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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사전 테스트 직접 해보니

icon_ms 템즈  |  2016-03-18 15:28  |  조회 1273

 

 

잘 만든 게임이란 무엇인가?

 

흥행을 떠나 게임 품질의 우수함을 느낄 때는 벅찬 감동은 물론이고 경외감까지 들곤 한다. 여기에는 개인적 취향이 함께 하므로선호하는 게임 회사가 생기기 마련이고 내게도 그런 회사가 몇 군데 있다.

 

뜬금없이 '잘 만듬'이라는 주제를 잡은 것은 최근 플레이해본 콘의 사전테스트 소감을 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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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을 설명하길 마다치 않고 넷마블게임즈는 넷마블블루(구 블루페퍼)에서 개발한 '콘(KON, Kinght Of Night)'을 구글 매출 1위 게임인 레이븐과 이데아의 뒤를 잇는 대작급 게임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또 3월말 정식 출시가 되면 그만큼 대대적 마케팅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이 히트와 클래시로얄의 공세를 막아서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게임으로 세대교체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은 넷마블의 가진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다.

 

 

올해 출시 대기 중인 넷마블의 26종 신작 가운데 콘이 왜 첫 번째 주자가 됐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출시 1주년을 맞은 레이븐이 이전 만큼은 아니지만 7위로 아직 거뜬하고 몬스터길들이기도 15위, 이데아 19위, 백발백중이 21위에 포진해있다.

 

 

지금 타이밍이면 레이븐과 이데아를 즐길 만큼 즐긴 유저는 새로운 RPG를 찾고들 있고 일부는 로킹에, 다른 일부는 크리스탈하츠에 정착했고 클래시로얄이라는 카드대전의 맛도 보고 있을 것이다.

 

 

클래시로얄은 무지막지하게 잘 만든 게임이지만 나는 성향상 RPG에서 더 재미를 느끼는 편이더라. 그래서 요즘은 클래시로얄보다는 레거시퀘스트를 더 많이 선택한다. 레거시 퀘스트도 잘 만든 게임인데 수동 조작이니 어느 정도의 시간이 날 때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래소 자동 사냥을 기반으로 하는 RPG를 하나 더 찾게 된다.

 

 

잡설이 길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콘의 실체가 공개됐다. 보통 테스트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 왜냐 초기화가 되니깐 게임의 느낌적인 느낌만 보려고 하는데 콘 테스트. 무척 재밌었다. 꽤나 열심히 플레이 했다. 테스트인 만큼 플레이재화나 보석이 많이 퍼줘서 대부분의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콘 참 잘 만든 게임이다. 특히나 편의성 부분에 있어서는 현존하는 모바일게임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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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게임을 평가할 때 게임성 내지는 눈으로 보여지는 부분(그래픽이나 특정 시스템)을 중심으로 하지만 나는 유저의 플레이동선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그 동선이 매끄러우면 각 시스템 간의 연결이 잘 되고 그럼 유저는 게임에 몰입하게 되고 '재밌다'라고 느끼게 된다.

 

콘을 플레이하면서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히트가 언리얼엔진4로 그래픽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그 이후 나오는 게임들이 화려한 연출을 통해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를 다 보여준 마당에 더이상 그래픽적으로 새로울 것이 있을까? 없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맞추고 PVE내지는 PVP를 즐기는 모바일 RPG에서 더 이상 새로운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있을까? 없다.

 

모든 게이머는 '늘' 새로움을 갈망하지만 실제 게임의 흥행사를 살펴봤을 때 유저는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에 더 매력을 갖는다.

 

디아블로3를 보라.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초중고대학시절 다들 한 번쯤은 플레이 해본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 디아3는 야심차게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출시했다가 무지막지한 혹평을 받았다. 이후 블리자드는 이미 패키지 판매로 매출을 올린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임을 즐기는 그들의 팬들을 위해) 게임 프로듀서를 교체하고 꾸준한 패치를 통해 디아2스럽게 게임을 바꾸며 옛명성을 되찾았다.

 

새로울 것이 없고 익숙함도 매우 중요할 작금의 시대에는 결국 '기본'에 충실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기본에 충실함이라 함은 '모바일게임은 모바일게임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직 현재의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PC온라인게임의 방식과 감성이 많이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개발자들이 피처폰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던 이들도 있지만 온라인게임에서 전향해온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을 해보면 명확히 판단된다. A게임은 아이템 강화가 게임에서 많이 반복되는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템 선택-넣기-아이템 선택-넣기-강화하기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도록 만들었다. 이는 PC온라인게임 시절의 강화방식이다. 온라인게임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렇게 만들어도 불편함이 없지만 화면을 터치하는 모바일게임을 저렇게 만들면 유저는 피곤해진다. 귀찮아진다.

 

 

모바일게임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경쟁사 게임이 아니라 바로 '귀차니즘'이다. 게임이 재미가 없어서, 목적을 잃어서 접기도 하지만 귀찮아서 접는 경우도 많다. 게임에 들어가서 뭔가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귀찮으면 접속하려다가도 만다. 그렇게 접속 빈도가 줄면 자연스레 그 게임을 해야 할 이유는 사라져버린다.

 

 

B게임은 캐릭터의 장비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유저가 하나하나 장비를 비교하면서 착용해야 한다. 요즘은 흔히들 자동 장착의 기능을 넣는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그게 재미의 과정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난 그 게임 장비 교체가 귀찮아서 접었다.

 

 

 

유저가 RPG를 즐기면서 얻는 만족 가운데 하나는 '성장'이다. 내 캐릭터가 이렇게 좋은 장비들을 찾고 몇 레벨이 됐고 등. PVP도 PVE도 모두 이 성장을 위해서 선택하는 행위인데. 내가 말하는 모바일게임답다라는 것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기능을 설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유저는 플레이 중간에 방향을 잃곤 한다. 어느 사냥터를 가야 할지, 무슨 장비를 맞춰야 할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을지. 온라인게임에서는 이를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보완해줬는데 모바일은 공식 카페가 정확히 이 기능을 못 해준다. 이벤트라도 열면 그 이벤트 인증글만 넘쳐나지 카페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효율적이지 못한 것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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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게임 내 기능으로 영웅이나 아이템을 유저들이 평가할 수 있는 기능을 넣고 이를 기반으로 유저는 내가 얻는 새로운 영웅 혹은 장비를 버릴지, 사용할지를 결정하게 한다.

 

콘은 이를 '나침반'과 '퀘스트'라는 기능으로 풀었다. 나침반은 말그대로 나침반이다. 현재 수행가능한 일들과 그 보상을 보여준다. 모험 지역 몇을 가면 되는지를 추천해주고 다른 콘텐츠들을 하면 무엇이 좋은지를 알려준다. 매우 훌륭한 기능이다.

 

여기에 퀘스트를 통해 어떤 활동을 하면 될지를 다시 한 번 알려준다. 콘은 퀘스트만 쭉 풀어가도 게임을 진행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고 보상도 좋은 편이라 유저의 몰입을 돕는다.

 

또한 콘에서는 더 좋은 장비가 나오면 착용할 것인지를 묻고, 자동 장착, 자동판매, 심지어 강화에도 재료를 설정한 등급을 자동으로 넣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자동화된 기능도 결국에는 유저의 게임 몰입을 돕기 위한 장치다. 오로지 게임플레이에만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 다들 알고 있고 대부분 게임에 하나 둘, 혹은 전부다 구현돼 있지만 또 의외로 구현되지 않은 게임들도 많고 UI가 불편한 게임들도 매우 많다.

 

 

콘이 겉으로 보이는 차별화 요소로는 '듀얼시스템'과 유저가 직접 세팅하는 아지트(그래서 매번 배치가 다른 상대의 아지트를 침략하는)를 내세웠다.

 

 

 

듀얼 시스템은 본 캐릭터 외 파트너 캐릭터를 함께 육성한다는 개념인데 이는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RPG에 본캐 말고도 부캐를 키우는 유저의 욕망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파트너 캐릭터는 본 캐릭터가 얻는 경험치 일부를 공유 받기 때문에 느리긴 하지만 플레이한 만큼 점차 성장하고 이는 본 캐릭터가 지겹거나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거나, 밸런스 패치로 어떤 직업이 매우 좋아졌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아지트 침략전은 매번 동일한 지역을 공략하는 지겨움을 다소 해결하기 위한 장치인 것 같은데 일단 테스트 버전에서는 복잡하게 설정하기 보단 자동 배치를 택했고 상대 아지트는 내 캐릭터 레벨보다 살짝 높아도 침략에 성공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모험 중간중간에 즐기면 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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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외의 콘텐츠는 게임머니를 벌거나 아이템 등급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재료를 얻는 방식으로 캐릭터의 성장이라는 게임 내 핵심활동을 위한 과정이다.

 

 

게임은 큰 줄기의 목표에 UI, 편의성, 콘텐츠 등을 통해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며 유저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든다. 그래서 기본이 정말 중요하고 그 기본이 충실할수록 모바일게임 답다는 느낌을 준다.

 

콘은 모바일게임답게 잘 만든 게임이다. 나는 예언자가 아니기 때문에 감히 이 게임의 흥행 여부나 성적을 맞출 순 없지만 이 기본에 충실한 콘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사에서도 출시를 앞두고 무척 고무적인 상태일 것 같다. 넷마블블루의 문성빈 대표를 예전에 인터뷰한 적이 있다. 던전왕이 출시될 때였는데 당시 넷마블은 던전왕과 세븐나이츠를 비슷한 시기에 론칭하며 내가 받은 느낌은 던전왕을 더 미는 느낌이었다.

 

 

던전왕이 먼저 출시됐고 구글플레이 매출순위에서 최고 3위를 기록하며 몬스터길들이기의 뒤를 이을 게임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던전왕은 생각보다 빠르게 매출 순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세븐나이츠는 서서히 순위상승을 기록하며 마침내 1등 게임이 됐다.

 

 

그때 문성빈 대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지난 3월 4일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넷마블블루는) 넷마블과 가장 많은 게임과 서비스를 하기도 했지만 게임 하나로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라 영광스럽다. 창업이후 6년동안 약 20여종의 다양한 게임을 론칭했고 의미있는 성공과 실패도 경험했다. 그 노하우로 콘을 개발했다"

 

 

난 그가 말한 의미있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에 던전왕도 포함됐음을 안다. 처음부터 흥행에 실패한 게임이 아니고 잘 나가다가 떨어진 만큼 더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그래서 그와 넷마블블루의 그들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콘을 만들었는지. 심기일전했을지. 느껴진다. 콘에서 그 마음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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