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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나는 가수다! 뮤지션으로서 팬을 사로잡은 게임 캐릭터

작성일 : 2018.11.13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11월 3일, <리그오브레전드 2018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결승전 무대 오프닝 행사에서 공개된 가상의 아이돌 그룹인 K/DA의 노래 'POP/STARS'가 현재 각종 음원사이트를 휩쓸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POP/STARS는 음원이 정식 출시된 이후, 북미 아이튠즈 차트에서 K-POP 부문 1위를 찍는 저력을 보여주면서 빌보드 차트는 'e스포츠 음악의 미래를 보았다는 축사'를 보냈고 한국의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K/DA의 인기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역시 음악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이틀곡인 POP/STARS는 뮤직비디오에서 게임,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과도한 연출을 쳐냈고 각 멤버의 설정과 목소리는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미연, 메디슨 비어, 자이라 번즈, 소연)들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노래는 각 멤버가 비교적 균등하게 파트 분배를 하고 간주 중에 랩이 들어가는 구간이 있으며 칼군무가 등장하는 등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법한 K-POP 아이돌 그룹을 완벽하게 재현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게임 업계에서 캐릭터 내지는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노래와 음악은 줄곧 있어왔지만 <아이돌마스터>, <러브라이브>, <사이터스 2> 등 리듬 액션 게임을 제외하면 게임 캐릭터에게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짜임새 있는 설정을 덧붙여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펼치는 경우는 보기 드문데요.

과연 K/DA말고도 뮤지션으로서 많은 팬들을 사로잡은 게임 속 캐릭터들은 누가 있을까요?


■ 펜타킬(PentaKill)



사실 라이엇 게임즈에서는 'Get Jinxed', 'Burning Bright' 등 신규 챔피언 내지는 스킨 설정을 반영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올 정도로 게임 내 분위기를 잘 살리는 음악을 만드는데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K/DA 이전부터 활동해온 메탈 밴드인 '펜타킬'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죠.

리더이자 기타 솔로를 담당하고 있는 챔피언 모데카이저는 패시브부터 궁극기까지 모든 스킬의 이름이 블랙 사바스, 모터헤드, 메탈리카, 메가데스, 드래곤포스 등 유명 메탈 밴드의 이름 내지는 곡명을 차용하고 있으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으면서 모데카이저에게 죽임당해 펜타킬 보컬로 강제 영입된(...) 카서스는 아예 담당 성우로 현역으로 활동 중인 노르웨이 헤비메탈 가수 '요른 란데'를 기용했습니다.


외부 행사에서 펜타킬 공연을 할 때마다 카서스 역할을 맡아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요른 란데

그림자 군도의 망자인 모데카이저, 카서스, 요릭이 기타, 보컬, 베이스 역할로 조촐하게 시작한 펜타킬은 음악 그 자체를 무기로 사용하는 현악가 소나를 키보디스트로 때리고 부수며 박살 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을 음악적 재능으로 승화시킨 바이킹 올라프를 드러머로 영입하면서 완전체가 됐죠.

올라프의 영입으로 밴드가 완성되자마자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첫 정규앨범을 출시한 걸 보면 이들이 얼마나 음반을 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펜타킬은 비주얼만 그럴듯한 수준에서 멈춰있지 않고 'LightBringer(빛의 인도자)', 'Mortal Reminder(필멸자의 운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곡이 충분히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으니 메탈 장르의 팬이라면 필히 들어보시길 권장합니다.


17년 발매한 정규 2집 앨범 의 타이틀곡 'Mortal Reminder'

■ T.K.



슈퍼 사채업자 '너굴'의 명성(...)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동물의 숲 시리즈>에서 손꼽히는 인기 특수 주민 'T.K.'는 제작사 닌텐도의 대표 작곡가이자 2단 점프용 발판으로 유명한 요시의 성우 토타카 카즈미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T.K.는 자신이 만든 자작곡을 주민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요. 매번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춰 꾸준히 커피숍 또는 클럽에 방문하면 그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T.K.는 동물의 숲 시리즈 모든 주민들이 '삐, 빠, 빼, 미, 나, 오, 웨' 등 변조된 목소리만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이게 대체 뭔가 싶은 생각도 들기 마련이죠.

하지만 가사만 떼고 듣다 보면 감미로운 기타의 선율에 빠져들고 나중에는 그 웅얼거리는 듯한 묘한 노랫말에도 적응하여 결국 매번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의 라이브 공연을 보러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의 숲 주민은 대부분 라이브를 듣고 뮤지션 T.K.의 열렬한 팬이 되기 마련입니다

후기 시리즈인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부터는 라이브 버스킹뿐만 아니라 클럽의 DJ로도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재즈나 발라드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음악을 섭렵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도 훌륭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T.K.의 모습은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여울을 비롯한 많은 마을 주민들이 그의 팬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죠.

2019년 발매 예정인 동물의 숲 신작에서는 과연 또 어떤 노래를 들을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K.K. Slider Concert

■ ETC-Elite Tauren Chieftain



타우렌 족장들(통칭 ETC)는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등장하는 가상의 밴드입니다. 주된 장르는 '메탈'로 워크래프트 3의 확장팩인 프로즌 쓰론에서의 데뷔를 시작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선술집의 홀에서 가끔씩 등장하여 노래를 부르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다크문 축제 기간에는 아예 무대 하나를 통째로 전세 내면서 콘서트를 열고 있습니다. 다크문 축제 기간이 되면 꽤 많은 플레이어와 NPC들이 이들의 콘서트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프로즌 쓰론의 스페셜 엔딩 크레딧에서 들을 수 있는 ETC의 역사적인 첫 곡 '호드의 힘(Power of Horde)'

또한 ETC의 특이한 점이라면 게임 밖에도 이들이 실존한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인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멤버들은 실제로 사내 밴드로 활동 중인 블리자드의 사원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블리즈컨 등의 외부 행사를 찾아가면 해당 임직원들이 ETC 명의로 공연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죠.

리듬 기타리스트인 시그 니시우스는 스타크래프트2의 프로젝트 디렉터 크리스 시거티, 보컬을 담당하는 사무로는 수석 아티스트 샘와이즈 디디에, 베이시스트 마이킬은 前 CEO인 마이크 모하임, 리드 기타리스트인 베르그리스트는 게임 디자이너 데이브 베르그렌에 대응하고 있으며 드러머인 족장 썬더스킨은 그 유명한 시.공.조.아!의 주인공 앨런 다브리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2014년 블리즈컨에서 '나는 멀록(I'm Murloc)'으로 멋진 공연을 선보인 사내 밴드 ETC의 모습

이들은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론칭되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최고 레벨에 맞춰 그룹의 레벨이 올라가는 묘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요. 스타크래프트2에서 해병의 CMC 전투복을 입고 800까지 레벨이 오른 채로 '저그와의 입맞춤!', '한밤의 테란' 등의 신곡이 포함된 앨범을 홍보하는 ETC를 보면 이들의 인기는 적어도 스타크래프트2의 배경인 26세기까지는 건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크래프트2에 등장하는 L800ETC의 신규 앨범 홍보 영상

■ 야가미 이오리의 밴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전통의 라이벌 '야가미 이오리'는 너무나도 유명한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스토리와 깊게 연관된 삼종의 신기라는 그의 사명과 힘의 근원 그리고 영 좋지 못한 인간관계 등 이제는 공공연히 알려진 그의 뒷사정을 아는 사람은 꽤나 많지만 이오리가 사실은 세계관 내에서 업계 최고의 밴드맨이자 베이시스트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은 그렇게까지 많지 않습니다.

단벌 신사라는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그 특유의 복장을 보면 단순히 교복을 불량스러움에 중점을 두고 튜닝한 것이 아니라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X JAPAN과 같은 비주얼계 록밴드 콘셉트를 재현하는데 힘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90년대 비주얼계 록밴드의 패션을 보면 이오리의 복장과 콘셉트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 설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뮤지션으로서 이오리의 면모가 조금씩 돋보이는데요. 다른 사람에게 무심하고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리켄베커(Rickenbacker) 브랜드의 4003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이며 유독 다른 격투가들보다 손가락을 활용하여 할퀴고 찌르거나 찢는 전투 스타일을 사용함에도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 음악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손가락이 단련될 수밖에 없는 베이시스트 활동이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릴 수 있습니다.


뉴페이스 팀이 대회에 참전한 이유는 밴드의 데뷔 공연을 망쳐버린 이오리와 그 밴드에 대한 원한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스토리에서 주요 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과도 실은 밴드 활동과 관련된 악연이 있는 만큼 이오리에게 밴드 뮤지션의 정체성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요. 안타깝게도 베이시스트의 재능과 보컬로서의 재능은 별개인 것인지 그의 밴드에서 야가미 이오리를 보컬로 내세운 일부 곡인 'The Evening Sun and Moon', 'Never Lose My Way', 'Monochrome' 등을 들어보면 그의 안습한 가창력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찾아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겠지만 노래를 듣고 난 뒤 받으실 충격에 대해서 조선통신사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Allegory of the Wind'는 그나마 야가미 이오리 명의의 보컬곡 중에서 평가가 나은 편입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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