.
 
 
Point.
1. 최애캐가 어딘가 볼모로 잡힌 기분
2. 픽셀 세계는 사실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는 과금 세계
3. 방치형 RPG로 무난한데도 괜히 덴신마 앞세워서 평가가 더 박해짐
4. 이 많은 캐릭터들 특징을 살린 도트 표현력은 엄지 척. 도트 애니메이션은 실망
5. 어차피 압도적으로 이기는 전투를 왜 50턴씩 싸워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음
6. 채팅창 덴마 드립 재밌다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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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nlv19 에이스양창섭
  • 2019-04-03 16:11:07
  • 잘 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