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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매우 주관적이고 개그 삘 충만한 포켓몬스터 시리즈 7개 세대 소개

작성일 : 2019.03.16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공식]「포켓몬스터소드・실드」 최초 공개 영상

2월 27일, 닌텐도는 포켓몬 다이렉트를 통해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할 정규 시리즈 신작인 <포켓몬스터 소드>와 <포켓몬스터 실드>의 이름과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현재 확정된 사실은 불꽃+토끼, 풀+원숭이, 물+도마뱀이라는 조합의 스타팅 포켓몬, 체육관 시스템 부활, 새로 여행하는 지방의 이름인 가라르라는 정도뿐이며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는 내용은 많아 대다수의 팬들은 추측을 통해 가라르 지방이 영국을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메인 전설의 포켓몬은 늑대 또는 늑대 과일 것이라 결론을 내놓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포켓몬스터는 벌써 8번째 세대교체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지나온 7세대의 포켓몬스터 게임은 각각 무슨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 적, 녹, 청 그리고 황이 아니라 피카피카랍니다


포켓몬스터 적, 녹의 타이틀

서서히 인기가 식어가며 죽어가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의 몸에 생기가 돌아오게 만든 구원투수이자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타이틀이 1996년 발매됐다.

레드, 그린 버전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포켓몬스터 적(赤)>, <포켓몬스터 녹(綠)>은 1세대라 불리는 관동지방의 스타팅 포켓몬인 파이리, 이상해씨의 최종 진화 포켓몬인 리자몽, 이상해꽃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추후 한정판이었다가 대중적인 인기에 힘입어 정식 발매되면서 거북왕이 표지를 장식한 <포켓몬스터 청(靑)>과 2세대로 넘어가기 직전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등에 업고 <포켓몬스터 피카츄>가 나오면서 1세대는 총 4개의 타이틀을 가진 게임이 됐다.

포켓몬스터 청, 피카츄의 타이틀

한국에서는 1세대 포켓몬스터 타이틀이 정식 수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필자처럼 미니CD 등에 포함된 에뮬레이터로 게임을 구동하고 이를 번들로 제공한 게임 잡지의 공략을 읽으며 주먹구구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가 꽤 많기 때문에 의외로 플레이한 유저의 수는 적지 않다.

물론, 에뮬레이터의 한계 때문에 배틀도 못하고 교환도 안되는 반쪽짜리 게임 플레이였다는 걸 몰랐겠지만 말이다.

게임 프리크가 처음 발매하기까지 무려 6년에 걸쳐 갈아엎고 뒤집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했기 때문에 7세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게임의 기틀은 살이 붙으며 몸집이 불어나긴 하더라도 문제점이 있어 재설계하는 경우는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시리즈 자체가 2번이나 리메이크 되고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일 때 1세대의 몬스터가 가장 먼저 예시가 되는 등 제작사에서의 예우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 진행 방식은 닌텐도DS로 넘어가기 전까지 거의 그대로 유지되며 이후로도 이 방식을 기초로 게임이 진행된다.

1세대 주요 전설의 포켓몬은 '뮤츠'로 메인 스토리를 1회차 이상 클리어한 후 영접하면 배틀을 통해 포획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까지도 전설 포켓몬의 배틀이 허용되는 룰에서 적폐 수준으로 기용되는 것을 미루어보아 알 수 있듯이 매우 강력하므로 결코 쓰러뜨리기 쉽지 않지만 그만큼 포획했을 때의 성취감은 장난이 아니다.

1세대 환상의 포켓몬은 뮤츠의 오리지널로 알려진 '뮤'다. 원래는 뮤츠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에 가까운 존재였다가 게임이 발매하기 직전 프로그래머의 장난질로 실체를 가지게 된 아주 귀하신 몸으로 게임 내에서 버그를 쓰지 않는 한 정상적으로는 절대 조우할 수 없다


지금 와서 배포라는 방식에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당시 환상(幻想)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한편, 이 시기에 악명을 떨친 포켓몬은 '파괴광선 켄타로스'가 있다. 위력이 높긴 해도 사용한 뒤 페널티가 따라붙는 반동기 중 하나인 '파괴광선'과의 궁합 때문이었다.

우선 노말 타입은 고스트를 제외하면 어떤 타입을 만나도 무난하게 싸움을 풀어갈 수 있는 검증된 카드였다. 1세대 당시 고스트 타입은 버그와 함께 난감한 기술 배치로 최약체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자속 보정을 받는 켄타로스의 파괴광선은 아주 궁합이 좋았으며 설상가상으로 적을 일단 한 방에 눕혀버리면 반동에 해당하는 '턴 쉬기'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킬쇼가 펼쳐졌다.

심지어 켄타로스는 사파리존을 통해 입수하기도 아주 쉬웠으며 파괴광선 기술머신 또한 비싸고 운빨이 필요하긴 해도 어쨌든 시간을 좀 투자하면 영영 못 먹을 아이템도 아니었기 때문에 파괴광선 켄타로스가 완성되면 상대 트레이너는 인공지능이던 일반 플레이이건 지옥도를 봐야 헀다.


왜 애니메이션에서 한지우는 켄타로스를 30마리나 잡아놓고 쓰질 않았는지 궁금하다. 썼으면 그냥 챔피언인데

반대로 도매금에 팔리며 놀림당하는 포켓몬으로는 '유일왕 부스터'가 있다. 이브이의 진화형 중 하나인 부스터는 불꽃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강력한 공격 능력치를 배분 받았지만 그 공격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는 구조적인 결함이 문제인 포켓몬이다.
일단 때리면 엄청 센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내구력도 약하고 스피드도 느려서 십중팔구 때리기 전에 상대에게 맞고 맞으면 눕는다. 그러니까 8세대에서 불꽃 타입 선공기 추가 좀


불의 돌을 건드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 어서 와, 2개 지방은 처음이지?

정식으로 한글화 발매된 포켓몬스터 금, 은의 타이틀

성도 지방을 다루는 2세대 <포켓몬스터 금>, <포켓몬스터 은>부터는 대원씨아이를 통해 공식 한글화 타이틀이 발매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타이틀이 수입될 당시 한국에서는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검열 및 에피소드 잘라먹기가 좀 심했을 뿐 어쨌든 2세대에 해당되는 성도 지방 이야기도 대부분 방영되고 있었기에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어른들까지 이를 통해 실제 포켓몬스터 게임을 쉽게 접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포켓몬스터에는 낮밤에 따라 바뀌는 이벤트와 신규 등장 몬스터와 신규 타입/아이템, 특수 능력치의 세분화, 세대를 뛰어넘는 교환 기능 등이 도입됐으며 메인 스토리와 관련 있는 전설의 포켓몬을 필두로 하는 타이틀 이미지와 한동안 이어지는 2+1 확장팩의 구도도 여기서 완성됐다.

첫 확장팩이라고 힘껏 내달리는 스이쿤의 모습

특히 파도타기로 바다를 건너가면 이전 세대에 해당하는 관동 지방까지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꽤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후 발매한 포켓몬스터 타이틀에서도 이전 지방의 몬스터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통신교환을 통해 데려오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전 세대의 지방을 직접 자기 발로 걷고 뛰도 헤엄치며 여행할 수 있는 건 오직 2세대인 포켓몬스터 금, 은에서만 가능하다.

2세대 주요 전설의 포켓몬은 칠색조와 루기아다. 각 타이틀의 메인 포켓몬이기도 한데 칠색조는 게임이 일본에 발매되기도 한참 전에 방영한 애니메이션 첫 화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루기아 또한 게임보다 먼저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이색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뭐, 2세대 타이틀은 1세대 발매 직후 거의 바로 개발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 내용이 애니메이션에 먼저 나온 게 당연할 수밖에 없지만

애니메이션 1화에 등장하는 칠색조의 모습

전설의 똥개(...)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가지고 있던 전설 포켓몬 중 하나인 스이쿤이 나중에 확장팩에 해당하는 크리스탈의 메인으로 등극하긴 하지만 대대적인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초월적인 강함이나 비중을 보여준 후속작들의 확장팩 포켓몬보다는 약간 모자란 활약을 보여줬기에 칠색조나 루기아에게는 밀리는 감이 있다.

2세대 환상의 포켓몬은 세레비다. 일본판 한정이긴 해도 배포가 아닌 정식으로 인 게임에서 입수할 수 있는 루트가 생긴 기념비 격인 녀석이다. 물론 귀여운 외형과는 별개로 스토리 진행 능력과 배틀 성능은 그저 그렇지만

야! 젖소 구르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악명 높은 포켓몬은 바로 밀탱크, 정확히는 노말 타입 관장인 꼭두가 사용하는 밀탱크다. 보통은 정면에서 힘 싸움으로 밀어붙이는 노말 타입답지 않게 수시로 상태 이상을 걸어 플레이어를 환장하게 만들며 피해량이 점점 누적되는 구르기로 전선을 밀어버린다.
어찌어찌 버티면서 막타를 칠라 하면 귀신같이 터져 나오는 우유 마시기로 도로아미타불을 시전하니 상당히 많은 유저가 이 젖소에 눈물을 흘리며 레벨 노가다를 하러 체육관을 도로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역시 켄타로스도 그렇고 노말 타입 소 포켓몬이 항상 말썽인 것 같다

치코리타의 저열한 성능을 말할 때 높은 확률로 튀어나오는 짤방

한편 안습한 포켓몬의 전형으로는 무려 스타팅 일원 중 하나인 치코리타가 쓰인다. 사실, 치코리타는 생김새가 귀엽고 종족 배분도 착실하게 내구도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첫인상으로 볼 땐 크게 나쁘지 않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에서나 배틀에서나 그 내구도가 무색해질 만큼 배 이상으로 두들겨 맞고 때릴 땐 반감되는 절망적인 타입과 정신 나간 기술 배치 때문에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만약 귀여운 외모에 혹해 치코리타를 스타팅으로 골랐다면 걔는 관상용으로 두고 저기 주변 풀숲에 가서 구구를 잡자. 그게 진정한 2세대의 스타팅 중 하나다.


잊지 말자, 진정한 2세대 스타팅은 구구, 브케인, 리아코다

■ 진정한 의미에서의 세대 교체

포켓몬스터 루비, 사파이어의 타이틀

3세대에 해당하는 호연 지방 이야기를 다룬 <포켓몬스터 루비>, <포켓몬스터 사파이어>부터는 게임보이와 게임보이 컬러가 아닌 (당시 기준으로)차세대 게임기인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플랫폼을 옮겨간다.

이 시기부터 이전 지방과의 연계나 교류는 일절 없고 도감 또한 번호를 이어나가지 않고 1번부터 새로 포켓몬을 채워나가야 하며 능력치와 타입만 있던 포켓몬에 특성과 성격, 노력치, 개체치가 도입되어 더욱 다채로운 방식으로 포켓몬을 포획하고 육성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는 정식 발매되긴 했지만 2세대와는 달리 한글화가 일절 없었으며 상당히 달라진 게임 환경, 그리고 구작의 유명한 포켓몬들을 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상당히 많은 이탈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과 새로 유입된 사람들은 지금의 한국 포켓몬스터 팬덤을 만들어낸 조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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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복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기 시작한 악당들

한편 게임 스토리의 스케일도 이 시기부터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악의 조직의 목표는 세계정복이었고 전설의 포켓몬은 그 과정에서 잡으면 좋고 못 잡아도 그만 정도의 느낌이었지만 이 시기부터 악의 조직은 세계 그 자체를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고치는 과격한 사상을 내비치기 시작했고 계획의 핵심이 되는 전설 포켓몬의 존재감과 그 능력도 엄청나게 강해지기 시작했다.

주요 전설 포켓몬은 땅과 바다를 상징하는 '그란돈'과 '가이오가' 그리고 <포켓몬스터 에메랄드>에서 표지를 장식한 하늘을 찢는 '레쿠쟈'다. 이 3마리는 각각 물리, 특수, 양면(!)으로 특화된 개성이 뚜렷한 능력치 배분을 받았으며 날씨를 변화시켜 배틀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무지막지한 특성으로 여기저기에 꺵판을 놨기에 초딩이 생각없이 굴려도 판을 엎어버릴 수 있는 막장 포켓몬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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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온 전설 포켓몬 중 항상 나사빠진 듯한 애가 한 둘씩 있는 것을 감안하면 꾸준히 강력한 이 3마리가 대단한 거다.

3세대에서 취급이 안습한 녀석의 대표 주자로는 보통 '플라이곤'을 꼽는 사람이 많지만 그것은 나중에 배틀 환경이 변화하고 더 좋은 대체제한카리아스가 나와서일 뿐 플라이곤은 3세대 기준으로는 꽤 쓸만한 포켓몬이었다.
정작 가장 문제점이 가득한 녀석은 깜까미다. 5세대에 이르기까지 고스트와 악이라는 멀티 타입 덕분에 어떤 공격도 배로 찔리지 않는 상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론상으로는 정말 좋은 녀석이었지만 밸런스를 위해 신 아니 개발자는 그에게 평균 이하의 종족값을 하사하였기에 3세대에서 그가 좋은 포켓몬으로 취급되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앞서 나온 부스터나 치코리타와는 달리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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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약캐였던 이웃 입치트도 먼 훗날 메가진화를 받고선 특정 상황 하에서는 사기캐릭터가 됐다

■ 창조신 등판 타이밍이 너무 이른 느낌이 있는데요

포켓몬스터 다이아몬드, 펄, 플라티나의 타이틀

4세대는 일본의 북해도(훗카이도)를 모티프로 한 신오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응 게임기가 닌텐도 DS로 교체됐는데 와이파이와 같은 무선 통신 기능이 발달하여 집에서도 멀리 떨어진 상대와 매우 간편하게 대전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4세대를 기점으로 배틀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 타이틀은 또한 한국에서 2번에 걸쳐 판매됐다는 다소 이색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정확히는 이전까지 수입을 담당해온 대원에서 3세대와 마찬가지로 번역되지 않은 타이틀을 <포켓몬스터 다이아몬드>, <포켓몬스터 펄>, <포켓몬스터 플라티나>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닌텐도DS의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 지사를 설립한 닌텐도가 재발매를 결정하면서 3개 타이틀은 3세대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완전 한글화의 수혜를 입어 다시 유통 및 판매될 수 있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이후 출시된 포켓몬스터 정규 시리즈 타이틀은 모두 한글화되며 연동이 가능해졌다.

어찌보면 한국에서 온전히 포켓몬스터를 즐길 수 있게 된 최초의 타이틀이 아닌가 싶다

이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듀얼 스크린과 터치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이다. 지도와 실제 화면을 분리해서 보니까 직관성도 올라가고 길찾기도 훨씬 쉬워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인 게임에 마련된 포켓몬 워치로 시계, 계산기, 메모, 친밀도 체크, 다우징, 나무열매 탐색 등 엄청나게 많은 콘텐츠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는 8세대에 해당하는 소드와 실드에서 지원 기기가 스위치로 넘어가기 전인 7세대까지 이어진다.

주요 전설의 포켓몬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깨어진 세계라 불리는 저승을 지배하는 디아루가, 펄기아, 기라티나다. 4세대의 메인 스토리는 신오 지방을 여행하며 이전 세대처럼 전설의 포켓몬을 이용하여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는 악당 갤럭시단의 음모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메인 전설 포켓몬 전원이 신적 존재다

한편 4세대는 환상의 포켓몬 중 유독 한 개체의 존재감이 엄청난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도감 마지막 포켓몬인 '아르세우스'로 다른 환상의 포켓몬처럼 메인 스토리에 일절 개입하진 않지만 인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단서를 통해 아르세우스가 디아루가, 펄기아, 기라티나를 낳았으며 동시에 포켓몬스터의 세계를 창조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4세대 출신 중 가장 악명이 높은 포켓몬은 뭐니 뭐니 해도 노양심의 선두주자 땅상어 '한카리아스'다. 믿고 쓰는 드래곤 타입에 높은 종족치 그리고 능력치 배분마저도 몸 적당히 튼튼하면서 때리기도 잘 때리는 적절함을 자랑한다.

특히 간판 기술인 지진이 땅이라는 개체의 또 다른 타입과 맞아 떨어져(통칭 자속 보정) 7세대에 이르기까지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사는 원흉이 되고 있으며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의 풀도 넓은 데다가 모두 효율적이기까지 하다.

심지어 신오 지방 리그의 챔피언이 에이스로 쓰는 녀석도 이 한카리아스다. 누구보다 배틀의 경험이 풍부하여 포켓몬을 보는 안목이 뛰어난 챔피언이 골랐다는 점에서도 이 녀석은 부정할 수 없는 자타공인 강캐란 소리다.

한카리아스는 일진들이 많다는 그 드래곤 타입 중에서도 독보적인 일진이다

한편 새로 추가된 녀석 중 이브이의 풀 타입 진화체인 리피아는 부스터에 이어 유일왕 시즌 2를 찍으며 홀대받고 있다. 사실 부스터와는 달리 능력치 배분은 그럭저럭 괜찮다. HP가 좀 낮긴 해도 방어력이 엄청나게 단단하고 공격력도 풀 타입 중에서는 꼭대기에 있다. 능력치 배분은 위에서 언급한 한카리아스처럼 참 잘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단일 풀 타입이라는 점이다. 풀에게 강한 타입들은 고화력기가 즐비해 있어 여차하면 높은 방어력이 무색하게 누워버리는 것이 일상이며 특수 공격에는 형편 없는 내성을 자랑하고 있어 배틀만 했다 하면 버티질 못하는 두부살인데다가 기술 배치가 엉망이라 그 높은 공격력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차라리 원조 유일왕인 부스터는 관심을 많이 받아 눈에 띄진 않지만 조금씩 상향되고는 있는 실정인데 얘는 관심도 부족하다. 밑바닥에서도 더 밑바닥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뭐 둘 다 줘도 안 쓴다는 취급을 받고 있으니 거기서 거기지만...

■ 새삼스레 어른의 사정을 건드린 세대

하나 지방과 뉴욕의 지도 비교

5세대는 일본을 벗어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배경이 되는 하나 지방은 일본이 아닌 미국의 대도시 뉴욕을 모티프로 한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둘러볼 땐 단번에 뉴욕이라는 느낌이 확 와닿지는 않지만 거대한 지도와 각 마을의 단면을 보면 대략적으로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는 된다.

<포켓몬스터 블랙>, <포켓몬스터 화이트>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스토리다. 기능적인 부분에서 극적으로 진보한 것은 없지만 원래 어른들도 많이 했지만 어른들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포켓몬을 만들기 위해 인간과 포켓몬의 관계와 공존의 문제를 굉장히 심도 있게 다루는데 성공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악당에 해당하는 플라스마단은 세계정복이 아닌 인간으로부터의 포켓몬 해방이 주 목적인 단체다

물론 작품의 끝에서 황희의 일화처럼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마무리하며 명쾌하게 답을 내리지 못한 부분은 감점 요소고 원래 포켓몬스터의 타겟인 어린이들에게는 아무래도 좋았을 포켓몬과 인간의 관계(친구인가 싸움과 문제 해결의 도구인가)를 건드린 부분도 어떻게 보면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이전 세대처럼 '단순히 여행하다가 악당 만나서 물리쳤다'라는 패턴에서 벗어나려 시도했고 그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대표 전설 포켓몬은 레시라무와 제크로무다. 이전 세대에 이어 드래곤 타입 전설 포켓몬이며 세계를 쥐고 흔들던 이전 세대보다 스케일은 조금 작아져서 왕국 단위로 노는 애들이 됐다. 하지만 극 중에서는 스토리 도중 무조건 포획해야 하므로 라이벌과의 최종 결전이 시리즈 메인 전설 포켓몬 vs 전설 포켓몬이라는 어마무시한 스케일로 벌어진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이전까지의 라이벌은 그저 스타팅 역상성을 가져가는 정도였지만 본작에서는 전설 대 전설로 맞붙는다

후속작인 <포켓몬스터 블랙 2>, <포켓몬스터 화이트 2>에서는 이 둘의 유전자와 융합하는 큐레무가 새로 등장하는데 이 녀석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있으며 실제로 사람을 죽이려고 행동하는 묘사가 직접적으로 나오는 무시무시한 포켓몬이다. 물론 악당인 플라스마단의 손에서 구해내면 든든한 동료가 되긴 하지만 이 역시 암묵적으로 숨겨왔던 포켓몬과 인간의 부정적인 관게의 편린을 보여주고 있다.

환상의 포켓몬은 여러 개체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게노세크트다. 뮤츠와 같이 인간에게 개조당한 포켓몬이며 최초의 벌레 타입 환상의 포켓몬으로 기묘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메인 전설의 포켓몬들과 함께 요상한 번역명으로 타이틀 반글화 등과 함께 한국닌텐도의 주요 오점으로 꼽히는 녀석 중 하나기도 하다.

5세대에서 새로 등장한 포켓몬 중 악명이 높았던 것은 삼삼드래, 또 드래곤 타입이다. 멀티 타입인 악 타입이 드래곤과 약점을 보완하는 식의 썩 잘 맞는 관계는 아니었지만 역으로 이래저래 더 세게 떄리고 다닐 수 있는 타입은 또 많았으며 공격과 득수공격 수치가 둘 다 고루 높은 데다가 용성군을 깔아두고 가져갈 수 있는 기술의 폭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인지 약점이 있거나 한방 컷이 나오는 상대에게는 무지막지하게 강하지만 버틸 수 있는 상대에게는 약해지는 심히 양아치스러운 녀석으로 소문이 나있다.

이 압도적인 채용률을 보라

한편, 5세대는 6세대와 함께 안습한 취급을 받는 녀석이 따로 없다는 점에서도 특기할 만하다. 황금 밸런스 소리까지는 듣지 못하더라도 이는 5세대 포켓몬스터가 스토리와 함께 소소하게 칭찬받을 부분 중 하나다.

■ 3DS 최고의 판매량, 그러나 실험작

포켓몬스터 X, Y의 타이틀

6세대에 해당하는 <포켓몬스터 X>, <포켓몬스터 Y>부터 대응 기종은 닌텐도 3DS로 바뀌었다. 당연히 더 나은 하드웨어로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 그리고 양질의 음악을 선보였고 6세대에서 처음 포켓몬스터를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스템을 많이 만들어뒀기에 진입 장벽은 아주 낮은 편에 속한다. 뭐 쉽게 쉽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러닝 타임이 짧아지는 부작용도 나타났지만 이는 문제점이라고 보긴 힘들다.

다만 전작의 스토리가 워낙 좋다 보니 약간 허술하고 나사 빠진 이야기 전개는 혹평을 듣고 있다. 특히 3세대부터는 메인 전설의 포켓몬이 스토리 전개의 주축이었는데 X, Y의 타이틀을 장식하는 전설의 포켓몬들은 솔직히 말해 있으나 없으나 큰 차이가 없다 싶을 정도로 비중도 낮고 활약도 적다. 잡아야 진행이 되긴 하지만 이 녀석들이 이야기를 주도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리고 평가를 가장 크게 깎아먹은 주범은 신규 시스템인 '메가진화'다. 특정 조건에 따라 포켓몬에게 한계를 초월한 진화를 부여하는 형태로 배틀 중에만 일시적으로 유지된다는 설정 때문에 도입 초기부터 옆동네 디지털 세계 괴물 베낀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도입하고 나서는 취급이 안습했던 녀석들의 활로가 되기는커녕 원래부터 셌던 개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영문 모를 대상 선정으로 혹평을 받았다.

이것저것 새로운 환경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많았지만 뭔가 다 어설펐던 셈이다.

[공식]「포켓몬스터 X·Y」소개 영상 3 - 메가진화

메인 전설의 포켓몬은 제르네아스와 이벨타르다. 단 스토리 측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달리 취급이 영 좋지 않으며 숨겨진 3번째 전설 포켓몬인 지가르데는 Z의 이름이 붙거나 자신이 표지의 주인공이 되는단독 확장 타이틀이 없는 등 안습한 취급이 이어진다.
이 시기에 새로이 등장하여 악명을 떨친 포켓몬은 단 한 세대 뿐이지만 짧고 굵은 활약을 펼치고 간 버드 미사일 '파이어로'다.

박사님의 허가가 없어도 버드 미사일을 쏠 테다

파이어로가 가진 불꽃과 비행의 타입 조합은 그냥저냥 평범했고 능력치 부분에 있어서도 속도는 빠르지만 화력이 모자랐기에 일반적으로 보면 특출난 부분은 없는 포켓몬이었다.

하지만 무조건 선제공격이 가능한 숨겨진 특성에 자속 보정을 받고 반드시 적중하는 고위력 반동기 브레이브 버드가 조합되자 어지간한 상대는 다 차례차례 한 방에 골로 보내는 해로운 새로 등극했다.

그래도 새로 추가된 포켓몬들은 다 나름대로의 쓸모가 있어 5세대처럼 안습취급당하는 녀석은 없다는 게 위안받을 만한 점이다.

■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 그런데 주인공인 내가 겉절이?


7세대의 배경인 알로라 지방은 하와이를 모티프로 한다. 5, 6세대의 모티프는 미국과 프랑스지만 앞서 언급했듯 그런 느낌을 쉽게 받기 힘들지만 <포켓몬스터 썬>, <포켓몬스터 문>은 한 눈에 봐도 후덥지근해 보이는 배경과 사람들의 옷차림과 생김새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알로라 지방의 기후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포켓몬을 보여주는 리전 폼은 그 백미다.

또한 주인공이 체육관이 아닌 섬을 돌아다니며 자격을 획득하고 일찌감치 리그 챔피언이 되어 다른 이들의 도전을 받는 특이한 전개는 제법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 밖에도 껄렁패 같은 악당 조직이나 개성이 넘치다 못해 폭발한 조연 덕분에 여행하는 맛은 일품이다.

하지만 6세대에 이어 스토리적인 부분에서의 평가는 여러모로 좋지 않다. 주인공은 어찌보면 릴리에라는 친구 집안 싸움에 끼어든 중재자로 나쁘게 말하면 참견꾼의 입장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주도해나가지 않으며 메인 전설의 포켓몬이 차지하는 스토리에서의 비중과 위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긴 했으나 그 전설의 포켓몬과 교감하는 대상은 주인공이 아니라 릴리에다.

감동적인 작별 엔딩이지만 버전이 바뀌어도 저 자리에는 주인공이 낄 수 없다

심지어 X, Y와는 달리 <포켓몬스터 울트라썬>, <포켓몬스터 울트라문>이라는 후속 타이틀을 통해 만회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는 고쳐지지 않았으며 그 밖에 시스템적으로는 6세대보다 편의성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운 탓에 많은 이들이 불만을 품기도 했다.

주요 전설의 포켓몬은 솔가레오, 루나아라 그리고 네크로즈마다. 전작에서의 혹평을 의식한 듯 메인 스토리에서의 비중과 활약은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의 친구이자 동료라기보다는 릴리에의 친구라는 점이 부각되는 장면이 많고 네크로즈마의 포지션도 결국엔 블랙, 화이트의 큐레무 재탕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작들을 이미 해본 사람들에겐 크게 어필할만 한 포인트도 없다.

악명이 높은 신규 포켓몬은 바로 '따라큐'다. 피해량이 존재하는 공격이라면 그 어떤 것도 단 1회에 한해서 피해 없이 막아낼 수 있으며 상대방의 혈압을 잔뜩 올리는 변화기를 보유한 방벽으로 이전 세대의 파이어로와는 다른 의미에서 극혐 소리를 듣고 있는 처지이다.

저 모가지가 꺾여 축 늘어지기 전까지는 거진 무적이나 다름없는 흉악한 내구도를 자랑한다

한편 7세대는 신규 포켓몬스터의 대우에 있어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 단, 이는 5세대와 6세대처럼 모든 신규 포켓몬이 나름대로의 쓸모를 가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같이 애매해서 써먹기 곤란하고 죄다 적폐 포켓몬을 사용하는 배틀 환경 때문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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