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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보드게임 오거나이저 제작 업체 '올보드컴퍼니'를 만나다

작성일 : 2018.12.03

 

국내 보드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단순 신작 보드게임 혹은 해외 보드게임의 출시만이 이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드게임을 토대로 한 교육 시장이나 유튜브 같은 영상 콘텐츠도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아마추어 작가의 보드게임 역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또하나의 새로운 개척분야로 각광받는 것이 바로 보드게임 오거나이저다. 보드게임에서 말하는 오거나이저는 흔히 게임 박스를 기준으로 내용물을 흔들림없이 보관하는 '보관 오거나이저' 내지는 플레이를 도와주는 '플레이 오거나이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브로큰토큰사의 테라포밍마스 오거나이저를 세팅한 모습 = 게임조선 촬영

 

이 오거나이저는 언뜻 생각하면 필요성에 의문이 들 수 있다. 많은 게임이 내부 트레이를 가지고 있거나, 지퍼백을 동봉해 컴포넌트별로 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 오거나이저의 경우에도 개인 플레이보드가 있는데 왜 플레이 오거나이저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오거나이저는 단순히 보관하고, 단순히 플레이보드를 대체하는 물품이 아니다.

 

보관 오거나이저의 경우 기본 게임 박스 안에서 어떻게 해야 최적으로 컴포넌트를 정리할 수 있는지 고민할 뿐만 아니라, 추후 플레이를 할 때에도 오거나이저를 분리해서 꺼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오거나이저는 확장이 있는 전략게임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오거나이저는 기본판에 확장을 따로 보관하고 들고다니기 보다는 기본 본판 안에 확장까지 깔끔하게 넣어 보관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존 개인 플레이보드(좌측)와 플레이오거나이저(우측) = 게임조선 촬영

 

특히, 국내에서는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인기 전략 보드게임 '테라포밍마스'의 오거나이저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보드게이머들은 해외 오거나이저 전문 업체인 '브로큰토큰'이나 '게임핏', '이랩터' 등의 오거나이저를 해외구매하는 등 다방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서 보드게임 오거나이저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 '올보드컴퍼니'의 행보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올보드컴퍼니는 판테온 화장을 함께 보관할 수 있는 세븐원더스듀얼 오거나이저를 시작으로 테라포밍마스 오거나이저, 좀비다이스 다이스타워 등 다양한 상품을 공개하며 국내 유일의 오거나이저 전문 업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9회보드게임페스타에서 선보인 올보드컴퍼니의 좀비사이드 다이스타워 = 게임조선 촬영

 

게임조선에서는 올보드컴퍼니의 노경민 대표와 김용빈 마케팅 담당을 만나 국내 보드게임 오거나이서 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Q. 안녕하세요, 올보드컴퍼니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용빈 마케팅 담당(이하 김): 올보드컴퍼니는 남양주에 있는 보드게임 동호회를 기반으로 시작된 업체입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의 테라포밍마스가 이슈화되면서 오거나이저에 관심이 생겼는데, 해외구매는 너무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워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대표님을 중심으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레이저 커팅을 진행하면서 시작됐고, 사업이 선순환된려면 원가구조를 담당할만한 사람이 필요해 제가 중간 합류했습니다.

 

노경민 대표(이하 노): 저는 대표로 활동하고 제품 디자인과 생산라인을 총괄 책임하고 있습니다. 최근 메이커 붐이 생기면서 3D프린팅이나 레이저커팅 등을 강의하고 제작도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보드게임에 흥미를 가지면서 오거나이저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오거나이저는 수요가 있는데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 것 같아 직접 만들어 보기 시작했죠. 홍보를 진행하다보니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특히, 아크릴 버전이 이슈가 된 것 같습니다.

 


김용빈 마케팅 담당(좌측)과 노경민 대표(우측) = 게임조선 촬영

 

Q. 원래부터 보드게임을 좋아하셨나요?

 

노: 올해 처음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올해부터 좀 더 본격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으로는 루트비히의 성이 있습니다. 짜임새 있고 매력적인 컴포넌트를 좋아하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카드를 수납하는 것보다 특유의 예쁜 타일들을 수납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전공 탓에 이런 부분 영향을 받는 것 같기도 해요.

 

김: 군대에서 돈을 모아 산 게임이 아그리콜라였습니다. 그 전에는 젠가나 루미큐, 할리갈리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묵직한 유로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다보니 본격적으로 플레이하게 됐습니다.

 

Q. 초반에 꾸준히 홍보하시던 모습을 봤는데, 한동안 조용했던 것 같습니다.

 

김: 사실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공장 이전 보증금이나 신규 기계 등등 수습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았죠. 그래도 이제는 공장도 무사히 확장 이전했고, 신식 기계도 입고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작업이 가능합니다. 현재는 일주일에 100개 수량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Q. 어떤 보드게임의 오거나이저를 제작했나요?

 

김: 현재 공식 진행한 오거나이저는 세븐원더스듀얼과 테라포밍마스입니다. 추가로 진행 중인게 좀비사이드와 위대한로렌초, 테오티우아칸 등이 있습니다.

 


아크릴로 제작된 올보드컴퍼니의 테라포밍마스 오거나이저 = 게임조선 촬영

 

세븐원더스듀얼은 실제 구매하고 플레이하신 분들의 피드백이 있어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은 보통 카카오톡플러스친구나 카페 등으로 받고 있죠. 테라포밍마스는 현재 비너스넥스트과 헬라스&엘리시움까지 완벽수납할 수 있는데요. 개척기지와 프렐류드 탓에 추가적인 리뉴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위대한로렌초의 경우 보드엠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쿨미니 제품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펀딩이 끝난 좀비사이드 같은 경우 박스는 큰데 내용물이 적기도 하고, 스트레치골 보관 문제까지 있어 이러한 부분을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위대한로렌초도 오거나이저가 나오는 건가요?

 

김: 사실 위대한로렌초는 먼저 생각한게 아니라 공동구매로 제작요청이 들어왔었습니다. 또한, 퍼블리셔인 보드엠과도 사업적으로 이야기가 잘 맞아 떨어져 미팅 때 플레이어들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작에 들어갈 수 있게 됐죠.

 


위대한로렌초 = 보드엠 공식홈페이지

 

 

Q. 올보드컴퍼니 오거나이저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김: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에게 가까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해외 오거나이저의 경우 해외구매를 하거나 국내 쇼핑몰에 입고가 될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데다, AS도 매우 번거롭죠. 하지만 올보드컴퍼니는 서울에 적을 두고 있어 그 주에 가능하며 응대도 한국어로 가능합니다.

또한, 해구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송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기 때문이죠.

 

노: 해외 오거나이저는 자작나무를 이용해 제작합니다. 자작나무를 여러겹 겹쳐 만들어놓기 때문에 결이 분리되면서 가시가 나올 수도 있고 충격에 의해 결대로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보드컴퍼니는 MDF를 이용해 결이 없고 습기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이 적습니다.

 


아크릴 뚜껑이 있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이외에도 MDF제품과 아크릴 제품 모두 아크릴 뚜껑이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아무래도 보드게임 특성 상 들고다니거나, 세로로 세워둘 경우 일부 컴포넌트가 쏟아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뚜껑이 있죠.  또한, 아크릴로 제작되는 오거나이저의 경우 기존 보드판을 끼워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입니다.

 


좀비사이드 개인 플레이 오거나이저는 플레이 보드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Q. 오거나이저 디자인은 얼마나 걸리나요?

 

노: 우선 보드게임을 실측한 후 제작에 들어갑니다. 원래 보통 디자인은 1층부터 차례대로 만드는게 일반적인데, 보드게임 오거나이저는 한정된 박스 안에 모든 물품이 딱 맞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1층, 2층을 만들다가도 다시 1층을 만들고, 다시 지하를 만들고… 마치 테트리스 하듯이 제작을 해야됩니다.

 


올보드컴퍼니의 테라포밍마스 오거나이저, 한정된 박스에 딱 맞게 들어가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테라포밍마스가 첫 작업인데 약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두께를 다른 것과 다르게 3mm로 제작한데다, 별도의 토큰을 넣어 쓸모가 없어진 흰색 큐브 같은 물건도 다 넣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 같아서 공간 배분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븐원더스듀얼은 좀 더 쉽게 진행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이제는 빨리 나오는것 같습니다. 규격에 맞는 카드를 넣는 스탠다드형 오거나이저는 쉽게 나올 것 같습니다.

 

Q. 혹시 오거나이저 제작에 어려운 점도 있나요?

 

노: 확실히 오픈할 때 기존에 오거나이저를 소량 판매하던 분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소비자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개발자가 그 모든 게임을 다 자세히 알고 제작할 수 없어 실제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니즈와 맞추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야 당연히 칸에 딱딱 맞게 디자인을 했지만, 소비자가 실제 플레이를 할 때에는 바라는 부분이 다를 수 있거든요.

 


흰색 큐브를 대체하는 게임 마커 = 게임조선 촬영

 

김: 모든 게임을 다 만들 수 없다보니 어느정도 고객의 관심이 있는 물품에 한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초도 물량이 50개는 나와줘야 제대로 제작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 아그리콜라도 이러한 이유로 참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올보드컴퍼니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노: 많은 분들이 오거나이저 요청 사항을 주시는데 다 못들어드려 아쉽지만, 마니아분들이 만족할 수 있게 카탈로그를 충분히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고객분들의 응원 덕분인 것 같습니다. 현재는 오거나이저하면 브로큰토큰이나 이랩터 등을 떠올리지만, 앞으로는 올보드컴퍼니를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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