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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체험] 냉혹한 승부사들을 맞이하는 전장, 커츠펠 CBT 후기

작성일 : 2019.02.22

 



[게임조선=신호현 기자]KOG의 신작 <커츠펠>이 스팀 플랫폼을 통해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커츠펠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와 그 무기를 다루는 전투 스타일이자 일종의 직업 분류인 카르마를 2개 지정하여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교체해가며 싸우는 듀얼 액션 게임으로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과 연출에 화려한 액션을 가미한 대전(PvP)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CBT 사전 모집에 응모하거나 CBT 기간 중 새로 스팀키 배포를 요청한 사람은 21일부터 26일까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게임조선에서는 CBT를 통해 커츠펠을 직접 플레이해보며 게임의 콘텐츠와 세부 요소를 간단하게 살펴봤다.

◆ 일단, 스토리는 장식입니다

 
커츠펠 오프닝 시네마틱 영상

게임을 시작하면 에스테리아라는 세계관에서 커츠펠이라는 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벨라토스의 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시네마틱이 나온다. 이들은 커츠펠을 배교자라고 부르며 거처를 알려준 제보자들까지 남김없이 죽일 정도로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는 전형적인 악역의 모습이다.

시네마틱 이후 생성 과정을 거쳐 에스테리아에 입성한 플레이어는 이러한 벨라토스에 대항하는 세력인 커츠펠의 소속단원 '체이스'로 소개되는데 스토리는 딱 여기까지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플레이어가 어째서 참전했는지에 대한 개연성만 준비되면 이후 대부분의 스토리는 평행선을 달리는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작인 그랜드체이스나 엘소드가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엄청나게 많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밀어붙인 반면 커츠펠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생김새와 사용하는 무기만이 다를 뿐 모두가 캐릭터 하나하나에 큰 개성이 부여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스토리 중간에 그랜드체이스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존재가 암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연관성은 있어 보이지만 스토리의 비중과 대접은 원작과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 난다.


커츠펠의 최상위 등급 단원인 '그랜드체이스'의 일원으로 소개되는 무명의 등장인물은 암만 봐도 원작의 엘리시스다

어디까지나 플레이어는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한 발짝 멀리 서서 사태를 관망하다가 꼭 필요할 때만 개입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조연에 불과하다. 스토리는 결국 주인공을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먹는 셈이다.

기껏 그럴듯한 세계관과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 제대로 활용을 못 하는 게 아쉽다는 볼멘 소리가 나올 법하지만 이는 제작사가 처음부터 의도한 바이다.

이 게임은 일반적인 RPG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대전이 주가 되는 액션 게임이기 때문이다.


일단 CBT 스토리 내에서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 영원한 공격도 영원한 수비도 없는 전투 시스템


한 대만 더 때리려다가 골로 간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노리자

이 게임의 전투는 일반적으로 체력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HP, 기술 사용을 위한 자원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MP까지는 다른 게임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하나 여기에 기력과 브레이크라는 고유의 시스템이 가미되어 다소 독특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심지어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아닌 APC나 몬스터도 공유하는 특징이다.

기력은 일반 공격, 점프, 달리기, 구르기 등 걷기를 제외한 모든 행동에 의해 소모되며 모든 기력을 소진하면 일정시간동안 탈진이 되어 매우 느린 속도로 이동밖에 할 수 없는 몸이 된다.

브레이크는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운치라고 설명할 수 있는 스탯으로 카르마(직업)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브레이크 게이지를 모두 깎아내리기 전까지는 공격을 받더라도 행동이 취소되지 않으며 맞던 도중에도 구르기로 회피하는 등의 대응이 가능하지만 깨지는 순간 무방비 상태가 되어 공중으로 뜨거나 다운되어 추격타를 허용하게 된다.

기회를 보려고 맞아 주면서 버티다간 브레이크가 터지면서 행동불능에 빠지고 그렇다고 찬스를 잡았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어 맹공을 펼치면 탈진으로 행동불능에 빠진다.


적의 브레이크 게이지를 소진시켰지만 플레이어 또한 마구잡이로 공격하다가 탈진하여 쌍방이 무력화된 상황

따라서 이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선 피할 공격은 피하고 맞을 공격은 맞아가면서 적을 노리는 식으로 공수의 템포를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지형지물 뒤에 숨거나 아군 플레이어를 방패막이로 삼는 비겁한 짓(?)도 서슴치 않아야 한다.

이는 달리 해석하면 전투 구도가 늘 일방적일 수 없다는 의미이다. 2:1로 두들겨 맞는 상황이 아니라면 단 한 번의 견제기로 무한 콤보가 이어지는 상황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공격과 수비가 유기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아무리 못 하는 사람에게도 최소한 한 대는 때릴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이는 대전 게임에서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수준차로 인해 흔히 발생하는 '고인물'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럭저럭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안전 장치인 셈이다.

◆ 두 개의 카르마


다른 커츠펠 단원과 연관이 있는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면 사용가능한 카르마의 수가 대폭 늘어난다

캐릭터 생성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카르마(직업군)은 하나뿐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더욱 많은 카르마를 습득해나갈 수 있다.

CBT 기준으로는 대검(소드탈리아), 활(윈드 오브 댄스), 지팡이(디아볼릭 위치), 쌍검(듀얼소드), 건틀릿(블레이징 피스트)라는 5개의 카르마가 존재하며 플레이어는 이 중에서 2개의 카르마를 선택해 상황에 맞는 전투를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전투 중에는 미리 지정해 둔 2개의 카르마를 별도의 자원 소모 없이 짧은 쿨타임만 기다리면 자유롭게 교체하여 플레이할 수 있다.

건틀릿으로 아머를 강화한 상태로 적에게 돌격하여 잡아 메친 뒤 사정거리가 긴 대검으로 추격타를 넣어 띄우거나 활을 쏘며 거리를 벌리는 등의 자유로운 콤보가 가능한 것이다.


기초적인 수준의 간단한 카르마 스왑 콤보

◆ PvP로 가는 계단, PvE


PvE 미션 플레이 영상

손에 땀을 쥐는 진검승부만을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처음엔 대전을 할 수 없고 컴퓨터가 조종하는 몬스터나 캐릭터를 열심히 두들겨야 하는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상황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런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인스턴스 임무를 수행해보자. 아마 당신은 어떤 인스턴스 임무를 플레이하더라도 적이 하나씩만 등장하고 그 하나뿐인 적은 예외 없이 모두 강력하다는 점에 놀랄 것이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은 대부분 소정의 돈 뿐이지만 이러한 임무는 경험을 쌓아 당신이 더 높은 단계의 체이스 단원이 되는 기반이 되며 나중에 있을 대전 모드에서 어떤 식으로 콤보를 이어나가고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운영할지를 익힐 수 있는 진짜 수련장이 되어줄 수 있다.

더군다나 KOG의 모든 게임이 그러했듯이 커츠펠 또한 결투를 할 때 모든 유저의 평준화 같은 형편 좋은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즉, 게임 내의 자원과 시간을 투자하여 쌓아 올린 유저의 실력과 장비의 스펙이 PvP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물론 장비의 성능보다는 컨트롤의 비중이 훨씬 크지만 장비가 좋아서 나쁠 건 없다

어차피 피하지도 않고 반격하지도 않는 연습실의 목표물 열심히 패봤자 실력이 느는 것을 기대할 순 없다. 일단 인공지능과 열심히 치고 받으면서 수련을 하자. 당신이 임무를 쉬어가는 곳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대전을 시작한 준비가 됐다는 이야기다.

정 PvE가 하기 싫더라도 캐릭터의 얼굴이 찍혀 있는 임무 정도는 수행하도록 하자. 카르마 수집을 마치지 않고 외길 인생으로 PvP에 뛰어드는 것은 정말로 무모한 짓이다.

◆ 일단 때려눕힌 뒤 약탈하고 말뚝박자


PvP 쟁탈전 플레이 영상

이 게임의 대전 방식은 총 3가지로 상대를 먼저 5번 KO시키는 다승전, 정해진 시간동안 맵에 배치된 깃발을 약탈하여 오랫동안 소지한 팀이 이기는 쟁탈전, 그리고 거점을 손에 넣고 버텨야 하는 점령전이 있다.

하지만 모든 행동에 대한 제약이 큰 게임 환경 특성상 도망다니는 것과 같은 전략적인 요소만으로는 결코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 결국에 밀고 들어온 상대를 때려눕혀야만 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대전은 2:2로 진행되기에 나중에 출시할 검방패 카르마를 빼고 생각해도 5² * 4² = 400개라는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다.
PvE 임무에서 나오는 인공지능은 대체로 정해진 패턴만을 정해진 조건에 따라 무한 반복하기 때문에 그냥 많이 플레이하면 자연스레 숙지할 수 있게 되지만 대전은 상대가 어떤 카르마 조합을 들고 어떤 플레이를 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어떤 경기 양상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면서 매번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묘한 황금 밸런스를 보인다

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으로 대미지가 약한 대신 적의 공격을 버텨내는 능력이 좋고 빠르게 적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기술을 다수 보유한 근접 카르마와 기동성이 약간 떨어지는 대신 대미지가 강력하고 멀리서부터 방해 효과를 걸어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원거리 카르마의 메커니즘에 따라 치열한 심리공방을 펼치게 된다.

여기에 만약 낙법과 기상 무적까지 동원하는 영역에 들어선다면 PvE 임무와는 전혀 다른 재미를 느끼며 왜 그렇게 제작사가 이 게임의 핵이 대전 콘텐츠에 있음을 강조헀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공격을 주고받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심리전에 기반을 둔 손싸움의 양상을 보인다

◆ 총평



커츠펠의 CBT를 플레이해보고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것은 여러모로 KOG의 첫 작품인 그랜드체이스의 초기 환경을 재현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사실, 그랜드체이스에도 던전이나 몬스터 원정대 등 PvE 콘텐츠는 처음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단지 매칭 시스템이 없었던 초기 환경을 감안해도 좀처럼 사람을 모아 플레이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대전의 비중이 압도적을 뿐더러 하드코어한 조작 및 운영 난이도와 대전 환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의 커츠펠은 이 당시의 모습을 거의 고스란히 3D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KOG는 아마도 그랜드체이스가 큰 인기를 끌었던 이런 초기 요소들에 주목한 것인지 커츠펠을 만들 때 일반적인 PvE 임무 콘텐츠보다 PvP에서 더욱 큰 보상을 얻을 수 있게 설정해놨으며 대전을 통한 승리로 체이스 등급을 올려야 더 많은 스토리 콘텐츠를 맛볼 수 있게 만들었다.

현 시점에서 액션 요소가 강한 대다수의 RPG가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고 유저 간의 대결을 필수라기보다는 부차적인 요소로 두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선택이 커츠펠의 성공에 있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CBT의 환경만으로는 아직 판단내릴 수 없다. 하지만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커츠펠이 노리고 있는 유저층은 열심히 치고 받으며 승리하고 우월감을 만끽하길 바라고 있는 경쟁에 목마른 승부사들이라는 것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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