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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드게임방 사장의 무모한 도전? '보드게임 부산' 김동석 작가

작성일 : 2018.06.08

 


크라우드펀딩 중인 '보드게임 부산'=보드게임 부산 텀블벅 페이지
 
한국 보드게임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교육용 보드게임과 파티게임을 토대로 쌓아올린 이미지가 강하다. 국내에서는 이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보드게임방만 가봐도 라이트한 게임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런 시류에 맞춰 국내에서 개발되는 보드게임 대부분은 라이트한 게임 위주라고 볼 수 있다. 카드를 이용한 간단한 파티게임이거나, 독특한 컴포넌트로 플레이하는 덱스터리티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크라우드펀딩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등장하는 대부분의 보드게임 역시 시류에 맞춘 보드게임이 강세다.
 

전형적인 유로게임, 보드엠의 '클랜오브칼레도니아'=게임조선 촬영
 
이런 상황 속에서 텀블벅을 통해 새롭게 펀딩을 시작한 '보드게임 부산(이하 부산)'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부산은 유로게임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전략게임이다. 유로게임은 독일을 중심으로 발전한 유럽 스타일의 보드게임으로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미국식 보드게임과 다르게 추상적인 상황을 조정하는 시스템에 치중한 보드게임이다. 예컨대 '클랜오브칼레도니아'나 '촐킨', '카탄' 등을 유로게임이라 볼 수 있다. 부산 역시 부산항 내에서 벌어지는 선박 진입, 창고 정리, 운송 등을 테마로 한 유로게임으로 테마보다는 게임의 시스템이 좀 더 강조되어 있다.
 
<게임조선>은 전략게임으로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한 부산의 김동석 작가를 만나 보드게임 부산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드게임 부산을 제작중인 김동석 작가=게임조선 촬영
 
◆ 좋아하는 영역의 확장
 
김동석 작가는 현재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보드게임방 '위치스브루'를 운영하고 있는 진성 보드게임 마니아다. 그는 IT업계에서 오래동안 일을 해왔지만, 사람을 관리하는 관리직에 오르면서 사람을 다루는 일에 염증을 느끼고 취미의 영역이었던 보드게임을 일로써 시작했다.
 
다양한 게임을 접목하던 중 국내에서 개발되는 전략게임이 없어 아쉬움을 느낀 그는 최병철 작가와 함께 수년전부터 보드게임 부산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8년 비로소 펀딩을 시작하게 됐지만, 2016년에는 아마추어 보드게임 행사인 비콘에서 2016 가장 인기 있는 게임 2위를 차지했고, 2017 부산 보드게임 공모전에서 수상을 받기도 한 '검증된 게임'이다.
 
부산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보드게임을 즐기는 누구나라도 느낄 수 있는 '이런 방식이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이었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다양한 시스템을 접하고, 그런 시스템과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더해 파티게임과는 다른 전략게임을 만든 셈이다.
 

직관적인 룰을 가진 보드게임 부산=게임조선 촬영
 
물론 쉬운일은 아니었다. 부산 보드게임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여러 지원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전략 보드게임을 원하는 형태로 디자인해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었고, 거기에 더해 중국공장에서 제작 시 1,000개를 기본 제작해야하는데 이 개수에 대한 압박도 심했다. 이것저것 재미난 요소를 많이 넣다보니 잔룰이나 요소가 너무 많아지기도 했었다. 덕분에 몇년에 걸쳐 다듬도 다듬은 것이 지금의 부산이다.
 
◆ 보드게임 부산은?
 
보드게임 부산은 부산항에서 배를 입항시키고, 물품을 창고에 배치, 배치한 상품을 계약서에 맞춰 운송해가며 점수를 벌어들이는 전략게임이다. 돈 이외에도 '시간'이라는 개념이 존재해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으며, 초과수당을 내 4시간까지 추가로 작업할 수 있다. 각 액션마다 소모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독특한 점은 액션 선택에 있다. 액션 타일에는 각각 2개의 액션이 좌우 표시되어 있는데, 그 중 한가지만을 선택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현재 액션타일 선택 표기가 좌측에 있다면 우측 액션 수행 시 1시간을 추가로 소모해야 한다.

 

독특한 액션 타일 거치대=게임조선 촬영
 
또한, 사용한 액션 타일은 45도 각도의 액션타일 거치대 맨 위로 뒤집혀 올라가데 된다. 이경우 액션 좌우가 반전된다. 액션 거치대 맨 아래에 있는 액션 플레이 시에는 1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며(비교적 선택이 안된 액션이기 때문) 반대로 맨 위에 있는 액션을 플레이할 때에는 1시간을 추가로 사용한다(가장 최근에 사용한 액션이기 때문).
 
쓰루디에이지스에서 왼쪽 카드일수록 좀 더 싸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비싸지는 상황을 '액션타일'을 돌려가며 연출한 듯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그냥 싸고 시간소모 적은 액션을 할 지, 시간을 좀 더 소모해서라도 자신에게 필요한 액션을 할 지 계속해서 선택해야 한다.
 

사무실 업무를 보는 게임판=게임조선 촬영
 
이외에도 자신의 창고나 항구, 크레인 등을 업그레이드 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자원의 양을 늘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점수를 벌어들이는 행동을 계속한다. 하루 8시간에 잔업 최대 4시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라운드로 진행되기 때문에 게임은 제법 빡빡한 편이며, 게임 종료시 한 턴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할 수 있는걸 다 할 수 있다기보다, 제한된 일주일 안에 최대한 열심히 일해야 한다.
 
◆ 유로게임 개발
 
김동석 작가는 이에 파티게임 작가가 아닌 전략게임 작가로 계속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단순히 전략게임이 깊이가 있다거나 복잡해서 있어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파티게임처럼 빵 터지는 무언가는 없지만, 차곡차곡 상황을 만들어가는 유로스타일의 전략게임의 묘미를 강조했다.
 
"유로게임은 대개 시스템 위주고 테마는 곁다리 식인 경우가 많은데, 부산은 그래도 테마성이 있는 전략게임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실제로 부산은 돈 외에도 시간이라는 자원을 이용해 항구의 일꾼을 좀 더 전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게임판이 두개로 나뉘어 하나는 사무실의 업무를 하나는 항구 현장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항구 현장 업무를 진행하는 게임판=게임조선 촬영
 
가장 좋아하는 보드게임 작가로 '블라다 크바틸'을 언급한 그는 유로게임의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나름대로의 테마성과 파티게임을 넘나드는 대범함을 손꼽았다. 덕분에 부산 역시 유로게임인 동시에 잘 녹아든 테마성, 왁자지껄하게 만들 '액션타일 거치대'가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에서 전략게임으로 첫 선을 보이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국내 보드게임 시장은 앞서 말했듯이 라이트한 게임 위주로 돌아가고 있으며, 첫 게임으로 선보이기에는 '검증'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드게임 업체마저도 게이머스게임은 모험에 가깝다고 하는 판에 생판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유로게임을 들이밀면 믿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오히려 텀블벅 뿐만 아닌 해외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좀 더 본격적인 유로게임을 즐기는 해외에서도 먹힐 수 있는 전략게임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 부산 펀딩페이지에는 국내 보드게임 업체 대표와 유명 작가의 후기가 남겨져 있어 신뢰도가 상승하고 있다. 인맥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보드게임을 들고 찾아갔더란다. 유명인사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진행된 보드게임 디자인마스터클래스에서 7원더스 작가로 유명한 '앙투앙 바우자'에게도 선보이며 피드백을 받았다.
 

보드게임 부산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후원 진행중이다=게임조선 촬영
 
소모임이나 보드게임 행사에도 참여하며 부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덕분에 아직 전체 퍼센테이지로 보면 30%에 그치고 있지만, 모금액으로 본다면 500만원을 훌쩍넘겼다. "첫도전이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죠"라며 너스레를 떤 김동석 작가는 국내 전략 보드게임 시장이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보드게임 부산은 현재 인천 계산구에 위치한 보드게임방 '위치스브루'에서 시연해볼 수 있으며, 보드게임 모임 등에서 요청 시 현장 체험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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