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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언제나 성공적일까? 게임의 리메이크를 엿보다

작성일 : 2019.03.23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리메이크는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다시 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크게 성공한 작품을 당시에 즐겨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리메이크를 진행하게 되죠.

성공한 작품의 충성도 높은 팬덤을 등에 업고 있다 보니 새로운 팬층의 유입과는 별개로 어지간해서는 실패하지 않고 상업적인 성공이 거의 확실시되는데요. 이 덕분에 리메이크는 실패가 없는 콘텐츠의 끝판왕 취급을 받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게임을 리메이크할 때 많은 사람들은 최신화된 그래픽과 사운드에만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리메이크 과정에서 원작에서 혹평 받은 요소를 가다듬거나 아예 다른 방식으로 해석을 하여 호평을 받은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안 그래도 2019년은 주목할만한 리메이크 작품들이 많이 있는 해다 보니 잘 만들어진 혹은 미래가 기대되는 리메이크 작품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주객전도는 있었지만 시장 특성을 잘 공략한 악마성



잘 만들어진 리메이크 작품들이 숱하게 있지만 <악마성 드라큘라 X 크로니클>을 가장 먼저 소개하게 된 건 역시 작성자의 취향이 듬뿍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은 PC 엔진으로 발매한 <악마성 드라큘라 X 피의 론도(輪廻)>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의 구성을 거의 고스란히 따라가되 스테이지 분기에 따라 스토리 전개나 획득하는 특수 능력에 차이가 있어 원작을 플레이해본 사람이더라도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스테이지 '불꽃의 만찬'의 동일 구간을 비교한 장면

특히 영미권에서의 인기가 대단한 악마성 시리즈의 성격을 고려하여 X 크로니클 내에서 해금한 뒤 따로 플레이할 수 있는 원작 '피의 론도'와 '월하의 야상곡'에 영문 번역과 음성 더빙을 모두 넣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영미권에서는 발매하지도 않은, 부록에 불과한 타이틀까지도 신경 써서 번안을 해준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좋은 리메이크의 사례로 손꼽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이 타이틀은 꽤나 의미가 있습니다. 악마성 시리즈에서 <캐슬바니아:오더 오브 에클레시아>가 최초로 반글화한글화 정식 발매되기 이전에 한국에서 제대로 된 경로로 휴대용 악마성을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은 바로 이 X 크로니클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의 다 부록에 해당하는 월하의 야상곡 하려고 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죠.


발번역과 발더빙 논란이 있던 문제의 대사(Die, monster) 등도 말끔하게 수정됐습니다. 본편도 아닌 부록에 불과한데도 말이죠

■ 한국 유저 입맛에 맞춘 매운맛 삼국지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는 삼국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수십 편씩이나 리메이크(?) 하며 우려먹어온 간판 타이틀입니다.

그런 수도 없는 리메이크 작품을 한국에서 다른 방식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 바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입니다. 사실 삼국지 조조전은 원작부터가 삼국지 시리즈의 시스템을 따라가되 오리지널 등장인물이나 요소를 대거 추가하여 색다른 세계관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한국에서 한차례 더 리메이크를 거치면서 이 또한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됐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원작과 같은 내용의 시나리오 모드를 모두 제공하며 각종 장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별도의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스토리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장수의 획득에 있어서도 모바일 플랫폼답지 않게 운과 뽑기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지 않습니다. 있으면 좋긴 하지만 없어도 진행에 별 상관은 없는 수준일 정도죠.


좀 막히는 구간이 있어도 그저 시간을 더 많이 들여 꾸준히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조조전 온라인은 개발자 중에 예전에 이름을 날린 조조전 모드 제작자들이 꽤나 있어서 팬덤에서 쓰이는 '좌절감이 키운 사나이 조홍', '동오의 덕왕 엄백호', '울어라 활아! 불타라 화살촉아!' 같은 개드립 요소가 넘친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실제로 조조전과 모드를 즐기지 않고 팬덤에서 개드립만 즐기던 사람들도 이를 보고 신규 유저로 유입됐다는 말도 있었을 정도였죠.

제작자들은 원작에 있을 리 없는 정신 나간 합성물의 대사를 리메이크판에 진짜로 집어넣는 위용을 발휘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화제성이 떨어져서 인구수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느린 업데이트와 같이 부각되는 단점도 늘어났지만 그 '넥슨의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그래도 일정 수준 이상의 유저 수를 유지한 채 롱런하는 작품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면 될 것 같습니다.

■ 그래, 이게 게임이고! 이게 바이오하자드지!



원래 캡콤은 개선(改善, 카이젠)이라고 해서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손보고 손봐서 우려먹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이미 발매된 작품에 슈퍼, 울트라 등의 접두사를 붙이거나 스페셜 에디션, 대시, 터보 등의 접미사를 붙이기는 해도 리메이크는 자주 하는 편이 아니죠.

그런 면에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1편과 2편이 모두 성공적으로 리메이크된 희귀한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1편의 리메이크는 발매 기종이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인기가 많지 않았던 '게임큐브'였다는 불운을 안고 있었지만 나중에 HD로 리마스터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즐기고 원작의 공포감을 살리면서 일신한 그래픽에 호평을 내렸죠.

잘 만들어진 서바이벌 호러 게임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 파괴력이 배가된 케이스입니다

최근에 나온 2편 또한 역시 성공적인 리메이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토리적 측면에서는 원작의 장점 중 하나였던 유기적인 연계가 줄어들었고 넉넉한 자원을 기반으로 좀비들을 학살하던 후기형 바이오하자드를 즐기던 사람에게는 꽤나 하드코어한 난이도가 불호 요소로 떠올랐지만 명작은 어디 가지 않음을 증명하듯이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오히려 원작을 실시간으로 즐기던 팬들은 더욱 잔인해지고 더욱 막장스러운 플레이를 요구하는 리메이크판에 열광하며 '이게 게임이지'를 연호했죠. 왜 캡콤은 록맨 클래식과 록맨 X의 리메이크는 이렇게 잘 만들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말이죠.


농촌 슬레이어 김레온의 햇병아리 시절을 보며 씹뜯맛즐해봅시다

■ 리마스터가 아니라 리포지드임에 주의



2019년 중으로 발매가 예정된 <워크래프트:리포지드>는 <워크래프트3:혼돈의 지배>와 <워크래프트3:얼어붙은 왕좌>를 묶어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음질과 화질을 개선하되 원작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처음에는 '리마스터'라는 가칭이 붙은 채 소개됐지만 업스케일링과 더빙, 번역만 지원하는 것 이에 큰 차이가 없는<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와는 달리 작풍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원작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파생되면서 발생한 수많은 설정 오류를 고치고 이에 맞춰 시네마틱을 새로 제작하고 녹음을 다시 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 엔진까지 달라졌기 때문에 사실상 리메이크로 보는 게 옳은 상황이 됐습니다.


아서스의 학살을 다룬 캠페인 정화(The culling)는 와우에 나오는 인스턴스 던전 스트라솔름에 맞춰 완전히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워크래프트는 스타크래프트에서 한층 발전한 유즈맵(커스텀 맵) 덕분에 유즈맵 구동하는 에뮬레이터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리포지드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게 희망적입니다.

가령 스마트폰도 없는(not have phones) 일부 올드 게이머들이라던가, 리그가 폐지되어 백수 신세가 된 히오스 프로게이머 등이 이에 해당하겠네요.

■ 마치며

사실 이 글의 도입부에서 리메이크가 일반적으로는 상업적인 성공이 보장되는 대단한 콘텐츠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원작과 파생 시리즈가 엄청난 성공을 거뒀음에도 개발 진척이 더뎌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기대감과는 별개로 팬덤이 흔들리고 있는 반면 한 번 서비스를 종료했다가 어떻게든 리메이크로 재발매하여 회생한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의 경우엔 오히려 TVA 방영까지 할 정도로 팬들의 대단한 충성심이 화제가 될 정도로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메이크에 대한 온도차가 좀 있는 두 작품

그나마 게이머 입장에서 안심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면 시대의 발전을 반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리메이크작들이 비록 명작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원작의 명성에 똥을 칠하는 망한 게임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원작의 팬은 안심하고 리메이크판을 즐기시고 신규 유저도 리메이크 발매된 게임 타이틀이 자신의 취향을 직격한다면 일단 해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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