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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체험] 시대를 앞선 전작, 그보다 더 화려하게! 엑소스히어로즈 CBT 리뷰

작성일 : 2019.01.31

 

"이해못하셨 나본데... 제 말은, 좀 꺼지라는 말이었어요."
"쓸데없는 참견이군요. 그런 남자 정도는 나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었어요."
"당신이 몹쓸 꼴을 당할까 봐 지켜봤던 것뿐이에요. 그럼 이만."
 
이것이 게임으로써 장점일 수 있느냐- 란 의문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기자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엑소스히어로즈의 관전 포인트는 히로인 '아이리스'의 독설이라고 하겠다.
 
특유의 말꼬리 잡기, 트집 잡기 실력에 에둘러 말하기란 절대 없는 직설 화법, 그리고 기왕이면 상대의 멘탈에 치명적 타격을 줄 만한 단어 선택이 어우러져 등장인물 누구라도 벙찌게 만드는 것이 아이리스란 캐릭터의 매력. 트레져헌터로 잔뼈가 굵어 산전수전 다 겪은 차에 거친 동료들 사이에서 어지간하면 말싸움에서 밀릴 일 없는 주인공 제온조차도 판정패를 면치 못할 지경. (물론 이 말투는 제온에 대한 호감이 생겨나면서 그 빈도와 수위가 잦아든다)
 

 
그야말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라인게임즈의 2019년 신작 라인업 중 첫 포문을 연 것은 개발사 우주의 '엑소스히어로즈'. 이 타이틀은 그야말로 절치부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래 전작 엑소스사가 역시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웰메이드 게임으로 평가받았던 바 있지만, 당시에는 화면 연출력을 극대화한 액션 RPG가 하나, 둘 나타나고, 막강한 캐릭터 RPG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터라 크게 주목받진 못하고 그저 그런 캐릭터 수집형 RPG 중의 하나로 기억되곤 했다.
 
전작 엑소스사가는 '美친 비주얼'을 표방했었더랬다. 그 이후 일본발, 중국발의 미소녀게임, 모에 게임의 성공, 여기에 최근 애니메이션 표현을 극대화한 에픽세븐의 성공까지, 엑소스히어로즈가 준비해온 길은 어쩌면 일부 옳았고, 또 적당한 시기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볼 수 있겠다.
 
첫 CBT 로 오랜 담금질의 결과를 드러낸 엑소스히어로즈는 그렇게 추구하던 비주얼을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덧붙여 RPG 로써의 욕심을 강하게 내비쳤다. 콘솔에서 느낄 수 있는 RPG 라고 할까, 고전 RPG 의 향수라고 할까. 모바일게임이라면 당연히 거른다는 댓글 비아냥이 만연한 이 시기에 게이머가 원하는 RPG 이고 싶은 엑소스 히어로즈의 면모를, RPG의 주요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캐릭터와 동료', '모험', '전투와 성장'에 초점을 맞춰 살펴봤다.
 


엑소스히어로즈 CBT 초반부 플레이 영상

 
 
RPG에 충실한 캐릭터와 동료
 
이런 스토리엔 주인공을 돕는 쪼그마한 펫이 감초 역할이 해줘야지- 란 미명 하에 등장한 작아진 용 비트루는 고귀한 용족이기에 말끝마다 인간들을 깔보며 '~것이다'를 붙이는 귀여운 말버릇을 가졌다. 이것이 시작.
 
이 게임은 대사량이 어마어마하다.
 


메인 시나리오에서는 전투 중에도 떠든다 = 게임조선 촬영

 
주로 일본발 게임에서 이런 성향을 느낄 수 있는데 스테이지 진행에 앞서 이루어지는 인터미션에서 막대한 대사량과 더불어 각 캐릭터에게 주어진 콘셉트를 꾸준하게 부각한 나머지 특정 캐릭터의 대화 참여를 기대하게 될 정도로 유머러스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우선 정의감 넘치는 주인공과 아무 이유 없이 주인공을 따르는 동료들과 히로인 일색인 여타 게임들과 달리 독특한 캐릭터성만큼은 만족할 만한 시작인 셈. 각자 콘셉트를 가지고 꾸준하게 말장난을 하는 이 여유만만의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만으로도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스크립트는 합격점을 줘야 마땅하다.
 
이밖에도 전작 엑소스사가와 세계관을 같이 하다 보니 먼저 얼굴을 비춘 바 있는 킹스가더스의 인물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이 게임 내 도감을 통해 아예 티어 분류까지 되어 소개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 엑소스히어로즈의 기본은 캐릭터 수집형 RPG 다. 이들은 단순히 '뽑아서 나오는' 보기 좋은 캐릭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각자의 롤을 가지고 등장한다. 대립하는 적으로, 주인공의 동료로, 지나가다 마주친 외지인으로, 한 번씩 싸움을, 혹은 도움을 주고받고 주인공 일행에게 말을 섞어가며 자신을 드러낸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최소한 얘가 누군지는 알게 된다는 것.
 


진행 도중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또다른 이야기 이벤트 = 게임조선 촬영

 
그중 일부는 뽑기가 아니라 아예 코너 속의 코너 '또 다른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파티에 합류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동료 모집 방식은 고전 RPG 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다만, 기본 롤이 수집형 RPG 인 만큼 다수의 캐릭터에게 정당한 역할을 부여하지 못해서였을까? 뽑기로 뽑은 동료도 아니고 스토리상 이런저런 이유로 합류한 동료들이 어느 순간 대사 한 마디 없이 조용히 아웃 하는 아쉬움도 있어 몇몇 진짜 중요한 인물 몇몇을 제외하고는 진행상 역할 분배가 조금 아쉽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수준 높은 스토리, 대사 구현에 비해 성우 활용이 약한 점은 아쉬운 부분.
 
 
모험은 자유롭게! 월드맵과 필드
 
과거 JRPG 식 필드 이동을 차용한 듯한 월드맵에서의 이동 방식도 신선하다.
 
정해진 스테이지를 찾아다니며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고,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특수 던전 콘텐츠 역시 UI 클릭의 단순 입장 형태가 아니라 월드 내 존재하는 지역으로 분류되어 직접 이동 후 방문하여 즐기게 되어 있다.
 


가장 특이한 부분으로 손꼽히는 월드 이동 = 게임조선 촬영

 
월드맵에서는 플레이어 외 필드를 여행 중인 여행자 NPC 가 등장하여 돌아다닌 다거나 고장 난 비공정이 추락 위험에 빠져서 주인공 일행의 도움이 필요 한다거나 하는 필드 특수 오브젝트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하고, 특정 구역에서는 메인 시나리오 외 각종 재미있는 돌발 이벤트 전투가 발생하여 소소한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또한, 월드맵에서는 목적지까지 이동 중에 랜덤 확률로 적과의 인카운트가 발생하여 정해진 스테이지 외 전투가 발생하기도 한다.
 
메인 스토리 진행에 비해 이들 비중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정해진 전투 외 달리 즐길 수 있는 것이 없던 기존의 모바일게임 RPG와는 다르게 별도의 조작이 가능케 하고 RPG 다운 모험의 기치를 담은 셈이다.
 
마찬가지로 보통 게임 초반부 튜토리얼을 통해 주입식으로 우다다다- 소개하는 기존의 RPG와 다르게 상당히 오랜 시간 게임을 진행해야만 신규 콘텐츠를 하나씩 하나씩 해금하는 형태의 흐름 역시 독특한 부분 중 하나.
 
다만, 설정과 연출로는 세련됐지만, 간편하게 즐기는 모바일에서는 역시나 과한 면이 보인다.
 
비공정에 올라타야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파티 정비 메뉴는 말 그대로 비공정에 탑승한 채로만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한참 맵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하다가도 영웅 메뉴 하나 열어보려면 1. 비공정을 먼저 호출하고, 2. 비공정이 파티원이 있는 곳까지 날아오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3. 비공정 안에서 해당 메뉴를 선택해야만 이동하게 된다. 특히, 피로도 문제로 파티원이 제멋대로 팀 편성에서 이탈하고 다시 비공정을 불러 회복실에서 회복하고 팀 편성에서 편성을 다시 해주어야 하는 일련의 작업은 진짜 피로할 지경.
 


팀 정비 메뉴가 비공정 안에서만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흐름을 끊는다(자주) = 게임조선 촬영

 
이처럼 UI를 분리해놓은 것이 오히려 모바일게임으로써는 불리하게 다가온다는 것. 또한, 필드에서 상당 부분을 조작할 수 있게 해뒀음에도 필드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우선 북과 남 방향조차도 익숙하지가 않고, 맵을 열어 일일히 대조하지 않으면 필드의 어디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번 맵을 열어 위치를 확인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또한, 비공정이 있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호출할 수 있으면서 굳이 월드맵에서 뛰어다니는 주인공 일행이 답답한 것은 참을 수 없는 흠.
 
 
화려하지만 다소 느린, 전투와 성장
 
상대만 처리하면 되건만 대지를 부수고 하늘을 가를듯한 연출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연출은 사실 여느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시각적인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엑소스 역시 화려함으로 따지면 어디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멋진 연출을 보여준다. 원화감을 십분 살린 모델링 덕분에 흔한 표현으로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전투 씬을 감상할 수 있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화려한 연출을 떠나 각자 캐릭터 성격에 맞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캐릭터에 많은 힘을 준 만큼 캐릭터 성격에 맞는 스킬 연출을 보여준다 = 게임조선 촬영

 
항상 자신감에 넘치는 주인공의 활달한 액션, 시작은 멋지지만 불안한 착지로 마무리가 우스꽝스러운 허술한 친구 게일의 모습도, 느끼한 손키스를 날리며 적들뿐만 아니라 남성 플레이어에게도 큰 충격을 주는 카를로스까지. 이밖에도 점차 비중 있는 캐릭터들이 늘어날수록 캐릭터의 성능과 별개로 스킬 연출이 궁금해질 정도의 캐릭터별 전투 디자인은 그야말로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
 
캐릭터 성장 자체는 캐릭터 레벨업과 강화, 장비 착용 및 강화 등 어느 정도 뻔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심지어 느리다. 미리 주문서를 잔뜩 모아놨다면 모르겠지만 캐릭터를 하나 입수했다고 하면 한 번에 쓸만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그 격차가 더욱 커진다.
 
반면에 각 성장에 따른 성장 폭이 매우 크다. 약간의 레벨업, 약간의 강화만으로도 캐릭터의 능력치가 급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덕에 티어 구분이 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 RPG의 한계 속에서도 성장이 빠른 낮은 티어의 캐릭터라도 성장이 비교적 느릴 수밖에 없는 높은 티어의 캐릭터보다 더 높은 효율을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쑥쑥 잘 크는 3별은 강화의 벽에 막힌 4별 안부럽다 = 게임조선 촬영
 
이는 특히, 단순 레벨업보다는 같은 성급의 캐릭터를 재료로 하는 캐릭터 강화 부분에 있어 더 극명하게 차이가 나타나는데 티어가 높은 강력한 캐릭터를 시간을 들여 천천히 키워나갈 것인지, 비교적 약하지만 빠르게 크는 캐릭터를 앞세워 빠르게 콘텐츠를 정복해나갈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콘텐츠가 상당히 오랫동안 순차적으로 열리기 때문)
 
"이 게임에서 전투는 스토리 진행을 위한 수단일 뿐"
 
스토어 리뷰란에 있는 댓글 중 하나를 가져와 봤다. 상당수 많은 이들의 후기에 '전투의 지루함'이 언급됐다. 매력 있는 캐릭터와 화려한 연출을 충족시켰음에도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전투 템포다.
 
모바일 RPG 특성상 전투의 대부분은 비중이 낮은 적들과의 반복된 전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시한 적들과의 전투에서도 시나리오 자막이 뜨고, 시작 전 준비 연출이 나오고, 여기에 모션 자체가 왜 이렇게 싸우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워낙 느릿느릿하다 보니 2배속 지원을 해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느린 감을 지울 수가 없다. 4배속, 8배속을 바라는 의견이 절대다수.
 


화려하고 즐겁지만 스킵이 느리다. 그리고 길다 = 게임조선 촬영

 
더욱이 캐릭터에 충분히 투자하여 원샷원킬을 할 상황이라면 모를까, 몇 번의 공방을 주고받아야 하는 데다가 아무리 잘 연출된 장면이라도 중요하지 않은 전투 하나하나에 필살기급 연출을 일일이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이 곤욕에 가깝다.
 
시나리오 진행 자체도 길다. 함정에 빠져서 -1 전투, 포위를 뚫고 도망치면서 -2 전투, 중간에 따라잡혀서 -3 전투, 막다른 길이라 -4 전투, 겨우겨우 목적지 도달하기 전에 -5 전투.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전투 씬은 게임인 이상 스테이지를 구분하기 위함이라 하더라도 지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이제 와서 스테이지 구분 자체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비중이 낮은 스테이지의 경우 좀 더 빠른 템포로 진행할 수 있도록 조절해나갈 필요가 있다.
 
 
CBT 리포팅이 활발하다는 것은 공개된 게임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또 그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것을 시도했기 때문에 낯선 부분도 있을거니와 이런 검증되지 않은 부분들이 의도하지 않은 불편함을 야기했을 수도 있다. 모바일게임이 가져온 가벼움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다.
 
첫 CBT를 열고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는 엑소스히어로즈를 두고 라인게임즈와 우주가 어떤 스텝을 밟고 있는지 아직 들은 바 없지만 담금질 막바지에는 도인 수준으로 해탈하게 된다는 기획자, 개발자의 능력을 한번 믿어보고 싶어진다.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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