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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기획] 조너선 헤네시, 비디오 게임의 역사...만화로 풀다

작성일 : 2018.08.13

 

'먹고 사는 일'은 우리가 삶을 영위해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활동입니다. 이는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장'이라는 터전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게임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등 게임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 게임업계에서도 이러한 '직장'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 대다수가 집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곳은 직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삶의 대부분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직장 내 관계, 행위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좁게는 직장, 넓게는 업(業)에 대해 A부터 Z까지 광범위한 범위를 살펴보며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와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이야기들을 연간기획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해당 콘텐츠는 <2018년 게임 '업(業)'을 말한다>라는 대주제 아래 취재와 기획, 설문조사,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될 예정입니다.

관련해 궁금하신 내용이나 콘텐츠화(化)를 희망하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gamedesk@chosun.com>으로 의견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게임조선 편집국>


■ 게임회사, ‘업(業)’을 말하다 (11) – '만화로 보는 비디오 게임의 역사' 조너선 헤네시 작가

'만화로 보는 비디오 게임의 역사'의 조너선 헤네시 작가 = 계단 제공
 

지난 7월 국내 게임의 역사를 그래픽 노블로 풀어낸 도서가 출판됐다. 조너선 헤네시와 잭 맥고언 작가의 ‘만화로 보는 비디오 게임의 역사’이다. 이 책은 현재 게임을 존재하게하는 기술의 발전을 시작으로 스마트폰게임까지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역사를 풀어낸 만큼 시각적으로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여러 삽화 중 각종 게임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등장해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만화라는 형식으로 역사를 풀어낸 아이디어의 시작과 함께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아보고자 책의 저자 조너선 헤네시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너선 헤네시 작가는 이번 저서 외에도 헌법, 맥주와 같은 주제로 그래픽 노블을 출판한 바 있다. 특히 헌법을 주제로 한 ‘미국헌법’의 경우 추상화된 법률과 철학을 시각화해 전달하기도 했다. 
 

각종 주제를 만화로 풀어낸 것에 대해 “인간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한 매우 시각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잘 만들어진 책이라면 상당한 시각적 몰입감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과거 헌법에 대한 그래픽 노블을 출간할 때 사람들은 만화라는 매체를 낮춰봤지만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독자와 비평가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힘을 얻었다.”며 만화에 대한 생각 및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런 주제 중 비디오 게임은 시각적으로 강력한 오락과 동시에 예술작품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시대적 상황 및 문화적 배경에서 나아가 비디오 게임의 디자인과 느낌을 담아내야 한다. 점으로 시작해 3차원 폴리곤으로 발전한 비디오 게임의 과정을 텍스트로 묘사할 수 없다면 그 책의 활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이것이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그래픽 노블로 표현한 이유이다. 
 

역사를 다룬 만큼 책을 살펴보면 칼 페르디난트 브라운의 음극선관(CRT)의 발명을 계기로 비디오 게임이 시작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는 비디오 게임의 필수 조건을 ‘스크린에 전자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로 정의했지만 비디오 게임의 인기 및 경제적 가치에 비해 이를 탄생시킨 과학과 기술의 가치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의 시작을 음극선관의 발명으로 삼았다. 
 

나아가 조너선 헤네시 작가는 수 많은 관련 기술 중 음극선관 시작점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우리는 방송사의 테스트 패턴, 밤하늘의 별자리와 같은 원초적인 검정 스크린에 표현된 이미지를 뚫어지게 보기도 한다. 초기 ‘퐁’과 같은 게임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은 이 원초적인 이미지에 기반하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스크린에 움직이는 단순한 점 하나를 나타나게 만들었던 음극선관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원초적이지만 사람을 집중 시키는 테스트 패턴 = 출처 위키피디아

 
역사 중심의 책이지만 그래픽 노블이라는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각종 게임 캐릭터들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이는 게임에서 흔히 말하
는 ‘이스터 에그’를 책에 표현한 것이다. 또 책에서는 다룰 수 없었지만 좋아하는 게임들을 삽입한 일종의 ‘오마주’라 할 수 있다. 캐릭터의 선정은 글 작가인 조너선 헤네시의 의견도 있지만 그림 작가 잭 맥고언이 자유롭게 넣은 캐릭터도 존재한다.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각종 역사적 사실이 등장하지만 조너선 헤네시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는 아타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시대이다. 아타리는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비디오 게임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납땜을 통해 비디오 게임기를 만드는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코딩을 통한 게임 개발의 시대를 모두 경험하는 시기를 거쳤다. 

 
뿐만 아니라 마약과 산업 스파이가 게임 업계에서 활동하고,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게임 산업과의 관계, 서드파티 개발사들의 탄생, 파란만장한 놀런 부시넬의 이야기 및 아타리 쇼크까지 흥미롭고 다채로운 시사점들이 아타리에 존재하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 역사에서 중요하다.
 


비디오 게임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아타리 = 출처 아타리 페이스북

 
또 중요도와 다르게 가장 흥미를 가지는 시기에 대해 “MIT의 1세대 ‘해커’들이 활동했던 1960대 초반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초기 컴퓨터를 이용해 추후 게임 발전에 큰 영향을 주는 ‘스페이스워!’를 개발하지만 이를 접해본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부분이 관심을 끈다.”고 밝혔다.
 

 
다만, 과학과 기술, 비디오 게임의 시작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했기 때문에 책에는 대중의 인식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근거한 내용이 더 많이 담겨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최신인 1990년대 이후의 시대보다는 비디오 게임 초창기의 내용이 보다 상세히 서술됐다. 
 

이에 대해 조너선 헤네시 작가는 “1990년 대는 말할 것도 없이 비디오 게임과 그 게임의 팬층이 형성된 시기이다. 하지만 기록할 만한 것이라 해서 모두 역사에 담기지는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비디오 게임과 연결시키지 못했던 것들이다. 미국의 비디오 게임은 상당 부분 군대와 군수 산업에서 나왔다는 점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권의 책이지만 집필을 위해서는 각종 조사 및 인터뷰의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다른 나라의 역사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는 일본의 비디오 게임 역사를 다룬 책이 많지 않아 친구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된 비디오 게임 역사 서적을 영어로 받아 적거나 ‘스페이스워!’를 개발한 스티브 슬러그 러셀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디지반(Digi-barn)이라는 컴퓨터 박물관을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의 도움을 받아 책의 내용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비디오 게임의 초창기 역사는 코네티컷에 있던 6만 권에 달하는 과학기술 도서들을 참고해 집필했다.    
 


책에 반영하지 못한 '엘리트' = 출처 자바스크립트 BBC 마이크로 에뮬레이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반영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 게임도 있다. 데이비드 브레이븐과 이언 벨이 개발한 ‘엘리트’라는 게임으로 1980년대 PC의 적은 메모리 용량을 이용하기 위한 해결책인 ‘절차적 생성’이라는 방법을 고안한 게임이다. 이 방법으로 난수를 바탕으로 가공의 우주를 알고리즘에 의해 창조할 수 있었다. 그는 이에 대한 자료를 노트로 정리했지만 집필의 과정에서 이를 잃어버려 책에 반영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책으로 집필한 만큼 미래의 비디오 게임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묻자 그는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제대로 예측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생각하는 바를 말해본다면 비디오 게임은 극도의 개인화로 진입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개인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풀어 놓은 것처럼 많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으며, 어느 단계에 이르면 비디오 게임은 개인의 데이터를 받아드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게임을 배포하는 대신 개인이 선호하는 정보를 알고리즘에 대입해 개인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된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경쟁적 혹은 협동의 게임플레이에서 개인의 내면을 지향하는 자기만족적인 게임으로 트렌드의 변화를 의미한다.
 

조심스런 예측과 함께 조너선 헤네시 작가는 “하지만 무엇보다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비디오 게임의 미래는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장정우 기자 jeongwoo820@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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